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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레인 님의 서재입니다.

브류나크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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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레인
작품등록일 :
2020.05.26 11:05
최근연재일 :
2022.01.06 18:53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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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수 :
104,697

작성
20.08.1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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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3화. 수업

DUMMY

새가 짹짹하고 울어댄다.


끄응.. 날이 밝았군.


비록 눈을 감고는 있지만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쬐는 것은


느껴진다. 아마 창가를 통해 햇빛이 환히 비춰지는 듯 하다.


그나저나 참 오늘은 날씨가 유독 좋나 보군..


베개 주변이 아주 뜨끈뜨끈한걸..



눈을 떠보니 내가 폭신 폭신한 침대에 부드러운 모포


같은 걸 깔고 누워 있었다.


어라? 그러고보니 이곳이 어디지?


페르크와 싸웠던 것 까지는 얼핏 기억이 나는데..



벌떡.



"아, 일어났어?"



깜짝이야.


내 침대 옆에서 누가 말을 걸어왔다.



얼굴을 들어 올려보니 처음 보는 사람이 싱긋 웃고 있었다.


동안.. 아니 키도 작고 해서 조금은 아이 같기도 했다.


좀 귀엽게 생겨서 왜인지 누나들한테 사랑을 많이 받을


것만 같은.. 그런 인상?



쳇. 돌이켜 살아보니 난 그딴 거 없던 거 같은데..


나도 조목조목 살펴보면 못생긴 건 아닌 것 같은데 왜


그런게 없었지?


갑자기 심술이 난 랑트였다.



"내 이름은 에드몬드 드 파헬벨. 난 마법을 배우는 수련생


이야. 잘 부탁해"


"어...어. 내 이름은 랑트라고 해."





에드몬드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고 나니 서서히 기억이


다 나는 것 같았다.



이곳은 기숙사이며, 3인실인데, 자리가 남아 한동안 에드-


몬드가 독실처럼 쓰고 있었다고 했다. (그 말을 듣자 왠지


하필 이곳으로 들어와서 불편을 끼친 느낌이 들어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원래 사람이 더 있어야 당연한 거고, 게다


가 2명 이상이 있어야만 대여해주는 장비나 이용할 수


있는 시설도 있어서 필요한 경우 다른 방의 친구들에게


부탁해야해서 도리어 더 사람이 부족한 게 나름 아쉬웠다


고 한다. 어쩐지 너무 환대한다 싶었다.)



약간은 TMI지만 당시 페르크와 맞짱(?)을 벌인 뒤 기사단


내부에서 유명세(악명이겠지만)를 타고 있으며 상당히 유명


인사가 되었다고 한다. 에드몬드 말에 따르면 왕실 유명 인


사에 눈에 띌 수도 있으며, "그것도 나름대로 재능"이라고.


음.. 초면에 먹이는 건가 이 자식..?



하지만 티없이 맑게 환히 웃는 이 아이 같은 웃음에 심지


어 악의라곤 없는 순수한 눈빛을 보니 또 그건 아닌 것


같았다..



타닥 타다닥



때래래래래래래래랭


응? 뭔가 어디서 구수한 냄새가..



"아, 맞다, 베이컨을 굽고 있었지!!"


에드몬드가 황급히 일어나서 주방쪽으로 달려갔다.



그러고 보니 여기 되게 크구나, 주방까지 분리가 되어있고.


하긴, 3인실이지?



"음.. 다 익었다! 랑트, 너도 와서 밥 먹을래??"


"응? 나??"


"응. 아직 아침 안 먹었지?"


"그야 물론.. "


자고 있었으니까 그럴리가.


"일로와! 그럴 줄 알고 네 몫까지 요리마법 걸어놨으니까."


오.. 요리 마법이라..


그런 게 된다는 거 참 신기하군..



졸린 눈을 간신히 뜨며 부스스한 채로 일어나서 식탁을


향해 걸어갔다.


큭.. 어깨죽지랑 허리 부근이 욱씬 욱씬 거린다.


상처가 컸다보니..


아직은 아플만도 하지.


이렇게 겉으로나마 멀쩡히 나은 게 도리어 신기한 일이다.



가볍게 팔목을 풀어주고( 왼 팔을 풀어주고 다른 쪽을 푸는


데 그만 끄아아아악하고 비명을 지를 뻔 한건 비밀이다.


물론 에드몬드가 이상한 낌새를 누치채고 "왜, 왜 그래?"


하고 물어보긴 했지만..) 의자를 꺼내 털썩. 하고 앉았다.



"크헉!"


"아.. 미안. 의자가 좀 딱딱하지? "



돌 의자였다.


방심했다. 방석까지 기대한 건 그렇다 치고..


최소 나무 의자일 줄 알았는데.


아직 눈꼽이 있어서 그런가 눈이 침침하다보니 까무잡잡


해보이는 것도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낭패를..



"미리 말해줄 걸 그랬네.. 아직 몸이 안 좋을 텐데."


안쓰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는 에드몬드



.. 이 자식, 멕이는 거다. 날 멕이는 게 분명해..


저 한 없이 선량한 얼굴과 순수해보이는 눈빛에 속으면


안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




간단히 식사와 세면을 마친 뒤 에드몬드의 도움을 받아


훈련 의복을 갖춰입었다.



아직 정식 갑옷과 투구를 걸치기에는 숙련도가 부족하기도


하고 몸이 버텨내지 못하기 때문에 안전 보호대 위에 간이


갑옷과 간이 투구를 걸치는 형태였다.



투구는 목재였고 갑옷도 사실상 거의 태반이 천에 앞부분


상의 부에 가죽 판때기 비슷한 걸 덧 댄 상태라 아주


가벼웠다. 사실상 지금까지 입고 다녔던 레더갑옷의 1/10도


안 되는 무게라 솔직히 말하면..



아주 날아갈 것 같은 상태이다.



이걸로 훈련을 해도 되나 싶을 정도.


단지 좀 더 설명을 하자면 천이 그냥 천이 아니라 비단이


라 그런지 좀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인다는 차이가 있었다.



"이거 완전 패션 아이템 아니야? 이걸로 훈련이 되나?"


"뭐? 헤헤!"


에드몽드가 웃었다.



"뭐, 유니폼도 패션으로 치자면 패션이긴 하지, 자, 랑트,


받아!"



에드몽드가 뭔가를 나한테 던졌다.


엉겁결에 받았는데 촤랑촤랑 쨍강하는 소리가 났다.


"보조열쇠야. 주머니 같은 데에 챙겨놔. "


"어, 엉.."


서둘러 앞 섶 주머니에 집어 넣었다.


뭔가 엉성한 기분이 들지만.


설마 뭐, 빠질 일은 없겠지.


지도를 펼쳤다.



처음 도착한 제국 황실 생도 수련학교의 규모는 엄청났다.


"역시.. 아낌없이 투자한다는 게 거짓은 아니었군."


사방이 대리석이었다. 발걸음이 저절로 공손해지게 되는


위압감이 있었다.


제국이 제국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모두 강력한 군사력과 재력이 기반이 되니까 가능한 것.


재력은 넓은 영토에서 거둬들일 수 있는 막대한 세수와


풍부한 곡물들로 가능하다고 쳐도, 강력한 군사력은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가?


징집과 훈련? 국가간의 전투에서 보병의 수도 물론 중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전투의 승기를 결정짓는 기사들과


마법사, 사제들의 수이다.


특히 우수한 기사를 확보해야지만 더 뛰어난 전술을 구사


할 수 있으며 전쟁을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치를 수


있기 때문에 각국은 경쟁하듯이 기사들을 영입하고 또


차기 기사단이 될 자들을 모집하여 육성하였다. 그 학교에


많은 권력과 자금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황실을 수호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제국의 황실이기에


그 투자 규모도 엄청났고, 자연히 이런 막대한 규모의 수련


학교도 세워질 수 있는 것이다.



랑트는 기사 생도, 에드몬드는 마법사 생도였으므로 아쉽게


도 잠시 갈라질 수 밖에 없었다. 어차피 기초 수업이 끝나


고 나면 자주 볼 일도 많을 거고, 애초에 매일 기숙사에서


만나게 될테니 그렇게까지 아쉽지는 않았다. 에드몬드는


많이 아쉬워했지만..



첫 수련장소는 중앙 건물 뒤쪽의 수련관이었다. 운동장같은


느낌이었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이곳은 잔디가 깔려있다는


것이었다.


"인공잔딘가? 아,"



그냥 잔디였다. 너무 깔끔하게 관리되어서 순간 의심했다.


"어이! 거기 뭐하는 거냐!! 누가 딴짓해도 된다고 했지?"


검술 기초 이론 담당 교사, 네이몬 팍팍이 날카로운 눈초리


를 보내며 지적했다.


"아.. 죄송합니다."


"흠,흠. 지금부터 따라오지 못하면 앞으로도 영원히 따라오


지 못하니 제대로 집중하도록. 그리고.. 아직까지 제대로 자


리 못 잡은 학생들은 그쯤되면 제발 아무데나 앉아라!! 거..


엉덩이 부분 땅에 닿는다고 닳는 것도 아니고."


"네..엡.."



우르르 학생들이 앉기 시작하는 가운데 괜히 쓸데없는 짓


으로 찍힌 게 아닐까. 근심이 생긴 랑트였다.


"자, 검술의 기초는 찌르기와 베기 2가지로 구성된다. 그 중


베기는 기본 3가지로 이루어진다. 그 어떤 검술의 초식이라


도 베기에 한 해서는 이 세 가지를 바탕으로 구성이 되지.


다 방향과 흐름의 차이만 있을 뿐."


"그게 무엇이냐, 간단하다. 상단베기, 중단베기, 하단베기.


이 3가지로 모든 검술이 이루어져있지. 즉 이것이 베기에


있어서 알파이자 오메가다. 검술의 지존이라 불리는 검왕


아르딘이라 할지라도 이것은 변함이 없다."



꿀꺽.


어느 수련 생도가 목에 침 넘기는 소리였다. 그만큼 다들


집중하고 있었다.



"나는 우리 생도들이라면 충분히 이 정도는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다면, 자, 질문을 내겠다. 상단베기는


어디를 베는 것이라고 생각하나?"


"머리입니다."


"음.. 아쉽군. 반은 맞다."


웅성웅성.


"틀렸단 말입니까?"


"그런 말은 안 했다. 보르츠. 내가 그렇게 말한 건 반쪽자리


대답이기 때문이다. "


...?!


" 말했지. 이 3가지가 모든 초식의 기본이 된다고. 당연히,


답은 여러가지가 된다."


아하.


"다들 알겠다는 눈치군. 맞다. 답은 바로 머리, 목, 쇄골


그리고 어깨가 된다."


다들 이해했다는 눈치였으나 한 녀석이 손을 듣고 질문을


했다.


"선생님, 그렇다면 가슴은 왜 포함이 안 됩니까?"


"허.."


네이몬 팍팍이 인상을 팍 찡그렸다.



"제군은 대체 뭘 듣고 있나? 지금까지 계속 베기에 대해서


얘기해온 것 못 들었나?"


"그.. 그건 그렇지만.. 그게 그러니까.. 베기로도 가슴을"


"불가하다!!"


네이몬 팍팍이 크게 소리쳤다.


"고릴라 같은 악력이 있지 않고서야 베기로 팔을 완전히 베


고나서 늑골뼈를 부셔가며 한번에 벤다고? 전설에서나 나


올법한 불가능한 소리일 뿐이다."


랑트는 문득 켄타가 떠올랐다.



"자, 이제부터 각자 실습을 해보도록 하겠다. 각 줄별로 맨


앞에 한 명씩 나와서 짚단 앞에 서도록. 상단베기 연습을


해보도록 하겠다."



사람들이 차례로 나와서 짚단을 베고 들어갔다.


덜덜 떨다가 검을 날려버린 녀석( 검사가 검이 두려워? 손-


--을 떼?? 미리 말을 하지 대형사고 냈으면 어쩔뻔 했느냐!!


하고 네이몬 팍팍경에게 혼쭐났다.) 이나 혹은 계속 스쳐서


짜증만 내다가 한참 걸려서 겨우 베고 돌아온 녀석들도


있었다.



랑트도 짚단 앞에 섰다. 짚단은 철로 된 막대 위에 시야


정도의 높이에 잘 뭉친 짚단이 묶여있었다.


'생각보다 별 거 없는데?'


랑트는 가볍게 검을 휘둘렀고 그 결과..


'크악!!'


차..차마 큰 소리로 내진 못했다. 아니 참았다.


하필이면 철 막대에 된통으로 오른 손목이 부딪힌 것이다.


자세가 잘못되어 있다는 증거였다.


랑트는 자세를 고치고 3번의 트라이 끝에 짚단을 바로


베었다.


뭐, 30번 휘두르다 겨우 통과한 녀석도 있었으니 이 정도면


잘한 거였다.


손목이 얼얼한 게 아무래도 삐거나 부러진 게 아닐까 싶은


게 문제였지만..



'에..에드몬드 혹시 힐링할 줄 아나? 부탁해봐야겠다..'


그러고보니 파스도 저번에 다 쓴 것 같은데하고 떠올리는


랑트였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추천해주세요!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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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8화. 황실에 뻗치는 마수. 22.01.06 15 0 6쪽
19 17화. 마혈 21.12.30 17 0 12쪽
18 16화. 델리칸토르 앙바셰 21.12.29 21 0 16쪽
17 15화. 검술 대련 21.08.05 26 0 15쪽
16 14화. 신경전 21.03.13 66 0 21쪽
15 캐릭터 프로필 01 21.02.01 22 0 1쪽
» 13화. 수업 20.08.17 39 0 11쪽
13 12화. 전투 20.08.02 28 0 21쪽
12 11화. 페르크..? +2 20.07.21 38 1 12쪽
11 10화. 기사단의 첫 인상 +2 20.07.18 42 1 11쪽
10 9화. 카리얀과의 조우 20.07.07 53 0 14쪽
9 8화. 오후의 산책 20.06.06 28 0 13쪽
8 7화. 멧돼지와의 조우 20.05.30 37 0 11쪽
7 6화. 잔향의 숲? 20.05.30 46 0 12쪽
6 5화. 날 때는 순서가 있어도 갈 때는 순서가 없다 +2 20.05.30 42 1 11쪽
5 4화. 빵집 사건 20.05.29 31 1 12쪽
4 3화. 기사단과의 조우 +2 20.05.28 45 1 15쪽
3 2화. 고블린의 습격 20.05.28 49 1 12쪽
2 1화, 랑트의 죽음 +1 20.05.26 110 3 5쪽
1 프롤로그 +6 20.05.26 114 1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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