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4.02.17 19:25
최근연재일 :
2024.06.27 20:10
연재수 :
133 회
조회수 :
21,502
추천수 :
622
글자수 :
737,734

작성
24.06.20 21:37
조회
22
추천
0
글자
12쪽

레블

DUMMY

레블의 신곡은 예상대로 기존에 레블의 색깔을 그대로 살린, 거칠고 야성적인 날것 그대로의 느낌이 살아있는 곡이었다.

앞부분 30초 뿐이었지만, 레블의 카리스마와 포스가 생생하게 살아있었다.


“멋지네요.”


어색한 분위기를 견디다 못해 디영이가 박수를 치며 레블을 추켜세웠다.


“대박입니다.”


분위기 파악 못하는 미강이도 히죽 웃으며 엄지 손가락을 쳐들었다.


하지만, 레블은 벌레 씹은 표정으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실내에는 여전히 숨 막히는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


“촬영 마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양측의 중간 점검 촬영을 마치고 연습실로 돌아왔다.


에이리프는 레블의 신곡에 대응하기 위해 보완할 부분을 점검하기 위해 회의를 했다.


“어때?”

“레블은 분위기로 압도하니까, 우리가 분위기를 가져오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레블이 랩이랑 퍼포먼스는 잘해도 보컬이 약하니까, 우리가 보컬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 충분히 해볼 만한데?”


모두 느낀 점이 비슷했다.

레블의 신곡이 멋지고 훌륭하긴 하지만, 4명의 멤버로 곡을 구성하면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보컬이 취약해진다. 에이리프가 라이브에서 보컬을 제대로 공략하면 승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여기 원래 3명이 노래하기로 되어 있지 않았어요? 지솔이 형이 빠졌네?”


디영이가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지솔이가 빠진 것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지솔이 형 파트가 별로 없네요. 지솔이 형을 더 활용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디영이의 말에 윌비가 지솔이를 흘깃 쳐다보았다.


지솔이는 모두의 기대가 부담스러운 듯이 고개를 떨궜다.

그러더니, 잠시 한숨을 쉬며 가만히 있다가, 해준과의 일을 털어놓았다.

레블의 해준 선배로부터 과거에 학교폭력을 당했던 사실을 멤버 모두 알게 되었다.


“진짜야? 어쩐지 좀 이상했어.”

“너무 뻔뻔하다. 자기가 잘못해놓고...”

“우씨, 내가 해준 선배 때려주고 싶네. 우리 착한 지솔이 형을 괴롭히다니!”


디영이는 흥분해서 씩씩거리며 팔을 걷어붙였다.


멤버들도 사정을 알게 되니, 지솔이에게 무대에 서라고 하기가 어려웠다.


“그래, 지솔아. 네가 노래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그럴 수 있지. 나같아도 나 괴롭힌 사람 앞에서는 무대에 서고 싶지 않겠다.”

“아까 말하는 거 보니까 지솔이 멘탈을 흔들려고 작정했더만.”


멤버들이 모두 지솔이 편을 들어주며 그의 심정을 이해하자, 지솔이는 오랜 시간 참으며 가슴에 맺힌 것이 터져나오는지 눈물을 흘리며 팔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었다.


“너무 힘들었어... 내가 바보같이 당했던 게 억울하고... 그런데 방금도 아니라고 말도 못하고... 계속 당하고만 있을 수 밖에 없는 게 속상하고.., 내가 너무 싫어...”


디영이는 같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지솔이를 안아주었다.


“형 잘못 아냐. 해준 선배가 나빠. 선배라고 부르기도 싫어. 진짜 나쁜 사람이야.”


온제도 눈이 빨개져서 독기가 올라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우리 꼭 레블 이기자. 이겨서 보여주자. 아주 납작하게 눌러주자.”


윌비도 화나는 듯이 얼굴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지금까지 그런 줄도 모르고 레블 좋아했네. 가사 바꿔야겠다.”


늘 한계를 부수며 제멋대로인 레블의 음악을 좋아했던 윌비도 지금껏 겉모습에 속아왔다며 분개했다.

신곡에 레블을 리스펙하는 가사를 넣었는데, 빼고 바꿔야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우리가 레블 이겨줄게. 걱정마, 지솔아.”

“그래. 본때를 보여줄 테니, 넌 걱정말고 지켜봐.”


지솔이는 멤버들이 경연에 결사적으로 이겨서 지솔이의 복수를 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우자, 눈물을 닦고 다소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레블이 에이리프에게 패배하면, 해준도 지솔이를 더 이상 자기의 아래로 깔보지 못하게 될 터. 해준이 그를 괴롭히지 못하게 될 거라는 희망이 생기자, 표정이 밝아졌다.


“모두 고마워요. 이해해줘서.”


지솔은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했던 학창시절과 달리, 지금 자신의 옆에는 멤버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자, 이전과 달리, 해준을 상대할 용기가 생겨났다.


“많은 파트는 못하더라도, 제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할게요.”


지솔은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지는 못하겠지만, 그가 필요한 3단 화음 부분과 보컬파트는 하겠다고 했다.


지솔이가 자기를 딛고 일어나서 경연에 임하겠다고 하자, 다른 멤버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모두 악에 받쳐서 열심히 연습하며 레블과의 경연 날만 기다렸다.


그러던 와중에 헌서는 하우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레블에 몬스터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우는 레블과의 경연 때 몬스터의 페로몬의 흔적을 느꼈다고 했다.


“나도 레블 멤버들에게서 소나무 향이 나는 것 같았어. 그런데 누구인지 특정하기 어렵더라고.”


헌서의 말에 하우는 몬스터가 하나 이상일 수도 있다고 했다.


“다른 개체의 것으로 보이는 페로몬의 흔적이 있었습니다.”


“하나 이상이라고?”


이전의 케이스를 봐도, 두 몬스터가 인간의 호르몬을 취하기 위해 협업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에, 레블에도 둘 이상의 몬스터가 있을 수도 있다.


레블의 멤버는 4명뿐이니 몬스터가 두 마리뿐이라고 해도 멤버의 절반이 몬스터라는 뜻이었다.


‘멤버 가운데 몬스터가 여럿 있다면 경연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일지 모르겠는데?’


몬스터에 감염된 숙주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능력을 보여주곤 한다. 공연할 때 놀라운 기술과 테크닉을 보여줘서 경연을 유리하게 이끌지도 모른다.


‘이번 경연도 방심하면 안 되겠는걸?’


보컬에만 힘을 주면 레블에게 쉽게 승리할 수 있다고 안도했다가 허를 찔릴 수도 있다.


레블의 멤버 가운데 몬스터가 여럿 있다면 어떤 놀라운 무대를 선보일지 모른다.


헌서는 연습하면서 멤버들에게 레블이 감춰둔 비장의 무기가 있을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버디도 그렇고, 아폴론도 그렇고, 경연할 때 이전에 없던 놀라운 퍼포먼스를 했잖아요. 그러니까 레블도 그러지 말란 법이 없죠.”


온제가 동의했다.


“그래. 솔직히 버디나 아폴론이 무대에서 그런 위험하고 치명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줄 줄 몰랐어. 레블도 평소대로 무난하게 공연하지는 않을 거야.”


레블이 어떤 무대를 펼치더라도 동요하지 않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에이리프도 그것을 뛰어넘을 공연을 하자고 뜻을 모았다.


한편 지솔이는 점점 공연에 의욕을 보였다. 처음에는 필요한 부분만 최소한으로 공연하겠다고 했지만, 마음의 상처가 회복되면서 레블과의 대결에서 뭔가 더 보여주겠다고 나섰다.


“레블을 이기면 나도 억울한 마음이 풀릴 것 같아. 형들이랑 너희들이랑 같이 있으면 해준 선배가 무섭지 않아.”


윌비는 지솔이와 같이 상의해서 그의 파트를 늘리고 가사도 같이 썼다.


드디어 마지막 라운드 경연의 날이 되었다.

공개방송을 관람하러 현장에 온 관객이 객석을 가득 채웠다.


“누가 1등할까?”

“버디와 아폴론 말고는 다 우승 가능성이 있어.”


승패 숫자가 크게 차이 나지 않고 승자승 원칙이라, 마지막 라운드의 결과에 따라서 에이리프, 레블, 키네아트, 와일더 누구라도 최종우승할 수 있다.


신곡 미션이라 각자 가장 자기 색깔을 잘 보여주는 곡을 작곡해서 가져왔다.


청량의 대표주자인 버디는 밝고 시원하고 행복한 느낌의 곡을 들과 와서 와일더와 대결했다.

와일더는 항상 음악에서 다소 매니악한 느낌이라, 버디의 대중성있는 신곡에 밀려서 패하고 말았다.

와일더와 버디는 둘다 2승3패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키네아트는 이터널 엔터 사장이 죽은 이후에 체계가 재정비가 안 되어 어수선했는지, 이번 경연에 들고온 신곡은 조금 산만했다. 공연은 잘했지만, 1승3패로 자존심이 무너져서 칼을 갈고 신곡을 준비한 아폴론에 패해서 3승2패가 되었다.


아폴론이 2승3패가 되고 키네아트가 3승2패가 되어서 최종 우승자는 에이리프와 레블의 대결의 승자로 결정되게 되었다.

에이리프가 이기만 4승1패로 에이리프가 우승자가 되고, 레블이 이기면 3승2패로 레블, 에이리프, 키네아트가 동률이 되어 공동우승이 된다.


“레블의 공연 시작합니다.”


MC가 멘트를 하자, 무대에 불이 꺼졌다.


잠시 후, 무대에 불이 들어오자, 깜깜한데 어디선가 엔진의 시동을 거는 소리가 들려왔다.


부아아앙-

끼이이익-


요란한 소리와 함께 불빛이 번쩍이더니 오토바이를 타고 레블이 무대에 등장했다. 커다란 바퀴의 고급 외제 오토바이를 말처럼 탄 멤버들이 무대에 등장해서 위협적으로 공회전 소음을 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부릉- 부릉- 부아아앙-


눈가에 검은 아이라인을 그리고 징이 박힌 붉은 가죽자켓을 입은 레블의 모습은 흡사 무대를 평정하러 온 정복자들의 모습이었다.


“와, 레블답네.”

“이게 레블이지.”


거침없는 레블 멤버들의 카리스마에 관객도 놀라며 환호했다.

레블은 음악 시작도 전에 등장부터 분위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에이리프는 긴장한 얼굴로 레블의 무대를 지켜보았다.


“부릉 부릉 부릉 미쳐 날뛰어

부릉 부릉 부릉 해질 때까지 달려”


레블은 칼군무보다 자유롭게 무대 끝에서 끝으로 뛰어다니는 무대 매너로 관객을 휘어잡았다.


“아 유 레디?”

“풋쳐 핸즈 업!”


칼군무 댄스는 백댄서들에게 맡기고 레블의 4명의 멤버는 무대의 왕처럼 군림하며 호령했다.


“하, 레블 미쳤다.”

“저, 자신감. 패기.”

“역시 제왕적 아이돌이야.”


일반적인 아이돌의 기준을 뛰어넘는 슈퍼스타급의 레블의 폭압적인 퍼포먼스에 관객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쳐다보았다.


“오는 사람 안 막아

가는 사람 안 잡아

입덕하면 웰컴

탈덕하면 바이바이

나보기가 역겨워 욕할 때에는

사뿐히 즈려밟아 줄게”


레블의 파격적이고 스웩이 넘치는 랩에 관객은 입을 막으며 짜릿해했다.


“으, 소름돋아.”

“저런 가사를 쓸 수 있는 그룹은 레블밖에 없어.”


지치지 않고 날뛰듯이 무대를 질주하며 카리스마 있는 랩을 뱉는 레블 멤버를 보면 누구라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마음을 주진 않아

네 사랑만 가질 거야

난 이기적인 존재

그걸 부정하지 않아

난 욕심 많지

나를 손가락질해

욕할수록 난 부자가 돼”


레블의 존재 자체가 카리스마의 화신이었다. 무대를 짓누르는 무게감과 악마적인 강렬한 이미지로 모든 이성적인 사고를 날려버렸다.


레블이 공연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솔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막상 레블의 압도적인 무대를 보니,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양이었다.

숨을 몰아쉬며 호흡이 가빠졌다.


“괜찮아요, 지솔이 형?”


헌서가 지솔이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지솔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마에 난 식은 땀을 보면 상태가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 레블에게 환호하는 관객들이 모두 해준의 편이고, 자신은 그들에 의해 구석으로 몰리는 기분이 드는 모양이었다.

관객이 레블에게 환호할수록 지솔이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났다.


“약한 놈들은 가.

우린 좀 쎈 놈이지.

정해진 규칙따윈 무시해

게임의 룰은 내가 정해”


해준이 랩하며 무대를 휩쓸었다.

마치 지솔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누가 그렇게 당하고 있으래? 바보같이.’

‘네가 나한테 잘못했으니까 그랬지.’

‘어렸을 적 장난을 지금까지 마음에 담아둔 거야? 소심하긴.’


헌서는 지솔이의 어깨를 잡고 단호하게 말했다.


“저런 화려한 모습은 껍데기일 뿐이에요. 우리는 레블의 감춰진 모습을 알잖아요.”


헌서는 관객이 레블의 퍼포먼스에 환호하는 것은 그들이 숨기고 있는 본모습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솔을 다독였다.


“우리는 레블하고 달라요. 우린 진짜니까요. 관객이 우리를 선택해 줄 거예요.”


지솔이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크게 심호흡을 했다.


“그래. 할 수 있어.”


무대을 멋지게 잘 해내는 것만이 그가 겪은 오랜 심리적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3 빌보드 역주행 NEW 13시간 전 13 0 12쪽
132 이세계 라이브 방송 24.06.26 16 0 12쪽
131 이세계에서 살아남기 24.06.25 19 0 12쪽
130 게이트 평화 콘서트 24.06.24 19 0 12쪽
129 몬스터의 주인 24.06.23 23 1 13쪽
128 바쿠스 엔터테인먼트 24.06.22 27 0 12쪽
127 신곡 미션 24.06.21 27 0 12쪽
» 레블 24.06.20 23 0 12쪽
125 지솔이의 트라우마 24.06.19 28 1 12쪽
124 섹시한 무대 24.06.18 26 1 12쪽
123 표현력 24.06.17 27 1 12쪽
122 이터널 엔터테인먼트 24.06.16 28 0 12쪽
121 컨셉 소화 미션 24.06.15 26 0 12쪽
120 키네아트 24.06.14 27 1 12쪽
119 개성 24.06.13 31 1 12쪽
118 서사 24.06.12 28 2 13쪽
117 상대 곡 뺏기 24.06.11 25 2 12쪽
116 아폴론 24.06.10 27 1 12쪽
115 디영이의 도전 24.06.09 28 2 12쪽
114 커버곡 미션 24.06.08 28 2 12쪽
113 치유 24.06.07 29 1 12쪽
112 리허설 24.06.06 29 1 12쪽
111 갈등 24.06.05 28 1 12쪽
110 와일더 24.06.04 30 1 12쪽
109 연습 24.06.03 34 1 12쪽
108 팬덤 24.06.02 31 1 12쪽
107 경연 24.06.01 36 1 12쪽
106 몬스터 하우 24.05.31 41 2 12쪽
105 돌연변이 24.05.30 44 2 12쪽
104 팀웍 24.05.29 42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