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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지구의 관리자로 스카웃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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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작품등록일 :
2024.07.12 22:45
최근연재일 :
2024.07.22 19:2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273
추천수 :
50
글자수 :
70,221

작성
24.07.21 17:20
조회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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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3쪽

사건의 발생

DUMMY

“이름.”

“···.”

“사는 곳.”

“···.”

“계속 입 다물고 있을래!?”


눈앞에 있던 사내가 갑자기 폭발한다. 이해는 한다. 지금껏 내가 그의 질문에 단 한 번도 대답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나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미치겠네. 이게 이렇게 꼬인다고?


처음 지하철 근처에서 그들을 맞닥트렸을 때는 그냥 도망칠 걸 그랬다.

물론 도망쳤어도 그들을 뿌리쳤을 것이라는 확신은 없다. 그렇기에 괜한 오해를 피하고자 했다. 하지만 나를 붙잡은 그들의 행동이 심상치 않았다.

두 손을 뒤로 향하게 하더니 그대로 수갑을 채우더니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이 개자식. 드디어 잡았다. 널 헌터 살인자의 용의자로 체포한다.’


헌터 살인자.


나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난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수배범 사진을 본 나는 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나와 똑같이 생긴 얼굴.


정확히는 내가 아바타로 내세운 얼굴과 너무나도 비슷했다.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을 수 없다.


[진짜 똑같이 생기긴 했군요]


머릿속에서 앨비스의 감탄 어린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도 미칠 지경이다.

나는 그대로 끌려와 취조실에 갇힌 상태였고, 앨비스의 말대로 그들이 내미는 수배서의 얼굴과 취조실 안 통유리로 보이는 나의 얼굴이 너무나도 비슷하다는 거다.

누가 봐도 착각할 모습이었다.


“뭐, 좋아. 그렇게 함구하겠다 이거지? 그런데 그거 알아? 이렇게 가만히 입 다물고 있으면 불리해지는 건 너야.”

“아니, 그러니까 전 이 사람이 아니라니까요?”

“아까부터 계속 헛소리 할 거야!?”


쾅!


남성이 분을 이기지 못한 채 취조실에 있던 책상을 강하게 내려친다.

반복이다.

나는 계속해서 수배서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을 어필했지만, 그들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고 있었다.


하긴 이렇게 똑같이 생겼는데 그대로 믿는 사람이 이상한 거지.


하지만 억울한 건 억울한 거다.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기를, 형사로 추정되는 남성이 다시 자리에 앉더니 책상 위에 있는 수배서를 나에게 내밀며 말했다.


“계속 그렇게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을 우길 거면 네가 이 녀석이 아니라는 걸 어필해야 할 거 아니야? 그런데 아무런 말도 안 하고, 심지어 우리가 하는 질문에 대답도 안 하고. 이건 우리가 뭐라고 생각해야 할까?”


이를 갈며 주먹에 힘을 주는 남자다.


물론, 그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지금 여기서 가장 답답한 건 나일 터다.


절차라고 해야 할까? 그들이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확인할 때마다 나는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다물었는데, 이 모습이 그들에게 수배자라는 이미지를 더 심어준 것 같았다.


하지만 나도 이유가 있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인해 가짜 신분이 만들어져 있지 않은 상태다. 그렇다고 해서 살아 있을 때의 이름과 본적을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자자. 그냥 솔직해지자고. 왜 죽였어?”


틀렸다.

나를 범인으로 확신하고 있는 그의 눈빛에 나는 속으로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냥 24시간 버티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그때 들려오는 앨비스의 목소리. 그의 말대로 24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신계로 돌아가게 될 터니 시간만 충분히 끌면 자동으로 종결이 되는 거다. 그런데 갑자기 사라지게 된다면 더 큰 문제가 있을 수도 있었다. 혹시나 내가 ‘신’이었다는 걸 깨달으면 난 두 번 다시 밑으로 내려올 수도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었다.


[차진우씨가 지금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 압니다. 하지만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될 겁니다. 갑자기 사라졌다고 해서 ‘신’이었다는 생각은 안 할 겁니다.]


독심술이다.


지금 상황에서 나와 앨비스의 이어주는 유일한 매개체인 열쇠 팬던트를 난 잡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앨비스는 어떻게 알았는지 내 걱정을 긁어주는 대답을 하고 있었고, 확실히 설득력이 있었다.


갑자기 사라졌다고 해서 그들이 내가 ‘신’이라는 것을 떠올릴까?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수배자로 몰려 있는 상황에서 신은 개뿔 다른 경우의 수를 생각할 거다. 특히나 지금 사회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다 통용되는 사회 아니겠는가?


괴물 그리고 거기에 다른 헌터와 각성자라 불리는 영웅까지.


이해하기 힘든 일의 연속이라 불리고 있는 혼돈의 사회라고 볼 수 있었다.


어쩔 수 없나. 지금은 이렇게 버티야 하나?


그런데 뭔가 찜찜하다.

정말 말도 안 되는 거지만 우연히 수배서와 똑같이 생긴 아바타를 생성하게 되어버렸고, 무엇보다 수배자를 조사하고 있는 부산에서 내가 나타났다는 거다.


설마 이것도 아델의 농간은 아니겠지?


충분히 할 수 있는 의심이다.


“계속 이렇게 묵비권을 행사하시겠다··· 그런데 그거 알아야겠는데? 네가 이렇게 입을 다물고 있다고 해서 조직에서 너를 도우러 와줄 것 같아? 아니야. 그냥 버리는 패라고 생각하고 신경도 안 쓰고 있을걸?”


이건 또 뭔 소리야? 조직이 있다고?


뭔가 흥미진진한 주제가 튀어나왔다. 나는 여전히 입을 다문 채 이어지는 남성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내가 너 도와줄 수도 있어.”


이건 또 무슨 소리일까?


나는 살짝 숙이고 있던 고개를 살짝 들며 그를 쳐다보자 남성은 희미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무래도 뭔가를 착각하고 있는 모양새다.


“배후가 누구야? 너보고 지시를 내린 사람이 누구야? 이것만 말해주면 내가 어떻게든 힘 써서 너 형량 줄일 수 있도록 해볼게. 진짜야.”


작전을 바꾼 걸까?


방금까지만 해도 목소리를 높이며 나를 압박하던 남성이 갑자기 나긋나긋하게 나를 설득하고 있다.

물론, 함정이라는 것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여기서 하나 깨달은 게 있었다.


얘네들 조직이 있다는 것만 알지 그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그 흔한 조직 이름 같은 것도 모르는 모양새다.

나는 여전히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었고, 이를 답답하게 여긴 남성이 깍지를 낀 손으로 테이블 위에 올리며 말했다.


“대답해봐. 뭘 크게 바라는 게 아니야. 뒤에 누가 있는 건지만 말하면 돼.”


여기서 궁금해진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왜 내가··· 아니, 수배서의 인물에게 누가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을까?


하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

난 어차피 24시간만 버티면 된다. 오히려 괜히 입을 열었다가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내가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자 앞에 있던 남성이 눈살을 찌푸리며 한숨을 푹 내쉬며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한번 잘 생각해봐. 그리고 우리한테 말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 여기 손을 들어.”


이 말을 끝으로 남성은 취조실을 벗어난다.

생각보다 강압적이지 않네?

처음에는 조금 강하게 나서나 싶었는데 내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으니 작전을 변경한 것 같았다. 그런데 이마저도 통하지 않는다.

당연하다.


아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말해주고 싶어도 말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리고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전적으로 그들의 편이다.

수배서의 범인과 얼굴이 똑같이 생겼을 뿐이지 나는 범인이 아니었고, 무엇보다 나도 이런 작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혼돈의 사회 속에서 국민들을 위해서 헌터를 된 사람을 살인한 작자다. 더군다나 살아 있을 때 B급 헌터로 활동했던 나다.

만약 나한테 범인에 대한 단서가 있었다면 조금의 고민도 없이 발설했을 터다.


그런데 왜 헌터를 죽인 거지?


그 와중에 궁금하기는 했다.

개인 원한이 아니고서는 헌터를 죽일 이유가 없어 보였다.

비록 지금 헌터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긴 하지만 그들은 협회를 통해 관리되고 있는 사람이었다.


혹독한 관리 속 헌터에게는 온갖 조건이 붙었고, 움직이는 것에 제한적이기 마련이다.


아아··· S급 헌터는 아니구나.


각성을 한 헌터. 즉, 신계에서는 영웅이라 불리는 특수한 능력 때문에 관리가 힘들었기에 따로 제한을 두지 않지만,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심하다 할 정도로 협회에서 집중 마크를 하기 마련이었다.


모르겠다.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겠지.


생각하던 것을 멈춘다. 지금 내가 온갖 추측을 해봤자 알아 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지금 내가 생각해야 하는 건 오로지 하나다.


“언제 끝나냐.”


신계에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의 흐름을 기다린다.

나는 깍지를 낀 손으로 뒤통수에 가져갔다.


짤랑.


손목을 감싸고 있는 수갑의 구속구가 풀리는 시간.


24시간.


버티기에 돌입했다.


***


“진짜 아닌 거 아니에요?”


빨간 머리의 여성. 김하민이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범인의 모습에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범인이라고 잡은 작자가 유리창으로 통해 보이는 취조실에서 너무나도 태평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거다.


깍지 낀 손으로 뒤통수를 받치며 아주 여유를 부리고 있는 모습.


아무리 지금 취조실에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너무나도 느긋한 모습이다. 만약 죄를 지었으면 저런 태연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을까? 아니, 달리 말하면 죄를 안 지은 사람도 이런 자리에 오게 되면 긴장을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뭔가 다르다.


처음에는 조금 당황하는가 싶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표정이 평온해지고 있다는 거다.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저렇게 똑같이 생긴 사람이 어디에 있다고 그래?”

“그래. 딱 봐도 쟤 맞잖아.”

“막내야. 네가 아직 잘 몰라서 괜히 혼동이 오는 것 같은···.”


하지만 그녀와는 다르게 취조실에 있는 남성이 범인이라는 것을 확신하는 동료들이다. 더군다나 김하민에게 훈수를 두는 사람까지 있었다.

김하민은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다시 취조실에 있는 남성을 쳐다봤다.


‘이상하네. 계속 보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단 말이야.’


분명 수배서에 있는 인물과 똑같이 생겼다. 하지만 여자의 촉이라는 게 있다.

저 사람이 범인이 아닐 것 같다는 촉.

하지만 이 말을 그대로 꺼냈다가는 바로 한 소리를 들을 것이다.


‘그래도 뭔가 아닌 것 같은데. 분명 나랑 대화할 때 범인이라는 느낌이 전혀 안 들었단 말이야.’


이번에는 여자의 촉이 아닌 형사의 촉이다.

현장을 얼마 뛰지 않은 막내기는 하지만 사람 보는 눈이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 터다.

물론, 수배서를 늦게 접한 탓에 그때 남성이 범인이라는 것을 늦게 알아보는 오류가 있긴 했지만, 분명 첫인상은 범인의 모습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답답하네.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데 진짜 뭐, 믿는 구석 있는 거 아닙니까?”


그때 방금까지 취조실에서 남성을 취조하던 형사가 머리를 북북 긁으며 같은 공간에 있던 수사반장을 향해 묻는다.

김하민의 시선이 수사반장을 향했고, 그는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확실히 배후가 있는 건 맞지?”

“무조건 있죠. 이거 혼자서 할 수 있는 사이즈가 절대 아니에요.”


김하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벌써 4명의 헌터가 죽었다. 그것도 같은 날에 동시에 죽었다.

결코 혼자서 벌일 수 있는 사이즈가 아니었다.


“그리고 보안이 가장 취약한 시점을 노렸어요. 크레바스가 발생한 시점 다음 날에 사건이 벌어지신 거 아시죠? 이건 충동적인 게 아니라 계획적인 겁니다.”


합리적인 의심이다.

하지만 물망에 나온 건 아무것도 없다.

헌터를 죽인 사람이 나타난 건 처음 있는 일이었고, 까닥하면 이 사건도 완전 범죄로 끝날 수도 있는 사항이었다.


사건은 전부 CCTV가 없는 곳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범인이 한 가지 놓친 게 있었다.

죽은 헌터 중에서 협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실험자의 한 명 있었다는 것이었다


어떤 논리로 흘러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뇌의 담겨 있는 기억에 관련된 신경계를 이용해 범인을 색출할 수 있었고, 지금 이 상황에 이르게 됐지만 답답한 건 여전했다.

지금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자료로는 결코 증거가 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떻게든 잡아들인 남성을 이용해야만 했다.


‘저 사람이 범인이라는 가정하에 말이지.’


똑똑.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고,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왔다.

경찰복을 입고 있는 순경이 긴장 어린 모습으로 거수경레를 하더니 입술을 떨며 말했다.


“저, 저기 변호사 한 분 오셨답니다.”

“뭐, 변호사? 무슨 변호사?”


뻣뻣하게 목을 돌리더니 그의 눈동자가 취조실에 있는 남성을 향한다.

방 안에 있던 형사들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뭔가 이상하게 돌아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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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아바타 24.07.19 49 3 12쪽
10 웨이브 24.07.18 48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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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영웅의 탄생 24.07.15 81 4 13쪽
6 영웅의 탄생 24.07.14 101 6 11쪽
5 영웅의 탄생 24.07.13 119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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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만의 임무 24.07.12 154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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