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피로 건국 이야기

< 4화 평화로운 일상 3 >

안녕하세요, 사피의 호수입니다. 문피아에서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 작품이라 부족한 점이 많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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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왕성 마법사 연구실.

아침부터 연구실은 마법사들의 실험으로 부산하다. 그 와중에 레오 왕자는 수석 마법사 유르디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왕자님, 마법에 대해 알고 싶으시다고요?”

“네, 유르디아님. 어제 더글라스와 무론(武論)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마법은 유르디아님께서 가장 잘 아실꺼라고 해서요.”

“왕국에서 마법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건 맞습니다만.. 무엇이 궁금하십니까, 왕자님?”

“현재 마법 체계와 등급을 알고 싶어요! 그리고 혹시 정령술도 알고 계시면 가르쳐주세요!”

유르디아는 대견해하는 표정으로 레오 왕자를 바라본다.

“좋은 자세입니다, 왕자님. 마법에 있어서 호기심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로부터 마법의 발전은 작은 호기심으로부터 이루어졌죠.”

“호기심..?”

“그렇죠. 마법은 크게 순수 마법과 실용 마법으로 분류됩니다. 순수 마법은 마나를 이용하여 적을 공격한다거나, 신체의 능력을 강화시킨다거나, 혹은 치료를 하는 마법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럼 실용 마법은 무엇인가요?”

“실용 마법은 이 이름보다는 마도 공학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궁금한 표정을 짓던 레오 왕자의 얼굴이 밝아진다.

“아! 마도 공학!”

“예. 마도 공학 자체가 실용 마법인 것이죠. 그럼 먼저 순수 마법부터 설명 드리겠습니다. 순수 마법에는 공격 계열과 보조 계열이 있습니다. 공격 계열은 불, 물, 바람, 땅, 빛, 어둠으로 총 6개의 속성이 있습니다.”

레오 왕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유르디아에게 묻는다.

“정령술이랑 종류가 같네요.”

“맞습니다. 하지만 정령술은 계약한 정령의 힘을 끌어다가 사용하는 반면, 공격 계열의 마법은 자연의 마나를 끌어다가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령술의 힘의 원천은 그란트 대륙이 아닌 정령계이지요.”

“정령계요?”

“그렇습니다. 정령들의 힘은 정령계에서 끌어다 쓰는 것입니다. 정령계에는 총 6개의 구역이 있는데, 이 구역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서 왕국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각 구역 마다 정령의 등급이 있는데, 가장 강한 정령을 보통 정령왕이라고 부릅니다.”

“가장 강한 정령이면.. 무(武)로 따지면 그랜드마스터급 이겠네요?”

“그랜드마스터급? 아, 그렇지요. 그리고 그 밑으로 최상급 정령, 상급 정령, 중급 정령, 하급 정령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령이 인간계에 소환될 때 정령계의 3분의 1정도의 힘 밖에 사용하지 못합니다.”

“그것은 왜인가요?”

“보통은 차원이동의 후유증 때문이라고들 하지만, 사실은 신께서 중간계를 창조하신 후 다른 차원의 이동에 제한을 두셨기 때문입니다.”

“차원이동의 제한이요?”

“그렇습니다. 쉽게 말해서 왕자님께서 동물을 키우시는데, 사나운 맹수와 온순한 동물을 같이 키운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럼 어떻게 되겠습니까?”

“맹수가 온순한 동물들을 잡아먹겠네요.”

“그러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맹수만 남죠.”

“그렇습니다. 그러면 왕자님,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시겠습니까?”

왕자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눈을 뜬다.

“맹수는 맹수대로, 다른 동물을 다른 동물대로 못 들어가게 우리를 만들면 되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그것이 이 그란트 대륙과 정령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라 보시면 됩니다.”

“아, 그렇군요.”

“신의 주 임무는 세계의 조화와 균형입니다. 이것도 조화와 균형을 위한 조치라고 볼 수 있죠.”

레오 왕자는 잠시 생각하다가 궁금한 표정으로 유르디아를 바라본다.

“유르디아님은 어떻게 정령술에 대해 그렇게 많이 알고 계신가요? 더글라스는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하던데..”

“그건 제가 마법사이기 때문입니다.”

“마법사요?”

“네, 왕자님. 제가 처음에 호기심에 대해 말했었죠?”

“네, 맞아요. 호기심이 마법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그럼 제가 어떻게 정령술을 많이 아는지도 아시겠군요.”

“호기심.. 때문이란 건가요? 그래도..”

“왕자님께서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알겠습니다. 마법사란 다른 사람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또 책으로도 접하기 때문에 왕자님께서 생각하시는 것 이상으로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답니다.”

유르디아는 잠시 숨은 가다듬으며 레오 왕자에게 묻는다.

“왕자님, 정령술과 공격 계열의 마법의 차이는 이제 아시겠습니까?”

“네, 확실히 알 것 같아요. 계속 이야기해주세요.”

유르디아는 흰 수염을 쓰다듬으며 이야기를 계속한다.

“이제 마법 등급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현존하는 마법은 1클래스부터 9클래스까지 있으며, 각 클래스마다 비기너, 유저, 마스터의 세부 단계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1~5클래스는 뒤에 마법사, 6~7클래스는 대마법사, 8~9클래스는 대마도사라는 별칭이 붙습니다. 마법사 등급의 정식 명칭은 5클래스 유저 마법사, 7클래스 비기너 대마법사. 이런 형식이지요. 하지만 보통 5클래스 마법사, 7클래스 대마법사, 혹은 5클래스 유저, 7클래스 비기너 정도로 부릅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유르디아님, 마법사는 왜 하나의 속성만을 사용하는 것인가요?”

“왕자님, 그것은 마나 반발력에 대해 설명하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마나 반발력이요?”

“혹시 무기 반발력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네, 어제 더글라스에게 들었어요. 사람마다 고유한 마나 로드가 존재하는데, 자신에게 맞지 않는 무기를 들면 힘이 빠지고 몸이 무거워진다고..”

“정확하게 알고 계시는군요. 마나 반발력도 비슷한 개념입니다. 마법에 대한 소질을 발견한 사람이 제일 처음 해야 될 것은 바로 자신의 마나 속성에 대해 찾는 것입니다. 자신의 마나 로드에 맞는 속성을 찾는 것이지요. 자신의 마나 로드에 맞는 속성을 알려면 1클래스 마법 중 마나 스캔이라는 마법이 필요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마나의 속성을 모르면 어떻게 되나요?”

“인간이 두 가지 이상의 마법의 속성을 동시에 익히게 되면 마나 반발력으로 몸이 견디지 못해 터져버립니다. 마법을 독학으로 배우기 힘든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마법의 재능을 발견한 자가 무턱대고 아무 마법이나 배우게 되면 백이면 백 죽게 됩니다. 아주 가끔 두 가지 속성의 마법을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체질을 타고난 경우가 있지만, 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마법을 제대로 배우면 최소한 8클래스 유저는 넘어섭니다.”

“그럼 유르디아님의 스승님이신 브로스님께서는 어떤 어떤 속성의 마법을 배우셨나요?”

유르디아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진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풀고 왕자의 물음에 답한다.

“왕자님, 기본적으로 7클래스 이상의 대마법사나 대마도사들의 마법 속성은 기밀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왕자님께서는 알려드리겠습니다. 과거 7대 엠페스터 중 한 분이셨던 브로스 아트슬렌더님은 8클래스 마스터셨고, 마법 속성은 바람입니다. 그리고 저는 현재 7클래스 유저이고, 속성은 물입니다.”

“어? 마법 속성은 마나 스캔으로 가능하다면서요? 그럼 쉽게 알 수 있을 텐데 굳이 기밀로 할 필요가 있나요?”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7클래스가 되면 배울 수 있는 마법 중에는 하이드 마나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것을 사용하면 마나 스캔이 무효화 되버리면서 상대방의 속성과 클래스를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마법 속성을 바꾸어주는 속성 마나석이라는 것이 있어서, 마법의 속성을 바꿀 수 있습니다.”

레오 왕자가 진지하게 묻는다.

“속성 마나석으로 마법의 속성을 바꿀 수 있나요?”

“네, 그렇긴 하지만 6클래스 이하의 마법사가 사용하면 성공 확률이 30% 정도로 매우 낮습니다.”

“실패하면 어떻게 되죠?”

“피를 토하며 죽게 됩니다. 하지만 7클래스 이상의 마법사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7클래스의 마법 중에 마나 프로텍트라는 마법이 있는데, 이 마법을 사용하면 안전하게 마나의 속성을 바꿀 수 있습니다. 즉, 성공 확률이 100%라는 것이죠.”

“아, 그래서 7클래스 이상의 마법사의 속성이 기밀이라고 했군요.”

“네. 그래도 문제는 있습니다. 바로 속성 마나석의 양이지요. 속성 마나석 자체가 희귀한데다 마법 등급이 증가할수록, 그리고 개인의 잠재능력이 클수록 필요한 속성 마나석의 개수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합니다. 그리고 속성 마나석이라는 것이 불, 물, 바람, 땅, 빛, 어둠의 여섯 가지 속성의 마나석이 존재합니다. 길쭉한 팔면체 모양에 각 속성의 색을 띠고 있습니다. 불, 물, 바람, 땅, 빛, 어둠 속성석의 색은 각각 붉은색, 푸른색, 녹색, 황갈색, 흰색, 검은색인 것이죠. 불 속성 마나석은 화산지대에, 물 속성 마나석은 심해에 존재합니다. 바람 속성 마나석은 강풍이 많이 부는 계곡에 있습니다. 그리고 땅 속성 마나석이 가장 많고 흔한데, 땅을 3미터 이상 파고 들어가면 얻을 수 있습니다.”

놀란 레오 왕자가 유르디아를 바라본다.

“땅 속성 마나석은 흔하네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빛의 마나석은 신전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데, 신전 주변은 신성 지역이라 개인이 캐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며, 오직 신전의 사제들만이 캘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캐면 어떻게 되죠?”

“신앙심이 없거나 불순한 의도를 가진 자가 빛 속성 마나석을 캐면 그 즉시 하늘에서 번개가 내려와 소멸되고 맙니다. 오래 전에 어떤 도둑이 오래된 신전 근처에서 빛 속성 마나석을 캐다가 번개에 맞아 소멸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 신전은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그럼 빛 속성 신전의 사제들 말고는 캘 수 없나요?”

“그렇지요. 빛 속성 마법 자체가 신성력이고, 일정 이상의 신성력이 없는 사람은 빛 속성 마나석을 쥐는 순간 피를 토하고 쓰러집니다. 운이 좋으면 살겠지만, 폐인이 되는 것은 면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신을 모시는 사제가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닌 이상, 마법 속성을 빛으로 바꾸려는 마법사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둠 속성 마법석은 묘지나 습지대, 그리고 폐허의 섬 다크소울 아일랜드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유르디아님, 아까 마법 속성을 바꾸려면 클래스와 개인의 잠재능력에 따라 마나석의 양이 다르다고 하였는데, 그 개수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그건 마법사가 현재 자신의 속성과 다른 속성 마나석에 손을 대는 순간 머릿속으로 이미지화되어 나타납니다. 아까 제가 7클래스 유저이고, 속성은 물이라고 말씀드렸죠?”

“네.”

“제가 전에 불 속성 마나석과 땅 속성 마나석을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불 속성 마나석에 손을 대니 불 속성 마나석의 이미지가 36개가 떠올랐습니다. 즉, 제가 마법 속성을 불로 바꾸려면 불 속성 마나석이 36개 필요한 것이지요.”

“그럼 땅 속 성 마나석도 36개가 필요하겠네요?”

“그건 아니었습니다, 왕자님. 저도 그것이 궁금하여 땅 속성 마나석에 손을 대보니 땅 속성 마나석의 이미지가 54개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법 속성을 바꾸기 위한 속성 마나석의 개수는 현재 자신의 속성에 따라서도 다르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실험한 것이니 틀림없는 것이지요.”

유르디아 수석 마법사 앞에 녹색 로브를 걸친 청년 마법사가 머쓱한 모습으로 유르디아에게 다가온다.

“유르디아님, 식사시간입니다. 저희는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어이쿠, 벌써 그렇게 되었군. 왕자님, 저와 함께 식사하러 가시겠습니까?”

레오 왕자는 반가운 얼굴로 대답한다.

“네, 마침 배고팠는데 잘됐네요.”

“그럼 나머지는 가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레오 왕자와 유르디아는 마법사들의 연구실을 나와 마법사들의 식당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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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일매일 행복이 가득하시길..!

작가의말

드디어 마법이 등장했습니다.

순수 마법과 실용 마법이라.. 설정해놓고 보니 조금 복잡해졌네요.^^

순수 마법은 때리고 부수고 하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마법입니다.

6가지 속성과 보조 마법이 있죠.

그리고 실용 마법은 마법을 생활에 응용한 것입니다. 과학에 가깝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여기선 “마도 공학”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마도 공학은 앞으로 종종 등장하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