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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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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와일더

DUMMY


하우는 헌터 연구소에 협조하며 자신이 아는 몬스터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그로 인해서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몬스터는 개미처럼 군집체를 이루며 생존하는 집단이다. 여왕 몬스터가 일꾼 몬스터와 전투 몬스터를 낳아서 페로몬으로 통제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하우의 말에 따르면, 게이트가 열리기 전에는 여러 여왕 몬스터들이 각자 독립적인 왕국을 이루며 흩어져 살았다.

그런데 게이트가 열리고 인간과의 접촉이 이루어진 이후에, 한 여왕 몬스터가 인간의 호르몬을 흡수해서 더욱 강력한 통제력을 가진 페로몬을 만들어냈다. 그것을 이용해서 다른 여왕 몬스터를 모두 자신의 일꾼처럼 부리게 된 것이었다. 마치 제왕적인 통치자가 제국을 세우는 것처럼 한 여왕 몬스터가 몬스터 제국을 세운 것이다.


헌터 연구소는 그 여왕 몬스터를 이사벨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사벨은 모든 몬스터에게 게이트 너머의 인간을 공격하도록 명령했다. 그리고 인간 호르몬을 계속 더 많이 공급받기 위해 진화된 몬스터를 인간 세계에 잠입시켰다.

그래서 몬스터의 공격이 더욱 격렬해지고 있는 것이었다.


“인간의 호르몬을 흡수하지 못하게 막으면 이사벨의 몬스터 제국을 와해시킬 수 있다는 거네?”


“여왕의 통제력이 약해질 건 분명합니다.”


엔터 업계에 숨은 몬스터를 찾아내는 헌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입증된 셈이었다.


하우는 헌서에게 바짝 다가가서 귓속말을 했다.


“주변에 몬스터가 느껴집니다.”


하우는 몬스터 여왕과는 교신이 끊어졌지만, 가까이에 몬스터가 있으면 페로몬의 흔적으로 존재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촬영할 때마다 느껴지는 걸 보면, 참가 그룹 중에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우는 페로몬의 느낌이 서로 다른 여러 몬스터인 것 같다고 했다.


“하나가 아니라 둘 이상일 것 같습니다.”


몬스터가 여럿이라면 더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전의 사례를 보면 몬스터들끼리 인간을 협공하는 경우가 많았다.


“몬스터들이 네 존재도 알아차렸을까?”


“저는 외부에 페로몬 흔적을 남기지 않고 조용히 지내니까 아마 모를 겁니다.”


몬스터들은 여왕이나 다른 몬스터와 교신하기 위해서 페로몬을 분출하지만, 하우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니 존재를 눈치채지 못했을 거라고 했다.


“의심가는 사람이 있으면 즉시 알려줘.”


“알겠습니다.”


상우는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들었다. 눈빛이 잠시 멍해졌다가 돌아왔다. 하우가 상우의 정신을 제어하던 것을 원래대로 돌려놓았다.


“어? 헌서야? 안녕?”


상우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눈앞에 있는 헌서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헌서가 인사하자, 상우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왜 여기에 있지?”


“지나가다 방금 마주쳐서 인사 드린 건데요.”


“아, 그랬나?”


그는 머리를 쓸어올리며 당황했다.


“요즘 스트레스 받아서인지 정신이 가끔 깜박깜박해.”


헌터 연구소에 갈 때마다 하우가 그의 정신을 지배했으니 기억이 안 나는 상황이 가끔 있을 것이다.


“경연 준비는 잘 되어가세요?”


“뭐 다 같이 열심히 하고는 있어. 너도 잘 되어가?”


상우는 싱긋 웃으며 헌서의 어깨를 쳤다. 헌서는 과열되어가는 우주전쟁의 시청자 분위기를 지적했다.


“연습은 잘 하고 있는데, 와일더 팬하고 우리 팬이 분위기가 좋지 않네요.”


“우리도 그래. 레블 팬하고 우리 팬하고 한바탕 붙었어. 편집을 너무 어그로 끌게 해가지고.”


상우는 다소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걱정했다. 제작진이 우주전쟁이라는 컨셉에 맞게 도발적으로 멘트를 해달라고 해서, 일부러 세게 말했는데 자막이 시비를 거는 것처럼 상황을 묘사한 것이었다.


상우는 그들이 레블에게 깡패같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억울해했다.


“레블 팬들이 우리가 막말한 거 사과하라고 하는데, 우린 진짜 그런 말 한 적 없어. 자막이 오해하기 좋게 달린 거지.”


마찬가지로 버디 팬도 레블의 태도에 화가 났고, 상우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싶었지만, 프로그램 관련 비밀유지서약을 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했다.


“시청률은 올라가고 있는데, 다들 너무 마음고생을 해가지고. 이게 맞나 모르겠다. 우린 참을 수 있는데, 속상해하는 팬분들한테 죄송해.”


상우의 말을 들은 헌서는 악마의 편집으로 인한 갈등이 비단 에이리프와 와일더 사이에서만 표출되는 게 아니라, 우주전쟁에 참여하는 모든 그룹에서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러다 오프 공연날에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걱정이야.”


라운드가 진행되면서 관객 앞에서 공연하고 현장투표를 받는 계획도 있었다.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면 감정이 격해진 팬 사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다.


“그럼 나중에 봐.”

“예. 안녕히 가세요.”


그들은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에이리프 대기실로 돌아온 헌서는 멤버들과 함께 촬영장으로 갔다.


중간점검에서는 맛보기로 연습중인 파트를 서로 30초 정도 보여주게 되어 있었다.


이번 라운드는 원곡의 느낌을 잘 살리며 커버하는 것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미션이었다. 따라서 무대장치 등 특수효과나 편곡이나 가사 변경은 배제하는 것이 규칙이었다. 오로지 원곡의 퍼포먼스를 그대로 해야만 했다.


“가보자고.”


와일더가 먼저 자신들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들이 선택한 곡은 메테오의 곡 가운데서도 어렵고 그들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낸 곡이었다.


힙하고 강렬한 느낌을 살리기 어려운 곡이었지만, 와일더는 메테오의 곡을 어렵지 않게 소화했다.

원래 안무의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고 살리면서, 와일더만의 느낌도 더했다. 원작을 그대로 카피하면서도 마치 처음부터 와일더의 곡이었던 것처럼 완벽하게 소화했다.


“와, 대단하네.”


디영이는 풀이 죽은 목소리로 혼잣말했다.

자기는 안무를 따라하기도 급급한데, 와일더는 여유있게 무대를 즐기면서 하고 있으니, 넘을 수 없는 실력의 벽을 느끼는 모양이었다.


“오, 저 바이브.”

“그루브 좀 봐.”

“포스 죽이네.”


다른 멤버도 와일더의 퍼포먼스에 넋을 잃고 빠져들었다.

얼마 되지 않은 시간에 와일더는 이미 안무를 모두 익혔다. 중간점검이라 설렁설렁 추는 것 같은데도 그 자연스러운 멋이 중독성이 있어서 시선을 돌릴 수 없었다.


퍼포먼스를 마친 와일더는 자리로 돌아왔다.


“와아아!”

“멋져요!”


박수를 칠 수 밖에 없었다. 일유도 지솔이도 미강이도 일어서서 환호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이제 에이리프의 순서였다.


“렛츠 고!”


와일더는 이제 막 신인 티를 벗은 에이리프가 메테오의 명곡을 얼마나 제대로 카피해낼지 궁금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파이팅!”


온제는 멤버들의 긴장을 풀어주려고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헌서도 잘하자고 소리치며 디영이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러나, 디영이는 잔뜩 얼어붙어서 멍한 표정이었다. 와일더의 실력을 눈앞에서 보니, 비교되어 주눅 든 모양이었다.


에이리프가 선택한 곡은 메테오의 곡 가운데서 기교적으로 꽤 어려운 편에 속하는 곡이어서 와일더가 선택한 곡과 난이도 면에서 큰 차이는 없었다.

잘만 해낸다면 와일더와 붙어볼 만했다.


음악이 흘러나왔다.


춤을 추며 디영이를 흘깃 보니, 잔뜩 쫄아서 제대로 안무를 하지 못했다. 연습할 때에는 일부 동작은 부정확해도 틀리지 않고 했는데, 지금은 박자를 놓치고 동작을 통째로 날려먹거나 혼자 다른 방향을 보고 있기도 했다.


‘이거 아닌데.’


디영이도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고 멘붕에 빠졌다.


‘히잉’


눈썹이 축 쳐진 채 얼굴이 점점 빨개졌다.


‘계속해.’


다른 멤버들이 쳐다보며 격려했지만, 디영이는 점점 움츠러들어서 제대로 퍼포먼스를 하지 못했다.


30초가 지나고 음악이 멈췄다.


“수고하셨습니다.”

“잘했다!”


와일더는 밝은 표정으로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에이리프는 자신의 퍼포먼스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와일더가 호응해주니 고마웠다.


“온제 대박!”

“헌서도 잘해.”

“일유 섹시해.”

“야, 우리도 더 섹시하게 해야겠어.”

“나 머리 빨간색으로 염색해야겠다. 머리라도 섹시해보이게.”


와일더는 솔직하게 느낀 대로 칭찬하며 미소지었다.

자신들이 우위에 있으니 가질 수 있는 여유였다.


‘하아...’


디영이는 고개를 떨구고 부끄러워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듯 보였다.

다른 멤버들은 떨었지만 실수는 하지 않았는데, 디영이는 연습할 때의 절반도 못 보여주었다.


“슬레이트 치겠습니다.”


중간점검 촬영이 끝났다.

카메라가 꺼지자, 디영이는 결국 눈이 빨개져서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고 말았다.


“울지마, 디영아.”


지솔이는 디영이의 어깨를 감싸 안고 속삭였다.

다른 멤버들도 디영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달랬다.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더 연습하면 해낼 수 있어.”


와일더 멤버들은 막내인 디영이가 감정적으로 무너지자, 놀라서 쳐다보았다.


“디영이 울어?”


그들은 디영이에게 다가와서 울지 말라며 따듯하게 말을 건넸다.


“긴장했구나.”

“경연 날 잘하면 되지.”

“아직 시간 많아.”


와일더가 다정하게 위로하는 말을 하자, 디영이는 억눌렀던 감정이 북받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저, 진짜 열심히 연습했는데... 흐엉... 마, 마음같이 잘 안 되여... 흐아앙...”


디영이가 열심히 연습한 건 사실이었다. 이번 경연에서 꾀를 부릴 수 없고 도망갈 수 없다는 걸 깨닫고는 몸이 부서져라 연습했다.

아이돌 놀이공원에서도 이렇게 죽어라 연습한 적은 없었다.


와일더는 디영이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었다.


“동작을 너무 다 똑바로 하려고 하지 마. 박자 밀리면 그냥 넘어가.”

“맞아. 이 곡은 그렇게까지 칼군무 안 해도 돼. 포인트만 정확하게 찍어.”


디영이는 눈물을 닦고 훌쩍거리며 말했다.


“그러면 못 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동작보다 느낌을 살리는 데 더 중점을 둬. 틀려도 난 이런 사람이라고 보여주면서 큰 메시지만 제대로 전달하면 돼.”


“메테오 음악은 자신감이 생명이야.”


와일더의 말을 들으면서 헌서도 새롭게 배우는 점이 있었다.

그들의 춤이 어째서 그렇게 멋있어 보이는지 알 것 같았다.

테크닉도 테크닉이지만, 그들의 대범하고 시원한 인성이 춤에 그대로 표현되어서 스웩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우리도 아까 누구 틀렸잖아.”

“맞아. 똑바로 해라.”

“하핫, 미안해.”

“후배들 앞에서 틀리고 말이야.”

“손 들고 서있어.”


와일더는 서로 놀리며 자기들의 실수를 웃어넘겼다.

실력이 뒷받침 되니까 보일 수 있는 여유있는 태도였다.


와일더 선배들이 기분을 풀어주려고 농담을 하자, 디영이는 배시시 미소지으며 표정이 밝아졌다.


헌서는 디영이에게 따듯하게 말해주는 와일더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한 수 가르쳐주셔서 고맙습니다.”


와일더가 해준 말 덕분에 디영이도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경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경쟁 상대인 에이리프에게 호의를 베푼 와일더 선배들의 넓은 마음 씀씀이에 감동했다.


“잘 하고 싶은 그 마음 아니까.”


와일더는 머리에 그려지는 퍼포먼스가 몸으로 잘 안 될 때 드는 억울하고 화나고 절망적인 기분을 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있어, 디영아.”

“우리 경연 잘하자.”

“고맙습니다. 선배님.”

“오늘 너무 멋있었어요.”


와일더와 에이리프는 좋은 무대를 펼쳐서 멋진 경쟁을 하자고 악수를 나누고 헤어졌다.


루어 엔터 연습실로 돌아온 디영이는 곧바로 다시 연습을 시작했다.


“나 와일더 선배님들한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와일더가 했던 조언을 떠올리며, 어떻게 느낌을 표현하면 좋을지 여러 방식으로 시도해보았다.


“디영아, 네가 웬일로 이렇게 열심히 연습하냐? 철들었네.”


미강이가 놀리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반복해서 연습했다.


“형, 나도 한다면 하는 사람이야.”


온몸에 알이 배길 정도였지만, 디영이는 뭔가 크게 깨달은 게 있었는지 군말 없이 독해진 모습으로 힘든 연습을 견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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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지솔이의 트라우마 24.06.19 24 1 12쪽
124 섹시한 무대 24.06.18 22 1 12쪽
123 표현력 24.06.17 24 1 12쪽
122 이터널 엔터테인먼트 24.06.16 24 0 12쪽
121 컨셉 소화 미션 24.06.15 23 0 12쪽
120 키네아트 24.06.14 25 1 12쪽
119 개성 24.06.13 26 1 12쪽
118 서사 24.06.12 25 2 13쪽
117 상대 곡 뺏기 24.06.11 22 2 12쪽
116 아폴론 24.06.10 24 1 12쪽
115 디영이의 도전 24.06.09 25 2 12쪽
114 커버곡 미션 24.06.08 24 2 12쪽
113 치유 24.06.07 25 1 12쪽
112 리허설 24.06.06 26 1 12쪽
111 갈등 24.06.05 25 1 12쪽
» 와일더 24.06.04 28 1 12쪽
109 연습 24.06.03 32 1 12쪽
108 팬덤 24.06.02 28 1 12쪽
107 경연 24.06.01 34 1 12쪽
106 몬스터 하우 24.05.31 39 2 12쪽
105 돌연변이 24.05.30 42 2 12쪽
104 팀웍 24.05.29 40 3 12쪽
103 MT 24.05.28 43 2 12쪽
102 상우의 비법 24.05.27 41 2 12쪽
101 버디의 강점 +1 24.05.26 42 3 12쪽
100 우주전쟁 24.05.25 47 4 12쪽
99 대면식 24.05.24 4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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