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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지구의 관리자로 스카웃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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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작품등록일 :
2024.07.12 22:45
최근연재일 :
2024.07.22 19:2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267
추천수 :
50
글자수 :
70,221

작성
24.07.20 17:20
조회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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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아바타

DUMMY

뭐야? 이렇게 갑작스럽게?


당황을 금치 못했다. 눈을 잠시 감았다가 뜬 것뿐이다. 시간도 얼마 지나지 않았다. 길어봤자 5분이다.

당황스러움을 넘어 황당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이 모든 게 진실이다.


“이봐요! 왜 그래요?”


여전히 내 앞에서 수상쩍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여성.

익숙한 한국어를 비롯하여 주변에 보이는 한글은 내가 지금 있는 곳이 한국이라는 것을 가리키고 있었다.


“여··· 기가 어디라고 하셨죠?”

“지하철이요. 그런데 얼마나 마셨길래 자기가 있는 곳을 기억 못 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이상하네. 술 냄새는 안 나는 것 같은데···.”


고개를 갸웃거리는 여성. 그녀의 말대로 지금 이곳은 지하철이 확실해 보였다. 살아 있을 때 수없이 탔던 지하철의 광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고, 무엇보다 방금 확인했던 [석대역]이라는 표지판이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지하철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었다.


그런데 석대역이 어디지? 서울이 아닌 건가?


석대역이라는 걸 처음 들어본다. 서울 지하철은 잘 꿰고 있는 나의 입장에서 볼 때는 아무래도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서울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여기서 왜 이러고 있어요? 전 처음에 무슨 큰일 난 줄 알고 놀랐잖아요. 119에 연락해야 하는 건지 고민했다고요.”


계속해서 들려오는 여성의 목소리.

여전히 수상쩍은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였지만 거짓말을 하는 모양새는 아닌 것 같았다.


머리 아프네. 진짜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아바타 생성하던 중에 무슨 일이 생긴 건가? 설마 그것도 아니면 이 모든 게 꿈이라던···.


[들리십니까?]


“··· 뭐, 뭐야?”

“예?”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깜짝이야. 뭐야 갑자기?


갑자기 들려오는 앨비스의 목소리에 나는 주변을 휙휙 둘러보자 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둘러보셔도 소용없을 겁니다. 전 거기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저랑 대화를 원하시면 목에 있는 목걸이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목걸이?


고개를 숙여 목을 살펴보자 앨비스의 말대로 목걸이 하나가 목에 걸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운데에 열쇠 모양의 팬던트가 돋보인다.


··· 이게 언제부터 있었던 거지?


[차진우씨가 아바타를 생성하고 있을 때 제가 걸어 놓은 겁니다. 관례적인 일이라고 할까요? 밑으로 내려간 차원 관리자분과의 대화를 위해서는 거기에 따른 매개체가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지금 차진우씨의 모습을 보니 제가 늦지 않게 조치를 잘한 것 같군요]


눈을 살짝 찌푸린 채 가만히 앨비스의 말을 귀담아듣는다.

아니, 듣고 싶었다.


“이봐요? 또 갑자기 왜 멍을 때려요? 진짜 어디 아프신 거예요?”


눈앞에 빨간 머리의 여성이 허리에 손을 올린 채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나는 머릿속에 울리는 앨비스의 목소리를 잠시 뒤로한 채 입을 열었다.


“죄송해요. 잠시 머리가 멍해져서요.”

“··· 흐음. 뭐, 알았어요. 그러면 진짜 괜찮은 거 맞으세요?”

“아, 네. 괜찮습니다. 지금은 멀쩡해요.”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아무 문제 없다는 것을 어필한다.

나의 행동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던 여성이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말했다.


“뭐, 알았어요. 자기가 괜찮다고 하니까 괜찮은 거겠죠. 그런데 진짜 여기에는 왜 계셨던 거예요? 대피하라는 이야기 못 들었어요?”

“대··· 피요?”

“못 들으셨어요?”


이걸 뭐라고 말해야 하는 거지?


당연히 들었을 리가 없다. 그런데 표정이 영 심상치 않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주변에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았다.


“죄송한데 못 들었습니다.”


솔직하게 말한다.

괜히 여기서 말을 돌렸다가 괜히 나중에 뒷수습이 더 힘들어질 느낌이었다.

다행히 못 들었다는 것에 크게 의심하지 않는 여성이 한숨을 푹 내쉬더니


“흠. 그렇게 쓰러져 계셨으니 들었을 리가 없죠. 그런데 진짜 왜 거기 계셨던 거예요? 딱 보니까 술에 취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몸이 이상한 것도 아니고.”


··· 이건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하지?


난감한 상황이다.

괜히 이상하게 대답을 했다가는 꼬치꼬치 캐물을 터다.


[곤란하군요]


앨비스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나는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앨비스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나도 모르는 유일한 해결법을 그가 제시해줄 것이라 믿으면서 말이다.


[그냥 자기도 모르게 정신을 잃었다고 하시죠]


··· 괜한 기대였나.

앨비스도 지금 상황에서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모양이다. 그런데 앨비스의 목소리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에 대비하여 많은 매뉴얼이 있긴 합니다만 지금은 특수한 경우입니다. 준비도 없이 밑으로 내려간 상황이기에 여러 매뉴얼이 전부 무용지물 된 상태라고 볼 수 있죠]


돌려 말하고 있지만 한 마디로 지금 상황에서는 방법이 없다는 거다.

나의 순발력. 나의 임기응변에 모든 것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사실···.”

“야! 김하민! 어디에 있어!?”


말을 내뱉으려는 순간 저 멀리서 뭔가 화가 난 듯한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 눈앞에 있던 여성이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표정이 심하게 굳기 시작하더니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몸을 돌리는 것이 아닌가?


“여, 여기 있습니다!”


대답과 동시에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냅다 뛰기 시작하는 그녀.

내가 있는 것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모습에 나는 멍하니 그녀가 달려간 방향을 쳐다봤다.


··· 뭐지 이건?


당황스럽다. 하지만 이건 기회라고 볼 수 있었다.


[기회입니다. 도망치시죠.]


타이밍 한번 기가 막히다.

앨비스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고, 나는 멀어져가는 여성을 뒤로한 채 그녀와 정반대 방향으로 도망치듯 지하철을 빠져 나왔다.


후우··· 얼추 된 것 같은데?


얼마나 뛰었을까.

숨이 차며 땀이 흐르기 직전에 속도를 멈추며 뒤를 슬쩍 쳐다봤다.

따라 오는 사람은 없다.

다행히 무사히 벗어난 것 같다.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며 지하철을 빠져나온 나는 그제야 시선이 탁 트이며 주변을 둘러보던 순간


“엉··· 망이네.”


난장판이다.

여기저기 무너져 있는 건물을 비롯하여 신호등과 온갖 간판들이 바닥을 뒹굴고 있었고, 무엇보다 돌아다니는 사람 하나 없을 정도로 휑한 모습들.

조금 전 만났던 여성이 왜 대피라는 말을 꺼냈는지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개판이군요]


앨비스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온다.

보아하니 그도 내가 보고 있는 광경을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았다.


[저와 대화를 하고 싶으시면 목걸이에 있는 열쇠 모양의 팬던트를 만지시면 됩니다]


시선을 떨궜다.

아까 확인한 열쇠 모양의 팬던트가 눈에 들어왔다.


이걸 만지라고?


앨비스의 말대로 팬던트에 손을 가져가며 입을 열었다.


“들려요?”


[아주 잘 들리는군요. 앞으로 밑으로 내려가실 때마다 저랑 대화를 원하시면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좋다. 어디서 구해왔는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지금 이 난관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는데 그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물론, 아까는 둘 다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이기는 했는데 잘 풀렸으니 다행이지.

숨을 고른 나는 열쇠 팬던트에 손을 놓지 않은 채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지금 제 상황이 어떻게 된 거죠? 왜 갑자기 지구에 오게 된 걸까요?”


[약간의 오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도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눈을 뜨시는 순간 갑자기 모습을 감추셨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아델님이 미리 손을 쓰셨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델님이요?”


[확신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신력 없이 아델님의 권한으로 아바타를 만들 수 있게 된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이런 오류가 생길만한 접점은 아델님 말고는 없다고 보여지거든요]


합리적인 의심이다.

나는 얼굴을 찡그리며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나를 대한 아델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 능구렁이가. 해줄 거면 그냥 해주지 이렇게 한다고?


의심이 어느 순간 확신으로 바뀌었다.

내가 봤을 때는 아무리 봐도 아델 말고는 이런 장난을 할 인물이 없었다.


만약 앨비스가 나한테 이런 조치를 안 했더라면 진짜 함정에 빠진 미아가 될 뻔 했잖아.


손에서 느껴지는 열쇠 모양의 팬던트를 새삼 소중히 만졌다.


“그래서 지금 저는 어떻게 하면 되는 거죠?”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이 상황에 대해서는 나중에 가서 따지기로 하고, 지금은 이 상황을 무사히 넘길 방안이 필요했다.


[지금 당장은 어떻게 할 방안이 없습니다. 갑작스럽게 내려간 상황이라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더군다나 지금 남아 있는 신력도 별로 없습니다]


“그러면 24시간 기다려야 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나요?”


[그렇습니다. 24시간 후에 자동으로 신계에 귀환하는 방법 말고는 없어 보입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나와 같은 아바타를 직접 생성하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밑으로 내려오기 전 여러 가지 상황을 생각하여 대비하기 마련이었고, 아니면 많은 신력을 이용하여 헤쳐 나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 어느 하나도 준비한 게 없다.

그러면 남은 건 하나다.

24시간이 지나면 신계로 복귀하는 기본적인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


최후의 보루.


[그냥 어디 숨어 계시는 걸 추천합니다. 괜히 돌아다녔다가 꼬일 수도 있습니다.]


앨비스의 말대로다.

아무것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제한적이다.


그런데 어디에 숨어 있어야 하냐.


주변을 둘러보니 막막한 건 여한 가지다.

아무리 봐도 내가 몸을 숨길만 한 곳이 보이지 않았다.


“그것보다 여기 어디지?”


그래도 일단 움직여야 했다.

이렇게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어떻게든 24시간을 버티기 위한 가림막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때 앨비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차진우씨가 있는 곳이 부산인 것 같군요]


“예? 부산이요?”


[예. 저기 밑에 떨어져 있는 표지판이 부산이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앨비스의 말대로 바닥에 굴러다니고 있는 표지판에 떡하니 부산의 주소지가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 그래서 주변이 이렇게 휑하구나.


그제야 주변이 왜 이런 상황인지 이해가 됐다.

웨이브가 발생한 수많은 구역 중 하나가 부산이다. 부산이라는 것을 인지한 채 다시 주변을 살폈다.

여전히 눈살이 찌푸려지는 광경이었다.


정말 처참하다.


위에서 상황을 지켜보긴 했지만 이렇게 직접 와서 보니 느낌이 또 다르다.

물론, 이런 광경을 처음 보는 건 아니다.


살아 있을 때 웨이브로 인해 피해를 본 지역을 본 적 있었고, 무엇보다 나도 헌터였기에 웨이브에 맞서 전장에 나선 적도 있다.

낯설지는 않다.

하지만 죽은 이후, 차원 관리자라는 신이 된 후로 직접 본 광경은 또 느낌이 달랐다.


“어! 저기 있습니다! 이봐요!”


짧게 회상을 하고 있기를, 갑자기 뒤에서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런데 낯설지가 않다. 되게 익숙한 목소리. 마치 방금 지하철 안에서 들었던 여성과의 목소리와 판박이다.


설마···!


눈을 크게 뜨며 뒤를 쳐다봤다.

계단 밑에 있던 여성이 계단 위에 있는 나를 향해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모습.

맞다.

방금까지 나와 이야기하던 여성이다.


“잡아!”


그런데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녀의 곁에 있던 세 명의 남성이 곧장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다.


“용의자다!”


뜬금없이 나를 용의자라 지칭하며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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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관리자로 스카웃 당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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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사건의 발생 24.07.21 22 2 13쪽
» 아바타 24.07.20 35 1 12쪽
11 아바타 24.07.19 48 3 12쪽
10 웨이브 24.07.18 47 3 12쪽
9 웨이브 24.07.17 60 5 12쪽
8 웨이브 24.07.16 69 4 14쪽
7 영웅의 탄생 24.07.15 80 4 13쪽
6 영웅의 탄생 24.07.14 101 6 11쪽
5 영웅의 탄생 24.07.13 118 4 11쪽
4 나만의 임무 24.07.12 136 4 12쪽
3 나만의 임무 24.07.12 154 5 12쪽
2 Yes or Yes 24.07.12 171 2 12쪽
1 프롤로그 24.07.12 213 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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