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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류희윤] 님의 서재입니다.

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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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초[류희윤]
작품등록일 :
2005.10.14 14:39
최근연재일 :
2005.10.10 17:29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566,737
추천수 :
223
글자수 :
52,651

작성
05.10.05 08:50
조회
34,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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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8쪽

[선무]1장. 노부는 '천하제이인'이었다!(4)

DUMMY

그렇게 중얼거리며 유량은 하늘을 향해 ‘씨익’ 웃어보였다.

그러던 중, 비오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유량의 눈동자가 급

격하게 커졌다.

“어어?”

비오는 하늘에 광채를 뿜고 있는 뭔가가 있다는 것은 결코 흔

한 일이 아니었다. 가끔씩 본 사람이 있다는 UFO일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유량은 이내 그 생각을 접어야 했다.

“귀, 귀신?”

유량은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렸다.

정좌하고 앉아 있는 노인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서는 잔잔한

빛이 흐르고 있었고, 갈수록 그 빛은 강해지는 느낌이었다. 귀신

이 아니고서야 허공에 저렇게 앉은 자세로 떠 있을 수가 있을까.

더군다나 빗물도 그 귀신의 몸을 그냥 통과하고 있었다.

대낮에 귀신을 본 느낌.

온 몸의 털이 쭈뼛쭈뼛 서고 손발이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고,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도 유량은 고개를 세차게 젓고 다시 하늘을 올려보

았다.

대낮에 귀신이 나타난다는 것 자체가 믿기 힘들었고, 아직까지

귀신 자체를 믿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흐헉! 저, 정말 귀, 귀신?”

유량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턱!

어느새 그의 등은 옥상의 난간에 닿아 있었다. 유량의 고개가

세차게 뒤로 돌아갔다. 운동장과 화단이 보였다.

갑자기 6층 높이의 옥상이 더욱 높아 보이며 현기증이 이는 기

분이 들었다.

“우악!”

아래를 내려다보던 유량은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귀신은 분명히 허공에 떠있었는데, 지금은 자신이 바라보고 있

는 곳에서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어어!”

갑자기 몸이 아래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

그 순간, 떨어지지 않으려 양팔을 이리저리 내저었지만, 자신의

몸은 이미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으아아아악!”

죽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대낮에 귀신을 보고 죽을 수는 없었다.

비록 힘들게 살아온 삶이고 지금도 너무 힘든 삶이지만 그렇다

고 해서 삶을 포기할 정도로 자신은 나약한 인간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떨어져 내리니, 귀신의 모습이 가까워졌다.

정신을 놓지 않으려 했지만, 계속해서 아득해져만 가는 느낌이

었다.

순간, 귀신이 떨어져 내리는 자신을 받기라도 하겠다는 듯 팔

을 벌리는 것이 아닌가? 그 것은 이상한 느낌이었다.

당연히 죽기는 싫은 마당인데 왠지 저 팔에 안기면 편안할 것

같다는 느낌. 그 것은 귀신의 모습 때문인지도 몰랐다.

멀리서는 몰랐지만 가까운 곳에 다다르자 귀신에게서 받은 느

낌은 마치 신선과도 같았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그 편안한 느낌을 기억한 채.


어떻게 깨어났는지도 모르게 깨어났다.

깨어나자마자 왠지 모를 편안한 느낌이 들었고, 몸도 이상하게

상쾌해진 기분이었다.

그러면서 천천히 방 안을 둘러보았다.

별다른 가구도 없이 잘 정돈된 방안이었지만, 왠지 모를 이질

감이 느껴졌다.

그 이질감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문을 열고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왔다.

들어 온 사람은 노인이었는데, 방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입을

열어서 뭐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그 노인의 말을 알아듣고 말고를 떠나서 유량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저 노인은……!’

분명히 귀신의 모습과 똑같이 생긴 노인이었다.

하지만 달랐다.

그 때는 분명히 반투명한 형상을 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저

사람의 모습일 뿐이었다.

노인의 얼굴이나 모습에서는 너무나도 편안한 기분이 느껴졌기

에 유량은 경계심을 약간 풀었다.

노인이 또다시 뭐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유량은 다시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어?’

갑자기 웬 중국어란 말인가?

상황이 전혀 인식되지 않으니, 유량은 다시금 혼란 속으로 빠

져들었다.

자신에게 중국어로 뭐라 말하는 노인만을 멀뚱멀뚱 바라보며.


경무구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최초, 적당히 치료를 해서 청년을 다시 세상으로 돌려보내려고

마음을 먹었던 경무구. 하지만 그는 그럴 수 없었다.

말이라고는 한 마디도 못하는 청년.

이 땅에 살면서 과연 어떻게 하면 저 나이가 될 때까지 말 한

마디도 익히지 못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청년이 말을 하기 싫어서 안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 것이 아니었다. 청년은 정녕 말을 모르는 것이었다.

말 한마디도 못하는 청년을 그대로 세상에 돌려보낸다고 생각

하니 차마 못할 짓이었던 것.

그런 그에게 말을 가르치고 글을 가르치기까지.

그 모든 것은 경무구의 최선을 다한 노력 덕분이었다.

그렇게 1년이 흐르자, 청년은 어설프게나마 어느 정도의 대화

가 가능한 수준으로 말을 깨우칠 수 있었으며 글도 약간이나마

쓸 수 있게 되었다.

‘가유량(賈流亮)이라.’

청년은 그 것이 자신의 이름이라고 했다.

그저 청년의 건강을 위해서, 경무구는 가장 쉬운 말로 풀이해

서 가장 간단한 운기조식을 청년에게 가르쳤다.

청년은 처음에는 어려워했지만, 며칠에 걸친 경무구의 노력 끝

에 겨우 혼자서 운기조식을 해내고 있었다.

물론 경무구로서는 무공을 가르칠 목적이 아니었으며, 그저 청

년의 건강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라는 뜻일 뿐이었다.


가유량이라는 청년과 만나게 된 지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르자,

청년은 이제 어지간한 대화는 거의 가능한 수준이 되어 있었다.

글을 깨우친 것은 아직 미숙했으나, 경무구는 그를 위해서 글

공부의 기초가 되는 책들을 구해다 주었다.

청년의 배우고자하는 열의에는 대단한 면이 있었다.

침식을 멀리하면서까지 그런 노력을 기울인 것은 아니었다.

가유량이라는 청년이 대단한 것은, 그가 공부를 하고 있을 때

의 집중력이었다.

대단한 것은 그 것 뿐만이 아니었다.

청년은 이미 운기조식을 1년에 걸친 시간동안 꾸준히 해오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 청년의 머리는 더욱 맑아진 듯, 말과 글을

깨우치는 속도가 최근 들어 훨씬 빨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가유량이라는 청년과 만난 지 3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이제 청년은 말하는 데에 있어서 전혀 어색함이 없었고, 글도

어느 정도 이상은 깨우치고 있었다.

청년과 만난 지 딱 3년째 되던 날.

경무구는 그 때에서야 마음 속 깊이 담아 두었던 궁금한 점에

대해서 가유량이라는 청년에게 물었다.

가유량이라는 청년은 하루 종일 그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경무

구에게 했고, 경무구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가유량이라는 청년의 삶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처절하기 이를

데 없었던 것.

그런 속에서도 가유량이라는 청년은 어느 정도의 도(道)를 이

룬 듯 보였으니, 그 것이 더 대단했다.

청년의 말에 거짓이 없다는 것을 경무구는 잘 알고 있었다.

청년의 말대로라면 그 청년은 이곳에서 의지할 데라곤 한 곳도

없는 사람이었다.

있다면 오로지 자신 뿐.

‘만남이라…….’

이런 특이한 만남이 있을 줄이야.

분명히 정상적인 만남은 아니었고, 정상적인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만남이라는 것도 결국은 인연인 것.

모든 게 그러하기에 그러할 뿐이지 않은가.


둘 사이에 긴 대화가 있었던 다음 날.

유량은 노인으로부터 희한한 말을 들어야 했다.

“노부는 ‘천하제이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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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선무]3장. 나비와 놀고, 벼락과 놀고(3) +60 05.10.10 30,062 9 11쪽
11 [선무]3장. 나비와 놀고, 벼락과 놀고(2) +86 05.10.09 29,607 39 9쪽
10 [선무]3장. 나비와 놀고, 벼락과 놀고 +75 05.10.06 30,704 14 6쪽
9 [선무]2장. 네가 배워야 할 것은 부채질이다(4) +66 05.10.06 29,814 19 8쪽
8 [선무]2장. 네가 배워야 할 것은 부채질이다(3) +76 05.10.06 30,389 10 10쪽
7 [선무]2장. 네가 배워야 할 것은 부채질이다(2) +68 05.10.05 32,126 14 11쪽
6 [선무]2장. 네가 배워야 할 것은 부채질이다 +88 05.10.05 34,986 12 10쪽
» [선무]1장. 노부는 '천하제이인'이었다!(4) +67 05.10.05 34,398 15 8쪽
4 [선무]1장. 노부는 '천하제이인'이었다!(3) +89 05.10.04 36,734 20 11쪽
3 [선무]1장. 노부는 '천하제이인'이었다!(2) +64 05.10.03 41,508 11 9쪽
2 [선무]1장. 노부는 '천하제이인'이었다! +85 05.10.03 48,123 21 10쪽
1 [선무]서장. 나는 그날의 스승님을 잊지 못한다 +108 05.09.30 58,708 26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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