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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지구의 관리자로 스카웃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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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이아
작품등록일 :
2024.07.12 22:45
최근연재일 :
2024.07.22 19:2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269
추천수 :
50
글자수 :
70,221

작성
24.07.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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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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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아바타

DUMMY

웨이브가 발생한 지 어느덧 일주일의 시간이 지났다.


아직 클리어가 완료된 건 아니지만 진행은 많이 된 상태였다. 아프리카를 제외한 다수의 대륙에서는 몬스터들이 거의 처단되며 지금은 몬스터로 인해 피해를 추스르고 있는 상태였다.

확실히 빠른 진행이다.

앨비스의 말을 빌리자면 다른 차원들은 평균적으로 보름 정도 걸린다고 했었고, 이걸 생각하면 충분히··· 아니, 엄청나게 빠른 속도라고 볼 수 있었다.


빠르면은 내일 안으로 끝날 수도 있겠는데.


좋은 징조다.

앨비스가 왜 이번 웨이브는 문제없다고 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피해가 적은 건 아니다. 오히려 피해는 눈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볼 수 있었다.

무너진 건물. 처참하게 박살 난 다리 등 인명 피해도 상당하다.


먹먹하네. 이 상황에서 내가 도와줄 게 없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나와 같은 차원 관리자는 웨이브가 일어나고 있을 때는 가만히 지켜보는 게 전부였다. 웨이브가 시작됐을 때부터는 오로지 각자가 맡은 차원의 사람··· 즉, 영웅들을 믿어야 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잘 마무리했다고 봐야지.”


우선 지구에 쏟아진 몬스터들이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그만큼 발 빠르게 지구에 있던 영웅들이 움직였다고 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 첫날에는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4명의 영웅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다른 곳보다 상황이 좋지 않은 곳에 적재적소에 나타나 해결하며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 4명의 영웅. 첫날에는 다른 이들과 다르게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았던 것을 보며 속으로 욕을 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다.


그런데 첫날에는 왜 가만히 있었던 거지?


그들 덕분에 피해가 더 커질 뻔한 것을 수습하기는 했지만, 첫날에는 무슨 이유로 방관을 하고 있었던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것도 4명 전부 다 그랬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상체를 돌려 뒤에 있는 앨비스를 힐끗 쳐다봤다.


“진짜 몰라요?”

“진짜 모릅니다.”


무표정으로 대답하는 앨비스.

워낙 표정으로 대답하는 그인지라 이 대답이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데 진짜 모르는 것 같긴 한데.


표정으로 잘 드러나지 않을 뿐 거짓말할 성격은 아닌 앨비스다. 만약 위 내용을 일부러 숨기는 것이라면 모른다는 답변이 아닌 대답할 수 없다는 답변이 나왔을 터다.


“그것보다 이제 웨이브도 끝나가는 것 같은데 이후에 어떤 것부터 하실 생각이시죠?”


타이밍 좋게 앨비스가 질문을 던진다.

나는 복잡한 머리를 비운 후, 앨비스의 질문에 대답했다.


“일단 아바타부터 만들어야죠.”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그런데 아바타 생성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인 것 같던데 따로 추천하시는 거 있나요?”


아바타.


다른 말로는 분신이다.

아델에게 힘겹게 얻어낸 차원 관리자가 가지고 있는 일부 권한 중 하나.


차원 관리자들이 각자가 맡은 차원에 강림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었고, 그중에 가장 고차원적인 강림은 본인이 직접 내려가는 거다. 그리고 거기에 따른 몸이 필요했는데 이게 바로 아바타다.


즉, 나도 지구에 직접 내려가기 위해서는 아바타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직접 아바타를 만드시는 게 좋다고 봅니다.”

“이유는요?”

“우선 다 드러내놓고 강림하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봅니다. 분명 움직이는 것에 있어서 큰 제약이 생길 겁니다. 신이기는 하지만 언제까지나 도움을 주는 역할이지 당사자가 아니니까요.”


신이라는 존재에 막연하게 의지를 하게끔 만들면 안 된다는 뜻이다.

신은 그저 매개체일 뿐이다.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

나는 앨비스가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를 알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네요. 그런데 빙의를 하는 방법이 있잖아요. 이건 어때요?”

“차원 관리자분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별로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우선 불안정합니다.”


불안정?


고개를 갸웃거렸다.

앨비스는 나의 표정을 보더니 그 특유의 무표정한 모습으로 이유를 설명해 나갔다.


“본체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다시 이런 번거로운 일을 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거든요.”

“이런 일이 자주 있나요?”

“자주 있지는 않지만 드물게 발생하는 현상이기는 합니다.”


혹여나 일어날 수 있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뜻이다.

나는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앨비스의 의견을 존중했다.


“그러면 앨비스가 추천하는 방법은 남은 한 가지네요.”

“네. 직접 아바타를 만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차선책이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바타를 직접 생성하는 것.


아주 가끔 차원 관리자들이 선택하는 방법이었다.

가장 준비할 게 많고, 밑에 내려가도 가장 조심해야 한다.


단점이 꽤 많다.


그렇기에 지금 수많은 차원 관리자들이 빙의에 의한 본체에 아바타를 만드는 것을 선호했다. 그래도 앨비스가 제안한 방법이 아주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아바타를 직접 생성함으로 누릴 수 있는 권한이자 메리트.


자유.


제약이 없다.

존재를 들키지 않는 선에서 신의 권능을 자유롭게 이용하여 내가 원하는 걸 누릴 수 있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잠시 생각에 잠겼다.

처음에는 당연히 빙의 쪽으로 마음이 간 상태였다. 아무래도 가장 많은 차원 관리자의 신들이 선택한 보편적인 방법이었다. 그런데 앨비스가 다른 방법을 권유했다. 다른 인물도 아닌 매사 진지한 태도를 보이며 냉정하던 앨비스가 말이다.


흠.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 되는데··· 설마 내가 싫어서 그런 건 아니겠지?


“아리아님이 위 방법을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 이유가 여기 있었네.


아리아빠가 아니라고 할까 봐 뒤이어지는 앨비스의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신음을 삼켰다.

그래도 아리아가 선택했다는 말에 나도 순간적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아리아의 방법이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업적 및 성과를 폄하할 생각은 없었다.


더군다나 나는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모험이 걸어야 하는 시점이었다.

결정을 내렸다.


“알겠어요. 저도 그 방식으로 한번 해보죠.”

“알겠습니다. 위 방법으로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앨비스의 행동을 보며 나는 고개를 돌렸다.


지구의 상황이 적나라하게 들어온다.


이제 시작이다.


지금부터 내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서 지구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었다.


***


정확히 26시간이 지난 시점 무사히 웨이브가 끝났다.


다행히 더 큰 피해는 없었다.


물론, 아쉬움은 여전히 있다.

클리어 시간은 확실히 빠르지만, 안정성이 확실히 부족하다는 것을 두 눈으로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방어 체계가 구체적으로 잡혀 있지 않았다.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방식.


나쁜 방법은 아니다.


성과도 확실히 있었다.


클리어 시간 1위.


최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하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하는 아쉬움만 생길 뿐이다.


명예와 영광이 그렇게나 중요했을까?


모르겠다.

아리아가 남겨놓은 유산(?)으로 이번 웨이브도 1위라는 기록을 세우기는 했지만, 전혀 기쁘지가 않다.

더군다나 앞으로 두 달 후에는 다른 조건이 붙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심란해졌다.


피해의 정도.


지금의 나에게 있어서 가장 불리한 조건이다.

이제부터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하냐.

절로 한숨이 내쉬어졌다.


“준비 다 됐습니다.”


앨비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상념을 지운 채 방 중앙에서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던 앨비스를 볼 수 있었다.

웨이브도 무사히 끝났으니 곧장 다음 플랜으로 넘어갈 필요가 있었다.


아바타.


아델이 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사용하여 빠르게 다음을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


“감사합니다. 여기에 있으면 되는 거죠?”

“네. 여기서 대기하고 있으시면 됩니다.”


고개를 끄덕인다.

앨비스의 근처로 다가가자 그가 그려놓은 새하얀 원이 주변을 감싸고 있는 게 보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원 안에는 나와 앨비스를 비롯하여 용도를 알 수 없는 물질들이 많이 있었다.


인간을 구성하는 물질이라던가?


앨비스에게 듣기로는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있고, 아바타를 직접 만들기 위해서는 이와 준수하는 재물··· 즉, 물질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흠. 역시 모르겠어.


앨비스가 챙긴 물질을 직접 봤지만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

다 처음 보는 것들이다.

회색의 고체도 있었고, 병에 담겨 있는 하늘색의 기체도 있었다.

모르겠다. 사람··· 즉,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라고 했지만 아무리 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하나 알 수 있는 건 아바타를 직접 만드는 것에 있어서는 꽤 복잡한 과정이 따른다는 것 정도?


입맛을 다시며 의식과도 같은 준비를 마치고 있는 앨비스를 지켜보고 있기를, 얼마 있지 않아 앨비스가 준비를 마쳤다.


“이제 시작할 겁니다.”

“알겠어요. 저도 준비됐어요.”


솔직히 말해서 내가 할 건 없다.

앨비스가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을 뿐이다. 그래도 결정권자는 나였고, 앨비스가 준비한 것을 이용해 아바타를 만드는 것도 나의 몫이었다.


이상하게 긴장은 되지 않는다.


생각보다 평온한 상태.


아니, 오히려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비록 다른 모습이기는 하지만 내가 살았던 지구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래도 애써 두근거림을 진정시키며 집중력을 발휘했다.


“눈을 감으시죠.”


감정을 추스르고 있던 순간, 앨비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그의 뜻대로 눈을 감았다.


“이제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릴 겁니다. 정확히는 인물화를 그린다고 생각하십시오.”


계속해서 들려오는 앨비스의 목소리를 가이드 삼아 나는 오늘의 일을 대비하여 머릿속으로 수없이 그렸던 인물을 그대로 그려내기 시작했다.


다부진 체격에 인상은 날카롭게.


잘생긴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생기지도 않은 평범한 얼굴.

눈썹 하나하나 마치 게임 캐릭터를 생성하는 것처럼 빠르게 머릿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커스터마이징.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생각하는 인물의 모습으로.


흠. 얼추 된 것 같은데?


“끝내셨으면 이제 눈을 뜨시면 됩니다.”


앨비스의 목소리가 타이밍 좋게 들려온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천천히 눈을 떴다.


어떤 아바타가 완성됐을까? 내가 원하는 대로 됐을까?


부푼 기대를 안고 뜬 눈에 보이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이었다.


“이봐요! 괜찮아요?”


어깨까지 내려오는 적색 머리의 여성이 날 걱정 어린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다.

자연스럽지 않고 색이 탁한 걸 보아하니 염색인 것 같다.


“이봐요! 제 말 안 들려요?”


몸이 흔들린다.

아무래도 눈앞에 있는 여성이 나의 몸을 흔들고 있는 모양이다.


“여긴···.”

“예? 뭐라고요?”

“여기는··· 어디죠?”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지하철이잖아요. 지하철! 석대역!”


지··· 하철!?


눈을 크게 뜬 나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지금에서야 알았는데 어떤 기둥에 몸을 기댄 채 쓰러져 있는 모양새였나 보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나는 곧장 주변을 둘러봤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아주 익숙한 글자였다.


[석대역]


한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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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사건의 발생 24.07.21 22 2 13쪽
12 아바타 24.07.20 35 1 12쪽
» 아바타 24.07.19 49 3 12쪽
10 웨이브 24.07.18 47 3 12쪽
9 웨이브 24.07.17 60 5 12쪽
8 웨이브 24.07.16 69 4 14쪽
7 영웅의 탄생 24.07.15 81 4 13쪽
6 영웅의 탄생 24.07.14 101 6 11쪽
5 영웅의 탄생 24.07.13 118 4 11쪽
4 나만의 임무 24.07.12 136 4 12쪽
3 나만의 임무 24.07.12 154 5 12쪽
2 Yes or Yes 24.07.12 171 2 12쪽
1 프롤로그 24.07.12 213 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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