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2월29일생 님의 서재입니다.

잊혀진 자의 이야기 2부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2월29일생
작품등록일 :
2023.01.06 17:04
최근연재일 :
2024.01.05 08:00
연재수 :
251 회
조회수 :
9,535
추천수 :
452
글자수 :
1,515,958

작성
23.06.13 08:00
조회
35
추천
2
글자
13쪽

5화 각자의 시간 - 12

DUMMY

할슈타인 공작의 부탁을 받고 옛집이었던 곳에 머문 지 일주일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눈은 하루도 빠짐없이 내렸고, 날씨는 라인스노우의 모든 것을 얼어붙게 할 만큼 강한 한파가 몰아쳤다. 이곳에 살 땐 익숙한 날씨였지만 이미 떠난 지 오래라 카데스도 라인스노우의 한파를 견디기에는 힘겨워 보였다.


추위 덕분에 밖을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 한때 자신의 방이었고, 지금은 레이첼이 쓰고 있는 방에서 아흐레 내내 그녀를 지키고 있었다. 레이첼은 처음 카데스가 보디가드로 항시 붙어있을 거라는 아버지의 말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도움을 받긴 했어도 누군지도 잘 모르는 사람이 곁에 붙어 있는다는 것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할슈타인 공작에게 설득을 당한 레이첼은 자신의 시종과 함께 지낼 수만 있다면 카데스가 같이 있어도 된다는 말에 줄곧 그녀 곁에 머무르는 중이다.


“정말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곳은 처음 봐.”


해가 뜨자 레이첼은 창밖을 내다보며 온 세상이 새하얀 라인스노우의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20년도 채 살지 않은 나이였지만 이렇게 많은 눈을 보는 것은 낯선 것을 넘어 두려울 경지까지 다다랐다.


“아가씨, 답답하시죠?”


“괜찮아. 아버님께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설명해주셨으니까 참아야지. 눈이 이렇게 오는 게 그냥 신기할 정도야.”


“그런데 저분은 왜 맨날 저기 구석에서 웅크리고 계실까요? 매일 눈 감고 주무시는 건가?”


“티라, 다 들려. 불편하실 텐데 우리를 지켜주고 계신 거잖아.”


“동상도 아니고 항상 저렇게 있는 게 신경 쓰이잖아요.”


레이첼과 그녀의 시종인 티라 두 사람은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앉아 눈을 감고 있는 카데스를 바라보며 대화를 나눴다. 카데스는 친구들과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 주로 검과 방패를 손질하거나 조용히 눈을 감고 있는 시간이 대다수였다.


눈을 감고 있다고 하여 잠을 자는 것은 아니었다. 머릿속으로 서지터의 검술과 마르테아 섬에서 상대를 했던 가면을 쓴 자의 행동을 이미지로 그리며 나름의 훈련을 하는 중이었다.


라니안과 마주칠 때마다 그가 카데스와 대련을 하고 싶어 하는 표정을 노골적으로 내비쳤지만 두 사람 모두 자리를 비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카데스는 할 수 있는 훈련이라고는 약간의 체력 단련과 이미지를 그려가며 상상 속으로 대련하는 것뿐이었다.


“저기······, 카데스님.”


레이첼이 조심스럽게 부르자 카데스는 곧장 작은 눈을 뜨며 대답했다.


“네.”


“구석은 추우실 텐데 벽난로 근처로 오세요.”


“괜찮습니다. 전 여기가 편합니다.”


“그래도······.”


카데스가 단칼에 거절하자 레이첼은 고개를 푹 숙이며 의기소침해져 버렸다. 할슈타인 공작의 세 딸 중에 막내인 그녀는 타고나길 몸이 약하고 소심한 편이었다. 그래도 가정 교육을 잘 받았는지 곱게 자란 귀족 집안의 막내딸치고는 예의 바르고 심성이 착한 편에 속했다.


티라가 자신이 모시는 사람의 말이 거절을 당하자 참다 참다 카데스에게 한 마디 툭 던졌다.


“저기요! 아가씨께서 호의를 베푸시는데 알아듣는 척이라도 해주시면 안 될까요? 그렇게 단박에 쌀쌀맞은 어투로 대답하면 아가씨께서 무안하시잖아요.”


“왜 그래. 티라. 저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 벌떡.


카데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둘의 근처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티라가 잔뜩 움츠러들었고, 레이첼 역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어 몸을 살짝 떨었다. 티라가 괜한 타박을 한 것이 마음에 걸린 모양이다.


다행히 둘이 걱정되는 일이 벌어지진 않았다. 카데스는 둘을 지나쳐 창가 가까이 다가가 한참 동안 밖을 내다보았다.


“눈발이 많이 약해졌습니다. 낮이 되면 눈이 그칠 것 같네요.”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내쉰 레이첼이 카데스의 말에 대꾸했다.


“그래요?”


“아버님에게 들으셨겠지만, 눈이 그치면 긴장하셔야 할 겁니다. 오늘 낮잠을 좀 주무십시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새벽에 깨어있어야 합니다.”


곧 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말에 레이첼은 겁을 잔뜩 집어먹었다.


“그들이 정말 오늘 새벽에 올까요?”


“네, 저라면 눈이 그치는 때를 노릴 겁니다. 이미 시간도 많이 지난 상황이라 적은 분명 서두를 테죠. 일전에 말씀드린 대로 저녁이 되면 아버님과 함께 비밀 통로에 숨어 계십시오.”


카데스의 추가적인 계획이었다. 한 때 서지터가 헤집고 다녔던, 그리고 자신조차 잊고 지내던 성내의 비밀 통로. 그 통로를 안전 구역으로 여기고 두 부녀를 숨기려는 의도였다. 비밀 통로를 이용하면 최소한 라니안이나 카데스가 적들에게 당하더라도 부녀를 지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통로는 추울 테니 따뜻하게 입으시는 게 좋습니다.”


“암살자라는 사람들이 한두 명이 아닐 텐데 라니안과 카데스님 두 사람이 걱정됩니다.”


“제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라니안님은 직접 대련해보진 않았지만 홀로 영주님을 보좌할 정도의 실력이면 암살자가 많더라도 충분히 감당하실 수 있을 겁니다. 충분히 강한 분입니다.”


“그래도 최대한 병사들을 많이 모아서 상대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너무 무모하다고 생각됩니다.”


상식적인 수준의 생각이었다. 상대가 몇이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 쪽수로라도 밀어붙여야 안심할 수 있다. 하지만 레이첼 입장에서는 카데스나 라니안의 실력은 상식적인 선 이상의 실력임을 알 수는 없었다. 그저 귀족 집안에서 귀하고 곱게 자란 아가씨니까 말이다.


카데스는 걱정이 많은 한스의 얼굴이 떠올라 미소를 지으며 레이첼을 안심시켰다.


“오히려 함정을 파놓고 많은 사람이 숨어있으면 적에게 발각될 위험이 더 큽니다. 그럼 함정을 파놓는 의미가 전혀 없어지는 거죠. 만일을 대비해 병사들이 지내는 막사 쪽에서도 퇴로를 막을 겁니다.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알겠어요. 카데스님만 믿을게요.”


항상 무표정했던 카데스의 얼굴에서 환한 웃음까지는 아니어도 미소를 짓는 표정을 보자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그래도 말과는 다르게 기도하듯 모은 가녀린 손은 파르르 떨고 있었다.


#

카데스의 예상대로 눈은 점심때 즈음 그쳤다. 든든하게 점심을 먹고 난 후 지켜야 할 부녀는 휴식을 취했고, 카데스와 라니안은 경비병들에게 간략하게 지시를 내렸다. 해가 떨어진 후 경비 병력 모두 막사에서 쉬면서 소란이 생긴다면 즉각 반응을 보여 퇴로만 막으라는 내용이었다. 암살자들이 도망치면 절대 나서지 말고 차분하게 퇴로만 막으라는 말에 다들 돕겠다고 의지를 내비쳤지만, 상대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들을 희생시킬 수는 없었다.


물론 카데스를 걱정하는 경비병들이 많았지만 라니안이 나서서 자신보다 훨씬 강하다는 말에 그제야 이해하며 막사로 돌아갔다.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라니안이 카데스에게 말했다.


“영주님보다 카데스님 걱정을 더 많이 하는 것 같군요.”


“죄송합니다.”


“하하하. 아닙니다. 그런 뜻으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 경비병들부터 라인스노우 마을 주민 모두가 카데스님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하는 말입니다.”


“저를 좋아하기보다는 제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생각하는 걸 겁니다. 특히 경비병분들은 복수를 위해 돌아왔을 때 제게 칼을 겨눈 분들이죠. 그래서 더욱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나서는 겁니다.”


“아쉽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그때 함께했던 친구분들과 모두 오셨더라면 정말 든든했을 텐데요. 그분들 모두 팔라고스 전쟁에서 살아남은 분들이니 카데스님만큼 강하실 거 아닙니까?”


“정말 말도 안 되게 다들 강하죠. 그중 저와 같이 검을 쓰는 친구는 감히 제가 따라갈 수도 없을 만큼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친구입니다. 무서울 정도죠.”


“어느 정도 실력일지 정말 궁금하군요.”


라니안에게 살아남은 검은 늑대 중 한 명이라고 자랑하고 싶었으나 꾹 참았다. 굳이 그런 실력을 갖춘 동료라고 말하게 된다면 지금 하는 일에 대해 할슈타인 공작이 충분히 예측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어쨌든 오늘 일이 잘 해결되고 나면 꼭 저와 대련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적들을 먼저 처리하면 저 좀 도와주러 와 주십시오. 하하하.”


라니안은 카데스의 등을 툭툭 두드리며 농담을 던졌다. 그만큼 많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카데스도 그런 라니안의 장난이 딱히 싫지는 않았다. 이곳에서 그나마 대화가 통하는 상대가 라니안뿐이었으니까.


“오히려 제가 부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설마요? 그럼 우리 내기를 하는 게 어떻습니까?”


“내기요?”


“카데스님의 예측대로 적들은 분명 아가씨의 존재를 알고 두 무리로 나눠 습격할 겁니다. 먼저 적을 처리하는 쪽이 꼭 도와주러 오는 거죠. 그렇게 도움을 받은 사람이 술 한 잔 거하게 사는 겁니다. 어떤가요?”


“좋습니다. 그런데 적들은 은밀하고 빠르게 움직일 테니 대부분 날쌘 도적 출신일 겁니다. 방어구는 확실하게 챙겨 입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라니안은 혹시나 누가 듣는 건 아닌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말했다.


“물론이죠. 방패도 잘 닦아뒀습니다. 솔직히 말해 영주님께서 암살자가 온다는 소식을 알려주셨을 때 속으로는 즐거웠습니다. 그동안 너무나 지루했거든요.”


천상 전사의 피가 흐르는 사내다웠다. 그런 라니안을 보며 문득 궁금해진 카데스가 질문을 했다.


“그런데 라니안님은 어쩌다가 영주님의 호위 기사가 되신 겁니까.”


“별거 없습니다. 저희 집안 자체가 대대로 할슈타인 가문의 호위 기사 출신이었습니다. 저 역시도 어릴 때부터 검술을 배우면서 영주님을 지켜드리고 있는 거죠. 집안 핏줄 자체에 그 어떤 사명감 같은 게 있습니다. 그래서 제 할아버님, 아버님까지 절 엄하게 가르치셨습니다. 솔직히 전 어릴 때 그리폰 성기사단에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번쩍이는 은빛 갑옷을 입고 그리폰을 타고 하늘을 나는 모습을 동경했었죠.”


그 말에 카데스는 파시비엔이 떠올랐다. 그 역시도 라니안처럼 그리폰 성기사단을 동경하던 때가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10대 때 가출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가출이요?”


“네, 가출해서 곧장 페올루안테에 있는 아그나달린 신전으로 향했죠. 어리긴 해도 또래 남자아이들보다 검술에 자신이 있었으니까요. 일단 수습 기사가 돼서 훗날 그리폰 성기사단이 되면 아버님도 절 용서하실 것 같아 가출을 감행한 거죠.”


“그런데 왜······.”


굳이 신성 마법을 쓰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실력만 검증된다면 그리폰 성기사단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던 카데스였다. 그래서 의아함에 던진 질문이 이해하기 쉬운 답변으로 돌아왔다.


“가서 보니 저보다 몇 살 더 어린 친구가 있는 겁니다. 그 친구와 처음 대련해보고 바로 깨달았지요. 아! 나는 아직 멀었구나. 아버님 밑에서 더 혹독하게 수련을 해야 한다는 걸 느끼고 바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친구가 지금 차기 성기사단 단장으로 촉망받는 트리스탄이란 성기사입니다. 하아! 정말 대단했죠. 저보다 체구도 훨씬 작은 아이가 정신없이 공격하는데 저는 막기에만 급급했습니다.”


아그나달린 신전에서 서지터와 상대했던 자의 이름. 바로 트리스탄이었다. 직접 두 눈으로 그의 실력을 본 카데스는 금세 이해가 갔다. 어린 나이에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면 좌절할 수밖에 없음도 충분히 이해가 갔다.


“트리스탄······.”


“혹시 모르십니까?”


“아뇨. 알고 있습니다.”


“하하하! 워낙 유명한 친구니 모를 수가 없겠죠. 아무튼 전 그 이후로 미친 듯이 검술 훈련에만 몰두했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한 번 다시 트리스탄과 맞붙어 보고 싶은 마음으로요.”


그 말에 카데스는 동병상련의 기분을 느꼈다. 라니안에게 있어서 뛰어넘을 수 없는 존재이면서도 반드시 이겨보고 싶은 트리스탄이라는 상대가 있었고, 자신 역시 서지터라는 존재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 심정 이해 갑니다. 그래도 덕분에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되어 주는 존재가 되는 거죠.”


라니안이 음흉한 표정으로 카데스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무서울 정도로 강하다는 친구분?”


“네.”


“우리 꼭 한번은 이겨봅시다. 하하하!”


라니안은 호탕하게 웃으며 성안으로 들어갔다. 비록 대수롭지 않은 평범한 대화였지만 카데스는 그동안 라니안의 노력이 얼마나 힘들고 혹독했을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시절을 겪어왔기에 라니안이 든든한 아군임을 느낄 수도 있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피드백과 충고, 오타 지적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잊혀진 자의 이야기 2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5 6화 누군가의 의지 - 6 23.07.19 25 2 13쪽
134 6화 누군가의 의지 - 5 23.07.18 28 2 13쪽
133 6화 누군가의 의지 - 4 23.07.17 29 2 12쪽
132 6화 누군가의 의지 - 3 23.07.14 27 2 12쪽
131 6화 누군가의 의지 - 2 23.07.13 26 2 15쪽
130 6화 누군가의 의지 - 1 23.07.12 29 2 12쪽
129 5화 각자의 시간 - 32 23.07.11 27 2 12쪽
128 5화 각자의 시간 - 31 23.07.10 30 2 12쪽
127 5화 각자의 시간 - 30 23.07.07 38 2 13쪽
126 5화 각자의 시간 - 29 23.07.06 39 2 12쪽
125 5화 각자의 시간 - 28 23.07.05 40 2 12쪽
124 5화 각자의 시간 - 27 23.07.04 30 2 13쪽
123 5화 각자의 시간 - 26 23.07.03 42 2 13쪽
122 5화 각자의 시간 - 25 23.06.30 35 2 13쪽
121 5화 각자의 시간 - 24 23.06.29 30 2 17쪽
120 5화 각자의 시간 - 23 23.06.28 37 2 13쪽
119 5화 각자의 시간 - 22 23.06.27 39 2 12쪽
118 5화 각자의 시간 - 21 23.06.26 33 2 12쪽
117 5화 각자의 시간 - 20 23.06.23 44 2 13쪽
116 5화 각자의 시간 - 19 23.06.22 32 2 13쪽
115 5화 각자의 시간 - 18 23.06.21 32 2 14쪽
114 5화 각자의 시간 - 17 23.06.20 36 2 13쪽
113 5화 각자의 시간 - 16 23.06.19 33 2 13쪽
112 5화 각자의 시간 - 15 23.06.16 37 2 12쪽
111 5화 각자의 시간 - 14 23.06.15 44 1 12쪽
110 5화 각자의 시간 - 13 23.06.14 35 2 13쪽
» 5화 각자의 시간 - 12 23.06.13 36 2 13쪽
108 5화 각자의 시간 - 11 23.06.12 38 2 13쪽
107 5화 각자의 시간 - 10 23.06.09 30 2 14쪽
106 5화 각자의 시간 - 9 23.06.08 36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