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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4.02.17 19:25
최근연재일 :
2024.06.30 21:28
연재수 :
1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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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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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5
글자수 :
759,604

작성
24.06.29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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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헌서의 비밀

DUMMY

스킬이 발동되자, 헌서는 즉시 몬스터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헌터가 여기 있다니! 여왕님에게 알려야 해!’


몬스터는 경고음을 울리려고 목을 길게 뽑았다.

그때 헌서가 침착하게 몬스터에게 제7감각으로 명령했다.


‘멈춰. 움직이지 마.’


입을 벌리던 몬스터가 멈칫하며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헌서의 컨트롤이 먹히고 있었다.


“효과가 있네.”


승권이 신기한 듯이 중얼거렸다. 분명히 이사벨 여왕의 영역이고, 여왕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몬스터였는데, 헌서의 명령을 듣기 시작했다.


몬스터는 눈알을 굴리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멍하니 서 있었다.


헌서는 천천히 몬스터에게 다가가며 명령했다.


‘넌 이제 내 지시에 따른다.’


강력한 제7감각 통제력 때문인지, 몬스터는 최면에 걸린 것처럼 고개를 수그리고 꼬리를 내리며 복종의 몸짓을 보였다.


‘이곳에 이사벨 여왕이 있나?’


‘예. 그렇습니다.’


몬스터는 순순이 대답했다.


‘나를 그곳으로 안내할 수 있나?’


‘네. 하지만, 다른 몬스터가 막을 수도 있습니다.’


‘너는 나를 위해서 싸울 건가?’


‘예. 기꺼이 싸우겠습니다.’


몬스터는 이사벨 여왕을 위해서가 아니라 헌서를 위해서 싸우겠다고 했다. 이사벨의 명령권에서 벗어나, 완전히 헌서에 의해서 조종되는 것 같았다.


물론 이사벨 여왕의 옆으로 가면 여왕의 페로몬 농도가 짙어져서 태도가 다시 변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지금은 헌서의 명령을 아무런 이의 없이 완전히 받들었다.


헌서가 몬스터를 자신의 수하로 길들이는 모습을 본 승권은 탄성을 내뱉으며 다가왔다.


“대단하다. 몬스터가 순식간에 네 말을 듣네.”


“제7감각 스킬의 성능이 확실하네요.”


헌서가 스스로 생각해도 강력한 스킬이었다.


“바쿠스 사장은 몬스터를 통제하는데 좀 애를 먹었던 것 같은데, 너는 완전히 네 수족처럼 부리네.”


승권은 헌서의 재능이 믿기지 않는 듯이 위아래로 그를 훑어보았다.


바쿠스 엔터 사장은 레블 멤버 몸에 기생하는 몬스터의 통제가 잘 안되어서 때리고 발로 차며 폭력으로 다스렸다. 그래도 몬스터가 야성을 숨기지 못하고 제멋대로 행동하고 사고를 쳤다.


하지만, 헌서가 길들인 몬스터는 헌서를 위해서는 뭐든지 할 수 있고, 헌서의 뜻이 곧 자신의 뜻이라는 듯이 헌신적이었다.


그러는 사이에 해가 뉘엿뉘엿 기울었다.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가야겠네.”


승권과 헌서는 잠을 자기 위해서 높은 버섯 바위를 찾아서 위로 기어 올라갔다.


배낭에서 가져온 도시락을 꺼내서 저녁을 먹었다.


“나는 어떻게 이런 능력을 가졌을까요?”


헌서는 자신이 어쩌다가 이렇게 특별한 능력을 타고 났는지 궁금했다.

부모가 모두 헌터인 경우라도, 헌서처럼 특별한 케이스는 없었다.

헌서는 미성년자의 나이에 각성했을 뿐 아니라, 다른 헌터가 갖지 못한 특별한 스킬을 보상으로 받고, 직업 특성은 아이돌로 발현하고, 춤추고 노래하면 몬스터가 그의 행동에 집중하고, 제7감각 스킬도 강력했다. 평범한 헌터와는 다른 특성이 너무 많았다.


승권은 쓰읍 입맛을 다시더니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이젠 너도 성인이니까 말해줄 때가 된 것 같구나.”


“뭘요?”


승권이 그에게 말하지 않은 비밀이 있다는 것은 의외였다.

고개를 들어서 쳐다보니, 승권은 커피가 든 컵을 홀짝거리다가 내려놓았다.


“사실 그동안 너의 출생에 대해서 말하지 않은 게 있다.”


“나한테 말하지 않은 게 있어요?”


자신의 출생에 비밀이란 게 뭘지 궁금했다. 어떤 중요한 일이길래 지금까지 말하지 않았던 걸까.


“그래. 뭐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좀 놀랄 수도 있어서.”


승권은 헌서가 남과 다른 출생과정을 거쳤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너의 어머니가 너를 임신했을 때, 네 어머니는 기생 몬스터에게 감염된 상태였단다.”


“그래요?”


헌서는 깜짝 놀라서 되물었다. 그의 어머니가 몬스터에 감염되었었다는 사실은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지금껏 많은 기생 몬스터를 잡았지만, 어머니가 감염되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헌터였고, 게이트 안에서 항상 몬스터와 마주치며 사냥하는 게 직업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었다.


“너를 낳기 위해 병원에 갔다가 감염된 걸 알고 기생 몬스터를 제거했지만, 네 부모님은 네가 정상적인 인간으로 잘 성장할지 걱정하셨지.”


헌서는 잠결에 부모님이 그를 두고 다투던 것을 기억했다.


‘왜 미리 얘기를 안 했어? 얘기를 했어야지.’


‘얘기했으면? 그럼 헌서를 낳지 말자고 했을 거잖아.’


‘헌서한테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잖아?’


‘아직까지는 아무 문제도 없잖아.’


그의 어머니는 기생 몬스터에 감염된 걸 깨닫고도 헌서를 낳을 때까지 그 사실을 숨겼다.

헌서를 낳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기생 몬스터에게 조종당해서인지는 몰라도, 감염된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는 기생 몬스터에 감염된 어머니의 뱃속에서 성장한 헌서가 정상적인 인간이 아닐 수도 있으니 낳지 말았어야 한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알다시피 기생 몬스터는 숙주의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지. 아마 네 어머니와 너도 기생 몬스터의 페로몬에 노출되었을 거야. 그게 네가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원인이 아닐까 추측할 뿐이지.”


“그러니까 내가 몬스터를 다루는 능력이 있고 제7감각 스킬이 강력한 게 그것 때문일 수 있다는 거로군요.”


다행히 헌서는 별문제 없이 정상적인 사람으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이전에 없던 특이한 스킬과 능력을 가진 헌터가 되었다.


“그런데 왜 전에는 나한테 그런 능력이 없다가 최근에 발현된 거죠?”


“능력치가 축적되면 어느 순간 헌터 각성을 하는 것처럼, 페로몬 소통 능력도 내재되어 있다가 지금 발현된 거겠지.”


성장하면 호르몬 수치도 변화하기 마련이다. 성인이 되면서 헌서의 페로몬 강도와 소통 능력이 더욱 강력해져서 몬스터를 더 잘 조종하게 되었을 것이다.


승권은 헌서가 이렇게 뛰어난 아이돌이자 헌터로 대성한 것이 감격스러운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네 부모님이 살아계셔서 네가 이렇게 잘 성장한 모습을 보면 얼마나 기뻐했을까.”


헌서의 부모는 혹시라도 헌서가 몬스터의 페로몬에 취약할까 몬스터를 퇴치하는 데 열성적이었다. 게이트 밖을 나온 몬스터의 페로몬에 헌서가 영향을 받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 때문에 무리해서 사냥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는지도 모른다.


밤이 깊어 갔다.

이번에는 침낭을 가져와서 전에 고립되었을 때처럼 나뭇잎을 덮고 잘 필요가 없었다.

승권은 이내 잠이 들었지만, 헌서는 방금 들은 이야기의 충격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어머니가 나를 가졌을 때 몬스터에 감염되었다니.’


잊고 있던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에 마음이 아렸다.


‘나 때문에 부모님이 걱정이 많으셨겠네.’


헌서가 조금이라도 아프거나 이상한 증상을 보이면 혹시라도 몬스터의 영향 때문인가 노심초사했을 터.


‘헌서야, 어디 아픈 데 없어? 이상한 데 있으면 얘기해야 해.’


그의 어머니는 수시로 헌서의 건강을 염려하며 물어보았다.


그의 아버지도 헌서를 씻겨주며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곤 했다.


돌이켜볼수록 부모님의 사랑이 가슴에 사무쳤다.


뒤척이며 잠을 청하던 헌서는 문득 이상한 예감에 눈을 떴다.

어둠 속에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누군가 그를 부르는 것 같았다.


‘헌서야.’


헌서는 일어나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누구지?’


물리적으로 들리는 소리는 아닌 것 같았다. 그의 머릿속에만 들리는 환청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어쩐지 그 소리를 무시할 수 없었다.

헌서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버섯 바위를 내려갔다.

그를 부르는 곳을 향해서 걸어갔다.


‘헌서야.’


그를 부르는 머릿속의 소리를 따라서 잠시 후에 그가 도착한 곳은 이사벨 여왕이 있는 토굴의 앞이었다.


‘나를 부르는 게 이사벨 여왕인가?’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이사벨 여왕은 헌서가 게이트에 들어와있다는 걸 정찰 몬스터에게 보고받았고, 페로몬으로 헌서를 부르고 있었다.


토굴 앞에는 반딧불처럼 불빛을 밝힌 몬스터들이 지키고 서 있었다. 하지만, 헌서의 냄새를 맡았을 텐데도 공격하지 않았다.


헌서는 잠시 망설였다. 이대로 토굴 안으로 혼자 들어가는 건 너무나 위험한 행위였다. 몬스터들이 토굴 안에서 한꺼번에 공격하면 살아 나오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어쩐지 헌서는 자신을 부르는 마음의 소리를 거역할 수 없었다.


‘내가 이사벨 여왕의 페로몬에 조종되고 있는 건가?’


이사벨 여왕이 부르는 것을 느끼는 것도 그렇고, 그 부름에 응해서 이곳까지 온 것도 그렇고, 이사벨 여왕의 페로몬에 의해 조종되는 게 아니라면 설명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헌서는 인간이었고, 제7감각 스킬을 사용하지도 않아서 페로몬으로 교신할 수 있는 능력을 활성화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어쩐지 토굴 안으로 들어가서 부름에 응답해야할 것만 같은 충동이 들었다.


‘어떡하지?’


헌서는 잠시 망설이며 생각에 잠겼다.

아무리 생각해도 혼자 몬스터가 득시글거리는 토굴에 들어가는 건 미친 짓이었다. 내부 상황을 알지도 못하고 사방이 막힌 동굴에서 탈출할 길도 알지 못했다.


‘토굴에 들어가면 살아나올 수 없어.’


헌서는 발길을 돌리려고 했다. 그때 또다시 소리가 들려왔다.


‘헌서야, 내 아들. 어서 어머니를 보러 오렴.’


헌서는 그 소리에 자석이 이끌리듯이 토굴을 향했다. 이사벨이 어머니의 목소리로 부르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외면할 수 없었다.


‘내 몸을 내가 제어할 수 없어.’


굴로 다가갈수록 점점 이사벨의 통제력이 강해지는 게 느껴졌다.


‘내가 왜 이러는 거지?’


마치 이사벨의 통제대로 움직이는 몬스터가 된 것 같았다. 세뇌가 된 것처럼 무의식적인 충동에 의해 조종되었다.


‘지금이라도 돌아가.’


헌서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이사벨 여왕을 만나보고 싶다는 충동을 참기 어려웠다.

어머니의 목소리로 그를 부르는 것을 거부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몬스터들은 헌서를 발견하고도 공격하지 않고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이사벨 여왕의 명령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히려 토굴 안으로 걸어 들어가도록 헌서를 위해 길을 비켜주었다.


‘일단 가보자.’


헌서는 자신을 죽이는 게 목적이라면 이미 공격했을 거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지금 움직이는 것이 자신의 의지인지, 이사벨 여왕의 명령에 따르는 것인지는 불분명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땅속이었지만, 헌서는 마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주위를 느낄 수 있었다.

몬스터가 내뿜는 페로몬으로 주위 몬스터의 숫자, 움직임, 숨소리, 열기, 모든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토굴 깊은 곳 한 가운데에 이사벨 여왕이 있었다. 수백 마리의 몬스터가 이사벨 여왕의 주위를 빽빽하게 철벽처럼 둘러싸고 호위했다.


이사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이사벨의 페로몬으로 그곳에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사벨 여왕이 내뿜는 페로몬의 효과는 마약처럼 강렬해서 머리가 마비될 정도였다. 몬스터들이 꼼짝 못 하고 말을 듣는 이유였다.


이사벨이 헌서에게 소리없이 말했다.


‘네가 헌서로구나.’


여왕은 헌서를 알고 있었다. 게이트 너머로 보내서 엔터 업계에 잠입한 자신의 부하를 찾아내서 죽이는 자가 헌서라는 걸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런데도 이사벨은 그에게 적대적이지 않았다.


‘잘 왔다. 이곳에 온 결 환영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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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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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역대급 컴백(최종회) +1 24.06.30 13 2 12쪽
136 몬스터 제국의 해체 24.06.30 13 1 12쪽
» 헌서의 비밀 24.06.29 20 1 12쪽
134 몬스터의 아이돌 24.06.28 22 1 12쪽
133 빌보드 역주행 24.06.27 25 1 12쪽
132 이세계 라이브 방송 24.06.26 21 1 12쪽
131 이세계에서 살아남기 24.06.25 23 1 12쪽
130 게이트 평화 콘서트 24.06.24 23 1 12쪽
129 몬스터의 주인 24.06.23 26 2 13쪽
128 바쿠스 엔터테인먼트 24.06.22 31 1 12쪽
127 신곡 미션 24.06.21 28 1 12쪽
126 레블 24.06.20 24 1 12쪽
125 지솔이의 트라우마 24.06.19 31 2 12쪽
124 섹시한 무대 24.06.18 27 2 12쪽
123 표현력 24.06.17 28 2 12쪽
122 이터널 엔터테인먼트 24.06.16 30 1 12쪽
121 컨셉 소화 미션 24.06.15 27 1 12쪽
120 키네아트 24.06.14 29 2 12쪽
119 개성 24.06.13 32 2 12쪽
118 서사 24.06.12 29 3 13쪽
117 상대 곡 뺏기 24.06.11 27 3 12쪽
116 아폴론 24.06.10 29 2 12쪽
115 디영이의 도전 24.06.09 31 3 12쪽
114 커버곡 미션 24.06.08 30 3 12쪽
113 치유 24.06.07 32 2 12쪽
112 리허설 24.06.06 32 2 12쪽
111 갈등 24.06.05 31 2 12쪽
110 와일더 24.06.04 32 2 12쪽
109 연습 24.06.03 37 2 12쪽
108 팬덤 24.06.02 3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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