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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舶 님의 서재입니다.

적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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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金舶
작품등록일 :
2015.07.09 08:42
최근연재일 :
2015.11.03 01:07
연재수 :
10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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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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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6
글자수 :
682,490

작성
15.09.01 23:07
조회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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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
17쪽

염빙(炎氷 = 불꽃으로 만든 얼음)

DUMMY

진원성이 말했다.


"난 그 때 빚을 지고서 그걸 모르고 있다가 오늘 그 빚을 다갚을 수 있게 되었구려. 아니면 빚을 주었다가 받은 셈이 되는 것인가? ... 그리고 아까 내가 부용에게 입을 대어 약을 먹여주는 것을 그대가 보더니 그대의 얼굴이 좀 멈짓 했었소. 그래서 나는 내가 잘못했나 하였는데, 내가 이제 그대에게 입을 맞추었으니, 그 빚도 금방 갚은 셈이 되었어요."


"예, 부용이 안타깝고 불쌍하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진랑의 품에 안겨서 입을 맞대어 약을 먹여주는 것을 보니 잠깐 마음이 좀 편치 않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런 마음마저도 다 없애고 정말 주군(主君) 진랑을 함께 모시고 사는, 사이좋은 형제가 될 결심입니다."


난정은 아무일 없는 듯이 그렇게 말을 하고 있었지만 마음 속에 진정으로 흑대형이 부용과 함께 맞이할 생사의 고비가 제발 쉽사리 넘어 가주기만을 빌고 있었다. 또 난정은 진원성과의 대화에서 흑대형이 여러 여자를 처첩으로 두더라도 두루 공평하게 대하려는 성격을 갖었으며, 색정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할 그런 사람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난정은 심중에 자기가 형님이지만 부용이 포정사의 딸이라는 큰 배경에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진원성은 처나 첩이나 아니 어떤 한 여자를 더욱 은애(恩愛)하는 일이 있더라도, 주군으로써 자기에게 속한 모든 여자들에게 공정하게 대할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하니 마음에 여유가 찾아왔다.


"좋아요. 난정 누이의 말이 듣기에 좋습니다. 나도 역시 처나 첩이나 모두 똑같이 대할 것이며, 그대들은 똑같이 나를 나누어 가지게 될 것입니다. 내 몸은 하나이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그대들이 모두 같은 무게로 자리하게 될 것이니 말이외다."


"진랑, 나 며칠만 여기 더 있다 가면 안될까요? 제남에서 여기까지 오면서 들인 공을 생각하니 내일 돌아가기가 너무 억울하단 말이에요."


"으음, 그렇기도 하구려. 그럼 사흘만 낙양성 안 객점에 가서 쉬었다가 가도록 하시구려. 해녕 총관이 보다시피 이쪽 부용소저는 물론이고 나도 생사의 고비를 앞에 두고 있으니 아무래도 한 시진이 아까운 터라, 내가 난정 그대를 살펴주어야 하는데 그럴 수가 도저히 없구려. 그러니 나중에 좋은 시간을 꼭 많이 갖기로 기약을 합시다."


진원성은 난정의 손을 잡아 끌어서 토닥여주면서 말하자 난정은 더이상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하여 진원성이 떠나가자, 난정은 운아를 데리고 빈청에 나가서 유총관을 만났다. 난정은 유 총관에게 한 시진 가량을 흑응회의 인원, 사업 규모 등 이모저모에 대해서 대답을 해야만 하였다. 장원 마당에 가득한 흑벽돌 600만 개에 대한 이야기는 유총관으로서는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난정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답을 잘해낼 만큼 알지 못하였던 것이다. 또 난정은 적목단에 대해서도 간단히 묻고 설명을 듣게 되었다. 유총관은 난정을 처음 본 날 이미, 난정이 적목단주의 본처일 것이라는 짐작을 하고 있었기에 오늘의 상황이 잘 이해가 되었다. 만일에 난정이 본처가 아니라고 하였다면 오히려 유총관은 더 이상하게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포정사의 입장에서는 자기 딸이 처가 아니라 첩이라는 점에서 나중에 불편한 심기가 표출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 하회(下回 뒤에 벌어지는 일)를 지켜보자는 마음이었다.


난정은 그날 밤을 묵고 그 다음 날에 적목장을 떠나서 제남으로 돌아갔다. 오고 가는 노력에 비해 낙양에 머문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점에서는 좀 아쉬웠지만, 흑대형이 옆에 없다면 낙양에 더 머물러도 의미가 없었기에, 아쉬움을 얼른 던져버렸다. 그렇게 하고 나니 마음 속에는 복잡한 무엇인가를 정리한 시원한 느낌만 남아있었다. 이제 스스로 선택한 흑대형의 부인으로써 잘 살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난정은 돌아가는 길에 앞으로 제남에서 일어날 여러가지 일들을 그려보며 길을 제촉하였다.


유총관은 적목단 1급 무사 2 개조 6 명을, 훗날 주모가 되실 난정의 가는 길에 호위로 붙여서 하남과 산동 성(省) 경계(境界)까지 안내를 하고 돌아오도록 하였다. 낙양을 제패한 적목단의 소문은 이미 하남성 전역과 복양에 까지 퍼져 있었으며, 적목단의 행적에 대해서는 실제보다 훨씬 과장되어 소문이 났었는가 보았다. 그런 덕을 좀 보면서 난정 일행은 순조롭게 길을 올 수 있었다. 돌아가는 길에도 우연의 일치로 복양의 그 객점에서 다시 하루를 유숙하게 되었는데, 그 객점에는 갈 때에 목격했던 것과 거의 동일한 모습으로 십 여 명의 무뢰들이 진을 치고 있는 것이었으며, 난정은 전번에 있었던 일을 다시 기억하였다. 그 때는 오지회 임향주의 딸이었지만, 이제는 적목단 그리고 흑응회의 대형의 정혼자가 된 것이다. 난정은 적목단 1급 무사들에게 여기의 무뢰들을 낙양으로 데려가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부탁하였다. 그리고 때마침 복양까지 들려온 '낙양에 일자리가 많아졌다'는 소문을 듣고 낙양으로 움직여볼까 하는 의견이 있었던지라 복양의 무뢰들도 별다른 이견없이 그것에 동조하게 되었다.


** **


토굴로 가서 하루 밤을 지낸 진원성은 다시 적목장으로 돌아왔다. 오시를 지나 미시 쯤이 되면 죽도록 괴로워할 부용이 눈 앞에 어른 거리는듯, 혼자서 무엇인가 병근을 해소할 단서를 찾아내야 하겠지만 도저히 마음이 가라앉지 않으므로, 어쩔 수 없이 돌아와 사부용의 옆에 있어야 되었던 것이다.


때가 되자 몸종들은 이미 익숙한 몸짓으로 이것저것 준비를 하여 사부용이 아파할 것을 대비하고 있었으며, 침대에 올라서 사부용은 이빨 사이에 면포 덩어리를 집어넣고는, 오늘도 이 고통을 잘 이겨내기를 부처님에게 기도하면서 아파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진원성을 보는 사부용의 눈은 잠깐 미소가 지나가는듯 하였으나, 두눈 속에는 고통을 두려워하는 그림자가 깔려있었다. 이것을 진원성은 정말 대책이 없이 지켜보고만 있게 되었다.


잠시 후 올 것이 온 것처럼, 부들부들 떨면서 아픔을 참는 것을 얼마간 지켜보다가 진원성은 더이상 참지 못하고 사부용의 두 손목을 잡아 기를 넣어주려 해보았으나, 어떤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웅크린 사부용을 침대에 눌러서 펴고 엎드리게 하고, 그 옆에 앉아서 과거에 흑응회주가 초죽음이 되어 비룡방에서 돌아왔을 때에 기운을 불어넣었던 것과 같이 그 자리(이곳은 명문혈이었음)에, 창이 아버지를 치료할 때처럼 조금씩 양기를 흘려넣어 보았다. 그랬더니 뜻밖으로 조금씩이나마 미약한 기가 흘러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반인에게 기를 보낼 때는 아주 미약하게 해야만 해를 입지 않는다는 것은 진원성은 이미 수차례의 시전(施展)으로 알고 있었다. 그리고 명문혈은 선천기(先天氣)가 내재한 혈로써, 생명이 끊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혈자리로써의 어떤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그런 혈이었기에 이것은 가능한 것이었다.


기는 조금씩 흘러들어갔지만, 그것으로 아픔이 없어지거나, 감소하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또 어떤 반응도 없었다. 그래도 진원성은 꾸준히 운공을 해가며 애를 썼다. 거의 죽어있던 초무량에게서 최초의 반응이 오기까지 꽤 시간이 지나야 하였지만, 이번에 사부용은 바로 반응이 나타났으며, 기가 순하게 들어가지는 것이 다른 점이었다. 진원성은 반응을 예의 주시하며 조금씩 기운 넣어주기를 한시진 이상 지속하였다. 이윽고 아픔이 다 하였는지 사부용은 곧바로 이어서 잠이들고 말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탕제 약을 삼킨 후에 잠이 들었는데, 오늘은 바로 잠이 들게 되었던 것이다. 진원성은 몸종들을 보며 눈으로 물었다. 몸종 중에 하나가 대답을 하였다.


"이런 경우는 한 일 년 전부터는 없었습니다. 그 전에는 아픔이 지난 후에 바로 잠이 드시는 경우도 있었지만요. 참 이상하네요. 아침에 쌀죽으로 식사를 하면서 단주님이 오실 것인가 하며 기다리시는 것 같더니, ... 단주님과 한마디도 못하구서, 약도 못먹고 잠이 그만 드셨네요."


"참 소저의 식사는 어떻게 먹고 있는가?"


"아침과 저녁 이렇게 두 번 쌀죽을 조금씩 먹고 있습니다만, 어떤 때는 저녁 끼니는 그나마 거르기도 하지요."


"아직 이름을 물어볼 경황도 없었는데, 앞으로 오래 보아야할 사람이니 이름을 알아야하겠다. 말해보아라."


"저는 삼월이라 합니다."


"나이는 무엇인가?"


"나이는 스물여섯이며, 사 소저의 몸종을 한지가 십이 년이 되었습니다."


"저는 구월이라 합니다. 나이는 스물넷이며, 저 역시 삼월이 언니와 같이 아홉 살 때부터 사소저를 십 년간 모셨습니다."


"그럼, 과거에 사소저가 이렇게 바로 잠이 들면 그 다음은 병이 더 나빠지던가 아니면 어떻던가?"


"예, 더 나빠지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으음, 그렇다면 좀 다행스러운 일을 기대해볼 수도 있겠는데 ... 내가 저쪽 내 방에 있을테니 사소저가 깨면 알려주라."


진원성은 다른 방에서 좌정을 한 후로, 사소저의 상태를 이리 저리 생각해 보고 있었다. 처음에 두 손목을 잡아서 기를 넣어줄려고 하였으나 어떤 반응도 없었으니, 이것은 기의 흐름으로는 마치 두 팔 모두 나무토막 처럼 없는 것과 같은 상태라는 뜻이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너무 기가 미약하여 느낄 수 조차 없다는 말인가? 초무량의 손이 망가진 것처럼, 혈맥이 망가진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또 초무량의 경우는 등심에 손을 대었을 때 상당 시간동안 진기가 흘러들어가는 것을 알수 없었는데 다행히 사부용의 등심에서는 기가 흘러들어가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이것으로 보자면 사부용의 몸은 어쩌면 혼천일기공을 반기며 맞아들이는 것처럼 여겨졌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였으니, 사부용이 깨어나면 상태를 다시 보아야 할 것이었다.


진원성은 사부없이 혼자서 터득한 것이기 때문에 자기 몸 속 기공에 대한 지식에 자신이 부족하였다. 그렇지만 자신의 몸에서 만들어지는 혼천일기공의 양기가 아린총관을 치료한 후로 과거보다 많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아마 이것은 체구가 커지고, 그에 따라 단전이 커져서 그런 것이라 알수 있었다. 그런데 그 많은 양기가 사부용의 몸 속에 쑥쑥 빨려들어가는 것 같았다. 창이의 아버지를 치료할 때도 이렇지 않았었다. 혹시 사부용에게 과도한 양기가 들어가서 부작용이 있지 않을런지, 그게 아니라면 어쩌면 이게 병자의 몸에 좋은 작용을 하는 증상이지 않을까 기대를 해볼 수도 있었다.


이 때에 삼월이가 찾아와서 부용이 깨아났음을 알렸고, 진원성은 생각을 시작한 지 벌써 한 시진이나 지났음을 알게 되었다. 진원성이 돌아가 부용을 보니, 사부용은 구월이 떠 먹여주는 쌀죽을 먹고 있었다. 그리고 진원성과 눈이 마주치자 언뜻 어제 입으로 약을 먹여주던 것을 생각한듯 분홍색 눈빛이 지나갔다. 구월이가 말했다.


"단주님, 오늘은 아가씨가 간을 좀 더 짜게 해서 달라고 하셔서 그렇게 하였구요. 어제보다도 죽을 더 많이 드시네요. 이게 두 그릇 째랍니다. 단주님이 명약(名藥)이 되신 것 같습니다."


"부용소저, 하여튼 식욕이 동하면 그것은 좋아지는 것이라 볼 수 있소. 그러니 소화가 잘되게 만들어서 많이 드시요. 나는 돌아갔다 내일 미시(未時) 경에 늦지 않게 오겠소."


진원성은 토굴에 돌아와서 쇄음수의 발작을 맞이하여 잠시 행공을 하였다가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인시에 일어나서 평상시 처럼 지내다가 시간을 맞춰서, 적목장원에 갔다. 미시(未時)가 되자 사부용은 침상위에 앉아 입에 면포를 감은 나무젓가락을 물고서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도 표정은 어제보다 어둡지 않았다. 진원성은 침상 맞은편에 의자에 앉아서 지켜보며, 어떻게 하면 고통을 줄여줄 수 없을까 하고 생각을 하였다. 좀 시간이 지나도 통증이 시작되지 않아서 기다리기가 지루하였던지 사부용이 입에서 나무젓가락을 빼고 말하였다.


"진랑께서 딱 지키고 계시니까, 병증이 무서워서 못나오고 있나 봅니다. 이미 나올 시간이 지났는데요?"


"그 병이 아주 독한 음기라서 그리 쉽게 물러설 것이 아닙니다. 너무 성급한 기대는 하지 마시요. 하지만 어제는 잠드는 약을 먹지 않고서 잠이 들었고, 쌀죽도 두 그릇 먹었다고 들었어요. 어쨋든 병마는 결국 물러갈 것입니다."


"전 진랑께 고맙고, 미안하고, 면목이 없습니다."


"그런 말씀은 하지마시요. 처음부터 다 알고 시작한 일이에요."


이틀째도 전일과 같이 그런 과정을 거쳐서 통증이 지나갔다. 그리고 진원성은 한 시진 가량 침상에 올라 사부용의 등심 혈자리에 혼천일기공의 양기를 집어넣었다. 사부용은 그렇게 잠이 들어 기력을 좀 회복하고 쌀죽을 먹었다. 그러므로 잠자기 전에 먹는 탕약은 먹지 않게 된 것이다. 이렇게 5 일이 지나자 통증이 올 시간이면 삼월이와 구월이는 자리를 비켜주었으며, 사부용은 진원성과 내외가 없어졌다. 이날 처음으로 진원성은 사부용이 손을 끌어주어 아랫배를 만져보게 되었다. 그곳 뱃속에는 지름이 네치쯤 되는 혹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 만져졌다. 사부용이 말했다.


"진랑, 지금 만져지는 그것이 무엇인줄 아세요? 그것이 바로 통증이 몰려올 때에 생겼다가 통증이 지나면 사라지는 혹입니다. 그런데 어제부터는 통증이 끝나도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것이 나타나서 단단해지면서 고통이 밀려들고 한증이 시작되었는데, 통증이 끝나도 혹이 사라지지 않고 혹이 좀 물렁해졌습니다. 통증이 좀 덜해졌고요."


"통증이 좀 약해졌다니 그것은 참 다행스럽고, 하지만 그게 쇄음수라는 건데 당하면 살기 어려운 것인데..."


이 때부터 사부용의 통증은 강도가 조금씩 줄어지고, 발작하는 시간이 점점 늦추어졌으며, 다시 5 일이 지나자 진원성은 사부용의 등심에서 혼천일기공을 받아들이는 대신에 강한 음기의 반탄력을 느끼게 되었다. 이제서야 사부용의 몸 속에 있는 음기가 진원성에게로 옮겨오기 시작하였다. 진원성은 사부용의 몸에서 옮아오는 음기를 받아들였으며, 이 때에 또 한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자기의 혼천일기공이 진기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빨아들인다는 것이다. 아린총관, 초무량, 창이 아버지 등을 거치면서 받아들이는 것을 알았지만 더 나아가 이제는 빨아들인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부용의 몸에서 진원성에게 옮아온 음기는 좀 특별하다는 것이 금방 밝혀졌다. 손의 혈맥을 통해서 들어온 음기는 진원성의 쇄음수 음단에게 들어가서 합해졌는데, 묘하게도 음단의 음기를 만나자 뜨거운 양기로 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쇄음수 음기가 뭉쳐서 만들어진 음단을 녹여서 어디로 보내는지 진원성의 단전에 있는 음단은 커지는 것이 멈추고, 시간이 지날수록 음단이 작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진원성은 사부용을 살피면서 매일 조금씩 사부용에게 양기를 넣어주고 음기를 빨아내는 행공을 한 시진씩 하였다. 이렇게 사부용은 증세가 차츰 좋아져갔으며, 진원성의 쇄음수 병증도 점점 좋아지게 되었다. 하지만 진원성은 이러한 현상의 이치를 알수는 없었다. 그래서 쇄음수와 비슷한 증상은 있지만, 쇄음수가 아니 또 다른 기공인가보다 하고 생각하였다. 진원성은 이 특별한 음기를 화염얼음(炎氷)이라 이름을 붙였다.


진원성은 훗날 쇄음수의 본부에 가서 쇄음수와 화염얼음에 대해서 알게 된다. 쇄음수는 회음밀종(會陰密宗)이라는 토번 라마교의 기공이었다. 쇄음수는 공력을 쌓다가 한계(限界)에 부딫히면 보다 높은 단계에 있는 고수가 도와주어야, 음단의 한계를 확장시켜서 음결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 쇄음수의 최고수가 한계에 부딫히면 그 때에는 도와줄 사람이 없으므로 바로 이때에 쇄음수 음기를 녹여줄 양기가 필요하게 된다. 화염얼음은 최고수가 한계를 만날 때에 그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어진 양기로 만들어진 음기 공력이었다. 토번 라마교에서는 어린 여자아이에게 음기의 씨를 뿌리면, 그 아이는 자라면서 음기를 키워서 선천의 양기를 음기로 변화시키는 숙주가 되는 것이었다. 이 여자를 음교녀(陰交女)라 불렀다. 이 과정에서 여자아이는 음절증을 앓게 되어 심한 고통을 받는 것이다. 사부용은 어릴 적에 부모 모르게 어느 쇄음수에게 음기의 씨를 받고 음교녀로 만들어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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