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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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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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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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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개성

DUMMY


“현장 관객 투표를 마감하겠습니다.”


앞서 무대를 하고 자신만만해있던 아폴론은 관객의 분위기에 긴장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분위기 왜 이래? 우리가 더 잘한 것 같은데.”

“왜 에이리프에 열광하지? 특별한 것도 없는데.”


그들은 완전히 음악을 갈아엎고 다르게 만든 아폴론에게 더 좋은 반응을 기대했는데, 관객은 에이리프에게 더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그 이유는 심사위원의 심사평으로 알 수 있었다.


“아폴론도 잘 했습니다. 정글파티를 아폴론의 음악으로 재해석해서 완전히 탈바꿈시켰습니다. 그런데 에이리프는 뭐랄까요.”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이었다.


“기존의 틀을 그대로 두면서도 자기 것으로 소화시켰어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김밥 요리대회에서 아폴론이 김과 밥을 해체해서 새로운 요리로 만들었다면, 에이리프는 김밥의 원형은 그대로 두고 다른 속재료와 양념으로 변화를 줬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솔직히 저는 에이리프의 김밥이 더 맛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폴론은 음악을 분석하고 편곡해서 다르게 만들었다면, 에이리프는 음악의 틀은 그대로 두고 약간의 편곡과 가사와 퍼포먼스로 그들의 색깔을 입혔다.


아폴론의 음악을 통째로 바꾸려는 시도가 더 파격적이긴 했지만, 달리 보면 퍼포먼스 대결로는 이기기 쉽지 않겠다 싶어서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었다.

그리고 음악은 바꿨지만, 가사는 그대로였다. 그 안에 그들의 서사나 철학이 들어있지는 않았다.


반면에 에이리프는 ‘곡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라는 미션의 취지대로 다른 그룹의 음악을 에이리프가 공연할 때 어떻게 그들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지, 음악은 그대로 두고, 오로지 멤버들의 퍼포먼스와 가사로 그들을 표현하며 정면승부를 한 셈이었다.


다른 심사위원도 비슷한 취지의 심사평을 했다.


“누가 봐도 이건 에이리프의 노래다라는 느낌이 들게 에이리프만의 개성이 드러난 무대였습니다. 아폴론의 편곡도 좋았지만, 아폴론만의 느낌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아폴론의 음악 프로듀싱은 좋았지만, 멤버들이 했다기보다는 로열 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싱 팀이 한 것이었다. 아폴론의 아이디어는 들어갔지만, 그들의 개성이 충분히 반영되지는 않았다.


관객도 심사위원의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느꼈어. 아폴론이 편곡한 정글 파티가 신선해서 처음에는 좋았는데, 에이리프의 무대가 더 감동적이었어.”


“분명히 아폴론이 잘했는데, 에이리프의 무대만 생각나고, 또 보고 싶은 건 에이리프더라고.”


“에이리프가 이 곡의 가사를 완전히 자기들 이야기로 풀어갔어. 처음부터 에이리프의 곡이라고 해도 믿겠어.”


“같은 안무인데 온제랑 헌서가 추니까 느낌이 완전 달라. 나용이 정글파티에서 스턴트에 가까운 안무를 보여줬지만, 전체적으로는 에이리프의 춤을 더 보고 싶어.”


“보컬도 미강이랑 지솔이가 부르니까 귀가 확 트이는 것 같아.”


아폴론의 원곡보다 에이리프의 퍼포먼스만 생각날 정도로 완벽하게 빼앗아 온 것이었다.


관객이 촬영장에서 퇴장하고, 제작진이 결과를 발표했다.

키네아트가 승리해서 1승을 추가했다.

레블이 1승을 추가하고 버디는 1패를 더하게 되었다.


“아폴론과 에이리프의 대결은 에이리프가 승리했습니다.”


에이리프가 승리하자, 줄곧 딱딱하게 굳어있던 윌비의 얼굴에 비로소 웃음꽃이 피어났다. 다른 멤버들도 모두 환호하며 서로 어깨를 두드렸다.


반면에 아폴론은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멍한 얼굴이었다.


‘이, 이럴 수가. 저런 애송이들한테 지다니. 치욕이다.’


‘빌보드 2위인 우리가 저런 애들한테 졌다고? 말도 안 돼.’


‘우리가 음악적으로 더 훌륭하게 편곡했는데, 가사만 바꾼 쟤들한테 졌다고? 퍼포먼스만 잘하면 다야?’


그들은 납득할 수 없었지만, 억지로 표정관리를 하느라 인상을 썼다가 미소지었다가, 다시 한숨을 쉬었다.


3라운드 결과 키네아트가 3승으로 선두를 달려가고, 에이리프와 레블이 2승1패, 와일더와 아폴론이 1승2패, 버디가 3연패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3라운드에서 상위권과 하위권이 어느 정도 나뉘어졌다. 하위권 팀은 남은 2개의 라운드에서 모두 승리해야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모두 수고했어.”

“잘 했어요.”

“멋진 무대였습니다.”


촬영이 끝나고, 3라운드까지 경연하며 서로 친해진 다른 그룹의 멤버들과도 서로 인사를 주고받았다.


헌서는 아폴론에게 가서 정글파티로 신선한 무대를 보여주어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정글파티를 다르게 재해석해서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었으니, 원작자로서 감사의 말을 전했다.


아폴론 멤버들은 자존심이 상해서 표정이 말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들의 면을 살려주는 헌서의 말에 조금은 마음이 풀렸는지 축하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자만했어. 에이리프가 잘했고.”

“우린 늘 관객에게 다가가는 마지막 한 걸음이 어렵더라고. 에이리프는 그걸 잘하는 것 같아.”


헌서는 리더인 나용에게 환상적인 야마카시 퍼포먼스였다고 칭찬했다.


“막 날아다니시던데요? 몸이 정말 가벼우세요.”


그러자, 다른 멤버들도 나용이 그런 위험한 안무를 할 줄 몰랐다고 했다.


“우리 리더가 이렇게 점프를 잘하는 줄 몰랐어.”


“다칠까 조마조마했어.”


나용은 겸연쩍어하며 머리를 쓸었다.


“아, 뭐 해야 하는 상황이니까 되더라고.”


아폴론 멤버조차 나용이 그런 능력을 갖고 있던 걸 몰랐는지, 고개를 절레절레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각자 집으로 숙소로 회사로 돌아갔다.


나용은 매니저에게 직접 운전해서 집으로 가겠다고 하고 차 키를 받아들었다.


그는 운전석에 앉아서 출발하지 않고 누군가를 기다렸다. 그때, 헌서가 문을 열고 들어와서 옆에 앉았다.

나용이 기다린 사람은 바로 헌서였다. 헌서가 그에게 긴히 할 말이 있다고 따로 만나자고 했던 것이었다.


“할 말이 뭐지?”


나용은 초조한 어투로 물었다.


“나에 대해서 아는 게 뭔데? 뭐가 궁금한데?”


“선배님도 저한테 궁금한 게 있지 않으세요?”


“궁금한 거? 없는데?”


“오늘 선배님이나 제가 한 퍼포먼스는 보통 사람은 하기 어려운 거였죠. 안 그런가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


나용은 헌서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고개를 저었다.

헌서는 단도직입적으로 그에게 물었다.


“언제 각성하신 건가요?”


나용은 흠칫 놀라며 헌서를 위아래로 쳐다보았다.


“너, 너, 혹시 헌터야?”


그는 눈을 끔벅이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헌터는 25살쯤 각성한다고 하던데.”


“보통 그렇죠. 선배님도 얼마 전에 각성하신 거죠?”


나용은 26살이었다. 헌서의 말대로 반 년 쯤 전에 헌터 능력을 각성했다.


“그런 점프 동작은 보통 사람은 하기 힘들죠.”


헌서는 그의 움직임으로 각성자임을 알아차렸다.

조금 전 대화에서 아폴론 멤버들이 이전에는 그가 그런 퍼포먼스를 하지 못했다는 걸 확인시켜주었다.


“네가 헌터였다니... 하긴 느낌이 좀 다르긴 했어.”


나용은 신음하듯이 중얼거렸다.


“나용 선배님은 헌터 명단에 없던데, 아직 등록을 안 하신 건가요?”


“각성했다고 다 헌터를 해야 해? 난 지금 아이돌 생활에 만족해. 탑급 헌터는 못 되지만, 탑급 아이돌은 노려볼 수도 있으니까.”


나용은 이미 아이돌의 길을 걷고 있었고, 각성한 헌터 능력을 몬스터를 잡는 데 사용하기보다 아이돌 활동에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미 아이돌로 쌓아놓은 커리어가 있는데 굳이 새로운 길을 갈 필요는 없지. 아이돌이 헌터보다 편하고 안전하기도 하고. 헌터로 얼마나 높은 위치에 올라갈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열정이 이끄는 대로 아이돌과 헌터 활동을 하는 헌서와 달리, 머리회전이 빠른 나용은 아이돌과 헌터 활동을 계산해서 자신에게 최대한 이득이 될 활동은 아이돌이라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직업은 개인의 선택이니, 그에게 헌터를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몬스터를 막는데 한 명의 헌터의 힘이라도 더 필요하고, 그처럼 아이돌 업계에 정상에 올라있는 헌터의 조력은 더 필요했다.


“어쨌든 몬스터를 잡을 능력은 되시잖아요? 주위에 몬스터가 있는 느낌은 못 받았습니까?”


헌서의 물음에 나용이 눈썹을 들어올리며 되물었다.


“몬스터가? 여기 왜? 게이트 안으로 몰아넣은 거 아니었어?”


“최근에 인간의 호르몬을 흡수하려는 몬스터가 아이돌 업계에 지속적으로 잠입하고 있습니다.”


나용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입을 벌리며 몸을 뒤로 젖혔다.


“아이돌 업계에? 이럴 수가...”


“선배님도 몬스터를 잡는 데 협조하시면 어떨까요. 지금은 헌터 한 명의 힘이라도 더 필요합니다. 선배님과 아폴론이 안전하게 활동하기 위해서도 그게 좋을 겁니다.”


헌서의 제안에 나용은 난색을 표했다. 한창 절정의 시기에 아이돌 활동을 하기도 바쁜데 헌터를 하라니 성가실 만도 했다.


“내가 왜 굳이 헌터를 해야 해? 그거 한다고 밥이 나와, 떡이 나와?”


손익계산이 빠른 그는 자신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주어지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을 모양이었다.


헌서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


“헌터로 3년 복무하면서 훈련과 비상소집에 응하면 군복무로 인정해줍니다. 이래도 안 하시겠어요?”


“군... 면제?”


나용이 침을 꿀꺽 삼키며 구미가 당기는 듯이 헌서를 쳐다보았다.


아이돌로서 군 대체복무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아이돌 활동을 병행하면서 헌터로 복무할 수 있고, 스케줄이 없느 날이나 휴가 기간에 틈틈이 게이트에 들어가서 보초를 서거나, 몬스터를 잡으면 군대 공백기를 가지지 않아도 된다.

아이돌에게 1년 반의 공백기는 시간보다도 팬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트렌드에 뒤처지기에 힘든 시간인데, 그런 문제를 일시에 해소할 수 있는 길이었다.


“엔터 업계에 잡입한 몬스터를 잡으면, 활동하면서 군복무도 동시에 할 수 있죠.”


“그, 그래? 아, 알았어. 헌터 협회에 등록할게.”


나용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헌서에게 좋은 정보를 알려주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몬스터를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해?”


헌서는 소나무 향이 나고 조울증세를 보이는 등 몬스터에 감염된 사람의 특징을 알려주었다. 그런 사람과 단 돌이 있게 되면 조심하고, 은밀히 알려달라고 했다.


나용이 그리 협조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혼자서 몬스터를 잡다가 같은 헌터가 아이돌 가운데 있다는 게 조금은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


며칠 후, 4라운드 촬영이 재개되었다.

이번 라운드의 에이리프의 상대는 키네아트였다.

예술성이 높은 음악과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그룹이라서 상대하기가 무척 까다로웠다.


4라운드의 미션은 같은 컨셉을 소화하는 미션이었다.

두 팀이 청량, 섹시, 다크의 3가지 컨셉 가운데 하나를 두고 무대를 대결한다. 컨셉은 제비뽑기로 정했기에 운도 따라야했다.


“잘하는 컨셉이 걸린 팀이 유리하겠네.”


MC가 컨셉이 적힌 공을 상자 안에서 무작위로 꺼냈다.

공을 뽑아보니 청량이라고 적혀있었다.

아폴론과 버디는 청량 컨셉으로 대결하게 되었다.


“와, 청량이다.”


3패를 달리던 버디는 드디어 기사회생의 기회를 맞았다. 주종목인 청량 컨셉으로 무대를 하게 된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하, 남은 게 다크... 섹시...”


윌비가 이마를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내가 제일 못하는 게 섹시인데. 제발 다크 걸려라.”


다음으로 에이리프와 키네아트가 대결할 컨셉이 적힌 공을 MC가 상자에서 꺼냈다.

MC가 공에 적힌 글자를 카메라에 보여주었다.


“에이리프와 키네아트가 대결할 컨셉은”


‘제발 다크.’

‘다크 걸려라.’


에이리프는 조마조마해하며 MC의 입을 쳐다보았다.


“섹시입니다.”


MC의 발표에 에이리프의 멤버들은 당황했다.


“헐, 섹시라니...”

“아, 다크 했어야 하는데.”


섹시는 지금까지 에이리프가 한번도 해보지 않은 컨셉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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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신곡 미션 24.06.21 19 0 12쪽
126 레블 24.06.20 16 0 12쪽
125 지솔이의 트라우마 24.06.19 24 1 12쪽
124 섹시한 무대 24.06.18 22 1 12쪽
123 표현력 24.06.17 24 1 12쪽
122 이터널 엔터테인먼트 24.06.16 24 0 12쪽
121 컨셉 소화 미션 24.06.15 23 0 12쪽
120 키네아트 24.06.14 25 1 12쪽
» 개성 24.06.13 27 1 12쪽
118 서사 24.06.12 25 2 13쪽
117 상대 곡 뺏기 24.06.11 22 2 12쪽
116 아폴론 24.06.10 24 1 12쪽
115 디영이의 도전 24.06.09 25 2 12쪽
114 커버곡 미션 24.06.08 24 2 12쪽
113 치유 24.06.07 25 1 12쪽
112 리허설 24.06.06 26 1 12쪽
111 갈등 24.06.05 25 1 12쪽
110 와일더 24.06.04 28 1 12쪽
109 연습 24.06.03 32 1 12쪽
108 팬덤 24.06.02 28 1 12쪽
107 경연 24.06.01 34 1 12쪽
106 몬스터 하우 24.05.31 39 2 12쪽
105 돌연변이 24.05.30 42 2 12쪽
104 팀웍 24.05.29 40 3 12쪽
103 MT 24.05.28 43 2 12쪽
102 상우의 비법 24.05.27 41 2 12쪽
101 버디의 강점 +1 24.05.26 42 3 12쪽
100 우주전쟁 24.05.25 47 4 12쪽
99 대면식 24.05.24 4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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