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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치 님의 서재입니다.

변신한 짐승이 당신 옆사람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신성치
작품등록일 :
2023.12.26 13:10
최근연재일 :
2024.06.13 11:35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2,693
추천수 :
307
글자수 :
597,391

작성
24.02.26 21:28
조회
13
추천
3
글자
12쪽

추격

DUMMY

연호는 다급하게 소리쳤다.

“옥,희 유괴됐어요! 신고해줘!”

아이들을 하원시키던 유치원 교사의 입이 딱 벌어졌다.

“하늘이 데리고 있어줘!”


자기 아이를 챙겨 달라 부탁하면서 연호는 전속력으로 달렸다.

옥,희가 실린 회색 SUV의 문이 닫히고 있었다. 차에서 작게 아이 목소리가 새나오는 것 같았다.


분명하지 않은 그 소리가 연호의 머리칼을 곤두서게 했다. 뜨거운 열기가 솟으면서 머릿가죽이 당겨지는 느낌! 무섭게 빨라진 심장박동과 함께 연호의 온몸이 긴장하고 있었다.

연호가 자기 차에 뛰어들 듯 올라탈 때 회색 SUV는 유치원 앞길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큰길 사거리까지 가기 전에 따라잡아야 된다. 안 그러면 놓친다!

연호는 정신없이 차를 출발시키면서도 한 손으로 휴대폰을 조작하는 걸 잊지 않았다. 거치대에 폰을 꽂고, 미랑의 단축번호, 스피커폰 설정을 누르면서 핸들을 꺾었다.


유치원 선생이 112 신고는 했을 거다.

그렇더라도 주성이 직접 달려오지 않을 바에는 엄마인 미랑이 더 확실할 거다,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을 동원해서 빠르고 강력하게 대응할 거라고 연호는 판단했다.


“왜 언니?”

“지금 어디야?”

“체육관 앞. 유니폼 사가지고 돌아가는 중.”

“폰 켜놓고 내가 말하는 대로 쫓아와. 지금 유치원에서 구청 방향 도로야!”

“왜? 무슨 일인데?”

불안을 감지한 미랑의 목소리도 떨리기 시작했다.

“옥,희 유괴됐어!”

“뭐!”


미랑은 핸들을 잡은 채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조수석에 타고 있던 동료 코치까지 비명을 질렀다.


“남자 둘이 유치원 마당에서 애들 들고 튀었어. 내가 따라붙었어. 그 차 보면서 따라가는 중이야. 말해주는 대로 계속 달려와!”


미랑의 차가 좁은 이면도로에서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길가에 주차된 차들의 사이드 미러를 때려 접으면서, 빵빵! 다급한 클랙슨으로 행인들을 몰아내면서 연호가 지시한 방향으로 질주했다.


‘분명히 그놈들, 늑대새끼들 짓이야. 어떻게 애들한테··· 애들인데··· 옥,희야···’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걸 주체할 수 없었다. 불안과 분노로 당장 자동차 천장을 뚫고 나가 미쳐 날뛸 것만 같았다.


“아아아악!”

끓어오르는 속이 목이 터지는 고성으로 뿜어져 나왔다.


“구선생님. 침착하셔야 돼요.”

조수석의 코치가 미랑의 어깨를 두드리며 진정시키려고 했다.

미랑은 코치가 할 일을 생각해 내고 급하게 말했다.


“전화 좀 걸어줘요. 내 폰은 끄면 안 되니까.”

주성의 휴대폰 번호를 불러주자 곧바로 코치가 전화를 걸었다.

뚜우 뚜우 뚜우, 스피커 설정된 폰에서 신호음이 초조하게 들려왔다. ‘모르는 번호라서 안 받으면 어떡하지?’ 점점 초조해지는 미랑의 귀에 연호의 음성이 들려왔다.


“구청 지나서 소방서 쪽으로 좌회전했어. 나도 따라가. 20미터쯤 뒤야!”

‘여기서 5분은 걸릴 텐데. 제일 빠른 길을 내비로 찾아야 될 텐데. 폰 두 개를 다 못 쓰니 어떡하지? 주성 씨는, 주성 씨는 왜 안 받는 거야!’

그때 뚜우, 뚜우, 울리던 신호가 멈췄다.


“여보세요?”


* * * * * * * * * * * * * * * * * * *


모르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였다. 무심코 통화 버튼을 눌렀는데, 미랑 목소리가 들렸다.


“주성 씨!”

“미랑 씨, 이 번호는···”

“옥,희가 납치됐대. 지금 연호 언니가 쫓아가고 있고 나도 그리 가는 중이야!”


미치고 팔짝 뛸 소식이었다. 하지만 흥분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나는 유괴범들의 현위치와 진행방향, 그리고 미랑이 있는 위치를 파악했다. 한 손으로 전화를 받으면서 다른 손으로는 무기를 챙기고 있었다.

삼단봉, 수갑, 가스총, 아니다. 권총!


외치다시피 통화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무실에 있던 기철이 형도 상황을 모를 수가 없었다. 다른 동료들은 붙잡혀온 늑대파를 심문하거나, 위치가 파악된 늑대파를 쫓는 중이었다.


“미쳤구나. 이 새끼들이! 주성아. 112 신고 들어온 거 확인할게.”


나는 장비를 챙기고 곧바로 주차장으로 뛰어내려갔다.

내 차로 달려갔더니 젠장, 이런 위급한 상황에 민원인 차가 주차 라인 앞을 막고 있었다. 연락 번호는 운전석 앞에 꽂아 놓았지만 지금 전화를 할 여유가 없었다.

다른 차, 다른 차, 관용차 키를 받아와야 되나 순찰차를 타야 되나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 오토바이가 보였다.


빡대였다!

빡대가 오토바이를 타고 경찰서 주차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애인의 영안실을 지키던 빡대는 늑대파가 대거 잡혀 들어왔단 소식을 들은 거였다.

고인 곁에서 명복을 비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고 판단한 빡대! 자기가 아는 걸 몽땅 불어서 늑대파 모두를 처벌하겠다는 복수심이 타오른 거였다.

그래서 수사에 적극 협조하려고 시키지도 않은 걸음을 하는 중이었다.


“빡대!”

“어, 형사님···”

“오토바이 빌려줘!”

“왜요?”

“유괴야 유괴. 빨리! 늑대파 새끼들이!”

머리 나쁜 빡대지만 긴급상황이란 걸 단박에 알아챘다.

“그럼 타요! 빨리 타!”


빡대는 앞으로 당겨 앉으면서 오토바이를 돌렸다.

그게 나을 것 같았다. 둘이 같이 타더라도 빡대가 오토바이를 모는 게 나보다 빠를 거다. 이미 그 무지막지한 폭주 실력을 본 적이 있으니까.


내 엉덩이가 안장에 닿자마자 빡대의 오토바이는 총탄처럼 튀어나갔다.

경찰서 정문을 빠져나갈 때 싸이렌 소리와 함께 기철이 형의 고함이 들려왔다.


“따라간다! 주성아! 빡대야 최대한 쏴!”


* * * * * * * * * * * * * * * * * * *


문이 열린 SUV로 자기들을 안은 괴한들이 달려갈 때 옥,희는 유괴라는 것을 깨달았다.

“도와주··· 읍···”

놈들은 행인들에게 구조 요청을 하려는 옥,희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뒷좌석에 두 아이를 던져 놓고 차 문을 닫았다. 두 아이와 함께 뒷좌석에 탄 놈이 문을 닫기도 전에 SUV는 급발진차처럼 튀어나갔다.


옥,희는 말똥말똥 두 놈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판단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유괴범 차에 실린 유치원생이 할 수 있는 행동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아저씨.”

재옥이가 옆에 앉은 놈을 불렀다. 놈은 안 그래도 더러운 인상을 찌푸리면서 아이를 내려다봤다.


“유괴범이죠?”

긍정의 답을 해야 맞다. 하지만 긍정적인 놈들이 아니었다.


“입 다물어! 말 안 들으면 차바퀴 밑으로 던져버릴 거야!”

짐승만도 못한 새끼들이 어린아이들을 협박했다.

그러나 옥,희는 역시 남다른 어린이들이었다. 급성 심정지로 사망한 생부 신호진이 가정폭력을 자행하는 것을 종종 목격 또는 체험했던 옥,희. 그러나 엄마 미랑의 지극한 정성과 세심한 배려로 고강도의 자존감을 지켜온 아이들이었다.


‘엄마는 막강한 신체 능력이 있어서 나약하고 정서 불안한 아빠를 봐 주고 있는 중이란다. 엄마가 마음만 먹으면 붕붕 재주를 넘어서 악당들을 날려버릴 수 있는 거 알지?’


드러내지 않아서 그렇지 웬만한 현직 체조선수를 능가하는 운동 능력을 갖고 있던 미랑의 퍼포먼스를 익히 보아온 옥,희는 엄마 말을 믿었다.

엄마만 있으면 걱정할 게 없다고 늘 자신해왔고, 지주성 형사가 아빠씨가 된 다음부터 그 자신감은 더 커졌었다.

그래서, 이 아이들은 유괴범한테 엄마 얘기를 했다. 비록, 조금 전에 입 다물라는 협박이 있었지만···


“아저씨 엄마한테 전화할 거예요?”

“전화해서 무섭게 얘기해야죠.”


이런 멘트는 전혀 상상하지 못한 거였다.

옥,희가 냅다 들고 뛰는 유괴범을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두 악당놈들도 유괴 피해자의 이런 멘트는 전혀 예상을 못 했다.


“번호 가르쳐 줄까요?”

“빨리 걸어요. 우리 엄마한테.”


당황한 유괴범. 합리적으로 소통하는 가정을 경험하지 못한 놈. 본 것 없이 자라서 금방 정서 불안해지는 놈. 그런 놈이 지가 아는 식으로 아이들에게 반응했다.


“닥쳐!”

큰 소리로 윽박지른다고 해결이 될까? 샤우팅으로 옥,희를?

“꺄아아아아아아~”

두 아이의 의도가 직감적으로 통했다. 평소 정도의 성량으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유괴범 아저씨 둘 다 귀를 터뜨릴 거다요!

"아아아아아···ㄱ!!!"


뒷좌석에 앉은 놈은 창밖으로 나가기라도 할 것처럼 몸을 돌려 차창에 달라붙었다. 그리고 엄청난 파장에 제 몸과 유리창이 흔들리는 걸 느꼈다.

운전을 하다 뒤를 돌아본 놈은 코피를 쏟고 눈이 튀어나오고 유리창들이 터져나가··· 는 줄 알았지만 그건 아니었다. 엄청났지만, 인간의 목청이었으니까. 그런데,


“쾅!”

운전자가 뒤를 돌아봤다 정신줄을 놓은 사이 앞차와 추돌!

“콰쾅!”

급하게 멈춘 SUV 뒷범퍼마저 뒤차가 들이받았다!

에어백이 터지고 좌석에 머리를 박아 정신이 혼미한 상황. 두 놈보다 정신이 명료했던 옥,희는 다행히 별 데미지를 입지 않았다. 그리고,


추돌한 세대의 차들 옆으로 연호의 차가 달려와 급정거했다.

곧바로 튀어나온 연호는 타이어 교체할 때 차체를 들어올리는 자키를 들고 있었다. 무슨 일일까? 행인들의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연호는 뒷좌석 창문을 자키로 박살내고 문을 열었다.


“이모오오!”

옥,희가 유괴범들이 일어나기 전에 뒷문으로 달려나왔다. 연호가 옥,희의 손을 잡아서 자기 차에 태웠고,


“유괴범! 유괴범이에요! 저 아저씨들 잡아야 돼요!”

차에 타면서 옥,희가 조금 전에 버금가는 샤우팅을 했다.

이제 연호가 운전석으로 가려고 할 때··· 대검을 든 두 놈이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연호를 붙잡았다. 한 팔로 연호의 목을 휘감으면서 눈앞에 칼을 들이대는 유괴범!


“가까이 오지 마. 다들 꼼짝 마! 휴대폰 내려!”

현장에 접근해 도와주려 하던 행인은 제 자리에 굳어버렸고, 동영상을 촬영하던 사람들은 휴대폰을 숨겼다. 억센 팔뚝에 목을 감긴 연호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오지 마. 옥,희야. 도망가.”

옥,희는 연호 차의 문을 걸어 잠갔다.

연호는 잘했다는 칭찬을 하려 했는데, 인질범의 팔뚝이 목을 조이면서 말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 순간, 처음으로 연호는 인간으로 완전히 변신한 것을 후회했다.


칼을 든 또 한 놈은 SUV가 들이받은 앞차 운전자를 위협했다.

겁을 먹은 운전자가 차를 빼자 놈은 SUV 운전석에 올라탔고, 연호를 붙잡은 놈은 뒷좌석에 인질과 함께 탔다. 그때야 행인들의 목청이 터지기 시작했다.


SUV가 시끄러워진 거리를 빠져나가기 시작할 때, 끼이이익! 길 가운데 서 있는 연호의 차 옆에 달려와 급정거하는 차!

“옴마!”

옥,희가 엄마를 알아보고 소리쳤다.

하지만 운전석의 미랑은 내리지 않았다. 조수석에 있던 코치가 옥,희 곁으로 달려갔다.


“엄마 금방 갔다 올게. 선생님이랑 있어!”

두 아이가 미처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미랑의 차가 가능한 최고치의 순간 속도를 내며 출발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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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9 다오랑
    작성일
    24.02.26 22:55
    No. 1

    작가님 서재 방문 감사 인사차 들렀습니다. 공포 미스터리 좋아하는 터라 추천 선작하고 1화부터 읽으러 갑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12 신성치
    작성일
    24.02.26 23:02
    No. 2

    감사합니다. 재미 있게 보시면 좋겠네요. 썩 무서운 편은 아니라...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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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개를 데리고 걷는 여자 24.04.05 10 2 13쪽
62 축소된 말의 귀 +2 24.04.05 13 3 12쪽
61 밴이 찾아왔다. +1 24.04.03 15 3 12쪽
60 아내가 있는 방 +3 24.04.01 15 3 12쪽
59 아이 없는 숨바꼭질 +2 24.03.29 18 3 12쪽
58 베타 테스트 +4 24.03.27 16 3 12쪽
57 두 개의 그린Green +2 24.03.26 13 4 13쪽
56 아빠의 눈물 +2 24.03.22 19 4 14쪽
55 멀더와 스컬리 +2 24.03.20 14 3 13쪽
54 사슴 소녀의 그림자 24.03.20 12 3 12쪽
53 가녀린 목소리 +2 24.03.19 12 3 13쪽
52 몬순 monsoon 바뀌는 풍향 +2 24.03.15 17 3 13쪽
51 밝은 밤, 어두운 밤 24.03.14 16 3 12쪽
50 사랑과 재채기, 그리고 +2 24.03.12 20 3 15쪽
49 텅 빈 집, 꽉 찬 집 24.03.12 14 3 14쪽
48 무지개 뜬 날 +2 24.03.07 14 3 13쪽
47 내 꿈 꾸지? 24.03.07 14 3 12쪽
46 다시 생각해 +4 24.03.05 22 3 13쪽
45 후폭풍 24.03.04 1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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