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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레인 님의 서재입니다.

브류나크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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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레인
작품등록일 :
2020.05.26 11:05
최근연재일 :
2022.01.06 18:53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939
추천수 :
10
글자수 :
104,697

작성
20.05.3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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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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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화. 잔향의 숲?

DUMMY

“그런데.. 도련님, 그거 아시나요?”


“.. ?”


“날 때는 순서가 있고 위계가 있어도..”



퍽!


“커헉! ”


“죽는 데는 순서 없다는 사실을. ”


퍼벅. 퍼버벅.


기사들의 고함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뭐라고 하는지 솔직히 관심 밖이라서,


뭐라 씨부리는지 시끄러운 고음이 귓가만 때릴 뿐


머릿 속으로 들어오지도 않는다.



“네..”


퍼벅


“눼 넘”


퍼버벅


“그므니 “


퍼벅


녀석의 얼굴이 부풀어 오른다.


“두를 주ㄹ 아느나. 에바라”


차라리 잘 됐군. 멧돼지 같은 얼굴보단 차라리 반질반질한


풍선 같은 얼굴이 나을 거야.



“마ㅓ들하으느느ㅑ 이너믈.. 쿠헭! 터커헑ㅎ퉬ㅋ”


녀석의 앞니 두 개가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다.


아니, 생각해보니 내가 이걸 어떻게 휘두르는 주먹으로


느끼는 거지?


기묘한 감각이다. 하지만 썩 나쁘진 않군.



“이바르아-이너믈 멉씨 츠라!”


이왕 이렇게 된 거 싹 다 임플란트 해줄까?


어.. 임플란트가 뭐였더라? 외국어인가? 역시.. 나는 외국어


천재라니까.



돼지 자식 옆 가장 가깝게 붙어있어 거슬리던 한 말라깽이


녀석이 내 앞을 막으며 돼지 자식한테 날라가는 주먹을


가로막으려했다.



"아, 뭐야 이 자식은?"


퍼억.



오른쪽에서 쿠당탕 이랑 크엌..하는 소리가 나더니


정면의 시야가 보다 깨끗해졌다.



흐릿한 눈가 앞으로 뻗은 주먹이 정확하게 돼지 녀석의


인중을 가르며 빠각하는 청명한 소리가 흘러퍼진다.



아~ 주먹이 공기를 가를 때마다 눈앞에 거슬리는 게 없어


상쾌하다. 역시 사냥할 때는 먼저 산개정리를 해야해.


이곳이 산골은 아니고, 비록 멧돼지랑 종은 다른 돼지(?)


종이지만..



“이 자식!! 죽어랏!”


칼을 들고 다른 한 놈이 덤벼들었다.



"뭐."


.. 더럽게 귀찮게 하네 진짜..


검집으로 막아냈다.



“네..네놈!! 어떻게 이 아이센의 칼을..칼도 아니고”


“ 아이센? 그게 누군데?”



빠각



머리를 찍히자마자 엎어지는 아이셔..뭐시기.


“별볼 것 없네, 뭐.”


“아..아이센!! 이...이 자식! 쓰레기 하층민 주제에 감히!”


챙- 칼과 검집이 다시 부딪쳐서 칼이 물러났다.



오.. 옆구리 찌르기 공격인가?



이거 어쩌지? 칼이라면 방향전환이 어려웠겠지만


내가 들고 있는 건 검집인데?



“..하층민 하층민.. 그래, 저놈은 그렇다 치자.”


턱으로 흘긋하여 내 발 바로 앞에 얼굴이 한껏 부풀은


채로 울고 있는 돼지 녀석 을 가리켰다.



“..네놈들은 뭔데? 너흰 고작해야 저 남작 도련님 나부랭일


섬기는 똘마니 나부랭이1, 2에 불과한 거 아니냐?”


“뭣이! 네놈을 당장!”


“.. 어후, 자꾸 그말만 하지 말고.. 뭘 좀 해봐..”


“이익! 육등분 내버리겠다!”


녀석이 얇고 길쭉한 칼을 계속해서 내 옆구리를


향해 마구잡이로 찔러댔다.



"아니, 뭔가 말이랑 다르잖아..


그리고 그런 허접한 칼로 날 어떻게 육등분해... 쯧."


나도 모르게 혀를 쯧쯧 찼다.



“역시 못 배워먹은 놈 아래서 기는 놈이라 논리가 없나?”


“뭣!”


녀석의 손이 흔들린다.


이때다.



기사는 역사와 동행할 줄 알고


검사란 순간을 포착할 줄 아는자.



퍽!!


쨍그랑 -


칼등을 쳐내서 멀리 튕겨버렸다.



칼이었다면 다소 힘든 동작이었겠지만,


검집이라서 쳐내기가 한결 쉬웠다.



“크..크윽!”


“잘 자둬라.”


키도 작은 놈이라 팔꿈치로 찍어내려줬다.



“후..”



“아이센! 카론! 아니! 이 자식 보통놈이 아니군!”


.. 보통 놈 맞는데. 방금 평민 자식 운운하는 거 못 들었나?



“헉!”


고개를 들어보니 가슴이 철렁했다.


철퇴를 든 거대한 체구의 놈이 나한테 전력을 다해


코뿔소마냥 무지막지한 속도로 돌진하고 있었다.



퍽!



뒤통수가 얼얼하다. 목을 안 맞은 게 다행일 정도로..


지면에 울리는 충격이 엄청나다.



“큿!”



쿨럭. 입에서 피가 나온다.


이 자식.. 힘이 장난이 아니군..


어디서 이런 오우거 같은 자식이..


“피니싱 어택! 철퇴의 심판!”


"엇!"


머리를 숙여서 한발차로 간신히 피했다.



뭐라고..? 철퇴의 심판? 피니싱 어택..?


..으으..


방금 피해서 소름이 끼치는 건지


손발이 쭈뼛거리고 오글거린다.



이것도 패시브 공격, 뭐 그런건가?


잠시만, 녀석의 철퇴가 가만히 있을리 없..



후웅-


..어?


위를 올려다보니 거인 녀석이 공중에 떠있었다.


양팔을 뒤로.. 철퇴를 최대한 뒤로 뻗은 채로.



“철퇴 크래쉬!”


“허업!”


아, 옆으로 피할려했는데..


오른쪽에 있던 빵집 물류박스에 발을 헛디뎠다.



와당탕ㅊ당탕탕.


크윽.. 헛구르기를..



아야야..



아니 한방 한방 무서운 것도 무서운 건데 저 근육


두뇌자식의 위대한(?) 아니 강력한 작명센스 때문에


나도 모르게 헛바람이 들어가게 된다.


덕분에, 무릎이 너무 너무 쓰리다..



어?


그림자가 진다..


“손안에 든 쥐군..”


젠장. 녀석의 허릿춤 바로 앞에 내가 서있잖아?



내 실수다..


이대로 죽는건가?


“ 얌전히 죽어랏! 이 쥐놈의 새끼야!!”


찍찍찍찍찍



.. 녀석의 말을 들은 것일까?


내가 발로 차서 놀란 것일까?


빵집 물류 박스 아래에서 쥐들이 부스러기를 온 사방에


날리며 뛰쳐나왔다. 모두가 그 쪽을 쳐다보았고..



운이 좋았다.


“턿!컥ㄹ헡크어어얽!!”


녀석이 잠깐 시선을 돌리는 바람에


철퇴로 자기 발을 인정사정없이 내려친 것이다.


녀석은 고개를 숙였고..


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로 했다.



“퍼걱!”


아무리 그래도 쇠로 된 건데, 머리를 너무 쎄게 찍었나?


검집이 뭉특해서 피는 안 날 줄 알았는데, 가만보니


피도 철철 흐르는 것 같았다.



음.. 이정도면 확인사살은 필요 없겠지?


뒤를 돌렸다.


그 때였다.



턱.



녀석이 내 발 목을 붙잡았다.


“크읅..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쥐새끼 같은 놈..”


섬짓하다.


심장에 비수가 날아와 꽂히는 것 같다.


진짜 이게 머리에 찍혀서 피가 철철나도 멀쩡하다고?


계속 싸울 수 있다고?



..저 정도 막강한 체력의 괴물을 어떻게 쓰러트리지?


설레발이었을까, 환호를 거듭하고 있던 좌중의 사람들이


순간 멈칫하며 숨소리만 들릴 정도로 멎어들었다.


...


“..하..아..마.ㅁ냐..”


....


“...응?”


쿠당탕.


녀석이 손을 놓으며 다시 대자로 엎어졌다. ..


끝.. 끝난건가? 휴~


'하마터면 이대로 숨질 뻔 했네..'


다음부턴 꼭 확인사살을 해야겠다.


와아아아아—-


일순 사람들의 환호성이 터졌지만 이윽고 현실을 깨달은 듯


소리가 점차 잦아들었다. 그리고 다시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이제 어쩌지?


사람들의 목소리가 잦아들면서 열기로 가득찼던


머리가 차츰 이성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 남작 도련님을 때려눕혔으니 저 사람 끌려가려나?”


“황도인데?”


“으이그. 법적으로야 금지지만 뭐.. 평민한테


억울하게 뒷골목에서 벽돌 맞았다고 집에다 입을 털어댄다,


그럼 뭐.. 기만죄 뭐 이런 걸 붙여서 그대로 끝나는 거지.”


“아.. 남작의 궁으로 끌려가신다?”


“ 그럼 뭐, 우리 자식 혼쭐 내줬다고 칭찬이라도 하겠나?


그 고오오명하시고 고오오귀하신 아르피델 나으리 께서?”


“하긴. 저번에도 몇 명 끌려가긴 했지.. 그래도 돌아오긴


왔잖은가? 몇 주 정도 걸리긴 했지만 말야.”


“어휴, 기억 안 나? 래피어스가 얼마전에 재고 정리하느라


미처 말을 못 들어서 두드려 맞고 끌려나갔던 거? 아무 말


안해도 수틀리면 그정도인데, 저 정도면 오죽하겠나?”


“후.. 간만에 속 시원하다 했더니만.. 다시 답답하네 그려.”


“그래 그래. 우리 술이나 한잔 걸치러 가자고.


괜히 여기 오래 있다가 우리까지 또 엮일라.”



저 사람들 말이 맞다.


답이 안 보인다.


그래도 귀족 자제를 때려 눕혔으니..



큰일은 큰일인데,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기분은 썩 나쁘지 않다. 뭔가 양가적인 느낌이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심장박동이랄까?


최초의 흥분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 후..”


한숨 비스무리한 것으로 숨을 가다듬고 있을 때쯤이었다.


사람들의 무리에서, 한 노인과 여성이 내게로 다가왔다.


“저..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아까 저 돼지녀석한테 시달리던.. 여성분이시구나.


“뭘요. 당연한.. 일인데.. 음..”


귀족을 패놓고 당연하다고 하면 좀 그런가?


“그런데 이분은 누구..”


“이 마을 상인 길드의 조합장일세. 길게 얘기할 시간이 없네.


자네.. 여기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되네.”


“네..?”


“당장 이곳을 떠나게. 그래도 지인을 도와준 사람이라


귀띔을 해주는 걸세.”


“아니 이 무슨..”



가만히 있더니.. 마을에 불똥이 떨어질까 걱정된다 이건가?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니 노인이 곤란한 안색을 하더니 잠시


뜸을 들였다가 입을 다시 열었다.



“ 보아하니 자네.. 황도는 처음이겠지..?”


“..네.”


“ 그래서 당황스러운 건 이해한다만 당장 이곳을 떠나지


않으면 저 녀석 아버지가 보유한 사병들이 그 저택으로


끌고갈 걸세. 황도에 머무른 이상 법적으로 아무리


귀족이라고 해도 황도시민을 제멋대로 처형할 권한은


없지만..


어디에서나 황제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


어둠이 미치는 곳은 존재하는 법!


일단 끌려가고 나면 그 속에서 어떤 일을 당할 지


아무도 알 수 없네.”


“...”


“황제..폐하의 눈에 띄고, 그것이 심기에 거슬린다면 물론


풀려날 수도 있지. 하지만 아무리 신하라 할지라도 의심하며


저택들을 돌아다니며 구석구석 찾아본다면 정치적 입지가


약해질 우려가 있으니.. 사실상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걸세.


크게 위협이 되지 않거나, 너무 큰 위험인 경우.”


“..그런..”


“당장 도망가게나. 이대로면 황도시민이고 뭐고


죽도 밥도 안 되고 저세상 하직 하는 수가 있으니..


나는 당신같은 의인이 죽는 꼴 그대로 볼 수는 없네.”



“하.. 하지만 제가 이미 귀족을 쳤는데 어디로 도망을


갈 수 있단 말입니까? 그게 가능하긴 합니까?”


“.. 다 방법이 있지.. 나처럼 조합을 운영하다보면,


자연히 다양한 정보랑 소식들을 접하게 되네.


세상에 자네 같이 억울한 경우가 어디 한 둘


뿐 이겠나? 자, 이 약도대로 따라가게나.”


“.. 관대한 귀족이라도 있는 겁니까?”


“... 관대한 귀족? 크하하하하하!"


노인이 뒤를 젖히며 웃어댔다.



"...자네 그꼴을 당하고도 아직도 세상 물정을 모르는 군.


하긴, 남작 아들한테 대들 정도면 그럴려나..


잘 새겨두게. 관대한 귀족? 이 세상에 그딴 건 없네..


원래부터 없었고, 지금도 없으며, 앞으로도 아마 없을 걸세..”


노인의 미간이 잔뜩 찌뿌려졌다가 다시 수염이 빳빳해지며


펴졌다.



“이 약도대로 달리다보면.. 숲이 나올 걸세.”


“..숲?”


하긴. 숲에서는 게릴라전을 하기도 좋고. 숨어 지내기에도


좋겠지.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사람 얘기를 끝까지 듣게. 척봐도 자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겠네. 그게 아니야. 하급 귀족이라 해도 사병을


지닌 이상 그 영향력이 결코 약하지 않네. 숲 바깥에 사람


들이 쫙 깔리게 되면 거기서 사람이 천년 만년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럼 무슨?



“.. 그곳엔 현자가 있네.”


“..네?”


뜬금없이? 아직도 그런 전설을 믿는다고?



“ ..잔향의 숲. 그 안에 드물지만 가끔씩 현자가 나타나서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준다고 하더군. 상담하는 것만으로


마음의 혜안을 깨워준다나..? 황제께서도 의견을 가끔


물으시러 간다는 풍문도 있다네. 뭐, 황실의 종친이라는


소문도 있지만..”


노인이 바짝 얼굴을 가까이 댔다.


머리에 세월이 아로새긴 주름에도 불구하고


노인의 눈빛에서는 미약한 빛이 반짝이는 것만 같았다.


“내가 이 얘기를 하는 이유가 뭐겠나?”


“당연히 현자를 만나서 어떻게 해야할지 상담을.. 아!"


그렇다. 그것은 바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추천해주세요!


작가의말

글자체: 맑은 고딕, 글자크기 16px, 줄간격 150%


로 설정을 하셔서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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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8화. 황실에 뻗치는 마수. 22.01.06 18 0 6쪽
19 17화. 마혈 21.12.30 20 0 12쪽
18 16화. 델리칸토르 앙바셰 21.12.29 25 0 16쪽
17 15화. 검술 대련 21.08.05 27 0 15쪽
16 14화. 신경전 21.03.13 70 0 21쪽
15 캐릭터 프로필 01 21.02.01 26 0 1쪽
14 13화. 수업 20.08.17 43 0 11쪽
13 12화. 전투 20.08.02 31 0 21쪽
12 11화. 페르크..? +2 20.07.21 44 1 12쪽
11 10화. 기사단의 첫 인상 +2 20.07.18 46 1 11쪽
10 9화. 카리얀과의 조우 20.07.07 55 0 14쪽
9 8화. 오후의 산책 20.06.06 30 0 13쪽
8 7화. 멧돼지와의 조우 20.05.30 38 0 11쪽
» 6화. 잔향의 숲? 20.05.30 49 0 12쪽
6 5화. 날 때는 순서가 있어도 갈 때는 순서가 없다 +2 20.05.30 46 1 11쪽
5 4화. 빵집 사건 20.05.29 35 1 12쪽
4 3화. 기사단과의 조우 +2 20.05.28 48 1 15쪽
3 2화. 고블린의 습격 20.05.28 55 1 12쪽
2 1화, 랑트의 죽음 +1 20.05.26 113 3 5쪽
1 프롤로그 +6 20.05.26 121 1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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