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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생 님의 서재입니다.

잊혀진 자의 이야기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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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생
작품등록일 :
2023.01.06 17:04
최근연재일 :
2024.01.05 08: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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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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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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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5화 각자의 시간 - 10

DUMMY

영주의 초대에 카데스는 저녁이 될 즈음 성으로 향했다. 옷차림에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된다고는 했지만 카데스는 무기나 방어구는 다 여관에 놔둔 채 최대한 깔끔한 차림으로 성에 들어섰다. 괜히 무장하고 갔다간 이상한 오해를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도련님, 정말 오래간만입니다. 하하, 기억하십니까? 몇 년 전에 얻어맞은 데가 비가 오면 아직도 쑤십니다.”


“네에, 그땐 죄송했습니다.”


“농담입니다. 농담! 오히려 제가 사과드려야지요. 그땐 상황이 어쩔 수 없었잖습니까. 도련님이나 저나 서로 입장 차이가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이렇게 다시 보니 정말 반갑습니다. 라니안님 부르러 갔으니 아주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네.”


카데스는 성안에 경비를 서던 자와 가볍게 대화를 나눴다. 지난날 서로 적으로 칼을 맞댄 라튼이라는 사내였다. 당시엔 일방적으로 카데스에게 얻어터지긴 했지만 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비병 하나가 라니안과 함께 돌아왔다. 카데스는 1층 홀에서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바빴던 터라, 라니안이 온 것을 미처 보지 못했다.


“어떻나요? 여기 지내실 때와 많이 달라졌습니까?”


라니안이 카데스에게 다가와 왜 주변을 두리번거렸는지 눈치채고는 말을 걸어왔다. 민망한 카데스가 서둘러 대답했다.


“아뇨. 거의 그대로입니다. 조금? 장식이나 분위기가 더 고급스러워진 것 빼곤 달라진 게 없어 보이네요.”


“영주님께서 기다리십니다. 일단 가시죠.”


“네.”


라니안이 카데스를 2층으로 안내했다. 익숙했지만 이젠 더는 익숙하지 않은 공간이었다. 카데스의 기분이 무척이나 묘하고 어색했다. 그런 그의 기분을 눈치챘는지 라니안이 분위기를 풀어주기 위해 말했다.


“성함이 카데스님 맞으시죠?”


“네.”


“주민분들이 도련님이 왔다며 다들 기뻐하는 걸 봤습니다. 그것만 보더라도 전 영주님이나 아드님이나 신임을 많이 받는다는 뜻이겠지요.”


“아닙니다.”


“안타까운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늦었지만 고인이 되신 부모님께서 편안한 안식을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니안은 시종일관 카데스에게 귀족 대우를 해주며 정중한 태도를 보였다. 오늘 처음 본 사람에게 이런 대우를 받으니 고향에 돌아온 것이 이제야 조금이나마 실감이 되었다.


“들어가시죠.”


2층 응접실로 안내받아 들어선 카데스는 문이 열리자 라인스노우 현 영주인 할슈타인 공작과 마주했다. 그는 이미 저녁 식사가 차려진 테이블 앞에 편안한 자세로 앉아있었다.


“자네군. 들어오게.”


“처음 뵙겠습니다.”


인사를 하며 카데스는 그를 꼼꼼하게 훑어보았다. 대단한 사람이란 소문과는 다르게 조금 왜소하고 마른 체격이었다. 눈빛만큼은 날카롭고 매서워 보였다. 그와 눈이 마주친 카데스는 잠시 움찔하긴 했지만, 같이 앉아있던 그의 딸 레이첼이 자리에서 일어나 카데스를 반갑게 맞아주자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질 수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저 기억하시죠?”


“그땐 영주님의 따님인 걸 몰라봤습니다. 결례를 범한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호홋! 결례라뇨. 도움을 받은 건 전데요? 제대로 감사 표시도 못 해서 오히려 제가 죄송할 따름입니다.”


레이첼의 말에 카데스는 조금이나마 안도했다. 마음 한편으로는 그날 일을 추궁당하며 곤욕을 치르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지난 일이지만 분명 카데스는 친절하지 않았으니까.


“일단 앉게. 식사하면서 대화를 나누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카데스가 천천히 자리에 앉자 영주가 말을 꺼냈다.


“자네 앞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네만 내 소개부터 해야겠지? 라인스노우 현 영주인 티어런 할슈타인 공작이네. 안면이 있는 이 아이는 내 막내딸인 레이첼이고. 현명하고 덕이 많으셨던 전 영주님의 아드님을 이제야 만나보는군.”


“감사합니다.”


“하하! 자넨 감사한다는 말밖에 못 하는 건가?”


농담을 던지긴 했지만 카데스는 왜소한 몸집과는 달리 분위기를 압도하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오래간만에 긴장 아닌 긴장을 한 카데스가 서둘러 소개를 했다.


“죄송합니다. 전 카데스 폰 데킨이라고 합니다. 비록 귀족이기는 하나 지금은 그냥 평범한 용병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귀한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아닐세. 우리 딸 아이가 신세를 졌다고 들었네. 불편할 테지만 고마워서 이런 자리를 마련한 거야. 자네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밤새 길에서 발목이 묶여있었을 거야.”


“맞아요. 눈이 많이 와서 마을까지 오는 데 애를 먹었거든요. 정말 감사해요.”


두 부녀의 칭찬에 카데스는 몸 둘 바를 몰랐다. 자신이 도움을 준 것이라고는 돌부리에 걸려있을 때뿐. 별생각 없이 말을 내뱉은 걸 여관 주인이 센스를 발휘해 영주에게 알려준 것이었다.


카데스는 민망했는지 솔직해지기로 했다.


“제가 한 건 없습니다. 아가씨가 라인스노우에 무사히 올 수 있었던 건 여관 주인 아저씨 덕분입니다.”


“하하하. 겸손한 친구로군. 자! 차린 거니 일단 식사부터 들게.”


아무리 불편한 자리일지라도 진수성찬이 차려진 테이블을 마다할 카데스가 아니었다. 평소 걸신들린 거지처럼 먹진 않았다. 최대한 예의를 갖춰 부지런히 접시를 비워내는 나름 한결같은 카데스였다.


#

레이첼은 계속해서 자신의 아버지와 조잘조잘 떠드느라 저녁은 먹는 둥 마는 둥 이었다. 음식 대부분은 카데스가 처리했고, 그렇게 식사가 끝나갈 때 즈음 할슈타인 공작이 카데스에게 말했다.


“먹성이 좋은 친구로군. 입에는 잘 맞나? 아니지. 입맛에 잘 맞을 수밖에 없겠군.”


“네, 오래간만에 먹는 고향 음식이었습니다.”


“자네 술은 좀 하나?”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적당히 먹기는 합니다.”


“그래, 그럼 따로 술 한잔하겠나?”


“네.”


그렇게 카데스는 할슈타인 공작과 그의 호위기사인 라니안과 함께 3층 집무실로 향했다. 삼촌 브렌트와 치열하게 싸우던 그 장소. 피비린내 나던 바로 그 집무실이었다. 카데스는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쓴웃음을 지었다.


“오래간만에 집에 오니 어떤가?”


할슈타인 공작이 와인이 담긴 잔을 내밀며 질문을 던지자 카데스가 잠시 뜸을 들이다 대답했다.


“어색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래, 그럴 만도 하지. 얼핏 얘기를 들으니 마이론홀드 왕국을 떠나있었다고 들었네.”


“네.”


“말수가 그리 많은 성격이 아닌 모양이군 그래.”


“죄송합니다. 성격이 이렇다 보니······.”


“하하하. 아닐세. 오히려 나는 말수가 적은 게 마음에 든다네. 나같이 정치를 하는 사람에겐 항상 말이 문제가 되는 법이지. 고향을 떠나 무슨 일을 했는지 물어봐도 되겠는가?”


“그냥 친구들과 용병 생활을 했었습니다.”


“정확히 어떤 용병 일을 했는지 물어봐도 되겠나?”


“이곳저곳 떠돌아다니면서 여러 일을 하다 팔라고스 전쟁에 참전했습니다.”


“그랬군. 라니안, 역시 자네가 보는 눈이 틀리지 않은 모양이야? 하하하.”


팔라고스 전쟁에 참전했다는 말에 할슈타인 공작도, 그의 호위 기사인 라니안도 낯빛이 밝아졌다. 조용히 한쪽 구석에서 자리를 지키던 라니안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용병으로 팔라고스 전쟁에 참전했다면 혹시 용병단에 몸담았다는 뜻이라고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네.”


“혹시 켈베로스 용병단에 계셨습니까?”


“맞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대답이었는지 라니안은 질문을 계속 던지며 얼굴에 화색이 돌 정도였다.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켈베로스 용병단 내에서 어디에 소속되어 있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변변찮은 실력입니다만 운이 좋아 본대에서 생활했었습니다.”


“아아, 정말 대단하시군요.”


“아닙니다.”


라니안은 자신의 주인인 할슈타인 공작과 눈이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마치 확인 절차라도 되는 듯 확신에 찬 라니안의 표정을 보며 할슈타인 공작이 말했다.


“다행이군. 그럼 내가 사적인 부탁을 하나 해도 되겠나?”


“어떤 부탁을 말씀하시는 건지······.”


“내 딸을 도와준 것에 대한 감사 표시를 하기 위한 초대기도 했지만, 용병 생활을 했다는 주민들의 이야기에 도움을 줄 수 있나 싶어 부른 걸세.”


카데스는 할슈타인 공작의 다른 속내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어떤 부탁인지 들어보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할슈타인 공작이 사정 이야기를 꺼냈다.


“내 가문에 대해 들은 이야기가 있나?”


“자세히는 잘 모릅니다만 얼핏 훌륭한 가문이라고만 알고 있습니다.”


“그런 대단한 가문의 사람이 여기 영주로 와 있는 것이 의아하진 않았나? 물론 이곳을 무시하는 말은 아닐세. 하하하.”


“괜찮습니다. 여관 아저씨에게 듣기로는 건강이 좋지 않아 오셨다고만 들었습니다.”


“그래, 표면적으로는 그렇지. 나는 수도에 있을 땐 나라의 돈줄을 쥐고 있던 재정 대신이었다네. 워낙에 일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다 보니 항상 건강이 좋지 않았지. 성직자들이 꾸준히 치료해주어도 금세 몸이 나빠지고를 반복하다 보니 쉴 필요를 느꼈네. 그런데 마침 타이밍이 절묘했지. 이스미르 후작은 혹시 알고 있나?”


이스미르 후작 이름이 언급되자 카데스는 눈이 번뜩였다. 현재 자신과 친구들이 맡은 일의 마지막엔 이스미르 후작 그가 있었다. 적이나 다름없는 자였기에 조심스럽게 말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조금은 알고 있습니다.”


“그자가 먼 지방으로 쫓겨난 이유도?”


“네.”


“그럼 이해하기 쉽겠군. 입이 무거운 듯하니 솔직히 말해주지. 팔라쥬르 국왕의 이복동생인 그가 권력 다툼에서 밀려 지방으로 쫓겨날 즈음이었지. 한 나라의 재정을 담당하는 내게 접근한 적이 있었네. 나 역시 그가 주장하는 타국에 대한 강경론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야. 왕국의 백성들이 전쟁에 휩쓸리는 게 걱정되는 문제를 떠나서 어디까지나 나는 정치가일세. 폐하의 편에 설지, 후작의 편에 설지 저울질을 했다는 게 정확할 거야. 핑계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가문까지 짊어진 나로서는 최선의 선택을 한 걸세. 좋게 보면 중립을 지킨 걸 수도 있고, 나쁘게 보면 박쥐처럼 양쪽의 기 싸움에서 발을 걸치고 있던 걸 수도 있지. 덕분에 폐하의 지지 세력들이 이스미르 후작과 몇 번 식사했다는 이유로 나에 대한 탄핵이 시작됐고, 자리에서 밀려난 셈이지. 표면상으로는 요양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귀양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네.”


“그런데 왜 제게 이런 말씀을······.”


“하하하. 왜 한낱 용병에게 이런 머리 아픈 이야기를 꺼내나 묻는 것 같군. 자네에게 부탁하는 처지이니 속내를 다 드러내야겠지? 얼마 전 폐하께서 다시 수도로 돌아오라고 하시더군. 나라 꼴이 엉망이라고 말이야.”


자신이 지금 하는 일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이라 느낀 카데스였다. 나라 꼴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 현재 이스미르 후작과 정체불명의 마법사였으니까.


할슈타인 공작은 업무용 책상 위에 올려진 편지 하나를 들어 카데스에게 건네주었다. 편지를 꺼내 본 카데스는 내용을 읽으며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건······.”


“그래, 내가 다시 돌아오는 걸 탐탁지 않아 하는 자들이 암살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내용일세.”


“혹시 편지는 누가 보낸 건지 알 수 있습니까? 다른 의도나 함정일 수도 있습니다.”


“편지는 나와 가까운 지인이 보낸 거라네. 안타깝게도 나를 암살하려는 자들이 이스미르 후작 쪽인지, 아니면 나를 내쫓은 자들 쪽인지 알 수는 없네. 하지만 양쪽 모두 내가 돌아가면 득이 될 게 없지.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 문제는 하필 이 시점에 말도 없이 아비 건강이 걱정된다고 온 내 딸이 신경 쓰이는 걸세.”


카데스는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이런 경우에 빠른 상황판단은 서지터가 최고겠지만 지금 곁엔 친구 중 그 누구도 없었다. 카데스만이 할 수 있는 냉정한 판단만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럼 제게 도움을 요청하시는 이유가 암살자들을 막아달라는 말씀이십니까?”


“나는 걱정이 없네. 여기 있는 라니안 이 친구가 보통 실력이 아니라서 말이지. 요양을 가장한 귀양을 올 당시 라니안 외에는 날 호위할 사람은 일부러 데려오지 않았지. 레이첼. 자네가 내 딸아이를 지켜줬으면 하네.”


라니안이 허리를 숙여 정중하게 카데스에게 부탁을 했다.


“부탁드립니다. 영주님은 저 혼자서라면 어떤 암살자가 오더라도 지켜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레이첼 아가씨마저 오신 마당에 저 혼자서는 두 분을 지켜드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잘 아실 테지만 경비병들 실력도 평범합니다. 더군다나 영주님께서는 라인스노우 사람들이 다치는 것도 원치 않으십니다.”


“잠시, 잠시 생각을 좀······.”


카데스는 양해를 구하고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라니안이라는 저 호위 기사의 자신감은 대충 보아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결코 평범한 실력이 아니라는 확신. 강한 사람은 자신과 수준이 비슷한 사람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문제는 혼자서 영주와 그의 딸을 다 지킬 수는 없었다.


카데스는 단순히 부모님을 뵙기 위해 고향을 찾았지만, 예상 밖의 큰일에 휘말리고 있었다. 어쩌면 그의 결정이 두 부녀뿐만 아니라 라인스노우의 주민들까지 지킬 수도 있다는 생각에 쉽게 부탁을 승낙했다.


“알겠습니다. 도와드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피드백과 충고, 오타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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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6화 누군가의 의지 - 1 23.07.12 29 2 12쪽
129 5화 각자의 시간 - 32 23.07.11 27 2 12쪽
128 5화 각자의 시간 - 31 23.07.10 30 2 12쪽
127 5화 각자의 시간 - 30 23.07.07 38 2 13쪽
126 5화 각자의 시간 - 29 23.07.06 39 2 12쪽
125 5화 각자의 시간 - 28 23.07.05 40 2 12쪽
124 5화 각자의 시간 - 27 23.07.04 30 2 13쪽
123 5화 각자의 시간 - 26 23.07.03 42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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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5화 각자의 시간 - 24 23.06.29 30 2 17쪽
120 5화 각자의 시간 - 23 23.06.28 37 2 13쪽
119 5화 각자의 시간 - 22 23.06.27 39 2 12쪽
118 5화 각자의 시간 - 21 23.06.26 3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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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5화 각자의 시간 - 19 23.06.22 32 2 13쪽
115 5화 각자의 시간 - 18 23.06.21 32 2 14쪽
114 5화 각자의 시간 - 17 23.06.20 36 2 13쪽
113 5화 각자의 시간 - 16 23.06.19 34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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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5화 각자의 시간 - 13 23.06.14 35 2 13쪽
109 5화 각자의 시간 - 12 23.06.13 36 2 13쪽
108 5화 각자의 시간 - 11 23.06.12 38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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