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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으으으크 님의 서재입니다.

몰락한 귀족으로 살아남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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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류으으으크
작품등록일 :
2023.06.15 11:20
최근연재일 :
2024.02.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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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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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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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공론화"

DUMMY

다행히도 벨라올리를 떠나 영지로 돌아가는 길은 별다른 방해 없이 순탄하게 올 수 있었다.


부상당한 페드로를 배려하여 속도를 조금 줄이긴 했으나 애초에 프로문트 후작령이 제국의 끝과 끝에 있는 것도 아니었고, 잘 닦인 가도를 이용하다 보니 처음 갈 때보다 조금 더 걸렸을 뿐이었다.


영지에 도착한 우리는 바로 저택으로 향했다. 이제 다들 내 출타가 어느 정도 익숙해졌는지 처음과 다르게 거창하게 환영해주는 인파는 없었다.


그저 프레드릭과 알프만이 나와 우리를 맞아 줄 뿐이었다. 프레드릭은 이번에도 붕대를 칭칭 두르고 온 자기 아들을 보고 조금 놀라긴 했지만, 생각보다 부상이 깊지 않다는 페드로의 말에 조금 안심한듯했다.


환영 인파엔 언제나 빠지지 않던 카렌이 보이지 않아 무슨 일 있나 싶어 잠시 팔찌를 보았지만, 팔찌의 보석은 여전히 밝은 초록빛을 보이고 있었다.


“카렌양은 지금 교육 중이어서 오지 못하였습니다, 검은 망치님과 소니아양도 무얼 그리 열심 힌지 새로운 걸 만들겠다며 공방에 틀어박힌 지 꽤 지났습니다. 모두 불러 모을까요?”

“아니야 오늘은 나도 좀 쉬고, 다들 내일 모이라고 전해줘.”


“네 알겠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며 의아해하는 내 반응을 놓치지 않았는지 프레드릭이 다른 인원들이 왜 오지 않았는지 설명해 주었다.


로날프나 소니아는 그렇다 치더라도 카렌이 보이지 않는 것이 내심 조금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이런 것을 보면 나도 확실히 카렌에게 어느 정도 마음이 있는가 싶은 생각이 잠깐 들었다.


소박한 환영 인사를 마치고 나는 저택 안으로 들어왔다. 물론 밖에서 바로 소니아를 만나러 가겠다는 페드로를 ‘너 지금 냄새 장난 아니다’ 라며 타박하며 씻고 저녁에나 가라 말하는 해프닝은 있었지만 별다른 큰일은 없이 오롯이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백작님이 자리를 비우신 동안 특별한 일은 없었습니다. 일전에 데려오신 인원은 순조롭게 영지에 정착하였고 별다른 문제 없이 잘 적응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병력 훈련 현황도 순조롭습니다. 영지병들과 산채 병력 모두 당장에라도 전투에 투입돼도 좋을 만큼 잘 훈련되어 있습니다. 인근의 산적 중에서도 추가로 합류하는 인원들이 있어 지속해서 훈련을 실시하는 중입니다.”


“교육도 잘 진행되고 있어요, 1기 학생들의 성공담이 자극되어 2기 학생들의 열의가 엄청나요, 기본적인 교육은 거의 마무리되었고 차주부터 직업훈련을 병행하면 될 것 같아요.”


“큼큼, 야장들의 수준도 이제 야장이라 불러도 어디 가서 창피는 안 당할 거다. 그리고 시간 나면 최대한 [빨리] 공방에 들르도록.”


“이하 동문이에요.”


아침에 시작된 회의는 그렇게 프레드릭의 현황 보고를 시작으로 저마다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간략히 보고하며 잘 마무리되었다.


로날프와 소니아는 또 무언갈 만들어 낸 것인지 의기양양해 하며 나에게 꼭, 빨리 공방에 들르라고 강조하며 말해왔다.


카렌 또한 나를 힐끗힐끗 쳐다보다, 눈이 마주치면 재빨리 시선을 피하며 얼굴을 붉히는 것이 아무래도 나도 이제 결론을 내려 그녀의 마음에 답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턱’


“이게 무엇입니까?”

“마족의 팔.”


그렇게 보고를 마치고 주위가 조용해지자 나는 페드로에게 눈짓했고 페드로는 조그만 주머니에 담긴 물건을 꺼내어 회의실 책상 위에 놓았다.


먼발치서 본다면 그냥 검게 그을린 나무 같기도 했고, 가까이서 보면 불에 탄 동물의 다리 같이도 생겼기에 다들 이것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눈치였다. 


“마족과 조우하신 겁니까? 얼마나 강했습니까?”

“응, 정말이지 페드로가 아니었으면 위험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 그래도 제몬드 만큼의 위압은 아니었어.”


“마족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죽이신 겁니까?”

“아니, 놓아줬어. 위험한 자는 아니었어.”


“제가 가져가서 연구해봐도 될까요?”

“아니, 안되 쓸데가 있어.”


“힝...” / “큼...”


책상위의 물건이 무엇인지 제일 먼저 물은 것은 단연 프레드릭이지만 정체를 알고 나서 모두 침묵하는 가운데 가장 먼저 질문을 한 것은 역시 마족을 겪어본 적 있는 알프였다.


이 자리에서 드라바덴과의 이야기를 모두 설명하기엔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 알프가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간략히 대답해 주었다.


이어진 프레드릭과 소니아의 질문에도 같은 이유에서 간략하게만 답해 주었다. 물론 마지막에 소니아의 요구에 딱 잘라 거절했지만, 그녀뿐 아니라 로날프가 더 크게 실망한 것 같아 보였지만 내색하진 않았다.


그리고 조용히 있던 카렌은 별다른 질문을 하지 않고 연신 자기 팔목에 채워진 팔찌에 시선이 향하는 걸 보니 마족과 조우했단 이야기에 내 몸 상태가 걱정되어 그러는 것 같아 보였다.


“이것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황실에 보낼 거야. 제몬드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 다른 마족을 마주하면서 확실해진 건 이 마족에 대한 문제는 우리들만으로 해결할 만한 사안이 아니야.”


앞서 말한 적 있듯이, 나는 마족의 문제를 단순히 우리끼리 처리할 수 있는 문제로 보지 않았다. 제몬드 때 느꼈던 그의 강함도 강함이지만, 이번 드라바덴 또한 상당히 강한 편에 속했다.


아마 내게 신형 무구가 없었거나, 페드로가 위험한 순간에 기적적으로 중위의 단계에 접어들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아마 몸 성히 돌아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제몬드와 드라바덴이 이구동성으로 한 이야기는 인간에게 호의적인 아니,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는 마족의 수도 극히 적을 것이라 했었다.


여태껏 우리가 운이 좋았기에 만났던 두 마족이 인간에게 비교적 호의적이었던 것이지 본격적으로 마족들이 활개를 펼치기 시작한다면 대륙 전역은 순식간에 혼란에 휩싸일 게 분명했다.


나는 여태껏 말하지 못한 솔직한 내 심정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주었다. 마족의 문제는 잠재적인 위협을 너머 이제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다가오고 있고, 이것은 우리끼리 해결할 수 없다는 게 내 평가다.


그렇기에 이것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고 그 시작점은 대륙에서 가장 강한 영향력을 가진 제국의 황실이 되어야 한다 생각했다.


나는 이 마족의 팔을 증거로 황실에 보내 대륙 전역에 마족의 위협에 대해 공론화 시킬 생각이었다.


“황실에 보낸다 한들 믿겠습니까?”

“인간의 손을 닮은 형태, 기형적으로 날카롭고 긴 손톱, 그리고 검게 그을리긴 했지만 검붉은 털까지. 이걸 본다면 아니라고 우기기도 좀 그렇지 않을까?”


“그래도 지금의 제국의 실상이라면...”

“그럼 확실해지겠지... 뒤에서 조종하는 그들의 정체가.”


내 이야기에 다들 조용한 가운데 역시 프레드릭이 가장 본질적인 질문을 해 왔다. 과연 황실이, 듀발 후작이 내 말을 믿을 것인지 말이다.


나는 한편으론 이 또한 기회라 생각했다. 작금의 여러 사건을 보아 듀발 후작이 아무리 똑똑하고 특출난다고 하더라도 그 혼자 이 모든 것을 이뤄냈다곤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분명히 배후세력 혹은 그와 같이 일을 꾸미는 자가 있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만약 이 사건을 덮거나, 충분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믿지 않는다면 듀발 후작과 연계된 자는 마족일 것이다.


회의는 마무리되었고 나는 마족의 팔과 함께 서신을 써 황실에 급보를 보내었다. 보통 대부분의 우편과 편지는 상인들에 의해 이동하고 전달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중요한 물건이나 급한 일일 때는 가문의 깃발을 세운 기수를 보내기도 한다. 가문의 깃발을 단 기수에게 가문의 문장패를 하나 쥐여주면, 기수는 각 도시에서 어려움 없이 말을 바꿔타며 최대한 빨리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제대로 왔군, 그래서 어땠어?”

“뭔 인사도 없이 이렇게 다짜고짜예요?”


“사내 녀석이 뭔 말이 그리 길어?! 어땠냐고 신형 무구!”

“맞아요, 저도 궁금하단 말이에요 빨리 알려줘요.”


그렇게 황실로 기수를 보낸 뒤, 나는 급한 행정업무만 마무리하고 로날프의 공방으로 향했다. 공방에 들어서기 무섭게 로날프와 소니아가 질문 세례를 퍼붓기 시작했다.


“위력은 만족, 나머진... 만든 사람들이 더 잘 알 알고 있죠? 나 죽을 뻔했습니다.”


솔직히 무구의 성능은 만족을 넘어 대만족이었다. 물론 여러 가지 단점도 존재하긴 했지만, 그 단점을 상쇄하고서라도 화력 면에서 기대 이상이었기에 좋았다.


다만, 나의 상태를 묻기보다는 새로운 무구에 대해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은 둘을 보자 괜히 골이나 심술을 좀 부렸다.


“큼큼, 그래서 내가 인챈터 저치랑 조끼도 만들고, 어? 부츠도 만들어줬잖아.”

“맞아요, 무구도 모질라 그것까지 만드는데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요?”


둘이 함께 공방에 틀어박혀 이것저것 개발한 시간이 적지 않은지 처음의 견원지간 같던 때와는 달리 합심하여 내게 항변해 왔다. 아마 종족을 떼어놓고 본다면 죽이 참 잘 맞는 부녀지간 같아 보일 정도였다.


“하하하, 농담이에요 농담. 대만족이었어요, 이번에 이거 없었으면 진짜 위험할 뻔했어요.”


“휴... 다행이네요... 우리도 저거 테스트하다 죽을 뻔했잖아요.”

“그러게, 백작 저놈이 둔해서 다행이지, 용케 시제품으로 살아 돌아왔네.”


“다 들립니다만? 아 근데 이거 반동 어떻게 안 될까요? 바닥에 발을 딛고 쏠 때는 괜찮은데, 항상 안정된 자세로 사용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게 합심하여 항변하는 둘을 보자 둘의 묘한 조합이 참 재밌어 웃음을 참지 못하고 결국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내 솔직한 평을 들은 둘은 그럼 그렇지 하며 내 앞에서 고개를 끄덕이곤, 살짝 옆으로 돌아 서로 소곤소곤 대화를 나누었는데 둘 다 천성적으로 무언갈 남한테 감출만한 성미는 안되는지 목소리가 다 들려왔다.


“무구 이리 내봐.”

“이거를요?”


“아 어서 안주하고 뭐해?”


그들에게 말했듯 솔직히 무구의 위력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소드마스터의 의지를 실은 검격에도 쉽게 상처를 입지 않던 마족에게 단순히 무구만으로 그 정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건 대단한 것이었다.


다만 이번처럼 보여주었던 것처럼, 항상 바닥에 두 다리를 디딘 채 안정된 자세로 사격할 수는 없기에 반동을 제어할 방법이 없는지 묻자, 로날프는 내게 무구를 달라 고함치며 손을 내밀었다.


그의 표정이 조금 굳어있는 게 내가 괜히 무구에 대해 불평해서 줬다 뺏으려 아닌가 싶어 망설였지만, 재차 이어지는 고함에 그에게 무구를 건네 줄 수밖에 없었다.


내게서 무구를 건네받은 로날프는 능숙한 솜씨로 무구를 분해하기 시작했고, 이내 공방 안쪽의 상자에서 몇 가지 부품을 꺼내더니 순식간에 조립해 다시 내게 건넸다.


“안 그래도 우리도 그게 걱정이었어, 그래서 조끼를 만든 각인술로 개머리판이라 불리는 그곳을 새로 만들었다. 아마 충격을 훨씬 줄여줄 거야.”

“맞아요, 조끼랑 같은 추엠브라(충격) 모르타이욘(무효)를 새겨넣었으니 적어도 지금보다 절반은 나아질 거에요.”


“그리고 이건 인챈터가 깨나 고생했다. 여기 측면에 조절기를 달았다.”

“조절기요?”


“자세한 공정을 알 필요는 없고. 맨 위에서부터, 강화, 일반, 열화 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서부턴 제가 설명할게요.”


아마 그들도 무구를 테스트하며 여러 단점을 발견했었고,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던 듯했다. 그리하여 개머리판 자체를 충격을 없애주는 아티팩트로 만든 듯했다.


더욱 놀라운 건 이 조절기였다, 강화, 일반, 열화 세 단계로 나뉜 조절기는 탄환의 마법이 발동될 때 약실에 촉매가 발동되게끔 만든 장치였다.


강화는 탄환의 위력을 두배로, 대신 탄환과 동일하게 하루에 한 번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그리고 일반은 기존 위력, 마지막 열화는 절반 정도의 위력으로 나누어 한 탄환을 두 번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했다.


나는 다시 무구를 받아 들고는 그들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한 뒤 공방을 나왔다. 황실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기에 그리 시간적 여유가 있던 것은 아니었고, 영지의 밀린 업무 이외에도 답을 내어야 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걸음을 옮겨 카렌의 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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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그의 희생" +4 23.09.26 1,436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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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조력자?" 23.09.24 1,473 22 13쪽
97 "테너리스 기사단" +2 23.09.23 1,500 23 15쪽
96 "황제의 사신" +2 23.09.22 1,589 24 15쪽
» "공론화" +6 23.09.21 1,538 25 13쪽
94 "흑막(?)" +4 23.09.20 1,530 22 14쪽
93 "드라바덴" +4 23.09.19 1,573 25 15쪽
92 "검은색 탄환" +4 23.09.18 1,589 25 13쪽
91 "전투의 결과" +4 23.09.17 1,579 24 13쪽
90 "계속되는 전투" +2 23.09.16 1,571 22 13쪽
89 "라이칸스로프" +2 23.09.15 1,601 25 15쪽
88 "그날의 참극" +2 23.09.14 1,596 24 12쪽
87 "그날의 밤" +2 23.09.13 1,628 24 13쪽
86 "거대한 늑대" +2 23.09.12 1,674 26 13쪽
85 "목표" +4 23.09.11 1,672 26 13쪽
84 "흔적" +2 23.09.10 1,734 27 13쪽
83 "옛날 이야기" +2 23.09.09 1,793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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