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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군수

각성한 정육점 사장에게 던전은 고기 창고일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우피랑
작품등록일 :
2023.05.14 06:22
최근연재일 :
2023.06.03 07:27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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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1,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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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3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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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철기사

DUMMY

- 다그닥 다그닥


“한두 녀석이 아닌가 보군···. 지훈아 준비됐니?”


- 후오오옥.


지훈이 방망이 끝에 달린 가죽끈을 잡고 공중에 휘휘 돌리며 준비 자세를 취했다.

사장도 온몸에 힘을 쥐어짜며 힘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 히이이잉


마침내 철기사단이 건한 일행 앞에 당도했다.

말의 머릿수를 얼핏 세어 보아도 족히 삼십 두는 돼 보였다.

달밤 아래 모습을 드러낸 흑마들의 윤기가 흐르는 거대한 몸체는 그 크기만큼 위용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저리 비켜 이 모자란 것들아! 크흠, 너희들이냐 나의 재산에 손실을 입힌 자들이.”


역시나 철가면을 쓴 자가 흑마들 틈에서 철기사들을 비집고 나오며 말했다.

건한이 특이하게 생각한 점은 목소리가 분명 노인의 목소리였다.


“전데요.”


건한이 나서며 말했다.


“헌터인겐가? 그렇지. 헌터이겠지. 그렇지 아니하고서는 내 재산에 그런 손해를 입힐 수는 없을 터. 그래. 나는 여기 너희들에게 사과를 받으러 왔다. 내가 친히 직접 이곳까지 말이지. 너희들은 이미 덮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어. 그럼에도 나는 자비롭게 너희들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그런데··· 별로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할 것 같진 않아 보이는군.”


- 후오오옥!


지훈이 측면에 있는 철기사에게 달려들었다.


- 히이잉


그 바람에 흑마가 놀라서 하늘 높이 발을 구르자 흑마에 타고 있던 철기사 두어 명이 말에서 떨어졌다.

지훈이 그대로 떨어진 두 명의 철기사에게 달려들었다.

그 모습을 본 철기사들이 지훈에게 창을 던졌다.

날카로운 창 끝이 지훈의 팔다리에 박히자 지훈은 고통스러운 비명 소리를 내질렀다.


“안 돼!”


사장이 지축을 흔들며 철기사들에게 달려들었다.

엄청난 완력으로 흑마의 목을 타격하자 흑마가 소리도 못 내고 그대로 고꾸라져 죽어버렸다. 사장이 연속하여 흑마들을 공격하여 철기사들을 바닥으로 떨구자 나머지 철기사들과 흑마들이 심하게 동요하기 시작했다.


「혼백魂魄의 저주」


건한 일행에게 말을 걸었던 자가 망토 속에서 지팡이를 꺼내 주문을 걸었다.

그러자 사장과 지훈이 서있는 바닥에서 검은 손길이 올라와 두 사람을 잡아끌기 시작했다.

들소처럼 날뛰던 사장과 지훈이 서 있는 그 자리에서 꼼짝 못 하고 끙끙대고 있었다.


“자비는 거두겠다. 죽여라.”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철기사들이 사장과 지훈에게 달려들었다.


“아니 먼저 시비를 걸어온 건 니 친구들이라고! 「정육기술 발골拔骨」”


- 콰아앙-!


건한의 쏘드를 막아 세운 건 네 개의 창과 두 개의 검 그리고 하나의 해머였다.

일곱 명의 철기사가 건한의 공격을 간신히 받아냈다.

건한의 공격을 받아낸 철기사들은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으나 그들의 손끝에 전해지는 압도적인 충격파는 철기사들의 팔을 타고 올라가 두꺼운 철제 갑옷을 모두 틀어지고 벌려 놨으며 일부 철기사들은 그들의 철가면 마저 뒤틀어져 버렸다.


“누구냐 너!”


흑마법을 쓴 자가 놀라 외쳤다.


“정직축산 사장··· 흡! 인데, 명함이라도? 흐읍! 다음 것도 한 번 막아들 보시지.”


- 쾅, 콰앙-!


건한의 연속되는 공격에 일곱 명의 철기사들이 차츰 뒤로 밀려났다.


“뭣들 하는 거냐 이 멍청한 것들아 얼른 공격하지 못해?”


남자의 명령에 반대편에 서 있던 나머지 철기사들이 건한에게 달려들었다.


개중 성격이 급한 철기사 하나가 홀로 건한에게 달려들어 창을 뻗었다.


「빙결, 콜드체인」


건한의 쏘드와 닿은 철기사의 창이 단박에 부러져 나가며 창을 쥐고 있던 철기사의 팔과 몸통이 얼어붙었다.

뒤이어 달려든 철기사가 얼어붙은 동료의 몸통을 그대로 들이받아 깨부숴 버리고는 건한에게 창을 뻗었다.


“이런 거 안 통한다니까, 너도 각얼음으로 만들어 줄까?”


뒤이어 달려든 철기사 역시 팔을 뻗은 상태로 얼어붙어 버렸다.

성급하게 달려든 철기사 둘이 순식간에 리타이어 되자 그 모습을 본 나머지 철기사들이 건한 일행을 둘러싸고 지켜만 볼 뿐 쉽사리 공격해 오지 못했다.


“멍청한 놈들, 이래서 내가 이것들을 반대했건만. 오 하늘이시여. 이렇게 멍청한 오크들과 한 배를 타게 만드시다니요. 혼백이 모여 천을 이루고 혼백의 천이 모여 강을 이루니···.”

“뭐라고 중얼 거리는 거야 저 아저씨.”


건한이 사장과 지훈의 팔다리에 엉겨 붙은 검은 물체들을 쏘드로 잘라내며 말했다.


“아무래도 흑마법사인가보군. 영혼을 조종하는 게야.”


사장이 말했다.


-후오오옥-! 히이이잉!


흑마법사의 주문에 철기사들과 흑마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몇몇 철기사들은 흑마를 몰아 왔던 길로 되돌아 도망가기도 했고 또 어떤 철기사들은 모든 걸 포기한 듯 무기를 던지고는 조용히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혼백이 모여 천을 이루고··· 혼백의 천이 모여 강을 이루니··· 왔다! 「혼백의 강」”


하늘에서 어두운 기운이 스멀스멀 내려와 건한이 있는 장소에 크게 원을 그리며 돌기 시작했다. 점차 그 양이 많아지고 회전하는 속도도 빨라졌다.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며 사람이 날카롭게 웃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뭐예요!”


휘몰아치는 바람 속에 건한이 간신히 눈을 뜨며 외쳤다.


“흑마법사의 기력이지···. 무언가 주술을 건 거야···.”


어느새 다시 근육이 쪼그라들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사장이 외쳤지만 건한은 사장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빙결, 콜드체인!」


건한의 쏘드에서 서늘한 냉기가 뻗쳐 나갔지만 휘몰아치는 어두운 기운에 얼음 조각들이 휘말려 올라가 깨져버렸다.


“가끔은 말이야, 사람이 몬스터보다 더 징글징글할 때가 있단 말이지.”


건한이 소용돌이에 쏘드를 꽂아 넣고 회전하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쏘드를 크게 휘둘렀다.

쏘드가 원심력과 마찰하며 불꽃이 튀었다.

쏘드가 그어진 자리에 잠시 텅 빈 공간이 생겼지만 이내 다시 어두운 기운이 그 자리를 뒤덮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어두운 기운의 소용돌이가 걷히며 잠잠해졌다.


“이게 끝이야? 아저씨-! 별일 없죠?”

“흐흐흐. 건방진 소리를 하는구나. 기회를 주고자 할 때 받았어야지. 그럼 난 이만 가보겠다. 내가 판단했을 때 너희들이 이 멍청한 놈들을 이길 확률은 제로.”


흑마법사가 말머리를 돌려 느긋이 걸어가기 시작했다.

건한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철기사와 흑마들이 보이지 않았다.


- 쿠오오오억!


뒤에서 날아오는 엄청난 펀치에 지훈이 멀리 나가 떨어졌다.

철가면을 쓴 자이언트 오크였다.


“지훈아···!”


철기사가 이어 사장에게 팔을 휘둘렀지만 건한이 막아섰다.

철기사의 손은 말발굽처럼 생겨 커다란 철제 편자가 박혀 있었다.


“크윽···!”


처음, 건한이 본 A-급 자이언트 오크와 크기는 비슷했지만 완력에 있어서는 차원이 다른 힘이었다.

철기사의 공격은 매섭고 거세었다.

건한은 쉼 없이 날아오는 묵직한 펀치를 간신히 쳐내기도 벅찬 상황이었다.

그때 지훈이 달려와 나무 기둥만한 철기사의 다리에 매달려 두꺼운 이빨을 철기사의 살갗에 박아 넣었다.


- 쿠오옥!


철기사가 고통에 몸부림쳤다.

지훈의 입안에 금방 비린 피내음이 가득 찼다.


- 퉤.


지훈이 녹색의 피를 뱉어내고 다시 이빨을 다리에 박아 넣었다.

지훈이 다시 한 번 이빨을 빼내 무릎을 물려고 하는데 철기사의 편자가 어느새 지훈의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 빠직-!


단 한 번의 일격으로 지훈이 날아가 커다란 나무에 부딪히며 나무가 이쑤시개처럼 뚝 부러져 버렸다.

철기사가 다리를 한 번 바닥에 내딛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철기사의 다리에 박혀 있던 지훈의 부러진 송곳니 두 개가 빠져 나왔다.


“그 정도면 충분해···. 「정육기술 발골拔骨」”


한숨 돌린 건한의 공격이 이어졌다.

철기사가 건한의 일격을 간신히 막아냈지만, 오른손의 편자가 두 동강이 났다.


“너같이 큼지막한 놈들은 뼈 발라내기가 오히려 수월하지.”


건한이 퍼붓는 연달은 공격에 철기사가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만큼 건한의 기력도 빠르게 고갈되어 가고 있었다.

기력 소모가 큰 스킬의 사용이 점차 어려워졌다.


“한 방이···, 한 방이 필요해!”

“이걸···, 이걸 마셔보게!”


사장이 건한에게 물약을 던져 주었다.

사장이 먹었던 그 물약이었다.


“헉. 헉. 이거 괜··· 괜찮은 거죠?”

“성능은 보증하지.”


철기사의 편자 주먹이 날아왔다.


-채앵-!


건한이 공격을 막아내며 약병의 뚜껑을 열고 파란색의 물약을 들이마셨다.


- 벌컥 벌컥


“컥. 왜 이렇게 써. 흐으읍-!”


물약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순간 심장이 미친 듯이 심장근육을 찍어 누르며 혈류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미친듯한 속도로 돌기 시작한 혈류가 온몸, 구석구석으로 신경 전달 물질을 퍼나르자 미세한 근육조직 하나하나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단 몇 초 만에 일련의 과정들이 수십, 수백 번 반복되었고 건한의 모습은··· 마치 오크의 모습처럼 변하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너무 아파!”

건한이 괴로움에 부르짖었다.

건한의 모습에 잠시 멈칫한 철기사가 다시 건한에게 주먹을 날렸지만 건한은 그 공격을 한 손으로 거뜬히 막아냈다.

그러면서도 건한의 모습은 계속해서 커지고 또 커지고 있었다.

건한의 쏘드 역시 초록빛의 마나를 내뿜으며 건한의 크기에 맞게 같이 크기 확장을 하고 있었다.


“오오··· 나의 역작, 전사의 피. 대성공이야···.”


건한의 모습을 보는 사장이 지훈의 얼굴을 감싸 안으며 감격하여 울며 말했다.

건한이 철기사의 가슴 높이 정도까지 커지고서야 마침내 거대화가 멈췄다.

철기사는 짐짓 당황한 것처럼 보였지만 그것도 잠시 난폭한 공격성을 보이며 다시 건한에게 주먹을 뻗었다.


- 챙-


건한이 별 힘도 들이지 않은 채 한 손으로 철기사의 공격을 막아냈다.


“이제는 내 차례다.”


건한이 쏘드를 휘두르며 철기사를 몰아붙였다.

철기사의 편자가 건한의 쏘드를 막아낼 때마다 불꽃이 튀었다.


- 퍼억


건한의 쏘드가 철기사의 철가면을 반으로 갈랐다.

철가면이 벗겨지며 철기사의 얼굴이 나왔는데, 얼굴은 시시각각 변하며 여러 명의 오크 얼굴이 이마, 광대, 볼 등에 각각 툭하고 불거져 나와 있었다.

아니, 불거져 나오려고 했다.

각기의 오크들이 피부 살갗을 뚫고 나오려고 발버둥을 치는 것만 같았다.


“징그럽게 시리··· 그 할배는 무슨 장난을 이렇게 살벌하게 치고 간 거야···.”


「우웅. 우웅.」


“자 이제 알겠지? 너는 내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아니 너네라고 해야 하나. 하여간, 이래서 인플레이션이 무섭다니까. 너네도 괴롭겠지. 내가 이제 그만 보내줄게.”


「검역··· 살처분殺處分」


건한이 큰 몸집에도 불구하고 매우 순식간에 철기사를 스치고 지나갔다.

사실 건한으 움직임이 워낙 빨랐기에 누구도 건한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건한의 동선을 따라 초록색의 마나가 뭉개뭉개 피어오르고 있었기 때문에 그 과정을 유추할 수 있었다.


- 꾸어어억


철기사가 김이 빠지는 듯한 소리를 내더니 이내 고꾸라졌다.

목이 잘린 채였다.


- 푸슈우우우어어


목이 잘린 철기사의 몸에서 연기가 솟았다.


“흑마법사의 저주에서 오크의 영혼들이 빠져나가는 거야···. 아주 악한 기술이지···.”


사장이 지훈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흑마법사고 철기사고 다 덤벼. 나 강건한이 모두 다 찢어줄 테니까.’


건한은 거대해진 몸 그 이상으로 자신이 강해졌음을 느꼈다.


‘내 도감에 S급 몬스터 컬렉션으로 도배하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어.’


건한이 고개를 들어 지평선을 바라봤다.

하얗게 빛이 나는 게이트 포털이 보였다.


“섹션5, 가시죠!”


건한이 앞장서서 걸어갔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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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기사 23.06.03 23 1 12쪽
23 상점(3) 23.06.02 19 1 12쪽
22 상점(2) +2 23.06.01 29 2 12쪽
21 상점 23.05.31 26 1 12쪽
20 국가헌터연구원(2) 23.05.30 27 1 12쪽
19 섹션2, 버려진 사원은 클로징 된다 23.05.29 26 1 12쪽
18 초록색 호박 23.05.28 32 1 11쪽
17 다크우드 23.05.27 29 1 12쪽
16 섹션2, 버려진 사원 23.05.26 35 1 12쪽
15 검은 늑대단 +2 23.05.25 41 3 13쪽
14 악당은 몬스터가 된다 23.05.24 44 2 12쪽
13 국가헌터연구원 23.05.23 43 2 12쪽
12 벽돌무늬 나방의 영역 23.05.22 48 2 12쪽
11 극복해야 할 것(2) +2 23.05.21 57 4 12쪽
10 극복해야 할 것 23.05.21 57 3 12쪽
9 S급 몬스터, 청룡(2) 23.05.20 76 2 12쪽
8 S급 몬스터, 청룡 23.05.19 85 3 12쪽
7 스톤골렘의 성지 23.05.18 89 4 12쪽
6 세나 23.05.17 109 5 11쪽
5 위성규 23.05.16 130 5 12쪽
4 노란 프레리독 23.05.15 173 5 12쪽
3 신시대의 영웅 23.05.14 253 8 13쪽
2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23.05.14 296 9 14쪽
1 어느날 거대 녹색 행성이 다가왔다 23.05.14 386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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