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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생 님의 서재입니다.

잊혀진 자의 이야기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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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생
작품등록일 :
2023.01.0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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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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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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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화 각자의 시간 - 30

DUMMY

한스와 레일라가 데이트 중에 몰래 아리엘을 지켜보던 시각. 같은 장소에서 둘의 존재를 알아채지도 못한 채 아리엘은 새로 사귄 친구와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소개해 준다니까? 왜 싫다는 거야? 내 친구들이 얼마나 착한데.”


“착하다는 기준이 대체 뭐지? 그들이 너에게나 착하고 좋은 사람일지는 몰라도 내게도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인데?”


“내 친구 지터가 그랬어! 친구의 친구는 다 같이 친구라고. 네가 부정적으로 보는 인간 종족 중에서도 분명 좋은 인간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궤변이군. 어째서 친구의 친구가 다 같이 친구가 될 수 있지? 그래, 너는 나와 같은 종족이고 친구라는 걸 인정하겠어. 하지만 일면식도 없는 네 동료가 내 친구일 수는 없는 거 아닌가?”


한마디도 지지 않고 그녀의 말을 반박하자 아리엘은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맞은 편에 앉은 하프엘프를 노려보았다. 그녀가 바라보고 있는 하프엘프는 류안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였고, 외모와는 다르게 성별은 남자였다.


얼마 전 우연히 길에서 만난 두 사람은 금세 친구가 되었다. 류안의 경우는 지금처럼 자신이 하프엘프임을 드러내 놓고 다녔으니 아리엘이 바로 알아볼 수 있었지만, 외모를 살짝 바꾼 아리엘은 자신도 하프엘프임을 고백하고 나서야 류안이 경계심을 풀었다. 아무래도 최근에 만났던 휴라는 하이엘프처럼 본능적으로 같은 엘프의 피가 흐르는 걸 하프엘프가 알아채는 건 쉽지 않은 모양이다.


어쨌든 둘은 동질감을 느껴 매일 만남을 가지며 지금껏 살아온 이야기부터 고향이 어디인지, 각자가 겪은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아리엘은 그동안 느낀 바로는 류안의 성격이 무뚝뚝하고 냉소적이며 마치 세상을 다 산 듯 염세주의자처럼 느껴졌다.


아리엘은 그런 그의 성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어쩌면 아리엘 역시 지금 다섯의 친구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언젠가 류안과 같은 성격으로 변하지 않았을까 하는 예상도 해보았다.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혼혈 종족. 오로지 배척만 당하고 인간 종족에게는 물건 취급을 받는 하프엘프라면 충분히 세상을 삐딱하게 바라볼 수 있으니 말이다.


“내가 지금껏 100년 넘게 살아오며 느낀 인간들은 둘 중 하나였어. 앞에서는 좋은 사람인 척 굴면서 뒤에서는 날 조롱하고 멸시하는 부류. 또 다른 하나는 처음부터 날 이용하려 작정한 부류. 너도 그런 일을 겪어봤으니 잘 알 거 아냐?”


“하지만 내 친구들은 달라. 나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주고 항상 아껴주고 배려해주는 사람들이야.”


흥분한 아리엘과는 다르게 류안은 무표정한 얼굴로 한쪽 귀를 새끼손가락으로 후벼파며 차갑게 말했다.


“마치 목숨도 내어줄 수 있는 관계처럼 들리는군. 그런데 말이야. 자기 목숨보다도 더 소중한 건 없어. 너의 친구들도 마찬가지겠지. 자신의 목숨과 너의 목숨이 걸려있는 상황이라면 과연 너를 살리려고 할까?”


“어!”


너무나도 당당하고 큰소리로 외쳤기에 주위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가뜩이나 범상치 않은 외모를 가진 류안 덕분에 힐끗거리며 쳐다보던 사람들마저 이젠 대놓고 둘을 빤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풉! 웃기지도 않아.”


“내 친구 레일라가 지터와 절친이 된 계기가 바로 그거라고 그랬어! 목숨도 내어줄 그런 친구였으니까 누구보다 믿고 서로의 목숨도 의지하는 거라고.”


류안은 건방진 자세로 팔짱을 낀 채 지그시 눈을 감고 빈정거렸다.


“푸흡! 말로는 뭔들 못 할까.”


“이잇! 이이익!”


- 콩!


결국 참다 참다 폭발해 버린 아리엘이 류안의 머리에 꿀밤을 놓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 친구들 욕하지 마. 나에겐 가족이나 다름없는 사람들이야. 그리고 너 미워. 그렇게 삐딱하게 살지 말라고!”


꿀밤을 한 대 얻어맞은 류안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아리엘을 쳐다보았고, 그녀는 곧장 자기 할 말을 내뱉고는 카페를 박차고 나가버리려던 찰나, 류안이 아리엘의 뒤통수에 대고 말을 내뱉었다.


“좋아. 속는 셈 치고 믿어줄게. 하지만 세월이 흘러 결국 너에게 남는 건 뭐지? 너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 훨씬 많이 남아있어. 그런데 네 친구들은? 끽해야 50년? 60년? 더 길게 살아봤자 70년을 넘기지 못할 거야. 혹시 또 모르지. 용병이라니까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고. 나중엔 그들은 죽어 사라지고 너만 남게 될 거야. 그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냔 말이야. 그런 걸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은 있어?”


류안의 질문에 아리엘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질문. 세월이 흘러 다섯이 모두 죽고 난 후에 홀로 남겨질 자신의 모습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너에게는 친구의 존재가 언젠가는 분명 아픈 상처와 기억으로 남게 되겠지. 정을 더 주면 줄수록 말이야. 어디 내 말이 틀려? 방금처럼 당당하게 반박이라도 해보라고.”


“모, 몰라! 나 그만 갈 거야! 또 만나고 싶으면 여기서 계속 기다리든지 말든지! 흥!”


류안의 질문에 당황한 아리엘이 서둘러 카페 밖으로 나섰다. 마침 유심히 창문 쪽을 지켜보던 한스와 레일라도 그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서둘러 인파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

쇼핑으로 레일라의 기분이 좋아지자 이번에는 아리엘 차례였다. 둘보다 먼저 여관으로 돌아온 아리엘은 침대에서 이불을 뒤집어쓴 채 저녁도 먹지 않고 방문 너머로 찬 바람만 쌩쌩 불어왔다.


두 사람은 아리엘의 눈치를 보면서 조용하게 저녁을 먹는 도중 그 일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다.


“하아, 피곤하다. 겨우 레일라 기분이 좋아지니까 이번엔 아리엘이네.”


“내가 아무리 귀가 밝아도 카페에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알 수는 없네. 그냥 느낌은 싸운 거 같은데.”


“응, 근데 놀랐어. 아리엘이 그 하프엘프에게 꿀밤을 날릴 줄이야. 하하.”


“그 하프엘프 찾아내서 혼쭐을 내줄까? 한스 너라면 가능하잖아.”


“가능할 리가 없잖아.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혼을 내. 그건 일방적인 폭행이나 다름없는 거지. 서지터라면 뭐······, 가능할 수는 있겠다.”


“실력 좋은 마법사면 뭐해. 이렇게 소심해서야.”


레일라의 타박에 한스는 금세 시무룩해져 버렸다.


“그런 일에 막 남용하라고 마법을 배운 게 아니잖아. 마법이란 게 강력하고 대단한 거지만 그만큼 책임이 따르는 거야.”


“농담이야. 농담. 뭐가 그렇게 심각해?”


한스가 농담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덕분에 갑자기 식사 자리의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대충 식사를 마무리한 레일라가 냅킨으로 입술을 톡톡 닦으며 한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래도 오늘은 고마웠어. 한스 덕분에 기분이 많이 좋아진 거 같아.”


“그럼 다행이고. 잭 아저씨를 만나러 가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레일라로 돌아와서 기뻐.”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 것뿐이야. 그동안 내 기분 때문에 눈치 보게 한 것 같아 조금 미안하기도 하고 여기서 알아보던 것도 미처 못 물어봤네. 어때? 광전사에 대한 조사는 좀 진전이 있어?”


너무 늦게 물어본 감이 없지 않지만 레일라가 광전사에 신경을 쓰고 있음은 분명했다. 사실 서지터가 광전사로 변하던 모습을 직접 두 눈으로 지켜본 레일라에겐 트롤의 문제 따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아니, 딱히 건진 건 없어. 퓨리에 대한 것도 광전사에 대한 것도 자료가 너무 부족해. 어쩌면 당연한 걸 너무 무모하게 알아보려 달려든 것 같아.”


“그래? 혹시라도 그 녀석이 또 변하면 어쩌나. 그 꼴통이 괜찮다고 말하긴 했어도 사실 불안한 것도 조금은 남아있어. 한스 너도 그날 봐서 알겠지만 소름이 돋을 정도로 두려워. 또 그 모습을 보고 싶진 않아.”


“그건 나도 그래. 내 친구가 정말 나를 죽일 수도 있을 거라는 공포심에 몸이 굳어버렸으니까. 그래도 한 번 믿어보자. 누구보다 강한 녀석이잖아. 아! 그리고 얼마 전에 우연히 엘프를 만난 적이 있어.”


“엘프?”


“응, 그 엘프가 오래전 자신이 알던 친구 중에 서지터 녀석처럼 퓨리가 접근했던 적이 있었대.”


“그 친구는 어떻게 됐는데?”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오히려 퓨리를 가지고 놀았다고 표현을 하더라고. 경황이 없어서 친구분에 관해서는 자세히 물어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희망이란 게 생긴 것 같아. 분명 그 녀석도 퓨리를 이겨내긴 했잖아. 비록 아리엘과 카데스의 도움이 있긴 했어도.”


레일라는 한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슬픈 눈으로 천장을 응시하며 말을 꺼냈다.


“혹시라도 말이야. 다시 광전사로 변하고 우리 중에 누구도 그 녀석을 멈출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레일라의 질문이 어떤 의도인지 느낀 한스가 어두운 표정으로 답했다.


“우리 손으로 직접 처리를 해야 할 수도 있단 뜻이지?”


“어쩌면······.”


- 끼이익.


심각한 대화 중에 아리엘이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성큼성큼 식탁으로 걸어온 아리엘이 방문 너머로 둘의 대화를 다 들었는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절대 그럴 일 없어. 지터도 너희도 절대 죽게 하지 않을 거야.”


갑작스러운 아리엘의 말에 한스는 당황한 표정으로 손사래를 쳤다.


“알아. 아리엘. 우리도 당연히 믿지. 정말 만에 하나 조심하자는 차원에서 꺼낸 이야기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 뜻이 아냐. 죽지 마. 절대로 죽지 마.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너희들 죽게 하지 않을 거야.”


그 말을 끝으로 아리엘은 등을 돌려 다시 방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를 하지 못한 둘은 서로를 빤히 바라보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리고 며칠 뒤, 외출조차 하지 않던 아리엘이 평소처럼 한스의 주문으로 외모도 바꾸지 않은 채 밖으로 나갔다. 둘은 이상해진 아리엘의 뒤를 밟아볼까 고민도 잠시 했지만 이내 포기해버렸다. 아리엘에게 안 들킬 자신도 없었고 사생활까지 간섭하는 건 아닌 듯싶었다.


밖으로 나선 아리엘은 곧장 류안과 대화를 나누었던 카페로 향했다. 항상 앉아있던 자리에서 오늘도 류안은 차를 마시며 책을 읽고 있었다. 외모를 바꾸지 않은 아리엘이 눈앞에 서 있자 고개를 들어 힐끗 그녀를 쳐다본 뒤 다시 시선은 책으로 향했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 외모도 안 바꾸고 나타난 거야? 혐오스러운 인간의 모습보다 훨씬 보기가 좋군.”


아리엘은 류안의 맞은편에 꼿꼿이 선 채 류안을 노려보자 그가 다시 말을 꺼냈다.


“앉지?”


“됐어. 할 말이 있어서 온 거야.”


“그럼 어디 해보든지.”


류안은 책장을 넘기며 퉁명스럽게 말을 받아치자 아리엘은 허리춤에 손을 올리며 또박또박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랬지? 내 친구들이 죽고 난 뒤를 생각해 본 적이 있냐고. 어! 요 며칠 동안 생각해봤어. 물론 시간이 흐르면 누구라도 죽어. 당연히 내 친구들은 나보다 더 빨리 죽겠지. 그래도 상관없어. 중요한 건 내겐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들이고 현재 그들과 내가 함께하고 있다는 거야.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먼 미래의 일 때문에 상처받고 고민하고 싶지 않아. 네 말처럼 수십 년 후에 내 친구들이 죽고 나면 아픈 상처나 슬픈 기억으로 남지 않아. 그리워하고 보고 싶겠지. 그래도 친구들과 함께 한 시간을 추억하면서 미소가 지어질 거야. 나는 그들과 계속해서 즐거운 추억을 쌓을 거야. 너처럼 아무도 믿지 못하고 홀로 고립되어 외롭게 지내진 않을 거거든!”


“푸흡! 그게 네가 내린 결론인 거냐?”


“내일 죽어도 이상할 것 없는 용병이어도 상관없어. 내가 절대 죽게 내버려 두진 않을 거야. 비록 반쪽짜리인 엘프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동원해서라도 절대 그럴 일은 생기지 않게 할 거니까! 그리고 내 친구들 누구보다 강해. 오히려 내가 보호를 받는 처지니까.”


“그 믿음 변치 않기를 바라지.”


“응! 그럴 거야.”


단호하게 대답한 아리엘은 며칠 동안 고민한 말을 시원하게 다 쏟아냈다고 생각되자 바로 몸을 돌려 카페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녀가 나가자 류안을 책을 덮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저리도 단호한 걸 보니 조금은 부럽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피드백과 충고, 오타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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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5화 각자의 시간 - 31 23.07.10 30 2 12쪽
» 5화 각자의 시간 - 30 23.07.07 39 2 13쪽
126 5화 각자의 시간 - 29 23.07.06 39 2 12쪽
125 5화 각자의 시간 - 28 23.07.05 40 2 12쪽
124 5화 각자의 시간 - 27 23.07.04 30 2 13쪽
123 5화 각자의 시간 - 26 23.07.03 43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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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5화 각자의 시간 - 24 23.06.29 30 2 17쪽
120 5화 각자의 시간 - 23 23.06.28 37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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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5화 각자의 시간 - 21 23.06.26 3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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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5화 각자의 시간 - 19 23.06.22 32 2 13쪽
115 5화 각자의 시간 - 18 23.06.21 32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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