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4.02.17 19:25
최근연재일 :
2024.06.22 21:31
연재수 :
128 회
조회수 :
20,269
추천수 :
556
글자수 :
709,950

작성
24.06.06 21:38
조회
25
추천
1
글자
12쪽

리허설

DUMMY

승권은 난감한 듯이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데 황성공이 몬스터라면 어떻게 잡지? PD를 개인적으로 만나서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없잖아.”


유명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총괄PD는 기획사 사장이라고 해도 쉽게 일 대 일로 만날 수 있는 존재는 아니었다.

지금처럼 경연 프로그램이 촬영중인 기간에는 사적으로 만나기는 더욱 어려웠다.

불공정한 편파적 심사를 하도록 영향을 미친다는 오해를 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촬영하니까, 내가 더 가까이 가기가 쉬울 것 같아요.”


헌서는 곧 있을 리허설에 황성공PD가 촬영장에 나타날 테니, 그때 더 가까이 가서 조사해보겠다고 했다.


며칠 후, 에이리프 멤버들은 다음 날 경연 촬영을 하기 전에 미리 리허설을 하기 위해 방송국으로 갔다.


와일더와 에이리프는 상대의 리허설을 보기 위해서 무대 앞에서 대기했다.


“안녕하세요.”

“잘 지냈어?”


그들은 손을 잡고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지난번 중간점검에서 디영이가 울면서 대화를 나눈 이후로 거리감이 줄어들고 부쩍 친해졌다.


“디영이 왜 이렇게 살 빠졌어?”


와일더는 며칠 새 뺨이 쏙 들어간 디영이를 보고 물었다.


“연습 때문에 운동량이 늘어서 그런가봐요.”


“아, 그래? 고생했네.”


그리고 옆에 있는 지솔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지솔이는 또 왜 이렇게 말랐고? 연습 많이 해서 그래?”


“지솔이 형은 맨날 악플 달린 거 때문에 밤새 고민하다 늦게 자서 그럴 걸요?”


디영이의 말에 와일더는 아하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팬도 너네 SNS에 테러 하나 봐? 너네 팬이 우리 SNS에 욕하던데.”


와일더 멤버들은 지솔이에게 신경쓰지 말라며, 대신 미안하다고 했다.


“아니에요. 저희도 죄송하죠.”


헌서도 그들 팬의 과격한 언행에 대신 사과했다.


“우리만 그런 거 아니고 다른 팀도 악플 많나 봐. 방송에 이상하게 나가서.”


와일더도 우주전쟁 프로그램의 편집에 불만이 많았다.

이득을 보는 건 제작진이고, 피해를 보는 건 그룹 멤버들이었다.


헌서는 입술을 깨물며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황성공PD를 빨리 처리해야겠다.’


그가 아이돌 멤버들을 빌런으로 만들어 이용하는 짓을 하지 못하게 막아야겠다고 다시 한번 결심했다.


‘저기 있군.’


황성공PD가 촬영장에 나타났다. 그가 나타나자 촬영장에는 순식간에 긴장감이 흘렀다. 스텝들은 야단을 맞을까봐 주눅이 들어서 고개를 숙였다.


황PD는 스텝들의 현황 보고를 받고 이내 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카메라 위치가 왜 저기 있어? 저기서는 옆얼굴밖에 안 보이잖아. 내가 얼굴 잘 보이게 배치하라고 했어, 안 했어?”


촬영장에 쩌렁쩌렁 울리게 화내는 소리에 순식간에 분위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또 시작이네.’


스텝들은 겁을 먹고 울듯한 표정으로 고개만 조아렸다.


“정면에서 멤버마다 카메라 붙여서 얼굴 표정 잘 잡으라고 몇 번을 말해? 너 머리가 없어? 편집할 때 쓸 수 있게. 눈썹하고 입모양까지 다 세세하게 담으라고 했잖아.”


여러 가지 표정이 담긴 영상을 짜깁기해서 감정적으로 다투는 그림을 만들어내려는 수작이었다.


‘몬스터가 원하는 건 싸움이겠지.’


시청자들이 편을 갈라 싸우며 서로를 비난해서 아드레날린 수치를 극도로 끌어올리는 것이 몬스터가 바라는 바일 터.


‘그렇다면 원하는 대로 해주지.’


헌서는 몬스터의 의도를 역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황성공PD가 자리에 앉아서 무대 준비가 되는 것을 지켜보는 동안 슬쩍 옆으로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저, 황성공PD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갑작스러운 헌서의 말에 그는 미간을 찡그리고 의아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아이돌 멤버가 총괄 PD에게 직접 말을 거는 일은 흔치 않았다. 보통 회사를 통해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무슨 일인데? 바쁜데 나중에 보조PD를 통해서 이야기 해.”


그는 귀찮다는 투로 대꾸했다.


헌서는 목소리를 낮춰서 속삭이듯이 말했다.


“와일더하고 저희 팀이 트러블이 좀 있어서요. 그래서 다른 사람을 통해서 말씀드리기는 좀 곤란합니다.”


“트러블?”


아니나 다를까, 헌서의 말에 황성공PD의 고개가 돌아가며 눈빛이 번쩍 하고 광채가 났다.

가뜩이나 억지로 싸우고 있는 것처럼 편집하고 있는데, 진짜로 팀 간에 다툼이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소재는 없었다.


“무슨 트러블인데?”


“여기는 사람이 많아서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


헌서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난처한 듯이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와일더도 듣고 있어서...”


“그럼 조용한 곳으로 가지.”


황성공PD는 벌떡 일어서서 앞장서 걸어갔다. 헌서를 데리고 복도를 건나 다른 방으로 갔다.


“앉아.”


그는 문을 닫고 의자에 앉아서 헌서에게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여기는 아무도 없으니 편하게 말해 봐. 무슨 트러블이 있다는 거지?”


에이리프와 와일더의 문제의 원인을 알아내서 그 부분을 확대하고 부각시킬 작정일 것이다.


“뭐가 문제야? 싸우기라도 했어?”


황성공PD는 입술을 핥으며 헌서의 입에서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와 단둘이 방에 있으니, 여러 사람과 넓은 공간에 함께 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은은한 소나무 향이 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이 놈은 몬스터가 맞아.’


모든 정황이 그가 몬스터라는 걸 가리켰다.


헌서는 짐짓 분한 듯이 이를 악물었다.


“와일더 때문에 너무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어서요. PD님한테라도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의 말에 황성공PD는 기쁜 듯이 양손을 비비며 입맛을 다셨다.


“말해 봐. 무슨 일인데?”


“회사에 이야기하니까 그냥 저보고 참으라고 하는데 참을 수가 없어서요.”


씩씩거리는 헌서를 보고 황성공PD는 좋은 먹잇감을 찾은 맹수처럼 눈빛을 번득였다.


“그러니까 무슨 일이냐고.”


“지난 번 중간점검 때 와일더가 우리 퍼포먼스를 보고 기분나쁘게 비웃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촬영 끝나고 와일더한테 선배면 다냐고 대들었습니다.”


“오호, 그래? 그런 일이 있었군. 그래서?”


“제가 참다 못해서 와일더 선배 한 명을 밀쳤습니다. 그랬더니, 제 뒤통수를 때리더라고요.”


헌서가 치고 박고 싸웠다는 말에 황성공PD는 기쁜 듯이 눈알을 굴렸다. 하지만, 좋아하는 기색을 감추며 고개를 끄덕였다.


“허허, 저런.”


“저 정말 와일더 선배들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습니다. 표정관리가 안 되어서 너무 힘듭니다.”


헌서는 정말 화가 난 듯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얼굴이 붉어지고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분노한 헌서의 모습을 본 황성공PD는 스읍 입맛을 다셨다.


“얼굴만 보면 주먹을 날리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습니다.”


헌서가 거짓으로 화난 체한 것은 이유가 있었다.

몬스터가 노리는 것은 바로 아드레날린.

화난 모습을 보이면 몬스터가 아드레날린을 취하기 위해서 본모습을 드러낼 거라고 추측했다.

호르몬을 노리는 몬스터를 유혹하기 위한 것이었다.


황성공PD는 침을 질질 흘리며 눈빛이 충혈되어갔다.

인간의 아드레날린은 몬스터의 전투력을 몇 배로 높여주는 몰약이나 다름없었다.


“진짜 나도 모르게 확 들이받아버릴 것 같습니다.”


분노한 헌서의 얼굴에 피가 몰려서 빨개졌다.

눈앞에서 아드레날린이 가득한 혈액이 흐르는 인간이 있다는 건 몬스터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는 황금같은 기회였다.


“크크크큭...”


황성공PD의 입이 벌어지며 촉수가 나타났다. 촉수 끝에 날카로운 작은 마취 침이 모습을 드러냈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헌서에게 마취 침이 날아왔다.


슈욱-


그러자 헌서는 옆으로 픽 쓰러졌다.


황성공PD의 얼굴이 울퉁불퉁하게 변하며 몬스터의 머리로 변했다.

몬스터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헌서의 목을 물어뜯으려고 다가왔다.


몬스터가 몸을 굽히는 찰나, 헌서가 몸을 일으켰다. 헌서는 기절한 것이 아니었다. 몬스터의 공격을 회피하는 방어 스킬을 사용해서 마취 침을 피하고 마취된 척한 것이었다.


“어림없다, 이 괴물아!”


헌서는 번개처럼 칼을 꺼내서 몬스터를 찔렀고, 칼은 몬스터의 어깨를 관통했다. 초록색 피가 칼을 따라 흘러내렸다.


“꾸에엑!”


몬스터는 고통스럽게 표호하며 물러섰다.

몬스터를 잡는 검을 휘두르는 인간이라면 헌터가 분명했다.


“캬오오!”


몬스터는 네 발로 바닥을 짚고 섰다가 몸을 날려 헌서에게 덤벼들었다.


“이얍!”


헌서는 몸을 피하며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내려오면서 헌서가 칼을 내리치자, 칼을 맞은 몬스터는 바닥에 푹 쓰러졌다.


‘해치웠다.’


헌서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서 승권에게 전화했다.


“황성공PD를 잡았어요. 몬스터가 맞았어요.”


“아니, 벌써? 조사해본다더니?”


승권은 헌서가 몬스터를 잡았다는 말에 놀랐다.


“어디야? 곧 갈게.”


승권은 경찰과 함께 와서 몬스터의 사체를 수습해갔다.


“수고했다. 잘했어.”


그는 여전히 믿기자 않는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정말로 황성공PD가 몬스터였구나. 몬스터를 유인하기 위해 프로그램 제작을 의뢰한 PD가 몬스터였다니.”


헌서는 승권이 가져온 옷을 갈아입고 촬영장으로 돌아갔다. 촬영장에서는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황성공PD님 어디 가셨어? 촬영 시작시간인데.”

“전화도 안 받으셔.”


촬영현장에서 PD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아까 에이리프 헌서하고 어디 가시던데?”


“어, 저기 헌서 왔네.”


“헌서군. 황성공PD님 어디 계신지 알아요?”


헌서는 고개를 저었다.


“저랑 말씀 나누시고 저는 화장실 갔다가 와서 지금 어디 계신지 모르겠는데요.”


“그럼 대체 어디 가신 거야?”


그러던 차에 보조PD의 전화가 울렸다. 그는 불안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았다.


“네. 네에? 황PD님이 쓰러지셔서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요?”


그는 전화를 끊고 멍한 표정으로 잠시 할 말을 잃고 서 있었다.


황PD가 쓰러졌다는 건 승권과 함께 온 경찰이 표면적으로 밝힌 사유였다. 사실 그는 이미 오래전에 몬스터에게 잡아먹혔고 남은 것은 빈 껍데기같은 육체 뿐이었다. 아마 병원에서 곧 사망선고가 내려질 것이다.


“황성공PD님이 병원으로 실려가셨답니다. 뇌졸중으로 혼수상태래요. 우리끼리 촬영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스텝들이 놀라서 수군거렸다.


“황PD님이 쓰러지셨다니.”

“조금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셨잖아.”


그러나, 이내 다들 그럴 줄 알았다고 수긍했다.


“에휴, 방금 그렇게 열을 내시더니, 결국 뇌졸중이 오셨네.”

“늘 분노의 감정을 강조하니, 혈압이 높아지지.”

“매일 그렇게 화를 내시니 심장에 무리가 갈 만해.”


스텝들은 황성공PD의 평소 태도로 보아서 뇌졸중이 온 게 이상하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매일 분노와 증오를 강조하고 누군가와 싸울 것처럼 날이 서 있었으니, 스트레스로 건강에 문제가 오는 건 시간문제였다고 입을 모았다.


보조PD는 잠시 어쩔 줄 모르고 서 있었지만, 이대로 계속 시간을 흘려보낼 수 없었다.

촬영을 기다리고 있는 많은 그룹과 스텝들이 있었다.


“우리끼리라도 촬영해야 하지 않을까요?”


스텝들이 보조PD에게 건의했다. 언제까지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그래야죠.”


보조PD는 고개를 끄덕였다.


“촬영 시작합니다. 스탠바이.”


현장을 다시 점검하고, 리허설 촬영이 시작되었다.


“와일더, 무대에 올라갑니다.”


흉흉한 사고 고식에 와일더 멤버들은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다.

리허설이라서 완전히 힘을 주고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눈을 뗄 수 없는 훌륭한 무대였다.


전체 퍼포먼스를 본 에이리프 멤버들은 각오를 다졌다.


“역시 잘하시네. 그래도 우리도 해볼 만한데?”


와일더가 능력을 100% 발휘한 건 아닌 것 같지만, 에이리프도 실력을 끌어올려서 비등비등하게 퍼포먼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에이리프, 올라가세요.”


멤버들은 한 명씩 무대로 올라가 자리를 잡고 섰다.


“파이팅!”


온제가 디영이에게 주먹을 쥐어 보였다.

디영이는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몇 주간 혼신의 힘을 다해서 연습한 결과를 보여줄 시간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8 바쿠스 엔터테인먼트 NEW 14시간 전 13 0 12쪽
127 신곡 미션 24.06.21 18 0 12쪽
126 레블 24.06.20 15 0 12쪽
125 지솔이의 트라우마 24.06.19 23 1 12쪽
124 섹시한 무대 24.06.18 22 1 12쪽
123 표현력 24.06.17 24 1 12쪽
122 이터널 엔터테인먼트 24.06.16 24 0 12쪽
121 컨셉 소화 미션 24.06.15 23 0 12쪽
120 키네아트 24.06.14 25 1 12쪽
119 개성 24.06.13 26 1 12쪽
118 서사 24.06.12 25 2 13쪽
117 상대 곡 뺏기 24.06.11 22 2 12쪽
116 아폴론 24.06.10 24 1 12쪽
115 디영이의 도전 24.06.09 25 2 12쪽
114 커버곡 미션 24.06.08 24 2 12쪽
113 치유 24.06.07 25 1 12쪽
» 리허설 24.06.06 26 1 12쪽
111 갈등 24.06.05 25 1 12쪽
110 와일더 24.06.04 27 1 12쪽
109 연습 24.06.03 32 1 12쪽
108 팬덤 24.06.02 28 1 12쪽
107 경연 24.06.01 34 1 12쪽
106 몬스터 하우 24.05.31 38 2 12쪽
105 돌연변이 24.05.30 42 2 12쪽
104 팀웍 24.05.29 40 3 12쪽
103 MT 24.05.28 43 2 12쪽
102 상우의 비법 24.05.27 41 2 12쪽
101 버디의 강점 +1 24.05.26 42 3 12쪽
100 우주전쟁 24.05.25 47 4 12쪽
99 대면식 24.05.24 42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