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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생 님의 서재입니다.

잊혀진 자의 이야기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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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생
작품등록일 :
2023.01.06 17:04
최근연재일 :
2024.01.05 08: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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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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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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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5화 각자의 시간 - 13

DUMMY

“후우, 후우, 후우.”


한 사내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어둠을 뚫고 힘겹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무릎까지 뒤덮는 눈밭을 뚫고 가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 뒤를 바짝 따르고 있는 호리호리한 사내가 욕을 하며 짜증을 냈다.


“정말 지랄 같은 날씨군.”


“퉤! 태어나 눈이 이렇게 오는 곳은 처음이라고.”


“이런 날씨에 거지 같은 의뢰라니.”


“멈춰! 불빛이 보인다!”


선두에서 걷던 사내가 팔을 들어 주먹을 쥐며 말하자 일제히 걸음을 멈췄다. 선두의 사내를 따르는 그림자는 무려 아홉. 중간에 있던 체격 좋은 자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 앞으로 나섰다.


“도착했군. 지금 대략 몇 시쯤 됐을 것 같나?”


“해가 떨어지기도 전에 출발했고 눈 때문에 속도가 떨어진 걸 고려한다면 새벽 서너 시쯤?”


“좋아. 모두 모여라.”


리더처럼 보이는 체격 좋은 사내가 말하자 모두 앞으로 걸어와 그를 둥그렇게 에워쌌다.


“다들 체력적으로 문제는 없겠지?”


딱히 말을 꺼내는 자가 없었다.


“좋아. 출발 전에 미리 말한 대로 공작의 호위 기사란 한 놈만 처리하면 일은 손쉽게 끝난다. 다들 알다시피 경비병 숫자도 많지 않고 실력도 형편없는 놈들이야. 혹시라도 들켜 일이 커지더라도 문제 될 게 전혀 없다는 뜻이다.”


그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거렸다. 마을에서 얻은 정보로 보자면 최근 라인스노우는 몇 년 전 큰일을 겪은 후로 경비병의 숫자가 대폭 감소하였다. 그 큰일이란 카데스 일행이 나타나 당시 영주였던 그의 삼촌 브렌트를 죽인 사건이었다.


“그럼 대장. 내가 절반을 이끌고 공작의 딸을 잡으면 되는 거 맞지?”


“그래, 그 정보 역시 확실해. 영주의 막내딸이 수도에 없다는 점과 얼마 전 고급스러운 마차가 마을에서 하루 묶고 갔다고 하니 자기 아버지를 보기 위해 이곳으로 온 게 틀림없어.”


”큭큭, 비록 날씨는 안 도와줬지만 이건 하늘이 우리를 돕는 것 같군.“


”호위 기사란 놈 실력이 상당하다는 소문이다. 공작도 분명 저항할 테고. 물론 어디까지나 만일을 대비한 거지만 최대한 빠르게 딸년부터 잡아 와. 아비란 자가 딸의 목숨이 걸려 있는 판국에 함부로 저항은 못 할 거다. 동이 트기 전에 빠르게 처리한다. 그럼 지금부터 복면으로 모두 얼굴을 가리고 길이 아닌 샛길로 라인스노우에 진입한다.“


암살자 무리 대장의 지시에 나머지 아홉은 일사불란하게 복면을 꺼내 뒤집어쓰기 시작했다. 몇 시간 동안 눈길을 뚫고 추위와 싸운 행군이었지만 암살자 10명은 재빠르게 숲 쪽으로 몸을 날려 사라졌다.


이들의 계획은 카데스의 예상대로였다. 숫자를 나눠 레이첼을 붙잡아 인질로 삼으면 할슈타인 공작을 비롯해 라니안도 손쉽게 처리할 수 있으리라는 계획.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꽤 좋은 나름의 전략이었지만 이들이 스스로 무덤으로 들어가는 이유는 두 가지였다.


이미 암살자 무리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는 영주와 바로 카데스의 존재. 어쩌면 암살자들이 걱정하는 호위 기사 라니안보다 더 무시무시한 상대가 카데스일지도 몰랐다. 적에게는 자비란 없는 카데스를 상대할 자들은 곧 죽음의 공포에 떨며 목이 날아갈 운명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운명조차 모르고 어느덧 영주의 성에 도착한 암살자들은 경비병들이 없으니 편하게 성 내부로 들어섰다. 곧장 암살자들은 두 무리로 나뉘었다. 그들이 머무르던 마을에서 라인스노우 출신의 주민을 수소문해 얻은 중요한 정보. 성안의 구조와 영주와 딸이 지내는 방의 위치였다. 영주의 방은 2층, 딸의 방은 3층에 있으리라 예상되었다. 예전 카데스의 부모님과 카데스가 쓰던 방을 토대로 추측된 위치였으나 정확한 정보였다. 어느 쪽에게 득이 될 정보일지는 불 보듯 뻔했지만.


그렇게 다섯의 무리가 3층의 레이첼의 방 앞에 도착했을 땐 이미 2층에서 전투가 벌어진 소리가 들려왔다. 생각보다 빠른 2층에서의 전투에 다급해진 다섯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 머리맡에 램프로 방을 밝히고 있었을 뿐 방 안은 어두웠다. 그래도 침대에 누군가 누워있는 형태를 보자 다섯은 바로 검을 뽑아 들고 이불을 젖히려 하던 순간.


- 푸훅!


”커헉!“


문 가까이에 있던 암살자 하나가 짧은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의 몸엔 롱소드가 꿰뚫고 나온 검날이 재빠르게 뒤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 촤하악!


- 투욱! 데구르르.


갑작스러운 공격에 다른 암살자 하나의 목이 날아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손 쓸 틈도 없이 다섯 중 둘이 무력해져 버렸다. 카데스는 레이첼과 함께 지낼 때 줄곧 앉아있던 구석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적이 들어오자마자 단칼에 둘을 쓰러뜨렸다.


둘이 쓰러진 사이 이불을 젖힌 암살자는 베개로 사람처럼 꾸며놓은 걸 보고는 뒤늦게 상황을 깨달았다.


”하, 함정······?“


- 터벅터벅.


앞으로 걸어와 모습을 드러낸 카데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응, 함정이야. 여기서 아무도 못 나가.“


- 끼이이익.


카데스가 문을 닫아버렸다. 뒤늦게 돌아가는 상황이 파악되자 이불을 젖혔던 암살자가 소리쳤다.


”고작 한 놈이야! 죽여!“


- 터엉! 후우웅!


암살자 둘의 동시에 나온 공격에 카데스는 가볍게 방패로 막으며 몸을 낮춰 다른 암살자의 검을 피했다.


- 촤아악!


”크아아악!“


방패에 검이 부딪힌 암살자는 카데스의 힘에 의해 뒤로 밀렸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카데스는 오른팔을 날려버렸다.


- 푸훅!


카데스는 방패를 든 채 단단히 방어하며 간결한 동작으로 심장 가까운 곳에 검을 찔러넣었다. 이제 남은 적은 단둘. 눈 깜짝할 사이에 셋이 죽어 나가자 암살자 둘은 뒷걸음질을 치며 기회를 엿보려 했다.


”고맙네?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 주질 않아 줘서.“


”뭐, 뭐라는 거야! 미친 자식이!“


”죽어!“


잠시 숨을 고르며 정신을 차린 암살자 하나가 겁도 없이 카데스에게 달려들었다. 기습을 당해 셋이 죽은 것이지 결코 실력으로 밀리지 않는다고 판단한 암살자는 손쉽게 카데스의 방패에 막혀버렸다.


- 터헝! 푸우욱!


방패에 공격이 막히자마자 카데스의 검이 허벅지를 꿰뚫어버렸다. 카데스에겐 너무나도 손쉬운 상대였다. 누가 보아도 도적 출신의 암살자들이 분명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나도 느리고 형편없는 실력이었다.


사실 그렇게 느린 자들은 아니었다. 그동안 몸놀림이 빠르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레일라나 전사로서 말도 안 되게 빠른 서지터를 매일 보아온 카데스에게는 한없이 느릴 뿐이었다.


- 뻐걱!


허벅지에 깊은 상처를 입은 암살자가 몸이 휘청거리자 카데스는 방패를 치켜올려 턱을 박살 내 버렸다.


마지막 남은 암살자가 계속 뒷걸음질을 치며 시간을 끌기 위해 입을 열었다.


”네, 네가 그 호위 기사란 놈이냐?“


”아니.“


간단명료하게 대답한 카데스는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왔다. 그 모습을 보며 암살자는 오줌을 지릴 것만 같았다.


”그, 그럼 대체 뭐 하는 놈이길래!“


”곧 죽을 자가 알 거 없지 않나? 계속 창문 쪽을 힐끗거리는데 여기 3층이야. 무사히 뛰어내리더라도 근처 막사에서 경비병들이 준비하고 있을 거야. 포기해.“


”망할!“


암살자는 계속 뒷걸음질을 치다 벽에 부딪혔다. 이제 더는 뒤로 피할 곳도 없었다. 그새 대여섯 걸음 앞까지 다가온 카데스를 보자 암살자가 예상외의 말을 내뱉었다.


”너, 너! 낯이 익은데!“


”뭐?“


”마, 맞아! 옛날에 필토 상점에서 일하던 놈!“


”필토 상점 얘기를 꺼내는 걸 보니 히크 거리의 도적 길드 소속인 놈인 거네. 레일라가 들으면 기뻐하겠어.“


”레일라? 그, 그 계집 아직 살아있나?“


”이제 곧 시작될 거야. 레일라가 너희 뿌리째 뽑아낼 테니까. 살려서 얘기를 좀 들어보고 싶은데 내기를 한 게 있어서 빨리 2층으로 가야 할 거 같아.“


”망할 자식! 내가 누군 줄 알고! 죽어!“


- 채재쟁!


최후의 발악을 하며 암살자는 옆에 있던 램프를 집어 던졌다. 어둠 속에서라면 자신이 유리하다고 판단이 섰다. 그러나 이미 그의 행동마저 예상했던 카데스는 방패를 램프를 향해 집어 던지며 더는 달아날 곳이 없는 암살자에게로 달려들었다.


- 푸우욱!


”크업! 개, 개자······.“


- 풀썩.


암살자의 숏소드로는 카데스의 롱소드를 감당할 수 없었다. 램프를 던지며 옆으로 뛰어오르려 한 암살자는 옆구리에 검이 깊게 박히며 그 자리에서 쓰러져버렸다.


”원래 별다른 악의는 없었는데 레일라의 적은 내 적이기도 해서······.“


카데스는 검을 거두고 곧바로 2층으로 향했다. 싸늘한 다섯의 시체를 만들어 놓은 사람치고는 일말의 죄책감 따위 전혀 없는 표정이었다.


- 카항! 카가강!


2층은 아직 전투 중인 듯했다. 카데스가 영주의 방 근처까지 도착했을 땐 검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잦아들었다.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곧 문을 열고 뛰쳐나온 자를 보며 승부가 결판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복면을 쓴 암살자 하나가 도망쳐 나오자 카데스는 방패를 몸에 바짝 붙이고 적에게로 달려들었다.


- 퍼허억!


강한 충격을 받은 암살자는 뒤로 밀리며 벽에 머리를 부딪힘과 동시에 그 자리에서 기절해 버렸다. 영주의 방 안에서 라니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카데스님이십니까? 하하하! 역시 제가 내기에서 졌군요.“


얼굴에 묻은 피를 닦으며 라니안이 문밖으로 나와 기절해 있는 암살자를 바라보았다.


”역시 카데스님입니다. 배후를 캐기 위해 한 놈은 살려두시는 겁니까?“


”네, 그런데 실망입니다.“


”실망이라뇨?“


”저보다 먼저 전투가 벌어지신 거 같은데 이제야 전투가 끝나셨네요.“


전혀 농담이라고는 하지 않던 카데스의 입에서 놀리듯 농담이 나오자 라니안은 당황해 말을 버벅거렸다.


”아, 아니 그, 그게······. 이 무리에서 가장 센 놈이 있었으니까 그런 거죠. 게다가 오래간만의 피가 튀는 전투라 더 즐기고 싶어 좀 가지고 놀았습니다.“


”장난입니다.“


카데스는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기절해 버린 암살자를 밧줄로 묶기 시작했다.


”나 참, 그런 심각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농담을 던지면 듣는 사람은 얼마나 당혹스러운 줄 아십니까?“


”5년 정도 저와 함께 지낸 친구들도 아직 적응을 못 합니다. 그나저나 혹시라도 남은 암살자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경비병 막사에서 숫자를 아마 파악했을 겁니다. 제가 가서 확인도 할 겸 시체도 옮길 경비병들을 데려오겠습니다.“


”네, 부탁드립니다.“


라니안이 서둘러 밖으로 나가자 그냥 기절한 암살자에게 물어보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선 카데스가 그의 뺨을 세게 후려갈겼다.


- 짜아악!


”크으으.“


”일어나.“


”마, 망할! 뭐가 어떻게 된······.“


”속일 생각하지 말고 묻는 대로 대답하는 게 좋을 거야. 암살자는 총 몇이지?“


뒤늦게 정신이 든 암살자는 자신의 팔다리가 묶인 것을 깨닫고는 곧장 목숨을 구걸하기 시작했다.


”사, 살려줘.“


”살고 싶으면 암살자의 숫자가 몇인지나 말해.“


”나를 포함해서 열 명이야.“


카데스는 목을 길게 빼 영주의 방 안을 살폈다. 시신은 정확히 네 구. 자신이 처리한 다섯을 포함하면 지금 이 자가 말한 숫자와 일치한다.


- 드드드득.


카데스가 안전한 상황임을 파악하자 영주의 방 구석진 곳의 비밀 통로 문을 열었다.


”영주님, 끝났습니다. 이제 나오셔도 됩니다.“


비밀 통로에 레이첼과 함께 불쌍하게 쪼그려 앉아 초조해하던 할슈타인 공작이 말했다.


”자네는 무사한 듯싶군. 라니안은?“


”경비병들을 부르러 갔습니다. 남은 적은 더 없는 것 같습니다.“


”꺄아아악!“


비밀 통로에서 힘겹게 방으로 발을 내디딘 레이첼은 처참하게 죽어있는 시신들을 보며 비명을 질렀다. 난생처음 목격하는 살해 현장이었다. 귀족 집안의 아가씨가 이런 광경을 목격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긴 했지만, 예상외로 충격이 커 보였다. 할슈타인 공작은 자신의 딸이 시신을 보지 못하게 레이첼을 꼭 끌어안으며 다독여주었다.


”괜찮다. 괜찮아. 이제 다 끝났으니 안심하거라.“


”무, 무서워요. 아버님.“


”티라! 빨리 레이첼을 방으로 모시거라!“


할슈타인 공작이 크게 소리치자 각자의 방 안에서 쥐 죽은 듯 숨어있던 성의 시종들이 하나둘씩 밖으로 나왔다. 레이첼의 시종인 티라가 서둘러 달려 나왔다.


”아가씨, 보시면 안 됩니다. 제 방으로 모실 테니 눈 꼭 감고 계세요. 아셨죠?“


”으, 으응.“


레이첼은 티라의 품 안에서 바들바들 떨며 영주의 방 밖을 빠져나갔다. 그녀의 모습이 사라지자 안도한 할슈타인 공작은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카데스에게 말했다.


”후우우. 별 탈 없이 잘 끝난 것 같군. 자네가 아니었으면 피해가 클 뻔했네.“


”아닙니다. 라니안님이 제 역할을 잘해 주신 덕분입니다. 그리고 암살자 중에 한 놈을 살려놨습니다.“


”고맙네.“


할슈타인 공작이 악수를 청했다. 카데스는 손을 바지춤에 슥슥 닦으며 공손하게 할슈타인 공작과 손을 맞잡았다. 잡은 할슈타인 공작의 손이 따뜻했다. 훗날 이 기억이 되풀이되는 따스한 손이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피드백과 충고, 오타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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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6화 누군가의 의지 - 2 23.07.13 26 2 15쪽
130 6화 누군가의 의지 - 1 23.07.12 30 2 12쪽
129 5화 각자의 시간 - 32 23.07.11 27 2 12쪽
128 5화 각자의 시간 - 31 23.07.10 30 2 12쪽
127 5화 각자의 시간 - 30 23.07.07 38 2 13쪽
126 5화 각자의 시간 - 29 23.07.06 39 2 12쪽
125 5화 각자의 시간 - 28 23.07.05 40 2 12쪽
124 5화 각자의 시간 - 27 23.07.04 30 2 13쪽
123 5화 각자의 시간 - 26 23.07.03 43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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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5화 각자의 시간 - 24 23.06.29 30 2 17쪽
120 5화 각자의 시간 - 23 23.06.28 37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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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5화 각자의 시간 - 21 23.06.26 3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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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5화 각자의 시간 - 18 23.06.21 32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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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5화 각자의 시간 - 16 23.06.19 34 2 13쪽
112 5화 각자의 시간 - 15 23.06.16 38 2 12쪽
111 5화 각자의 시간 - 14 23.06.15 44 1 12쪽
» 5화 각자의 시간 - 13 23.06.14 36 2 13쪽
109 5화 각자의 시간 - 12 23.06.13 36 2 13쪽
108 5화 각자의 시간 - 11 23.06.12 38 2 13쪽
107 5화 각자의 시간 - 10 23.06.09 31 2 14쪽
106 5화 각자의 시간 - 9 23.06.08 3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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