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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생 님의 서재입니다.

잊혀진 자의 이야기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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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생
작품등록일 :
2023.01.06 17:04
최근연재일 :
2024.01.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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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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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5화 각자의 시간 - 5

DUMMY

파시비엔은 페올루안테에 도착한 첫날 신전 근처 여관에서 머물고 다음 날 곧장 바르탄으로 향했다. 티라이슨 사제를 보고 싶다는 마음도 접고 에리카를 만나기 위해 열심히 달려간 파시비엔은 첫눈이 오는 날 바르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호오오, 블라테로님. 장갑을 안 챙겨왔더니 손 시려 죽겠지 말입니다.”


추위를 견뎌내는 저항 마법을 쓸 수도 있었지만 파시비엔은 딱히 신성 주문을 사용하지 않은 채 새빨개진 손을 호호 불며 바르탄 안으로 들어섰다. 카로크 신전이 있는 바르탄. 그곳은 영토는 그리 넓지는 않지만, 대륙 내에서 제법 영향력이 있는 타론 왕국의 수도다.


평화를 추구하는 아그나달린 신전과는 정반대나 마찬가지인 카로크 신전이 있는 곳이기에 도시 분위기도 페올루안테와는 전혀 달라 보였다.


페올루안테가 평화롭고 조용한 도시라면 바르탄은 시끌벅적하고 활기 넘치다 못해 전투적인 도시였다. 이런 낯선 분위기가 어색한 파시비엔은 바르탄이 초행길임을 증명하듯 신기하게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바빴다. 우선 카로크 신전의 위치를 알아야 했기에 조심스럽게 길을 물어 신전을 향해 말머리를 돌렸다.


“우와! 이렇게 활기 넘치는 도시는 처음 봅니다. 사람들도 호탕하고 유쾌한 것 같고 말입니다. 이런 곳에서 살았으니 에리카님 역시 그렇게 터프하고 활기찬가 봅니다.”


말을 천천히 몰며 카로크 신전 가까이 도착하자 파시비엔의 눈이 동그래지고 입은 자동으로 떡 벌어져 감탄사를 내뱉었다.


“우와아아!”


파시비엔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입구에서부터 압도하는 커다란 대리석 석상이었다. 입구 좌우로 성직자로 보이는 커다란 인간 석상 두 개가 서로를 죽일 듯 노려보고 있었다. 어떤 석공이 거대한 이 조각상을 만들었는지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왼쪽에 있는 석상이 메이스를 휘두르고 오른쪽에 있는 석상이 방패로 메이스를 막으며 오른손엔 카로크 신전의 성표가 들려 있었다. 전투와 복수의 신을 모시는 신전다운 석상의 모습이었다. 파시비엔은 연신 감탄을 하며 입구를 지나면서도 고개가 꺾일 듯 올려다보며 석상들을 감상했다.


“정말 엄청납니다. 이런 석상은 드워프가 아니면 만들지 못할 겁니다.”


파시비엔의 추측은 안타깝게도 틀렸다. 카로크 신전이 자랑하는 이 석상은 가장 유능했고 드워프들조차 인정했던 인간 종족 출신의 석공 작품이었다.


그렇게 석상을 지나 넓은 대로를 통해 카로크 신전 건물 앞까지 도착한 파시비엔은 말에서 내렸다.


“신전 건물도 엄청나게 크고 아그나달린 신전보다 더 화려해 보입니다. 호오오! 블라테로님은 여기 잠깐 계시지 말입니다. 들어가서 에리카님이 어디 계신지 물어봐야겠습니다.”


차가운 손을 비비며 파시비엔이 카로크 신전 안으로 들어섰다. 신전 안으로 들어선 파시비엔은 깜짝 놀라 몸이 굳었다. 아무리 전투적인 성향의 신전이지만 자신이 몸담은 아그나달린 신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적응할 수 없었다.


“으에에? 시장을 방불케 하는 이 분위기는 뭐지?”


푸른 사제복을 입은 카로크 신전 소속의 성직자들부터 순례객들까지 곳곳에서 무리 지어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모습에 선뜻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괜히 말을 걸었다간 욕을 한 바가지 얻어먹지 않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섰다.


파시비엔은 무리 지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가장 순진하고 착해 보이는 푸른 사제복을 입은 사내에게 말을 걸었다. 나이도 자신과 비슷한 또래 같아 보이니 말 붙일만한 상대가 그 사람뿐이었다.


“저기이······.”


“하하핫! 그렇다니까? 내가 거짓말하는 거 같아 보여?”


파시비엔이 뒤에서 그를 불렀음에도 못 들었는지 사내는 무리와의 대화에 여념 없었다.


“저기요?”


“아이씨! 뭔데?”


“히익!”


생긴 건 분명 착해 보였으나 입은 상대적으로 거칠었다. 사내는 고개를 돌려 대화를 방해한 파시비엔을 노려보며 다시 거친 말투로 그를 대했다.


“뭔데 시비야?”


파시비엔 입장에선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단지 자신은 에리카를 만나기 위해 말을 걸었을 뿐이었지만 카로크 신전의 성직자는 시비를 걸었다며 인상을 쓰고 있었다. 방문자를 대하는 태도가 아그나달린 신전과 너무나도 달랐다.


예의 없는 상대의 말에 소심한 파시비엔은 없던 용기도 생겨나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따지기 시작했다.


“시비요? 지금 시비라고 하셨습니까? 제가 대체 언제 시비를 걸었습니까? 저는 단지 물어볼 것이 있어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을 뿐입니다. 여긴 카로크 신전이고 누가 봐도 카로크 신전 소속의 사제복을 입고 있으셔서 말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그쪽이 먼저 반말에 다짜고짜 시비를 먼저 걸었지 말입니다. 제가 혹시라도 신전에 후원하기 위해 온 순례자나 신분이 높은 사람이면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하핫! 뭐? 꼴을 보니 신분이 높아 보이진 않고, 순례자면 알아서 기도 올리고 가면 될 거 아냐? 그쪽이 후원을 해봤자 얼마나 할지는 모르겠지만 옷차림을 보니 딱히 많이 할 것 같지도 않고, 그런 쥐꼬리만 한 기부금을 받아봤자 카로크 신전에 별 도움도 안 될걸?”


카로크 신전 소속의 성직자도 물러섬 없이 파시비엔을 몰아붙였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파시비엔이 그의 말을 맞받아쳤다.


“이, 이익! 카로크 신전에서 그렇게 가르쳤습니까?”


“뭐라고?”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이렇게 불친절하게 사람을 대하라고 가르쳤냐고 물었습니다. 무릇 성직자라면 다른 장소라면 몰라도 자신이 속한 신전 안에서만큼이라도 친절하고 예의 있게 상대를 존중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 자식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둘의 언쟁이 점점 심해지자 주변에 있던 카로크 신전 소속의 성직자들부터 순례객들까지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어이없게도 신전 안에 그 누구도 파시비엔을 두둔하거나 편을 들어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다들 싸늘한 눈빛으로 파시비엔을 노려보고 있던 차에 인파 속에서 카랑카랑한 여인의 음성이 들려왔다.


“뭐야? 틀린 말 하나 없는데 왜 저분을 죽일 듯 노려보는 거지?”


파시비엔의 눈에 반가운 얼굴이 인파를 헤집고 나타났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에리카가 당당한 걸음걸이로 등장해 파시비엔과 언쟁을 나누던 성직자를 나무랐다.


“빈스! 아직도 정신 못 차려? 내가 얼마 전 교육 시간에 뭐랬지?”


“에, 에리카 사제님! 그, 그게 그러니까······.”


빈스라는 성직자가 에리카의 등장에 곧바로 꼬리를 내렸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에리카 팔에 차고 있는 붉은 완장 때문이었다. 반면 파시비엔은 에리카를 보자마자 달려가 아는 척을 하려 했지만, 그의 연인은 차가운 눈빛을 보내더니 손을 들어 파시비엔의 행동을 저지했다.


“내가 아무리 교육을 하면 뭐해? 안 보이는 곳에서는 또 버르장머리 없이 행동하는걸. 귀족이 됐든 거지가 됐든 이 신전을 방문한 사람은 모두 평등하게 존중하라고 가르쳤을 텐데?”


“죄송합니다.”


“빈스! 평가 점수 3점 깎일 줄 알아.”


“네? 3점이라뇨! 마, 말도 안 됩니다! 1점이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여기서 수다나 떨라고 있는 게 아니지? 본인이 할 일은 안 한 채 딴짓하고 있으니 감점 1점, 거기다 방문객과 싸웠으니 또 감점 1점, 그리고 겉모습만 보고 상대를 멋대로 판단했으니 감점 1점. 불만 있어?”


또박또박 따지고 드는 에리카의 말에 빈스는 한마디 말도 못 하고 고개만 푹 숙일 뿐이었다. 더군다나 주변의 다른 성직자들 역시 빈스의 편을 들어주는 자가 하나도 없었다. 다들 딴청만 피우며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빈스! 이분께 바로 사과드려.”


“죄, 죄송합니다. 제가 실례를 범했습니다.”


빈스가 공손하게 파시비엔을 향해 사과하자 에리카가 한 발짝 앞으로 나와 마치 처음 보는 사람처럼 그리웠던 자신의 연인에게 사무적인 말투로 사과를 건넸다.


“요즘 젊은 성직자들의 기강을 다시 잡는 중이긴 하지만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제가 다시 한번 사과드리겠습니다.”


낯선 그녀의 행동에 파시비엔조차 말을 더듬으며 딱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아아, 네에? 네.”


“사과하는 의미로 제가 정중히 모시겠습니다. 저희 신전에 방문하신 이유가?”


“사, 사람을 좀 만나러······.”


“그렇군요? 가시죠!”


에리카는 곧장 파시비엔의 손목을 잡아끌고는 신전의 중앙 홀 안쪽으로 데려갔다. 당황한 나머지 파시비엔은 그녀를 따라 질질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

- 쪼옥. 쪽쪽쪽.


에리카의 방 안. 몇 개월 만에 만난 연인은 찐하게 키스를 하며 뜨거운 재회를 하고 있었다. 신전에서 에리카에게 끌려간 파시비엔은 곧장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 방문이 채 닫히기도 전에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키스를 퍼부었다.


한참을 키스한 터라 숨이 막힌 에리카가 먼저 파시비엔의 입술과 떨어지며 다정하게 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어머! 우리 파시비엔 핼쑥해진 것 봐. 무슨 일을 하고 다니길래 살이 쪽 빠진 거야? 네 친구 녀석들이 널 못살게 구는 거 아냐?”


“헤헤, 서지터님이 못살게 굴긴 하지만 이젠 뭐 적응이 돼서 괜찮습니다. 그냥 직전에 의뢰받은 일이 꽤 힘들다 보니 살이 조금 빠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에리카님은 마법학회에 있을 때와는 완전 다른 모습이십니다. 이렇게 카리스마가 넘치는 분이셨습니까?”


낯선 연인의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은 파시비엔이었다. 둘 사이는 에리카가 연상이었지만 언제나 파시비엔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편이었다. 하지만 조금 전 신전에서의 모습은 난생처음 보는 그녀의 모습이었다.


“에휴, 말도 마. 전쟁 끝나고 돌아왔더니 아주 신전이 개판인 거야. 다른 신전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 카로크 신전은 특히나 위계질서가 엄한 편이야. 그리고 쌀쌀맞고 사무적이긴 해도 방문객들에게 나름 친절했거든.”


“아까 그분을 통해 개판인 건 확실히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말이야. 그래서 내가 위에다가 건의했지. 몇 년 만에 돌아왔더니 신전 분위기가 너무 엉망이라고. 이대로 가다간 수행 사제들까지 대주교님한테 대들 것 같다고 말이야. 그랬더니 나더러 감찰 사제 역할을 하라는 거 있지? 애들 교육도 좀 하고 벌점 제도를 만들어서 수시로 확인하라고. 덕분에 이 빨간 완장 차고 5년 차 아래 사제들에겐 공포의 대상이 된 거지.”


“흐음, 말을 꺼낸 당사자니까 책임지고 처리하라는 얘기지 말입니다?”


“응. 내가 전쟁에 참전한 시기가 하필 나랑 비슷하게 정식 사제가 된 성직자들이 대부분 없을 때였고, 아까 그 녀석 빈스라는 놈이랑 분위기 망치는 놈들이 몇 있거든. 계속 놔두다 보니까 산불 번지듯 신전 내 분위기가 엉망이 되어버린 거지. 철없는 녀석들 제동을 걸어줄 사람이 부재했던 거지.”


“그 위에 계신 성직자분들이 가만히 놔둔 겁니까?”


에리카는 파시비엔의 얼굴 가까이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며 검지를 입술에 가져다 대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이건 비밀인데 우리 신전이 좀 그런 게 있어.”


“뭐가 그런데 말입니까?”


“크게 눈에 보이진 않지만, 고위 성직자들끼리의 알력 다툼이랄까? 은근 세력 싸움이 심한 편이야. 너도 신전 들어오면서 입구에 큰 조각상 봤지?”


“네! 봤습니다. 감탄이 절로 나는 대단한 조각상이었지 말입니다.”


“조각상 성직자 둘 모두가 카로크 신전 소속의 성직자야. 조각상처럼 옛날부터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지. 누가 전쟁의 신 소속 성직자들 아니랄까 봐. 어쨌든 이렇다 보니 조금 머리가 굵어진 성직자들은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쪽에 줄을 대느라 정신이 없지 다들. 그 꼴에 신물이 나서 나를 비롯해 몇몇은 신전을 떠나 팔라고스 전쟁에 참전했던 거고.”


“아아, 그래서 어린 성직자들까지 신경을 못 쓰는 겁니까?”


“맞아. 나는 뭐 출세나 권력 따위에 관심이 없으니 잘 됐다 하고 나한테 감찰 일을 떠넘긴 거지. 히잉! 피곤해 죽겠어.”


에리카는 약한 척을 하며 그대로 파시비엔 품에 안겼다. 이제야 파시비엔에게 익숙한 그녀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파시비엔은 에리카를 다독여주는 대신 분위기를 깨며 다른 말을 꺼냈다.


“아하! 그러니까 제가 알아봐달라는 그 성직자도 줄을 잘못 섰다가 나가떨어진 겁니까? 얼른 그 성직자 얘기 좀 해주시지 말입니다.”


“이게!”


오래간만에 파시비엔의 다독임을 받고 싶었던 에리카가 엉뚱한 얘기에 삐쳤는지 그의 볼을 세게 꼬집으며 노려보았다.“


”흐이익! 아, 아픕니다아.“


”너 이 자식! 나 보고 싶어서 온 거야? 아니면 알아봐 달라던 그 성직자에 대해 궁금해서 온 거야?“


”다, 당연히 에리카님 보고 싶어서 왔지 말입니다. 그리고 겨울 동안 여기 지내면서 에리카님이랑 같이 있을 생각입니다.“


”어멋! 정말?“


- 쪽쪽쪽!


”아구! 예뻐! 내 새끼!“


금세 기분이 풀린 에리카가 격하게 애정 표현을 하자 파시비엔은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여기서 루노바의 성직자에 관한 한마디라도 더 했다간 뼈도 못 추릴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으니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피드백과 충고, 오타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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