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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으으으크 님의 서재입니다.

몰락한 귀족으로 살아남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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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류으으으크
작품등록일 :
2023.06.15 11:20
최근연재일 :
2024.02.02 20:00
연재수 :
2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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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7,093
추천수 :
7,417
글자수 :
1,371,797

작성
23.09.24 20:00
조회
1,472
추천
22
글자
13쪽

"조력자?"

DUMMY

“서신?”

“네, 백작님이 자택에 연금되신 날 저녁, 페드로 경에게 익명의 서신이 도착했어요.”


“무슨 내용이었는데?”

“‘데일 볼든 백작은 수도에 도착하면 죽는다.’ 이 한 줄만 적힌 서신이었어요.”


소니아의 이야기에 나는 의아함을 표했고, 소니아는 서신에 관해서 간결하게 답변해 주었다.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누가, 왜, 이런 시기에 서신을 보냈는지 궁금해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당장 떠오르는 이는 없었다.


제국 내에서 확실한 내 편이라 부를 수 있는 자는 적었다, 황제와 그랑 후작, 그리고 스위든 백작 정도뿐이다. 하지만 이번 일은 수도에서 벌어졌기에 스위든 백작은 제외했다.


그렇다면 남는 이는 황제와 그랑 후작일 텐데 그 둘은 이미 무리를 해가며 나를 우선 소환하게끔 한 것이 그들인데 내가 수도에 오면 죽는다고 서신을 낼 리가 없었다.


그리고 설사 나를 탈출시키려 했다면, 이곳에는 테너리스 기사단이 아닌 원래의 사신 행렬이 오는 것이 맞을 것이었다.


앞서 말했듯 테너리스 기사단은 정의를 집행하는 검으로 황실과 황제를 대변하는 일종의 얼굴이다. 그런 테너리스 기사단이 임무에 실패했다는 것은 황제의 명예와 위신이 추락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만약 정말로 황제와 그랑 후작이 나를 걱정해서 이러한 서신을 보낸 거라면, 황제의 사신인 테너리스 기사단이 도착하기 전에 도망치라 서신을 보냈어야 전후 관계가 맞아떨어질 것이었다.


“그 익명의 서신 하나로 일을 벌인 거야? 내가 수도로 송환된다 해도, 저들은 나를 명백히 반역으로 몰 증거가 없어. 아마 그저 근거 없는 낭설로 혼란을 조장했다 하며, 작위가 강등되거나 하는 정도밖에는 할 수 없을 거야.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어. 지금의 일로 이제 반역을 인정한 게 되었어, 서신을 보낸 자가 이걸 유도하기 위해서라는 건 생각지 않았어?”

“저희도 처음에 그걸 의심했습니다.”


“그러면 왜? 다른 이유라도 있어?”

“이걸 들어보십시오.”


이야기를 듣고 나서 문득 든 생각은 이 서신을 듀발 후작이 보냈을 경우이다. 황제의 칙서에 반역을 운운하긴 했지만, 이번 특혜를 통해 황제는 나를 처벌할 의사가 없음을 보인 것과 다름없다.


그런 와중에 내가 소환된다 한들 듀발 후작의 사람들이 나를 완벽히 반역으로 몰 증거가 없는 가운데 내게 큰 처벌을 내리지는 못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한 듀발 후작이 자기 말이, 내가 반역을 저질렀단 사실에 더 힘을 싣기 위해 내 가신들에게 거짓 서신을 보냈다면, 순간 소름이 돋았다.


지금껏 떠올렸던 어떠한 가설 중에서도 가장 신빙성 있고 앞뒤 아귀가 맞아떨어지는 가설이었기 때문이다.


생각을 정리하고 거의 확신에 찬 나는 나를 구하러 온 이들을 질책했다. 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냐 마는 지금의 실책은 꽤 뼈아픈 실책이었기 때문이다.


내 질책을 덤덤히 듣고 있던 페드로가 내 말이 끝나자 품에서 초록빛과 푸른빛을 동시에 띠는 조그마한 보석 두 개를 내게 건넸다.


서신 속의 봉투에 함께 담겨 왔다는 이 돌은 ‘기억의 조각’ 이었다. 이것은 현대의 카메라와 비슷한 아티팩트로 길진 않지만 짤막한 영상과 음성을 기록할 수 있는 아티팩트였다.


기억의 조각을 받아든 나는 조심스레 조각 안에 담긴 영상을 재생시켰다.


“폐하, 이건 중대한 반역 행위입니다. 데일 볼든 백작을 엄벌하셔야 합니다.”

“재상, 짐을 향한 그대의 충심과 제국의 안정을 위한 그대의 노고를 알고 있다. 하지만 데일 볼든 백작은 개국공신 가문으로써 제국을 위해 스스로 자청하여 변방을 개척한 공이 적지 않다. 서신 하나만 보고 제국을 위해 힘쓰는 자가 반역을 꾀했다 보기 어렵다. 하여 내 친히 데일 볼든 백작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려 하니 재상은 이 이상 토를 달지 말라.”


“네, 알겠습니다. 폐하. 송구합니다. 폐하를 향한 소신의 충심이 폐하를 오히려 곤란하게 해드린 듯합니다.”

“그만 나가보라.”


영상의 시작은 제국의 제전이었다. 제전의 모습은 황제와 그랑 후작, 그리고 몇몇 중신들이 위치한 상태에서 영상은 시작되었다.


재생되는 영상은 이미 한창 회의 중인 상황인 듯했다. 내용을 보아하니 내가 예상했던 것과 같이 듀발 후작이 서신으로 나를 반역자로 몰고, 황제가 내 편을 들어 우선 황실로 소환하는 것으로 결정짓는 내용이었다.


이 영상은 그다지 큰 내용을 담고 있진 않았지만, 적어도 이 서신을 보낸 사람이 제국의 중신 회의에 참석할 만큼 작위가 높은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치지지직’


“반역의 죄로 모는 것은 실패했소. 내 이건 무리라 진즉 이야기하지 않았소.”

“시끄럽다. 너는 그냥 시키는 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네가 존재함을 명심해라.”


“...”

“너는 사람을 풀어 그가 수도에 들어오면 바로 제거해라.”


“꼭 그렇게 해야겠소? 그를 조용히 처리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소.”

“너는 내게 질문을 할 자리에 있지 않다. 번번이 우리의 계획을 방해하는 자다. 미리 싹을 잘라야 한다. 모든것은 데카 톤 님의 뜻이시다.”


“...알겠소, 데카 톤 님을 위하여.”


두 번째 영상은 보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었다. 첫째, 듀발 후작이 마족과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이었다. 영상 속에 듀발 후작과 대화하는 인물이 누구인지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말미에 데카 톤이 언급된 것을 보면 확실히 마족과 연관이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둘째, 듀발 후작과 마족과의 관계는 수평적인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화 내용을 보면 어둠에 숨은 의문에 사람은 듀발 후작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있었다.


이 둘의 관계에서 듀발 후작이 아주 영향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종 결정에 대한 권한은 오롯이 마족으로 보이는 어둠에 숨은 사람이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첫 번째 영상과 두 번째 영상 둘 다 거리를 두고 찍힌 영상들이다. 한마디로, 같은 공간에 있는 제삼자가 찍은 것이다.


첫 번째 영상은 제전 안이다 보니 참석하는 인원 중 한명이 찍었을 수도 있지만, 두 번째 영상은 달랐다. 듀발 후작과 마족으로 보이는 자의 은밀한 대화는 먼발치서 찍은 게 아닌 가까운 곳에서 찍힌 영상이다.


둘의 대화 내용으로 보아 공개적인 장소에서 대화를 나누었을 리 없으므로 적어도 페드로에게 서신을 보내준 자는 제국의 중신이면서, 듀발 후작의 최측근 중 한명이란 이야기였다.


이 말인 즉 슨, 듀발 후작의 최측근 중에 배신자가 있다는 것이고. 그 배신자가 어떤 의도를 지녔든 간에 우리를 아니 나를 도우려 한다는 것이다.


“어서 쫒아라!!, 멀리 가지 못했을 것이다!!”


잠시간 숨을 돌리며 이야기를 나눈 것도 잠시 이윽고 저 멀리서 아주 작게 불꽃이 일렁이며 사람들이 뛰어오는 게 보였다.


아직은 우리가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알고 쫒는게 아니지만, 이대로 더 가까워진다면 들킬 수 있기에 우리는 다시금 이동을 시작했다.


‘스릉, 스릉, 스릉’


“누구냐, 정체를 밝혀라.”


우리는 추격을 피해 또 한참을 더 달리고 또 달렸다. 야심한 시간에 아무런 수풀 사이로 스며들어오는 아주 미약한 불빛에 의지해 뛰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체력을 소비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숨이 다시 또 턱 끝까지 닿아 이제 더 뛰기 힘들단 생각이 들 무렵, 앞서 뛰던 세 사람 페드로와 알프, 제로스가 일제히 검을 빼 들며 멈추어 섰다.


“질문이 틀렸소, 내가 누군지 보다 왜 이곳에 있는지가 궁금해야지. 안 그렇소 데일 볼든 백작?”

“나를 아는 자인가?”


“그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수도로 갔었어야 했소. 이 모든 일은 그대가 자초한 것이오.”


‘스릉, 화륵’


전방에 나타난 자는 페드로의 질문에도 자신의 정체는커녕 알 수 없는 말을 잇더니 이내 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그의 검에서 마치 끈적이는 듯한 느낌의 화염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불타오른 검에 비친 그의 모습은 내가 익히 아는 자였다, 바로 램버트 테너리스. 테너리스 가문의 현 가주이자 초대의 불꽃을 태울 자라 불리는, 차기 검성을 논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자였다.


우리의 눈앞에 이자가 있다는 것, 황제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테너리스 가문의 가주가 나를 죽이기 위한 자객으로 왔다는 것은 테너리스 가문은 이미 황제의 손을 떠났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영상에서 보았듯 듀발 후작이 마족으로 보이는 자의 명령을 통해 내게 자객을 보냈을 것이 확실시된 지금 내 앞의 자객이 테너리스 가문의 가주라는 것은 듀발 후작은 이미 황제의 거의 모든 수족을 다 장악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이 가설에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듀발 후작이 이미 테너리스 가문을 전부 장악했다면, 황제의 사신들만 동원해도 충분했을 텐데 왜 굳이 황제 사신들의 손을 타지 않고 테너리스 가문의 가주만 따로 내게 자객으로 보냈는가 하는 점이다.


‘저벅, 저벅, 저벅’


“이얏!”


‘휘릭, 텅!’


‘스륵, 핏’


내가 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리가 혼란스러운 이때, 눈앞의 자객은 내게 더 이상 생각을 주지 않았다. 서로 견제하며 대치를 이루던 전방에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대치를 깨고 먼저 움직인 것은 테너리스 가문의 가주, 램버트였다. 그는 불타오르는 자신의 검을 한손으로 잡고 끝을 늘어뜨린 채 서서히 내게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가 나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하자 제일 먼저 페드로가 반응했다. 페드로는 기합성과 함께 그에게 달려들며 검을 내리그었지만 한손으로 휘두른 그의 검에 부딪히며 뒤로 밀려났다.


그리고 그 틈을 노리며 바로 제로스가 램버트의 몸을 향해 가로로 베었지만, 램버트는 가벼운 몸짓으로 피했다.


‘쉬익, 팟’


‘쉬이익, 화륵’


그리고 그렇게 피해내자마자 알프가 이어서 램버트의 목을 향해 검을 날카롭게 찔러넣었지만 이내 고개를 트는 정도로 알프의 위협적인 찌르기를 피해내었다.


그리고 이어서 불타는 자신의 검을 휘두르자 그의 검에서 일어난 불꽃이 주변으로 튀었고 세 사람은 모두 뒤로 도약하며 화염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페드로, 알프, 제로스 기사 출신의 이 세 사람은 눈앞의 적을 향해 평소 같았으면 하지 않을 합격을 펼치고 있었다. 조금 전 짧은 대치로 램버트와 자신들의 격차를 느낀 것이다.


그렇게 이어진 세 사람의 연격은 웬만한 사람이라면 아무리 유명한 기사라도 아무 피해 없이 막아내는 게 쉽지 않을 정도로 절묘하고 완벽한 연격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대상이 눈앞의 램버트라는 것이었다. 앞서 말했듯 램버트는 차기 검성을 논하는 자리라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만큼 대륙에서 모르는 자가 없는 강자였다.


그것도 아직 30대 후반의 나이로 이룬 성과였다. 램버트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재능을 보여주었다. 그저 몇 번 보는 것만으로도 여러 검술을 완벽하게 구사했고 불세출의 천재라 불리며 가문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다.


제국의 기사 아카데미에 입학하는 나이는 보통 13세에서 15세 전후이다. 그 정도 육체적 성장이 이루어져야 본격적인 검술의 방향과 기사로서의 소양을 배워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램버트는 그 재능을 인정받아 황제의 윤허 하에 10세에 조기 입학하였고, 5년의 수료 과정도 지속적인 월반을 거듭하며 13세에 수석으로 수료했다.


아카데미를 수료한 그는 자신의 가문이자, 황제의 기사단에 수습 기사로 들며 성인이 되기 전에 정식 서임을 받았고, 수련의 수련을 거듭하여 20대 중반에 들어설 무렵 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재능은 멈출 줄 몰랐고 검의 길에 들어선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중위의 단계에 들어서며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했다.


중위의 길에 들어선 램버트가 유명해진 것은 그의 검술 실력은 둘째치고라도, 그가 중위에 올라서면서 개화한 능력인 ‘부정을 태우는 검’ 때문이었다.


초대 테너리스 가문의 가주인 몽블랑트 테너리스가 중위에 올라서며 개화한 능력은 그저 강력한 화염 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몽블랑트의 위력적인 검술과 강력한 화염이 어우러져 검성이란 칭호를 안겨주었던 것이었다.


앞서 말했듯 그 뒤로 테너리스 가문은 초대의 불꽃에 가장 가까운 능력을 지닌 자를 가주로 세웠고, 램버트가 중위의 능력을 개화한 날 그는 테너리스 가문의 가주가 되었다.


물론, 램버트가 개화한 부정을 태우는 검은 초대의 능력과는 확연히 다르다. 어떻게 본다면 오히려 훨씬 더 강력한 것이라 말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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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나아갈 길" +2 23.09.29 1,386 23 13쪽
102 "실수와 희망" +2 23.09.28 1,389 23 14쪽
101 "패닉" +2 23.09.27 1,413 22 13쪽
100 "그의 희생" +4 23.09.26 1,436 23 12쪽
99 "램버트 테너리스" +2 23.09.25 1,474 24 13쪽
» "조력자?" 23.09.24 1,473 22 13쪽
97 "테너리스 기사단" +2 23.09.23 1,500 23 15쪽
96 "황제의 사신" +2 23.09.22 1,588 24 15쪽
95 "공론화" +6 23.09.21 1,537 25 13쪽
94 "흑막(?)" +4 23.09.20 1,530 22 14쪽
93 "드라바덴" +4 23.09.19 1,572 25 15쪽
92 "검은색 탄환" +4 23.09.18 1,589 25 13쪽
91 "전투의 결과" +4 23.09.17 1,579 24 13쪽
90 "계속되는 전투" +2 23.09.16 1,571 22 13쪽
89 "라이칸스로프" +2 23.09.15 1,601 25 15쪽
88 "그날의 참극" +2 23.09.14 1,596 24 12쪽
87 "그날의 밤" +2 23.09.13 1,628 24 13쪽
86 "거대한 늑대" +2 23.09.12 1,674 26 13쪽
85 "목표" +4 23.09.11 1,672 26 13쪽
84 "흔적" +2 23.09.10 1,734 2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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