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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지구의 관리자로 스카웃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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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작품등록일 :
2024.07.12 22:45
최근연재일 :
2024.07.22 19:2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272
추천수 :
50
글자수 :
70,221

작성
24.07.13 19:20
조회
118
추천
4
글자
11쪽

영웅의 탄생

DUMMY

“아··· 얘 또 헛방 치네.”


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에 나는 혀를 차며 편안한 자세를 취했다.


신계에 온 지 하루가 지났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동안 많은 것을 깨우쳤다. 우선 신계에서의 주요사항이 적혀 있는 종이뭉치를 제대로 정독하며 머릿속에 제대로 인식을 해놓은 상태다. 추가로 지구에 활동하고 있는 각성자··· 즉, 영웅이라 불리는 35명의 인물을 파악하기까지 했다.


어려움은 크게 없었다. 활자를 읽는 것이 전부였고, 특히 영웅들에 관련된 사람들은 살아생전 내가 관심이 있던 분야였기에 오히려 흥미롭게 보기까지 했다.


특히 내가 모르던 4명의 영웅에 대해서는 더 신기했고.


[꺼져! 새끼들아. 말 존나 안 듣네.]


그 와중에 눈앞에 보이는 화면에서 한 남성이 엄청난 욕설을 내뱉는다.

나를 죽였던 한국의 영웅 장민우.

그가 전용으로 들고 다니는 기다란 검이 몬스터를 학살하고 있는 모습. 처음 이 공간을 통해 그를 봤을 때는 화가 잔뜩 났지만, 이제는 안쓰럽게 느껴졌다.


“내가 답답하다. 진짜 돌대가리 자식. 주변에 있는 동료가 불쌍하네.”


머리보다는 몸으로 움직이는 육체파 스타일이라는 것 정도는 이미 알고 있었다. 다만, 이렇게까지 머리에 똥만 차 있을 줄 몰랐다. 아니면 주변의 의견이라도 들을 줄 아는 주변머리라도 있었으면 또 모르겠는데 고집도 상당했다.

주변 동료의 말만 무시하지 않았다면 던전에서 벗어나 집으로 돌아가 샤워까지 끝냈을 시간이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치민우는 각성한 헌터였고, 감히 어느 누가 그의 의견을 반박하며 나서는 이 없었다. 혹여나 용기 있는 자가 나서더라도 어떤 화를 불러일으킬지 모르는 게 차민우의 인성이었다.


“적응이 되게 빠르시군요.”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만 살짝 돌려 소리의 근원지를 쳐다본다. 앨비스가 흥미로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걸 발견했다.


“뭐, 시간은 충분했으니까요. 들었던 것처럼 잠을 안자도 피곤을 못 느끼더라고요.”


그렇다.

비록 하루였지만, 앞서 말한 대로 딱히 잠을 피곤을 못 느끼는 상황이었다. 듣기로 신계에 있는 존재들에게 주어지는 특권 중에 하나라고 했던가?

덕분에 지구의 광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방에서 보고 배웠던 능력을 마음껏 사용하며 점점 익숙해져갔다.


“그렇긴 해도 응용력이 상당하시군요. 이곳을 벌써 이렇게까지 활용하실 줄 몰랐거든요.”


진심으로 말하는 것 같은 앨비스의 대답에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것도 그럴 것이 어제와 다르게 지금은 영화를 관람하는 방식의 영상 송출 방식으로 공간을 조정하며 아주 편안한 자세로 관람하고 있었다.


뭐, 이 정도는 기본이지.


여기에 올라와서 처음 느끼는 성취감에 나도 모르게 콧대를 세웠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는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은데 어디 한 번 영웅을 손수 탄생시켜보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앨비스가 제안한다. 나는 눈을 크게 뜨며 그를 향해 되물었다.


“빠른 거 아닌가요?”

“확실히 빠르긴 합니다만, 지금의 차진우씨의 적응력을 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원래 일이라는 것이 부딪치면서 배우는 거 아니겠습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도 하루가 지난 시점에 이런 중대 임무를 맡긴다는 것이 영 내키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너무 빠른 것 같은데.


미리 빼놓았던 백지를 꺼내 들었다.

내가 지정하는 인물이 이 페이지에 채워지며 지구의 36번째 영웅이 되는 시스템.


“지금 당장 해야 하나요?”

“꼭 그런 건 아닙니다. 하지만 빨라서 나쁠 건 없어 보입니다.”


일리가 있는 조언.


잠시 생각에 잠긴 나는 손에 있던 백지를 만지작거렸다.


영웅의 탄생.


그래. 이렇게 된 거 빨리 한번 부딪쳐보자.


“한 번 해볼게요.”


이론은 어느 정도 파악을 한 상태다. 이제는 실전이다.

앨비스는 희미하게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미리 준비를 해왔는지 손에 있던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아리아님이 차진우씨를 미리 준비한 특수 능력 계약서입니다.”

“오! 어떤 능력인데요?”

“크리티컬입니다.”

“크리티컬?”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앨비스가 건네는 종이를 빼앗듯이 가져가며 살펴본다.

종이에 적힌 내용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똑같은 부위를 두 번 가격하면 치명타를 입히게 됩니다.]


··· 이게 뭐야?


당황스럽다.

다양한 능력이 판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황당한 능력은 처음이다.


“무슨 불만 있습니까?”


내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는지 앨비스가 묻는다.

나는 신음을 삼키며 앨비스가 준 계약서를 쳐다보며 눈을 연신 깜빡였다. 하지만 바뀌는 건 없다.


크리티컬.


머리에 제대로 정신적인 충격이 가해졌다.


“이거 제대로 된 거 맞죠?”

“맞습니다. 아리아님이 어렵게 구하신 걸로 압니다.”

“진짜요?”

“네. 직접 내려가셔서 뽑아 오신 겁니다.”


일반적으로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경매나 다른 쪽과의 트레이드 그리고 상인에게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다만, 아주 드물게 ‘차원 무덤’이라는 곳에 가서 구해온다는 설정도 있기는 했다.


이거 아무나 할 수 없는 거라고 본 것 같은데.


활자로만 봐서 구체적인 건 잘 모르는 상태다. 그래도 분명 쉽지 않은 길이라는 것 정도는 앨비스가 준 자료를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


“··· 일단 알겠어요.”


영 믿음이 안 가기는 하겠지만 어쩌겠는가?


앨비스가 거짓말을 할 성격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지금 영웅의 탄생을 위해서는 특수 능력 계약서가 필요한 데 지금 내 수중에 있는 건 이 계약서밖에 없었다.


이유가 다 있겠지.


설마 후임자인 나에게 똥을 던지고 갔겠어?


“그러면 바로 진행하겠습니다. 미리 특정해놓은 인물이 있습니까?”


앨비스의 질문에 나는 또다시 생각에 잠겼다.

딱히 생각해놓은 인물은 없다. 그런데 방금 내가 건네받은 능력을 보고 난 이후 딱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다.


나는 목소리를 내뱉음과 동시에 손을 이용하여 공간을 조작했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한 특정 인물이 공간에 나타났다.


긴 머리를 짧게 묶은 장신의 여성. 눈매는 날카로웠고, 입에는 마우스피스를 낀 채 스파링을 하고 있다.


“이 친구인가요?”


앨비스가 물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유하라는 친구입니다. 혹시 알고 계시나요?”

“모르겠군요. 아리아님이 주요 깊게 보던 인물은 아니라서 말이죠.”


선임자인 아리아는 아무래도 정유하를 주요 인물로 체크를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해는 한다. 헌터이기는 했지만 특별하게 눈에 띄던 인물은 아니었다. 그런데 내가 추천한 이유는 하나다.


“다리를 보시겠어요?”


집중력 있게 스파링을 하고 있는 정유하의 다리 쪽을 확대한다.

짧은 스파링 복장 밑으로 빠져나오는 건 살색의 다리가 아니었다.


은색의 다리.


“의족이군요.”

“맞습니다.”


스피드.

앨비스가 건네는 [크리티컬]이라는 특수 능력을 보자 필수 조건으로 빠른 다리가 필요해 보였고, 정유하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인물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다.


사고로 인해 다리를 잃은 정유하는 반강제적으로 현세의 최첨단 기술로 만들어진 기계 의족을 달았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엄청난 재활 훈련.


고통을 참아내며 결국 일반 사람과 똑같은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까지 이르게 됐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녀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의족에서만 달 수 있는 엔진 및 각종 튜닝을 달기 시작했다.


엄청난 훈련.


다리에 치중된 엄청난 스피드를 이용한 전투 능력과 센스를 키워갔다.

물론, 아직 미숙한 점은 많다.

자신의 스피드를 주체하지 못해 고꾸라지기도 했고, 의족이라는 한계 때문에 약점도 훤히 드러나는 실정이었다.


그래도 발전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알고 있는 가장 빠른 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고, 더군다나 그녀의 됨됨이를 내가 알고 있다.


완전 악바리 근성이었지. 나한테 대련신청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손으로 꼽기도 힘드네.


잠시 추억에 잠겨 있기를, 앨비스가 약간 걱정 어린 시선으로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아요. 저 친구라면 문제없을 거예요.”

“신중하셔야 합니다. 보아하니 살아계셨을 때 알고 지내던 사람인 것 같은데 괜한 정으로 인해 일을 그르칠 수도 있는 법입니다.”

“제 결정은 변함없어요. 저 친구로 할 거예요.”


단호하게 답한다.

짧은 정적.

나는 앨비스의 눈을 피하지 않았고, 그는 나의 눈을 가만히 쳐다보는가 싶더니 이내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알겠습니다. 차진우씨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앨비스의 대답에 나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고개를 돌려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정유하의 스파링 모습을 쳐다본 후, 이내 양손에 있는 종이를 번갈아 쳐다봤다.


왼손에는 백지. 오른손에는 앨비스가 준 특수 능력 계약서.


때가 됐다.


“시작할까요?”

“준비 다 되셨으면 바로 시작하시면 됩니다.”


앨비스의 신호가 떨어졌다.


나는 침을 꼴깍 삼키며 양손에 있던 종이를 겹쳤다. 동시에 상황이 발생했다. 백지였던 종이에 글자가 생기기 시작했고, 특수 능력 계약서는 사르르 눈 녹듯 없어졌다.


됐다.


하지만 감정에 빠질 시간은 없었다. 이론으로만 봤던 것이 눈앞에서 벌어졌고, 이제 종착지로 향하는 시간. 입맛을 다시며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많이 오글거릴 것 같기는 한데··· 할 건 해야지.


머리에 담아뒀던 정보를 떠올리며 홀로그램처럼 떠 있는 정유하를 바라봤다.


처음 맡은 업무이자 임무.


내 손으로 탄생시키는 36번째 영웅. 과거의 나랑 다르다. 신계의 신이 되었다는 걸 증명 할 시간이었다.


“싸워라.”


한 발자국.


종이를 찢었다.


“지켜라.”


두 발자국.


종이를 뿌렸다.


“쟁취하라.”


정지(停止).


찢어진 종이가 바닥에 떨어진다.


“신의 부름에 응답하라.”


[유하야!]

[가, 갑자기 뭔데?]


엄청난 불빛과 함께 정유하가 정신을 잃었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그녀를 둘러싼다. 동시에 바닥에 떨어진 찢어진 종이가 정유하의 몸에 흡수되듯 사라졌다.


끝난 건가?


절차대로 이행했고, 실수는 없었다.


“축하드립니다. 진짜 [신]이 되신 것을.”


영웅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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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영웅의 탄생 24.07.14 101 6 11쪽
» 영웅의 탄생 24.07.13 119 4 11쪽
4 나만의 임무 24.07.12 136 4 12쪽
3 나만의 임무 24.07.12 154 5 12쪽
2 Yes or Yes 24.07.12 171 2 12쪽
1 프롤로그 24.07.12 213 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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