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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고 구르면 어느새 옷자락이 걸려있습니다.

뱀, 선악과 그리고 이브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완결

구름말이
작품등록일 :
2012.12.01 21:03
최근연재일 :
2016.10.24 02:57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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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666
추천수 :
568
글자수 :
81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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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12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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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40-44. 죄여오는 나날과 무의미(4)

DUMMY

- 엥? 혹시 뺀질이냐? 네가 왜 상미 휴대폰을 쓰고 있어?

“그건 알 거 없고! 일단 당장 가게로 와!”

- 갑자기 왜 이래? 또 무슨 일 저질렀냐?

“이게 뭘 저지른 목소리로 들리쇼? 확 저질러버릴 목소리지! 빨리 안 나타나면 가게고 뭐고 다 엎어버릴 테니까 그렇게 알라고!”

- 야! 너, 잠깐 기다······.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얼른 통화종료버튼을 눌러버렸다. 속에서 끓어오르는 열을 잠재우고 있는데 상미가 이번엔 신기한 물건이라도 본 것처럼 어벙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휴대전화를 돌려주며 얘기했다.

“물 좀 주라. 목이 탄다.”

“아, 잠깐만.”

얼른 일어나 부엌으로 들어가는 상미였다. 근데 뭘 하고 있는지 몇 번 우당탕하는 소리가 나더니 한참 후에야 마루로 나왔다.

“자, 물.”

“···왜 그렇게 젖었냐.”

입고 있던 반소매 티에서 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등장한 상미가 내게 물병과 컵을 건넸다. 앞에 있는 그림 때문에 속옷이 비치는 사고가 터지진 않았지만 옷이 몸에 딱 달라붙은 모양이 영 거시기했다.

“아잉, 그렇게 젖은 눈으로 쳐다보면 부끄러워.”

···우와아, 자기도 충분히 꼴불견이면서 나만 뭐라 그래.

몸을 배배 꼬기 시작하는 상미를 산뜻하게 무시하며 컵에 물을 잔뜩 따라 벌컥벌컥 마셔버렸다. 연속으로 두 번 더 원샷한 후 상미에게 돌려주니 녀석은 활짝 웃으며 받아들었다.

“헤헤헤······.”

“웃어? 난 아직 열 받은 상탠데.”

“간접키스네.”

“···뭐?”

“내가 입술을 문지른 컵으로 물 마시니까 꿀맛이지?”

“와아, 갑자기 피가 식으면서 마음이 진정되기 시작했어. 고맙다.”

누가 얘 좀 말렸으면 좋겠다. 점점 기분 나빠지잖아. 잠시 털뚱보 남자의 일을 까먹고 이 자리에서 도망갈 뻔했다.

상미에게 붙들려, 자기는 사실 깔끔한 성격이라서 다른 사람하고 물건 잘 공유하지 않는다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얘기를 들어주면서 30분 정도 흘렀다. 밖에서 차가 멈추는 소리가 나서 내다봤더니 대울청과 운송차량 1호가 눈에 들어왔다. 털뚱보 남자가 도착한 것이다.

“뺀질이 너, 이 자식! 우리 가게에서 무슨 짓을 저지를 셈이야!”

급하게 왔는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안으로 들이닥치는 털뚱보 남자였다. 나는 옆에 들러붙은 상미를 떼어내고 당당히 마주 보며 얘기했다.

“왔구나, 이 사기꾼! 배신자! 수전노!”

“갑자기 뭔 소리야?”

“뭔 소리는 뭔 소리야! 어사 박문수 마패 밑장 빼는 소리지!”

얘가 또 헛소리를 시작하는구나, 하는 표정을 짓는 털뚱보 남자를 보며 품에서 편지를 꺼냈다. 그리고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그 얼굴에 바짝 들이밀며 외쳤다.

“암행어사 출두요!”

“···어, 어라?”

내가 보여준 편지의 정체를 알아본 털뚱보 남자는 제자리에서 굳어버렸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더욱 의기양양해져서 말을 이었다.

“지금까지 잘도 날 속였겠다! 어디 뭐라고 변명이라도 해보지, 그래!”

“이, 이럴 수가······!”

굳어버린 걸 넘어서서 이제는 황망해진 털뚱보 남자의 표정이 굉장히 쌤통이었다.

“내가 언제까지 모르고 있을 줄 알았어? 내 앞에서 속임수는 소용없다, 이거야!”

“말도 안 돼, 어떻게 이걸······.”

“음하하하하!”

“이걸 이제야 눈치채다니, 너 상상 이상으로 멍청이였구나. 내가 널 과대평가했나 보다. 미안하다······.”

“내가 사과 정도로 넘어갈 줄 알았······뭐?”

몇 마디 더 따끔하게 얘기해주려 했던 나는 그만 움찔 말을 끊어버리고 말았다. 방금 이상한 사과를 받은 것 같은데? 사과가 아니라 일종의 인신공격을 들은 것만 같은 내가 이상한 건가.

“따라와. 안에 들어가서 얘기하게.”

“어, 얼라리요? 가, 같이 가!”

묘한 박력을 뿜으며 털뚱보 남자가 가게의 문을 닫은 후 집 안으로 들어갔다. 상미가 무슨 일이냐며 내 옆구리를 찌르며 물어왔지만 일단 대답하지 않았다. 나도 달랑 편지만 읽었지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상태였으니 말이다. 어차피 내가 부잣집 도련님이란 것도 얼마 안 가 들킬 테니 상미도 데리고 들어갔다.

우리는 주방의 식탁 주위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나와 상미가 나란히 앉고 맞은 편에 털뚱보 남자가 앉는 배치였다. 일단 나는 편지를 탁 소리 나게 펼쳐놓고 따져 물었다.

“일단 이거부터 설명하시지? 도대체 이 편지는 뭐야?”

“왜? 거기 뭐라고 써졌는데?”

내 옆에 바짝 붙은 상미가 앞에 놓인 편지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딱히 말릴 생각은 없다만 왜 이렇게 가까운 거야. 그냥 가져가서 보란 말이다. 상미의 하는 양을 지켜보더니 털뚱보 남자는 눈을 가늘게 떴다.

“너네 묘하게 사이가 더 가까워진 것 같다?”

“그렇게 보였어? 에헤헤······에에에에에에엑!”

털뚱보 남자의 지적에 수줍은 듯 웃던 상미는 곧바로 괴성을 질렀다. 편지의 내용을 확인한 탓이었다. 역시 상미는 모르고 있었나 보다.

“잠깐, 오빠 이거 뭐야! 여기 있는 이름, 엄청 유명한 그 아저씨 맞지?”

“그래, 네가 생각하는 사람이 맞다.”

“게다가 고른? 이 이름 설마······.”

“뺀질이 그 자식 이름이잖아.”

“마, 말도 안 돼······!”

상미가 이렇게까지 깜짝 놀라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나한테서 한 발자국 정도 떨어지더니 부들거리는 손가락으로 내 얼굴을 가리켰다.

“뺀질이 오빠가 도담 그룹 회장 아들이라고?”

“···왜, 꼽냐?”

경악과 의심을 적절히 섞어놓은 표정에 절로 퉁명스러운 말투의 대답이 나왔다. 벌떡 일어나 삿대질을 하던 상미는 다시 그대로 털썩 의자에 앉았다.

“그러니까 오빠가 그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재벌 2세라 이거지?”

“그런데, 뭐.”

“아니, 이건 진짜 이상해. 너무 막장이란 말이야······.”

“막장은 무슨 막장!”

“재벌 2세가 왜 이런 데서 노숙자로 살고 있는데? 사고로 기억이라도 잃어버렸어? 그런 거야?”

때는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세대의 기업들이 무한경쟁을 하는 시대, 도담 그룹의 회장은 어느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회사의 안녕, 그리고 인간의 도리 사이에서 망설이던 그는 결국 한 쪽 손만을 들어주게 되고 그로 인해 생겨난 원망은 미래에 이어져 사건의 씨앗이 된다. 정체를 숨기며 칼을 갈아온 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는 도신우 회장의 둘째 아들이 의문의 사고를 당하며 막을 여는데······.

으아악, 지겨워! 흔해 빠져서 당장 채널을 돌리고 싶어! 하지만 욕을 하면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시청하겠지!

“시끄러워! 이상한 드라마 보고 있지 말고 책이나 좀 읽어라, 엉?”

“당신이 지금 드라마보다 더 막장인 게 문제거든요?”

“아오, 말은 또 겁나게 잘해요. 지폐 다발을 가져와서 입을 물리적으로 틀어 막아버릴라.”

여고생의 입을 재갈 물리듯 돈다발로 틀어막는 청년이라······. 내뱉고 보니 괴상한 광경이었다. 윤리적으로 엄청 문제가 많은 느낌인데.

이제는 추궁하길 포기했는지 상미는 어깨를 늘어뜨렸다.

“아침엔 카레 먹으러 인도에 가고, 점심엔 짜장면 먹으러 중국에 가고, 저녁엔 피자 먹으러 이탈리아에 간다는 말이 사실이었다니······.”

“그래, 초밥 먹으러 일본에 가고 한국에 와서 욕을 먹었지.”

“···풉!”

언젠가 했던 대화를 떠올리곤 짧게 웃음을 터뜨려버린 상미였다. 하지만 곧 얼굴이 확 굳어져 버렸다.

“···잠깐, 그럼 오빠가 모태솔로일 리는 없잖아.”

“뭐?”

“재벌 2세면 여자들이 줄을 섰을 거 아냐!”

상미가 다시 소리를 빽 질러서 의자와 함께 뒤로 넘어갈 뻔했다. 나는 가까스로 중심을 잡은 후 일부러 거들먹거리며 연기톤으로 얘기했다.

“그, 그렇지. 화이트데이만 되면 여자들이 주는 사탕 때문에 당뇨병에 걸릴 지경이었다니까! 하하하!”

“뭐? 그거 남자가 여자한테 주는 날인데?”

“유, 유레카!”

“받아본 적이 없구나.”

순식간에 들키고 말았다. 얼음장이었던 상미의 얼굴이 다시 활짝 피어났다.

“···쳇! 그래, 뻥이다! 내가 바로 모태솔로다, 됐냐!”

“돈도 많고 허우대도 멀쩡하면서 여자 하나 못 사귀다니, 한심하네.”

“크악! 분하다!”

“그래도 그 말을 듣고 안심하였습니다. 제 팔자도 이제 핀 것 같습니다.”

“헛소리하지 마! 내가 그 환상을 쳐부숴 주지!”

우와아, 얘 진짜 무섭다니까······. 내 여린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주제에 그게 또 기뻐서 웃고 있어. 눈이 순수하지 않은 빛으로 반짝거린다고. 어느 순간까지는 마냥 좋다고 들이대는 게 귀여웠는데 이젠 섬뜩한 기분밖에 들지 않았다.

“둘이서 지금 뭐 하냐.”

앗, 그러고 보니 털뚱보 남자가 지켜보고 있다는 걸 깜빡하고 말았다. 이젠 상미가 숨기지도 않고 꼬리를 쳐대는 상황이라 변명하기도 힘들어졌다. 언젠가 터미널에서 그랬던 것처럼 멱살을 잡힐 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어, 대훈 형, 난 아무 잘못 없어. 상미 얘가 혼자서 이러는 거라고.”

다시 거리를 좁히고 팔에 달라붙는 상미를 밀어내며 변명하는 나였다. 털뚱보 남자는 이 모습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가만히 지켜보더니 한숨을 크게 한 번 쉬고는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 저 형은 웬일로 저렇게 반응이 심심하데? 괜히 불안하게 시리.

“일단 편지 얘기나 마무리하자.”

“그, 그래.”

“사실 내가 네 정체를 안 건 네가 아르바이트 얘기를 꺼내기 하루 전이었다.”

“어어, 혹시 같이 냉면 먹었던 날 전날에?”

“그래.”

으음, 그때라면······. 아, 생각났다. 내가 뻉소니를 당하고 나서 병원에 들른 날이었다. 1시쯤에 들어갔다가 4시간 정도 후에 나왔었지. 근데 이거 왠지 경호원 형들이랑 했던 얘기하고 겹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떻게 알았는데?”

“그날엔 나도 잠깐 외출을 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이상한 사람들이 눈에 띄더라고. 양복을 쫙 빼입은 남자들이 우르르 모여 있는 걸 봤지.”

“아아······.”

역시 그렇군. 경호원 형들을 발견했던 모양이다. 와아, 근데 이한이 녀석 대단도 하네. 어떻게 병원에서 진료받은 그 날에 바로 찾아내냐. 여러분, 우리나라의 정보 관리가 이렇게나 허술합니다.

“처음엔 새로 생긴 조폭인가 했지. 동네 사람들 붙잡고 자꾸 소문을 캐묻는 것 같길래 수상해서 엿들어보니까 널 찾아다니는 것 같더라. 그래서 참견 좀 하다가 네 정체까지 알아버린 거지. 도련님 하나 찾겠다고 경호원들이 돌아다니는데 나 진짜 깜짝 놀랐다.”

“오지랖도 그 정도면 병이다, 병!”

아니, 무슨 참견을 어떻게 했길래 경호원 형들이 홀라당 넘어갔데. 그렇게 술술 부는 사람들이 아닌데 말이야.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막힐 지경이었다.

“사람이 참 간사한 게, 그 얘길 듣고 나니까 네가 많이 달라 보이긴 하더라. 사실 네가 포장마차에서 했던 술주정은 믿지도 않았거든? 노숙이나 하는 주제에 집이 크니, 차기 많니, 어쩌니 하는 게 기도 안 찼지.”

“그런데.”

“원래 터무니없는 진실을 믿으려면 그만큼 더 증거가 확실해야 하는 법이잖아. 그때부터 네가 하는 말을 다 믿기 시작했단 말이지.”

듣고 보니 그랬다. 술주정으로 떠벌린 얘기를 쉽게 믿어버리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야 했다. 이 사람이 날 부잣집 도련님으로 믿어준 건 오로지 이성적인 판단에 따른 결과였다. 오히려 나 혼자만 감성적이었다.

“그러다가 나한테 협력을 요청하길래 덥석 받아들인 거야. 이게 내가 편지를 보내게 된 일의 경위다. 회장님이 참 특이하시더라고. 무조건 편지로 해달라니, 낭만적으로 사시나 봐.”

“낭만은 귀뿔, 주위 사람만 귀찮게 하는 거지.”

“근데 나도 너 몰래 하려니까 많이 찔렸다고.”

“찔린다는 사람이 한 달이나 넘게 편지를 보내?”

“그래서 일부러 너한테 심부름시켰잖잖냐.”

“···설마 들켜주려고 나한테 시킨 거였어?”

“그랬지. 너라면 며칠 못 가서 금방 뜯어볼 줄 알았는데 네가 그렇게 책임감이 강한 줄은 나도 미처 몰랐다.”

“날 어떤 놈이라고 생각했던 거야! 괜히 약속 지킨 나만 바보 됐네!”

그러니까 결국 자기 정보가 담긴 편지를 스스로 배달한 셈이었다. 그걸 보고 또 재밌다고 킬킬댔을 털뚱보 남자의 얼굴을 상상하자 속에서 열불이 나기 시작했다.

“아오, 생각할수록 화나네! 사람을 아주 가지고 놀아? 앙?”

분을 못 이겨 식탁을 양손으로 퍽퍽 내리친 나는 벌떡 일어나 털뚱보 남자를 향해 삿대질했다.

“이렇게 된 이상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겠어!”

“뭐, 뭘 어쩔 건데?”

“뭐긴 뭐야! 배신에 대한 응징이지!”

“아니, 뭐,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냥 넘어가······.”

“싫거든! 싫거든! 싫거든! 후에에에에에엥!”

내가 이렇게 나올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는지 털뚱보 남자는 당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상미는 아주 팝콘이라도 가져와서 먹을 기세로 흥미진진하게 구경하고 말이다. 내 오늘 이 배신자를 톡톡히 혼내주고 말 테다!

“내가 뭘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데?”

“죄인 신대훈은 들으라! 지금 당장 꽃등심을 쏴라!”

“뭐, 뭐어?”

“꽃등심을 쏘란 말이다! 꽃등심, 꽃등심, 꽃등시이이임!”

“야, 그런 게 어딨어!”

“어딨긴 어딨어! 여깄지!”

“내가 그럴 돈이 어디 있냐!”

“하이고! 없긴 왜 없어? 나 감시하면서 우리 아버지한테서 한몫 챙겼을 거 아냐! 나 때문에 번 돈이니까 내 지분도 있는 셈이잖아!”

“야, 이 자식아!”

뭐라 반박할 말도 없는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하는 털뚱보 남자였다. 상미는 그게 또 재밌는지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꽃등시임! 꽃등시임!”

“꽃등시임! 꽃등시임!”

“상미 너까지 뭐 하는 거야! 둘 다 조용히 안 해!”

털뚱보 남자가 흥분할수록 나와 상미는 더욱더 신이 나서 꽃등심을 외쳤다. 좋아! 오늘은 아주 목을 고급스럽게 기름칠해보자고! 나, 지금의 기세라면 10인분은 거뜬히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저 살찐 장사꾼이 곤란한 표정으로 발만 동동 구를 거란 상상만 해도 5인분은 더 주문할 수 있을 것 같아!

“야호! 오늘은 꽃등심 파티다!”

“아니, 나 돈 안 받았다고!”

“헹! 내가 그 말을 믿을 줄 알고?”

“진짜 안 받았거든!”

“이번엔 절대 안 속을 거다, 뭐! 차라리 상미의 염색체가 XY라고 하는 게 훨씬 신빙성 있겠다!”

“아하하······가 아니고, 갑자기 왜 날 디스해?”

양념처럼 가미한 드립에 감동한 상미가 날 쥐어패기 시작하자 더 소란스러워지는 주방이었다. 털뚱보 남자는 참다 참다 안 되겠는지 식탁을 주먹을 쾅 두드리며 일어났다.

“나 돈 안 받았다고 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들을래애애애!”

“옴마야! 깜짝이야! 간 떨어질 뻔했네. 아니, 그럼 형이 공짜로 해줬다는 얘기야? 난 그게 더 믿기지 않는데.”

“그, 그건······.”

“돈을 안 받았으면 뭔데. 뭘 대가로 받았는데?”

내 물음에 털뚱보 남자는 대답하기 곤란했는지 나와 상미를 번갈아 쳐다보며 망설였다. 그리고 잠시 후, 그가 자신이 받은 ‘대가’가 뭔지 털어놓았을 때 나와 상미는 경악하고 말았다.


작가의말

대단한 건 아니니까 기대하지 말아요.

모두 복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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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45-47. 이미 이룬 나락(4) 16.10.21 302 3 12쪽
115 45-47. 이미 이룬 나락(3) 16.10.20 266 3 12쪽
114 45-47. 이미 이룬 나락(2) 16.10.19 366 3 13쪽
113 45-47. 이미 이룬 나락(1) 16.10.18 263 3 13쪽
112 40-44. 죄여오는 나날과 무의미(5) 16.10.15 312 3 16쪽
» 40-44. 죄여오는 나날과 무의미(4) 16.10.12 240 3 15쪽
110 40-44. 죄여오는 나날과 무의미(3) 16.10.09 390 3 13쪽
109 40-44. 죄여오는 나날과 무의미(2) 16.10.07 243 3 13쪽
108 40-44. 죄여오는 나날과 무의미(1) 16.10.05 248 3 16쪽
107 37-39. 순함과 순순함(10) +1 16.10.02 256 3 17쪽
106 37-39. 순함과 순순함(9) 16.10.02 232 3 15쪽
105 37-39. 순함과 순순함(8) 16.10.02 236 3 13쪽
104 37-39. 순함과 순순함(7) 16.10.02 234 3 12쪽
103 37-39. 순함과 순순함(6) 16.10.02 238 3 12쪽
102 37-39. 순함과 순순함(5) 16.10.02 205 3 13쪽
101 37-39. 순함과 순순함(4) 16.10.02 229 3 13쪽
100 37-39. 순함과 순순함(3) 16.10.02 237 3 18쪽
99 37-39. 순함과 순순함(2) 16.10.02 327 3 14쪽
98 37-39. 순함과 순순함(1) 16.10.02 236 2 10쪽
97 33-36. 뻔함과 뻔뻔함(10) 16.04.13 278 3 24쪽
96 33-36. 뻔함과 뻔뻔함(9) 16.04.13 284 3 22쪽
95 33-36. 뻔함과 뻔뻔함(8) 16.04.13 301 3 14쪽
94 33-36. 뻔함과 뻔뻔함(7) 16.04.13 295 3 16쪽
93 33-36. 뻔함과 뻔뻔함(6) 16.04.13 259 3 22쪽
92 33-36. 뻔함과 뻔뻔함(5) 16.04.13 301 3 16쪽
91 33-36. 뻔함과 뻔뻔함(4) 16.04.13 336 3 11쪽
90 33-36. 뻔함과 뻔뻔함(3) 16.04.13 247 3 13쪽
89 33-36. 뻔함과 뻔뻔함(2) 16.04.13 364 3 13쪽
88 33-36. 뻔함과 뻔뻔함(1) 16.04.13 278 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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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18-22. 노숙자가 물들이는 기억(1) 14.11.02 58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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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17. 불 지피기(2) 14.09.19 424 2 16쪽
63 17. 불 지피기(1) +1 14.09.19 515 2 14쪽
62 14-16. 참다운 유예를 위하여(13) +1 13.10.14 576 3 13쪽
61 14-16. 참다운 유예를 위하여(12) 13.10.14 324 3 20쪽
60 14-16. 참다운 유예를 위하여(11) 13.10.14 647 4 28쪽
59 14-16. 참다운 유예를 위하여(10) +1 13.10.14 703 3 16쪽
58 14-16. 참다운 유예를 위하여(9) +4 13.09.01 644 3 20쪽
57 14-16. 참다운 유예를 위하여(8) +2 13.09.01 691 4 10쪽
56 14-16. 참다운 유예를 위하여(7) +2 13.09.01 684 3 12쪽
55 14-16. 참다운 유예를 위하여(6) +4 13.08.08 644 4 23쪽
54 14-16. 참다운 유예를 위하여(5) +2 13.08.08 663 4 9쪽
53 14-16. 참다운 유예를 위하여(4) +2 13.08.07 854 4 22쪽
52 14-16. 참다운 유예를 위하여(3) +6 13.07.31 1,009 5 17쪽
51 14-16. 참다운 유예를 위하여(2) +4 13.07.17 1,417 6 23쪽
50 14-16. 참다운 유예를 위하여(1) +6 13.05.29 2,028 12 23쪽
49 13. 장맛비에 불어난 것(11) +6 13.05.18 1,046 5 17쪽
48 13. 장맛비에 불어난 것(10) +2 13.05.18 897 7 15쪽
47 13. 장맛비에 불어난 것(9) +6 13.05.11 1,195 6 26쪽
46 13. 장맛비에 불어난 것(8) +4 13.05.06 1,011 10 13쪽
45 13. 장맛비에 불어난 것(7) +4 13.04.29 817 11 16쪽
44 13. 장맛비에 불어난 것(6) +8 13.04.18 722 10 13쪽
43 13. 장맛비에 불어난 것(5) +8 13.04.18 1,031 6 21쪽
42 13. 장맛비에 불어난 것(4) +6 13.04.11 1,043 6 26쪽
41 13. 장맛비에 불어난 것(3) +3 13.03.10 747 5 12쪽
40 13. 장맛비에 불어난 것(2) +3 13.03.10 911 5 22쪽
39 13. 장맛비에 불어난 것(1) +6 13.03.07 790 5 17쪽
38 6. 또 하나의 정체전선(9) +7 13.03.04 928 8 13쪽
37 6. 또 하나의 정체전선(8) +7 13.03.02 857 5 18쪽
36 6. 또 하나의 정체전선(7) +7 13.02.26 1,250 7 14쪽
35 6. 또 하나의 정체전선(6) +6 13.02.23 954 5 14쪽
34 6. 또 하나의 정체전선(5) +5 13.02.20 782 4 20쪽
33 6. 또 하나의 정체전선(4) +6 13.02.17 776 4 17쪽
32 6. 또 하나의 정체전선(3) +4 13.02.14 1,058 5 16쪽
31 6. 또 하나의 정체전선(2) +10 13.02.11 963 6 13쪽
30 6. 또 하나의 정체전선(1) +6 13.02.08 942 6 9쪽
29 5. 땀 흘리는 노숙자(8) +8 13.02.05 983 6 10쪽
28 5. 땀 흘리는 노숙자(7) +8 13.02.02 1,052 12 18쪽
27 5. 땀 흘리는 노숙자(6) +8 13.01.30 911 4 15쪽
26 5. 땀 흘리는 노숙자(5) +6 13.01.27 993 4 16쪽
25 5. 땀 흘리는 노숙자(4) +6 13.01.24 897 10 16쪽
24 5. 땀 흘리는 노숙자(3) +4 13.01.21 1,190 7 12쪽
23 5. 땀 흘리는 노숙자(2) +4 13.01.18 871 6 12쪽
22 5. 땀 흘리는 노숙자(1) +3 13.01.15 1,004 6 11쪽
21 4.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4) +3 13.01.12 1,138 4 13쪽
20 4.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3) +3 13.01.09 815 7 9쪽
19 4.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2) +5 13.01.06 949 7 14쪽
18 4.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1) +2 13.01.03 1,257 4 15쪽
17 3. 한 꺼풀 벗기다(7) +2 12.12.31 947 6 11쪽
16 3. 한 꺼풀 벗기다(6) +3 12.12.28 863 6 14쪽
15 3. 한 꺼풀 벗기다(5) +3 12.12.25 940 9 12쪽
14 3. 한 꺼풀 벗기다(4) +4 12.12.22 1,019 4 13쪽
13 3. 한 꺼풀 벗기다(3) +3 12.12.19 1,088 6 14쪽
12 3. 한 꺼풀 벗기다(2) +3 12.12.16 1,405 11 17쪽
11 3. 한 꺼풀 벗기다(1) +3 12.12.12 904 8 15쪽
10 2. 전말 아닌 전말(6) +3 12.12.09 1,083 7 12쪽
9 2. 전말 아닌 전말(5) +2 12.12.09 1,294 8 16쪽
8 2. 전말 아닌 전말(4) +3 12.12.08 988 8 10쪽
7 2. 전말 아닌 전말(3) +4 12.12.08 1,028 7 12쪽
6 2. 전말 아닌 전말(2) +3 12.12.08 1,074 11 7쪽
5 2. 전말 아닌 전말(1) +4 12.12.07 1,422 8 15쪽
4 1. 첫날은 언제나 새로운(3) +3 12.12.06 1,473 11 16쪽
3 1. 첫날은 언제나 새로운(2) +3 12.12.04 1,526 8 14쪽
2 1. 첫날은 언제나 새로운(1) +4 12.12.03 1,511 16 12쪽
1 0. 디데이 +9 12.12.01 2,171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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