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사피의호수 서재입니다.

세피로 건국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사피의호수
작품등록일 :
2018.05.14 00:48
최근연재일 :
2018.10.19 10:10
연재수 :
174 회
조회수 :
90,967
추천수 :
418
글자수 :
1,026,526

작성
18.05.18 01:52
조회
1,203
추천
5
글자
18쪽

< 11화 아카데미로! 2 >

안녕하세요, 사피의 호수입니다. 문피아에서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 작품이라 부족한 점이 많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DUMMY

크레티아 제국 교육의 도시 케세르로 향하는 열차 안.

창 밖을 바라보던 레오 왕자는 지루해졌는지 이내 더글라스에게 말을 건다.


“심심한데.. 더글라스, 뭐 재밌는게 없을까?”


“글쎄요.. 딱히 생각나는 건 없습니다만..”


“으음.. 심심한데..”



더글라스는 짐을 뒤적거리다 낡은 책을 하나 꺼낸다. 책 표지에는 얼룩진 글씨로 ‘세피로 왕국의 역사’라고 적혀있다.


“왕자님, 이 책을 읽으시면 어떻겠습니까?”


“그거 역사책이잖아! 열 번도 더 읽었어! 지루해!”


“그래도 앞으로 왕자님께서 통치하실 나라의 역사 정도는 바로 알고 계셔야 될게 아닙니까?”


“아냐, 이미 내용도 외우고 있다구! ‘세오레 폰 세피로 황제께서 대륙력 350년, 그란디엘에 제국을 세우시니.. 그 이름은 [세피로]라 칭하셨다....’”



레오 왕자가 세피로의 역사 서문을 모두 외우자, 더글라스는 놀랍다는 듯이 레오 왕자를 바라보았다.


“오~ 왕자님! 그걸 외우시다니 대단하신데요! 다시 봤습니다.”


“뭐야, 더글라스. 다시 봤다니? 그럼 지금까지는 날 뭘로 봤는데?”


“거야 뭐.. 장난끼 많으시고 천방지축인 바보 왕자님으로.. 이크!”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낀 더글라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관차의 다른 칸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더글라스! 거기 안서!!”



레오 왕자는 더글라스를 쫓다가 순간 옆에서 뛰어오던 소년과 부딪혔다.


“아얏!”



바닥에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은 소년은 남자답지 않은 가냘픈 목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레오 왕자는 소년을 멀뚱히 바라보다가 순간 잘못을 깨달았는지 소년에게 손을 내밀었다.


“미안해. 누굴 쫓다가 앞을 못보고 그만.. 자, 내손을 잡아.”



소년은 쑥스러운 듯이 레오 왕자가 내민 손을 잡고 일어났다.

소년이 일어서자 레오 왕자는 소년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난 레오라고 해. 넌 누구니?”



소년은 수줍은 듯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데이..지.. 라고.. 해.”


“데이지? 예쁜 이름이네?”



데이지는 레오 왕자에게 수줍게 말했다.


“나.. 여자인데..”



레오 왕자는 놀란 표정으로 데이지를 바라보았다.


“에엑? 진짜?”



데이지는 하늘색으로 앞을 가린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그러자 조금은 앳되지만 귀여운 얼굴이 드러났다.


두근두근 -


순간 레오 왕자의 심장이 미칠 듯이 뛰었다.

레오 왕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데이지는 해맑게 웃었다.


“헤헷.”


“아차!”


데이지는 웃다가 무언가 생각났다는 표정으로 앞에 있던 레오 왕자를 밀치고는 서둘러 도망가기 시작했다. 도망가던 데이지는 고개를 돌려 레오 왕자를 바라보면서 외쳤다.


“레오! 안녕~ 다음에 또 봐!”



도망가는 데이지의 뒷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레오 왕자는 갑자기 들려오는 기관차의 칸막이 문을 여는 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순간 레오 왕자는 기관차의 승무원과 눈이 마주쳤다. 레오의 복장을 살펴보던 승무원은 정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방금 하늘색 앞머리를 가린 조그마한 체구의 아이를 못 보셨습니까?”


“모르겠는데요.”


“실례했습니다. 실은 꼬마가 기관차에 몰래 탑승해서 찾고 있습니다. 혹시 발견하시면 주변의 승무원에게 연락 주십시오.”


“네, 알겠어요.”



레오 왕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승무원은 레오 왕자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는 서둘러 레오를 스쳐지나갔다.


“데이지.. 언젠가는 볼 날이 있겠지. 다음에 또 만나자고 했으니..”



레오 왕자는 등을 돌려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레오 왕자가 자리에 앉고 한참 후 더글라스가 두 손에 먹을 것을 가득 들고 나타났다.


“왕자님, 이거 받으십시오.”



레오 왕자는 더글라스가 건네 준 빵과 과자, 그리고 음료를 받았다. 과자를 한 조각 먹던 레오 왕자는 문득 조금 전 마주친 데이지가 생각났다.


‘배가 많이 고플텐데..’



레오 왕자가 생각에 잠겨있을 때 더글라스가 말을 걸었다.


“무슨 생각하십니까, 왕자님?”



갑작스런 더글라스의 질문에 당황한 레오 왕자는 먹던 과자를 그대로 삼켜버려 사례가 걸렸다.


“켁켁..”



더글라스는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레오 왕자를 바라보았다.


“왕자님, 왜 그러십니까?”



레오 왕자는 손 사레를 치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런데 이 과자 맛있네?”


“그렇죠? 이 과자가 이 마나 기관차의 특산품이랍니다. 승무원이 어찌나 자랑을 하던지.. 못 이기는 척 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잘 산 것 같습니다.”


“그래. 그런데 더글라스? 우린 언제쯤 도착할까?”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조금 있으면 크레티아 제국의 국경을 넘는다고 하더군요. 케세르는 국경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도시이니, 저녁이 되기 전까진 도착할 것 같습니다.”


“그래? 다행이다. 난 여기서 잘까봐 걱정했는데..”


“마나 기관차가 불편하십니까?”


“응. 의자에 앉아 자는 건 불편해.”


“왕자님, 대륙의 기본적인 교통 수단은 말과 마차입니다. 그것도 돈이 없어 못 타고 걸어서 이동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거기에 비하면 여기는 천국인것이지요.”



레오 왕자는 심술이 난 듯 볼을 부풀리며 말했다.


“우웅.. 알았어, 더글라스. 투정 안 부릴께.”



더글라스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핫! 왕자님.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요. 너무 의기소침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레오 왕자와 더글라스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어느새 마나 기관차는 제국의 국경을 넘었고, 국경에는 엄청난 수의 병사들이 돌아가며 경비를 서고 있었다.


“여기가 제국의 국경이구나.. 병사도 엄청 많아.”


“그렇네요.. 왕자님, 여기서 부턴 제국이니 행동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제국법을 어겼다간 무슨 곤란한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


“알았어. 아~함~~. 더글라스, 나 좀 잘테니까 도착하면 깨워줘.”


“알겠습니다. 푹 쉬십시오, 왕자님.”


말이 끝나자 레오 왕자는 의자에 몸을 기댄 채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많이 피곤하셨던 모양이군. 그럼 나도 조금 자 볼까.”


잠든 레오 왕자를 바라보던 더글라스도 조용히 눈을 감은 채 이내 잠이 들었다.




레오 왕자의 꿈 속.

레오 왕자는 거대한 대전의 왕좌에 앉아 있는 사내를 보았다. 그리고 사내의 오른쪽에는 이제 막 중년이 된 듯한 사내가 서 있었다.


‘제이드 공작님?’



레오 왕자는 왕국의 루크 제이드 공작을 떠올렸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야.. 제이드 공작님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공작님은 아니야. 그럼 누구지?’



레오는 왕좌에 앉은 사내의 왼쪽을 바라보았다. 그 사람의 얼굴을 보자, 알고 있던 누군가가 떠올랐다.


‘스페라 루이스터 기사단장님? 아니야. 저 사람은 루이스터 단장님이 아니야. 단장님의 오른쪽 뺨엔 흉터가 없어!’



고개를 세차게 저은 후 이번에는 반대편을 바라보았다. 가장 오른쪽엔 로브를 입은 중년의 마법사가 보였다. 그 옆엔 굉장히 키가 작은 드워프가 있었고, 옆에는 늘씬한 몸매의 여성이 있었는데, 귀가 유난히 뾰족했다.


‘엘프?’



엘프 여성의 옆의 사내를 보려던 순간 대전이 흔들리면서 청천벽력같은 소리가 들렸다.


“왕자님, 도착했습니다. 일어나세요!”



더글라스는 레오 왕자의 어깨를 잡아 흔들며 깨웠다.


“왕자님, 도착했습니다. 일어나세요!”



피곤한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깬 레오 왕자의 눈에 더글라스가 보였다.


“우웅.. 더글라스가 여기 왜 있어?”


“왜 있긴요? 왕자님은 저와 함께 케세르 아카데미로 가던 중이 아니십니까!”



정신을 차린 레오 왕자는 막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참, 우리 아카데미로 가던 중이었지! 어서 내리자!”


“왕자님, 잠시만요! 짐은 들고가셔야죠.”


“맞다! 짐!”



짐을 챙긴 레오 왕자와 더글라스는 마나 기관차에서 내렸다. 역을 빠져나오니 엄청난 면적의 광장이 보였다. 하지만 날이 어두워 그런지 사람은 얼마 보이지 않았다.

광장을 둘러본 더글라스가 감탄하며 레오에게 말했다.


“여기가 케이트 광장입니다. 굉장하군요! 밤이라 사람이 많이 없는 것이 아쉽군요.”



레오 왕자도 광장의 엄청한 크기에 놀란 듯 광장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살았던 왕궁을 떠올리자 기운이 쭉 빠졌다.


“대단하다.. 역시 제국이구나.. 우리 왕국과는 비교가 안되네.”



더글라스는 풀이 죽은 왕자의 모습을 보자 왕자의 등을 툭툭 두드리며 위로했다.


“왕자님, 그래도 역사는 저희 나라가 훨씬 더 깊습니다. 그리고 전성기때의 세피로 제국은 여기와 비교도 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더글라스의 위로에 레오 왕자는 기운을 차렸다. 더글라스는 그런 왕자를 향해 말했다.


“왕자님, 오늘은 늦었으니 여관에 짐을 풀겠습니다. 아카데미 등록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등록 기간은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으니까요.”


“응, 알았어.”



레오 왕자와 더글라스는 고급스러워 보이는 여관에 들어섰다. 여관의 프론트에는 점잖은 사내가 다가오는 두 사람에게 물었다.


“체크 인 하시겠습니까?”



더글라스는 지배인인 듯한 사내를 향해 말했다.


“2인실로 주세요. 일주일 간 묵을 겁니다.”


“예, 알겠습니다. 저를 따라오시지요.”



레오 왕자와 더글라스는 사내를 따라 3층의 고급스러워 보이는 방으로 향했다. 사내는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이야기 한 후, 웨이터를 호출할 수 있는 물건이라며 알람 마법이 걸린 직원 호출기를 주고 내려갔다. 더글라스는 직원 호출기를 살펴보며 말했다.


“여관에 마법 물품이라니.. 역시 제국이군요.”



더글라스에게 직원 호출기를 받아 살펴보던 레오 왕자는 더글라스를 향해 말했다.


“이게 대단한거야?”


“그럼요, 왕자님. 그거, 허름하게 보여도 1실버짜리라구요. 100브론즈나 하는 물건이란 말입니다.”


“100브론즈?”


“네, 왕자님, 1브론즈면 허름하지만 한 끼 식사가 가능다는 것은 아시죠?”


“응, 이거 하나면 100그릇의 식사를 할 수 있는거구나.”


“네, 그런 물건을 방마다 하나씩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제국의 저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시겠죠?”


“응, 그래.”



꼬르륵 -


순간 레오 왕자의 배에서 배고프다는 신호가 왔다.


“더글라스, 배고파.”



레오 왕자의 말에 더글라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왕자님. 저도 마침 배가 고픕니다. 하지만 일단 씻고 난 후 식사를 하는게 좋겠군요.”


“알았어. 나 먼저 씻을께.”



말을 마친 레오 왕자는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욕실로 향했다. 잠시 후 레오 왕자가 욕실에서 나오자 이번에는 더글라스가 욕실로 향했다. 더글라스가 욕실에서 나오자, 짐을 정리하던 레오 왕자는 직원 호출기를 눌렀다.


잠시 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똑똑 -


“들어오세요.”


찰칵 -


웨이터로 보이는 사내가 들어와 말했다.


“부르셨습니까?”



더글라스는 웨이터에게 말했다.


“식사 2인분 부탁해요.”


“알겠습니다.”



웨이터가 내려간 후 또 다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똑똑 -


“웨이터는 방금 내려갔는데?”



레오 왕자가 혼잣말을 하면서 문을 열었다. 하지만 문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때 더글라스가 레오를 불렀다.


“왕자님, 여기서 나는 소리 같은데요?”



레오가 더글라스를 바라보자, 더글라스는 창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더글라스는 손에 검을 쥔 채 조심스럽게 창문을 열었다.

순간 창문에서 누군가 방으로 들어왔다.


갑작스런 행동에 더글라스는 검을 들어 침입자를 향해 공격하려고 하는 순간, 레오 왕자가 소리쳤다.


“앗! 너는?”


더글라스는 공격하려던 자세를 풀고 레오 왕자에게 물었다.


“왕자님, 아는 사람입니까?”


“응, 아까 마나 기관차에서 만났던 애야.”



레오는 그렇게 말하고 침입자를 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데이지, 여긴 어떻게 들어왔어? 여긴 제국이라 걸렸다간 큰일나!”


“헤헤, 괜찮아. 몰래 나가면 되니까. 근데 너 왕자님이었어? 어느 나라 왕자님이야?”



“무엄하다!”


화가 난 더글라스의 검 끝이 데이지를 향했다. 데이지는 그런 더글라스를 한심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본 후, 레오에게 말했다.


“레오, 여기 호위무사 아저씨에게 검 좀 치워달라고 해.”


“뭐? 호위무사?! 아저씨?!! 이봐, 꼬맹이! 내가 어딜 봐서 아저씨냐? 내가 이래뵈도 아직 스무살도 안 되었단 말이다!”


“어? 그래요? 생각보다 많이 늙었네. 레오, 저 아저씨 뭐하는 아저씨야?”


“더글라스? 우리 왕국 공작님의 손자 분이셔.”



데이지는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표정을 풀고 레오에게 말했다.


“에이~ 설마? 아무리 봐도 저 아저씨는 공작님의 손자 분이 아니신거 같은데?”



그 때 더글라스가 검을 거두고 가볍게 말아 쥔 주먹을 입에 대고 헛기침을 몇 번 한 후, 데이지에게 말했다.


“험험.. 꼬마야. 너는 아직 어려서 사람을 볼 줄 모르는구나.”



계속되는 꼬마라는 말에 화가 난 데이지는 더글라스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봐요! 공작님 손자님! 나 꼬마 아니거든요? 이래뵈도 14살이나 먹었다구요!”



더글라스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에이~. 14살이면 꼬마네? 꼬마를 꼬마라고 부르는데 무슨 문제가 있나?”


“나 꼬마 아니라니깐!”


“꼬마 맞다니까!!”


“아냐!”


“맞아!!”


그 때 둘을 가만히 보던 레오 왕자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더글라스에게 물었다.


“더글라스.. 나 15살인데.. 나.. 꼬마인거야..?”



순간 말문이 막힌 더글라스가 어버버하고 있을 때, 데이지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거봐요, 아저씨! 내가 꼬마면 여기 왕자님도 꼬마네!”



레오 왕자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데이지에게 말했다.


“아니야. 어마마마께서 15살이면 다 컸다고 하셨으니까 난 꼬마는 아닌거야.”



이번에는 데이지가 화가 난 표정으로 레오에게 소리쳤다.


“레오! 넌 대체 누구 편이얏!!”



그 때 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식사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놀란 레오 왕자가 데이지에게 말했다.


“이크! 큰일났다. 데이지, 얼른 침대 밑에 숨어!”


“알았어.”



데이지도 분위기가 심각해진 것을 알았는지, 재빠르게 침대 밑으로 숨었다. 데이지가 침대로 들어가자 문이 열리며 식사가 들어왔다.

웨이터는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방이 소란스러운데.. 무슨 일 있으십니까?”


“아니요. 물건을 정리한다고 조금 시끄러워졌습니다.”


더글라스가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얼굴에는 식은 땀이 가득했다.

방 안을 눈으로 훑어보던 웨이터는 창문이 열린 것이 보이자, 다시 물었다.


“창문이 열려있네요?”


“씻고 답답해서 제가 열었어요.”



더글라스가 무어라 말하려는 순간, 레오 왕자가 더글라스의 말을 가로채며 말했다.

웨이터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음식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즐거운 식사 되십시오.”



그 말을 끝으로 웨이터는 문을 닫고 방을 나갔다.


“휴..”



웨이터가 나가자 레오 왕자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더글라스는 침대 밑을 향해 소리쳤다.


“꼬마, 나와라!”


“나 꼬마 아니라니까요!”


양 볼을 잔뜩 부풀린 채 침대 밑을 기어 나온 데이지는 양쪽 허리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더글라스는 피식 웃으며 데이지에게 말했다.


“너, 가출했지?”



더글라스의 말에 데이지는 뜨끔하면서 우물쭈물 말을 하지 못했다. 데이지가 아무 말이 없자, 레오 왕자는 데이지를 향해 말했다.


“데이지, 정말이야?”


“우웅.. 그게..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 그런데 나, 레오랑 같이 다니면 안될까?”



데이지가 얼른 레오 왕자의 왼 팔에 팔짱을 끼자 레오 왕자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레오 왕자는 조심스럽게 더글라스에게 물었다.


“저기.. 더글라스.. 그냥 같이 다니면 안될까?”



레오 왕자의 부탁에 더글라스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안됩니다! 그리고 왕자님, 저희는 지금, 케세르 아카데미에 입학을 위해 온 것입니다.”


“더글라스.. 어떻게 안될까?”



레오 왕자와 데이지가 간절한 눈빛으로 더글라스를 바라보자, 더글라스는 부담스러운 듯 헛기침을 한 후 말했다.


“험험.. 오늘은 날이 어두워졌으니, 일단 식사부터 하고 내일 생각하도록 하죠. 그리고 너!”



더글라스가 데이지를 가리키자 데이지는 우물쭈물한다. 그런 데이지를 보며 더글라스는 레오 왕자에게 말했다.


“왕자님, 지금 따로 방을 구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되면 저 꼬맹이가 이 여관에 무단 침입한 사실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럼 저 꼬맹인 경비대에 잡혀가겠죠.”



자신이 잡혀갈 수도 있다는 말에 데이지가 몸을 떨자, 레오 왕자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더글라스에게 물었다.


“그럼 어떡해야돼?”


“꼬맹이가 갈 곳이 없으니 일단 오늘은 여기서 자고 내일 생각합시다. 다행히 큰 방을 예약해서 침대가 두 개이니, 왕자님과 꼬맹이가 한 침대씩 해서 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더글라스는?”


“저는 바닥에서 자겠습니다.”



레오 왕자는 걱정스러운 듯이 더글라스를 바라본다.


“더글라스, 괜찮겠어?”



더글라스는 안심하라는 듯이 가슴을 탕탕 치며 말했다.


“왕자님, 무인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야합니다. 그에 비하면 여관 바닥에서 자는 일이야 아무것도 아니죠!”



더글라스를 가만히 보던 레오 왕자는 곧 침대에 누웠다.


“응, 알았어. 데이지, 옆에 침대 써.”



데이지는 미안한 듯이 더글라스를 보다가 레오 왕자를 보며 말했다.


“그래도 돼?”


“응. 더글라스가 괜찮다고 했으니까.”



데이지가 조심스럽게 침대에 눕자, 레오 왕자도 옆 침대에 누웠다. 레오 왕자는 옆 침대에서 데이지가 이불을 덮는 모습을 보며 말했다.


“데이지, 잘자.”


“그래. 레오도 잘자.”



그렇게 레오 일행의 제국에서의 첫날이 지나갔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일매일 행복이 가득하시길..!


작가의말

드디어 케세르에 도착했군요.

그나저나 마나 기관차에서 보았던 데이지가 케세르까지 왔군요.


과연 데이지는 어떻게 될까요?


다음 화는 월요일에 업데이트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피로 건국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7 < 27화 던전 탐사 의뢰 5 > 18.06.04 738 3 13쪽
26 < 26화 던전 탐사 의뢰 4 > 18.06.01 757 3 14쪽
25 < 25화 던전 탐사 의뢰 3 > 18.05.31 787 3 14쪽
24 < 24화 던전 탐사 의뢰 2 > 18.05.30 806 3 13쪽
23 < 23화 던전 탐사 의뢰 1 > 18.05.29 773 3 12쪽
22 < 22화 입학비를 벌자! 3 > 18.05.29 773 3 13쪽
21 < 21화 입학비를 벌자! 2 > 18.05.28 816 4 14쪽
20 < 20화 입학비를 벌자! 1 > 18.05.25 856 5 14쪽
19 < 19화 데이지의 과거 이야기 PART 2 5 > +1 18.05.24 867 4 14쪽
18 < 18화 데이지의 과거 이야기 PART 2 4 > 18.05.24 814 3 13쪽
17 < 17화 데이지의 과거 이야기 PART 2 3 > 18.05.23 858 4 14쪽
16 < 16화 데이지의 과거 이야기 PART 2 2 > 18.05.23 863 4 12쪽
15 < 15화 데이지의 과거 이야기 PART 2 1 > 18.05.22 904 4 13쪽
14 < 14화 데이지의 과거 이야기 PART 1 3 > 18.05.22 930 4 18쪽
13 < 13화 데이지의 과거 이야기 PART 1 2 > 18.05.21 1,026 5 15쪽
12 < 12화 데이지의 과거 이야기 PART 1 1 > 18.05.21 1,141 3 14쪽
» < 11화 아카데미로! 2 > 18.05.18 1,204 5 18쪽
10 < 10화 아카데미로! 1 > +1 18.05.18 1,286 5 15쪽
9 < 9화 운명의 시작 2 > 18.05.17 1,353 7 14쪽
8 < 8화 운명의 시작 1 > 18.05.17 1,391 8 16쪽
7 < 7화 평화로운 일상 6 > 18.05.16 1,472 11 16쪽
6 < 6화 평화로운 일상 5 > 18.05.16 1,527 7 12쪽
5 < 5화 평화로운 일상 4 > 18.05.16 1,701 12 14쪽
4 < 4화 평화로운 일상 3 > 18.05.15 1,894 11 12쪽
3 < 3화 평화로운 일상 2 > +3 18.05.15 2,327 12 12쪽
2 < 2화 평화로운 일상 1 > +2 18.05.14 3,184 13 9쪽
1 < 1화 프롤로그 : 세피로 제국의 몰락 > +2 18.05.14 4,388 18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