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류으으으크 님의 서재입니다.

몰락한 귀족으로 살아남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류으으으크
작품등록일 :
2023.06.15 11:20
최근연재일 :
2024.02.02 20:00
연재수 :
224 회
조회수 :
487,113
추천수 :
7,417
글자수 :
1,371,797

작성
23.09.26 20:00
조회
1,436
추천
23
글자
12쪽

"그의 희생"

DUMMY

“드라우튼(떨어지는) 에리아논(얼음) 게산디(가시)!, 드라우튼(떨어지는) 에리아논(얼음) 게산디(가시)!, 드라우튼(떨어지는) 에리아논(얼음) 게산디(가시)!”


페드로가 앞서나가며 이동을 시작하자 뒤에선 소니아가 연신 같은 주문을 반복해서 외우기 시작했다. 그녀의 주문이 완성됨과 동시에 램버트의 머리 위로 얼음 가시들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딸깍, 파삭, 푸쉬쉬쉬쉬쉬쉬쉬쉬쉬쉭’


그와 동시에 나도 방아쇠를 당겼다. 총구 앞에 생긴 푸른 구체가 깨어지며 램버트를 향해 가루가 흩날리기 시작했다.


‘휘릭, 치이이이이익’


‘푸쉬쉬쉬쉬쉬쉭’


램버트는 불의 검을 크게 휘두르며 불꽃을 흩뿌렸고 아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열기가 몰아치며 얼음 가시와 푸른색 가루들을 녹여내며 엄청난 수증기가 피어올라 시야를 가렸다.


‘탓, 다다다다’


“마이안데크(몰아치는) 마로우비안토(마비) 가르디엔(가루)!”


그렇게 시야가 차단된 순간 나와 페드로는 램버트에게 빠르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일대를 뒤덮는 수증기 너머로 우리의 움직임을 감지했는지 램버트가 검을 들어 올렸다.


그 순간, 소니아의 주문이 다시 한번 발동되며 램버트 머리 위에서 반짝이는 가루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더니 램버트 주위로 휘몰아치기 시작했고, 램버트는 검을 치켜든 채로 멈추어 섰다.


“어딜 감히! 으합!”


‘화르르르륵’


램버트는 갑작스레 자기 몸이 움직여지지 않아 당황했으나 이내 자신의 주위로 흩날리는 가루를 보며 흥분한 채 고함쳤다.


그리고는 기합성과 함께 그의 몸 주위로 아지랑이가 끓어오르더니 이내 사방으로 불꽃이 퍼지며 가루들을 모두 불태워버렸다.


나는 수증기 사이로 드러나는 램버트의 모습을 보며 놀랐다. 눈 앞에 펼쳐진 현상은 이번 생을 살면서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바로 검의 길을 걷는 자들이 상승의 단계에 접어들어야 가능하다는 ‘의지 발현’이었다. 보통의 의지 발현은 무형의 기운으로 상대를 속박하는 데 그치지만 램버트의 경우는 달랐다.


애초에 불의 힘을 숭상하는 가문답게 그의 의지 발현은 단순한 무형의 기운이 아닌 확실한 형태와 현상을 가지고 있었고, 공격과 수비, 그리고 제압까지 모든 효과를 갖춘 엄청난 능력이었다.


‘철컥, 끼릭, 딸깍’


‘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그렇게 램버트의 모습에 잠시간 넋을 놓았던 나는 다시금 정신을 차렸고, 이대로 램버트에게 더 접근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미 소니아의 주문으로 생성된 모든 마비 가루들을 불태워버린 상태고, 마비 또한 풀려가며 그의 검이 조금씩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는 램버트와의 거리를 다시금 가늠했다, 아직 탄환의 유효 사거리에는 닿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어차피 이대로 더 접근도 못 하고 지금 기회를 날린다면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거라 판단한 나는 초록색 탄환을 장전하고, 조절기를 강화에 둔 채 방아쇠를 당겼다.


방아쇠를 당기자 이전의 초록색 탄환과 확연히 다른 강도의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하며 전방에 구체를 이루기 시작했다. 


생성된 구체의 크기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그 안에서 휘몰아치는 바람의 칼날들은 육안으로 보기에도 이전과는 차원이 달라 보였다.


‘쉬익’


‘펑! 퓨슈슈슈슈슈슈슈슈슈슈슈슉!!’


‘쉬익, 쉬익, 쉬익, 쉬이이익’


“끄아아아악!!!”


이윽고 완성된 바람의 구체는 이전과 같이 경로상에 모든 것을 갈아버리며 천천히 앞으로 나갔고, 마비에서 풀려난 램버트는 바람의 구체를 보곤 불의 검을 내리그었다.


실체가 없는 불의 검이라 그럴까? 더없이 가벼운 소리가 나며 내리그어진 불의 검과 바람의 구체가 마주치자 풍선 터지는 소리와 함께 그 안에서 엄청난 수의 바람의 칼날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쏟아져 나온 바람의 칼날은 주변을 휩쓸기 시작했고, 당연하게도 램버트에게도 날아갔다. 램버트는 연신 불의 검을 휘두르며 자신에게 날아오는 바람의 칼날을 쳐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검술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그 엄청난 수의 바람의 칼날을 모두 막아내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내 하나둘 바람의 칼날이 그의 몸에 닿기 시작하면서 그를 난자했고 이내 사방에 흙먼지가 피어오르며 시야를 가렸다.


“헉... 헉... 쿨럭...”


잠시뒤 흩날리던 흙먼지가 걷히며 드러난 전경은 난장판 그 자체였다. 조절기를 통해 강화된 초록색 탄환은 로날프와 소니아의 설명처럼 단순히 2배의 강함을 정도로 표현할 수 없었다.


이전의 초록색 탄환이 바닥에 그저 얕은 패인 자국들을 만들어내는 정도의 수준이었다면 강화된 초록색 탄환은 터진 위치의 바닥 자체가 움푹 가라앉을 정도였다.


거기다 사방으로 날뛴 바람의 칼날들은 굵은 아름드리나무들을 깊게 파고들며 깊은 상처들을 남겼다.


하지만 거기까지, 그만한 효과 그만한 위력에도 불구하고 램버트는 건재했다. 비록 온몸에 크고 작은 상처들이 가득한 채 피투성이가 되고, 화려했던 테너리스 가문의 상징적인 갑옷은 넝마가 되어버렸지만, 그는 두발로 우뚝 서 있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


한참을 멍하니 서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피를 토해내던 램버트는 갑자기 고성을 지르며 포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눈동자가 서서히 풀어지더니 이내 초점을 잃은 상태가 되었다.


“으으...으으으으...으아아아아!!!”


‘화르르르륵.’


‘쉬익, 화르르르르륵, 쉬익, 화르르르르륵’


보통의 사람이라면 저런 부상을 입고 동공이 풀릴 정도라면 의식을 잃고 쓰러져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눈앞의 램버트는 달랐다.


누차 말하지만, 검의 길을 걷는 자들의 강함의 정도는 검술을 제한다면 의지의 크기이다. 마음에 품고 있는 신념,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의지 그것이 강할수록 보다 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확실히 그럼에 있어서 눈앞의 램버트는 상상을 초월하는 강자임이 분명했다. 이미 의식을 잃은 듯 보이는 그는 침을 질질 흘린 채 괴성을 내지르며 날뛰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강대한 의지는 단 하나였다, 자신의 주군의 적을 없애는 것. 즉, 우리를 죽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날뛰기 시작한 것이다.


이성을 잃은 지금 아까 같은 날카롭고 예리한 검술을 구사하지 못한 채 그저 불의 검을 들고 허공에 손을 휘젓고 있지만 그 결과는 가볍지 않았다.


무의식중에 의지 발현과 부정을 태우는 검을 발현하여 사방으로 불을 뿜어내기 시작했고, 위력만으로 따지자면 아까의 그 이상이었다.


“무르딘타(물방울) 페이노리(폭풍)!, 에리온드다움(얼어붙는) 브리쉬탄(숨결)!”


‘치이이이이익’


‘철컥, 딸깍’


‘바삭, 쉬쉬쉬쉬쉬쉬쉬쉬쉬쉭’


‘치이이이이익’


그의 검은 우리를 향하지 않고 허공을 그었지만, 그의 검에서 튀어나오는 불길은 그렇지 않았다. 사방으로 퍼지는 불길은 어느새 주변을 불태우며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다가오는 불길을 보며 제일 먼저 소니아가 연신 얼음과 물에 관련된 주문을 외워 불길을 줄여보았지만, 줄어드는 불길보다 새로 생겨나는 불의 화력이 더 강했다.


이어서 나도 재빨리 푸른색 탄환을 장전하여 쏘아보았지만 역시나 일시적으로 불길을 줄였을 뿐, 폭주해 날뛰는 램버트가 뿜어내는 불줄기가 훨씬 강했다.


그렇게 우리는 완벽히 램버트가 뿜어내는 불줄기에 에워 쌓였고, 원체 강한 화염 때문에 탈출로는 보이지 않았다.


“이야아아아아앗!”


‘위이이이이이이잉, 푸스스스스스스스’


“백작님 지금입니다!”


그때 페드로가 램버트가 아닌 반대 방향으로 기합성과 함께 검을 내리그었고, 페드로의 검 끝에서 일렁이던 아지랑이는 이내 쏟아져 나가며,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길게 뻗어나가며 불줄기를 뚫고 우리가 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냈다.


“뭐해 페드로! 얼른 거기서 나와!”


우리는 페드로가 발현한 수호의 검으로 간신히 램버트의 불의 장막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숨을 돌리며 다시금 램버트를 향해 고개를 돌렸고 고개를 돌린 그곳에는 페드로가 검을 내려친 자세 그대로 서 있었다.


“백작님, 어서 가십시오!”

“무... 무슨 소리야 페드로? 지금 길이 열렸잖아 빨리 나와!”


“무리입니다... 아직 제가 미숙해서 그런지 검을 거두면 사라집니다... 이 능력...”

“그럼 같이 싸워야지!!”


페드로는 아직 불의 장막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나를 바라보며 도망치라 소리쳤다. 나는 상황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왜 그는 저곳에 홀로 남아있는가? 왜 나 먼저 가라고 소리치는가.


계속해서 페드로에게 나오라 소리쳤지만, 그는 요지부동이었다. 이윽고 자신이 나올 수 없는 이유를 말해주었다.


페드로의 능력은 검의 길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은 지금 그저 사람들을, 그리고 나를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 하나로 개화한 능력이다. 하물며 그 능력은 개화한 지 이제 몇 달 되지도 않은 상태였다.


램버트와의 전투에서 비교적 능숙하게 사용하는 그를 보고 나는 내심 뿌듯한 기분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능력은 아직 완성된 게 아니었다.


“알프, 제로스, 소니아! 뭐해 빨리 페드로를 구해야지!! 같이 싸워야지!!”


페드로와의 대화로 혼란스러워하는 내가 발광하며 다시 불의 장막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제로스가 나를 붙잡아 세웠다. 나는 고개를 돌려 빠져나온 이들에게 소리치며 따져댔다.


“저쪽이다!! 쫒아라!!”


우리와 램버트의 전투는 그다지 긴 시간 벌이지 않았다. 체감상으로는 몇시간 전투를 벌인 것 같이 길게 느껴졌지만, 실상으론 길어야 30분 남짓.


그만큼 그의 무력이 놀라운 수준이었다는 것이고, 생각보다 우리들도 선전했기에 짧은 시간 동안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아무리 얼마 걸리지 않았다 하더라도, 폭주한 램버트가 피워 올린 불꽃에 의해 이 근방에 있다면 모른 체 하기 힘들 정도로 이곳의 위치가 드러났다.


그렇게 거대하게 피어오르는 불꽃을 확인한 테너리스 기사단은 바로 이곳으로 향했고 우리를 발견한 것이었다.


“백작님, 시간이 없습니다. 실망하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 꼭 살아남으시어 꿈을 이루셔야 합니다.”

“안돼!! 무슨 소리야!! 페드로 안된다고!!”


“소니아, 약속은 못 지킬 것 같아요, 같이 식사 꼭 하고 싶었는데...”

“꼬마 기사님... 아니 페드로 경, 꼭 살아 돌아오세요... 살아 돌아와서 식사가 아니라 같이 데이트든 연애든 해요. 우리...”


“지금 뭣들 하는 거야!! 빨리 구하러 가야 한다니까!!!”

“알프 경, 제로스님 백작님을 부탁합니다.”


‘퍽’


우리가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뿜어져 나오는 열기는 더욱 거세졌고 열기가 얼마나 거셌는지 불의 장막 안에 있는 페드로의 갑옷이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였다.


이런 와중에 추격대가 가까워져 오는 게 보이자 페드로는 자신의 마지막을 직감했는지 우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처음엔 내게, 그리고 소니아에게, 그리고 알프와 제로스에게도.


그렇게 모두와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내가 계속 발광하자 나를 붙잡고 있던 제로스가 검의 힐트로 내 뒷목을 내리쳤고 그렇게 나는 의식이 끊어졌다.


의식이 끊어져 가는 와중에 마지막으로 본 모습은 검을 든 채 램버트에게 달려드는 페드로의 모습이었다.


“...?! 램버트 자네가 어찌 이곳에...? 현장을 수습한다! 1분대, 2분대는 이곳에 남아 현장을 수습한다! 나머지는 반역자를 쫒아라!”

“넷!”


의식을 잃은 나를 둘러업고 그 불지옥에 페드로만 남겨놓은 채 우리는 그곳을 벗어났다. 우리가 자리를 벗어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테너리스 가문의 추격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현장에 도착한 로렌조는 불의 장막 너머 폭주한 자신 가문의 가주 램버트의 모습을 보며 본가에 있어야 할 그가 왜 이곳에 있는지 의문을 표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병력을 나누어 현장 수습과 우리의 추격을 지시하였고 그의 지시와 함께 테너리스 가문의 사람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명령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몰락한 귀족으로 살아남는 방법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9 "촌장 트빌턴" +4 23.10.05 1,278 23 14쪽
108 "브라크네" +4 23.10.04 1,271 23 14쪽
107 "2급 용병 승급 평가" +2 23.10.03 1,326 21 14쪽
106 "변종 코볼트" 23.10.02 1,317 22 13쪽
105 "3급 용병" +2 23.10.01 1,371 23 13쪽
104 "엇갈림 그리고 나아감" +4 23.09.30 1,363 24 13쪽
103 "나아갈 길" +2 23.09.29 1,386 23 13쪽
102 "실수와 희망" +2 23.09.28 1,390 23 14쪽
101 "패닉" +2 23.09.27 1,413 22 13쪽
» "그의 희생" +4 23.09.26 1,437 23 12쪽
99 "램버트 테너리스" +2 23.09.25 1,474 24 13쪽
98 "조력자?" 23.09.24 1,473 22 13쪽
97 "테너리스 기사단" +2 23.09.23 1,501 23 15쪽
96 "황제의 사신" +2 23.09.22 1,589 24 15쪽
95 "공론화" +6 23.09.21 1,538 25 13쪽
94 "흑막(?)" +4 23.09.20 1,531 22 14쪽
93 "드라바덴" +4 23.09.19 1,573 25 15쪽
92 "검은색 탄환" +4 23.09.18 1,589 25 13쪽
91 "전투의 결과" +4 23.09.17 1,579 24 13쪽
90 "계속되는 전투" +2 23.09.16 1,572 22 13쪽
89 "라이칸스로프" +2 23.09.15 1,601 25 15쪽
88 "그날의 참극" +2 23.09.14 1,596 24 12쪽
87 "그날의 밤" +2 23.09.13 1,628 24 13쪽
86 "거대한 늑대" +2 23.09.12 1,674 26 13쪽
85 "목표" +4 23.09.11 1,673 26 13쪽
84 "흔적" +2 23.09.10 1,734 27 13쪽
83 "옛날 이야기" +2 23.09.09 1,793 27 12쪽
82 "목격자들" +6 23.09.08 1,831 27 13쪽
81 "네빌 남작" +4 23.09.07 1,900 26 15쪽
80 "벨라올리" +2 23.09.06 2,013 30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