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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군수

각성한 정육점 사장에게 던전은 고기 창고일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우피랑
작품등록일 :
2023.05.14 06:22
최근연재일 :
2023.06.03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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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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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1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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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극복해야 할 것

DUMMY

- 속보입니다. 반나절 만에 도심을 잿더미로 만든 S급 몬스터 청룡이 위성규 헌터에 의해 잡혔습니다. S급 몬스터는 그 등급에 걸맞게 엄청난 파괴력과 위력을 보여주었는데요. 시민들은 공포와 패닉에 빠져 무기력하게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S급 몬스터를 위성규 헌터가 잡은 겁니다. 이는 국내 최초로 기록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위대한 헌터가 영웅적인 일을 하고 그 종적을 감추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윤일보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S급 몬스터 청룡이 잡히고 나흘이 흘렀다.

위성규가 종적을 감춘 지도 나흘째, 도심은 차츰 재난급의 상처를 치유하며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언론들은 피해를 입은 도심과 시민들에 대한 위로와 대책보다는 국내 최초로 S급 몬스터를 잡은 영웅 위성규에 대한 가십거리로 떠들기 바빴다.


〔마법계 헌터 – 위성규〕

【동양 드래곤 청룡 – S급】

【바실리스크 – S-급】

【고대의 공룡 티라노사우르스 – S-급】

【하늘을 비행하는 사막 사자 – A급】


“S급 몬스터가 뭐 어쨌다고? 시이벌. 몬스터 때문에 누군 사네 죽네 하는데. 그게 그렇게 떠들고 자랑할 일이냔 말이여. 지럴들 하네.”


건한이 지하철역 앞을 지날 때 한 노숙자가 뱉은 말이었다.

도시는 피해복구로 정신이 없어 노숙자들에게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을 터였다.


“아줌마, 저기 모퉁이에서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정직 축산 있거든요? 정 먹을 거 없다 하실 때 오세요. 남는 고기 좀 드릴게요. 제가 거기 사장이에요.”

“어! 나 알아. 나 당신이 누군지 안다고!”

“저를요?”

“이야. 내가 길바닥에서 귀인을 다 만나네. 반가워요. 악수 한 번. 잠깐만 기다려봐. 손 좀 깨끗이 닦고.”

“어 아니에요, 아니에요. 자 하시죠. 악수.”


건한은 맞잡은 아줌마의 손에서 따뜻한 온기를 느꼈다.


“난 봤어. 세상이 죄다 위 뭐시기 위 뭐시기 하지만 난 분명히 봤어. 그놈의 머리 위에 보라색 띠가 둘러져 있었잖여. 그 띠는 자기의 기력이었다고.”


그랬다. 분명히 당시 청룡의 머리 위에는 보라색 띠가 생성되어 있었다.

데미지를 더 크게 주는 자의 기력으로 표시가 되는 일종의 알림 표시.

확실히 건한이 주는 데미지가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근데 저노마가 마지막 한 방을 주는 바람에. 그노마 아니었어도 자기가 잡을 수 있었는데 말이지! 내가 봤단 말이여. 아! 저 빌딩 아래가 내 거처거든.”


아줌마가 가리킨 둔덕 근처의 건물, 위를 보니 건한이 청룡에게 일격을 가한 옥탑 건물이었다.


“내가 헌터거든. 나 헌터야. 이래 봬도. 급이 낮아서 이러고 있지만. 호홍. 간단한 힐은 쓸 수 있다구. 자 봐.”


아줌마가 손을 맞잡은 건한의 손에 기를 넣자 손 주변으로 하얗게 기공(氣孔)이 생겨났다.


“그 공격이 컸어. 그건 내가 장담할게. 그 몬스터, 자기 거야. 자, 이거. 나는 마음만 받을게.”

“어? 싸장님! 드디어 외출하셨네! 마음은 잘 추스리셨나염?”


세나가 도로 건너편에서 건한을 보고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근데 거기서 뭐하세요?”

“어 아니 지금 이 분께서···”


건한이 아줌마를 가리키며 말을 하는데, 방금까지 건한과 악수를 나누던 노숙자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건한이 자신의 손을 보는데 초록색 청룡의 편린(片鱗)이 쥐어져 있었다.


“예? 싸장님 또 이상한 데 들여다보고 있던 거예요? 에휴 차라리 그러면 다행이다. 왜, 남자들은 건강해지면 성욕부터 돈다고들 그러잖아요. 맞죠? 다시 건강해졌죠 싸장님?”


세나가 차들이 지나다니는 도로를 건너와 말했다.

건한이 손에 있는 청룡의 편린을 주머니에 넣고 짐짓 모른 척 세나를 바라봤다.


「빠앙- 야! 여기가 횡단보도냐 이 썅.」


세나가 돌아보지도 않은 채 한쪽 손으로 운전자에게 손가락 욕을 날린다.


“싸장니임-!”

“어? 어. 넌 진짜 답이 없다. 사람을 뭘로 보고. 아 아니다. 나 변태 맞네. S급 이상만 찾아다니는 몬스터 변태.”

“와 노잼. 노잼에 성욕은 왕성. 며칠간 두문불출, 은둔형 외톨이. 이야 조합 죽이네 크.”

“너 진짜 아직 다 자라지도 않은 너 뼈들 발골해서 머리 다리 따로 이어 붙여준다. 위아래 모순, S급 몬스터로 재탄생.”

“아 정말, 그놈의 S급! 싸장님, 자 들어봐요. 내 방진마법이랑 싸장님 포털 이동능력 그거 두 개 조합하잖아요? 그럼 싸장님 S급 몬스터는 물론이고 그 위에 등급까지도 만날 수 있을걸요?”


건한이 눈이 동그래져서 세나를 쳐다봤다.


“S 그 위로도 있단 말이야?”

“당연하죠. 저기 미국에서는 SS급까지 잡았다는 비공식 보고가 있어요. SS-급이면 자 S+, SS-, SS 헤, 3단계나 위네. 청룡보다도.”


건한은 믿을 수가 없었다.


‘솔직히 청룡 하나도 버거운데, 그 위로 세 단계나 더 세다고?’


“그러니까 외국놈들이 레이드를 그렇게 잘 맞추고 다니는 거예요. 그 괴물들을 혼자서 어떻게 잡냐고. 아! 그래서 위성규가 그동안 레이드할 헌터들 자꾸 테스트해 봤던 거구나.”


건한의 머릿속에 A-급의 흑룡을 상대하던 위성규의 레이드 헌터들이 스쳤다.


“아니 그래서 그쪽의 목적이 뭐냐고요. 나랑 같이 포털을 들어갈 그 이유.”

“아, 진짜 잠깐 귀 대보세요.”

“귀··· 귀는 왜···”

“아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할 말 있으니까 귀 대보라고요.”


건한이 못 미덥다는 듯 세나에게 귀를 갖다댔다.


“아 말 안하려고 했는데. 그게 있잖아요··· 후우.”

“아이 진짜!”


세나가 건한의 귀에 바람을 불어넣자 건한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짜증을 냈다.


“크크크. 장난이에요. 장난. 저 콘텐츠 스트리머예요. 아직 유명하진 않지만. 이거 보세요.”


세나가 대뜸 건한에게 다가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보여줬다.


“이거 봤어요?”


핸드폰 화면에 동영상이 재생되고···

동영상 속에는 거대한 몬스터를 사냥하는 헌터들의 모습이 보였다.

도로 위 몬스터가 날개에 달린 발톱으로 전사계 헌터, 탱커를 공격하고 있다, 그 뒤로 마법계 헌터 둘이 힐과 딜을 넣고 있다···


“···! 며칠 전 A급! 아 아니 A-급 흑룡이잖아!”

“와··· 반응 빠르다···. 이제야 아시네. 데이터 아깝게. 여기 밑에 조회수 보여요?”

“일, 십, 백, 천, 만,··· 십 칠만?”

“그제 올린 영상인데 벌써 십 칠만이에요. 개쩔죠?”

“『위성규 등장, 한 방에 A-급 보내버린 후 그가 뱉은 충격적인 말 한마디』? 이게 제목이야?”

“제목에 위성규만 들어가도 조회수 10만은 먹고 간다니까요.”

“어그로를 끌어도 재수 없게.”

“하여간 전 몬스터들을 찍어 올리는 일을 하고 있어요. 조회수가 곧 돈. 일반 사람들은 몬스터에 대한 공포감에 늘 불안해하고 있으면서도 호기심을 갖고 있어요. 또 사람들은 그 몬스터들을 무찌르는 헌터한테 환장하잖아요. 저렇게요.”


세나가 고갯짓으로 빌딩 전광판을 가리켰다.

위성규가 청룡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하는 장면이 나오고···


“그래서, 싸장님이랑 저랑 우리가 레이드 해서 같이 사냥을 다니는 거예요. 포털 이동 능력. 그게 아주 돈이 되는 능력이거든요.”

“···내가 왜? 싫어. 나 혼자 돈 벌거야. 고맙다야 나도 동영상이나 찍으면서 다녀야겠다. 저기 봉오일보 윤모시기 기자처럼 아주 전문적으로다가, 아주 기회만 살피면서.”

“아이 치사하게 진짜! 나랑 같이 해요 싸장니임-!”

“아니 나 혼자 먹으면 되는 걸 뭐하러 나눠 싫다니까. 그럼 난 이만.”


건한이 돌아서서 길을 걸어가는데,


“아저씨! 아저씨 내가 방진 안 그려줬으면 그 청룡한테 흠집도 못 냈을걸? 또 무엇보다도 아저씨 그 능력 제대로 활용도 못 하시잖아요. 포털 이동!”


건한은 세나의 말에 뜨끔했다.

사실 청룡을 사냥하던 그 날, 세나가 걸어준 방진 마법은 건한이 그동안 느낄 수 없었던 엄청난 파워를 경험하게 해주었던 터였다.

무엇보다도 건한은 걸핏하면 대중목욕탕이나 요가학원의 락커룸, 해변가 등 아직도 원하는 장소로 갈 수 있는 포털의 틈을 만드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싸장님 또 그런 생각하고 있었죠? 지금 포털의 틈 만들면 어디로 열릴지 뻔하다. 뻔해. 크크크”

“그래 이 능력은 주인을 잘못 만났어. 이건 어디 사찰 승려님이나 저기 저 바티칸의 교황님이나 그런 분들이 가졌어야 하는데. 나 같은 변태 쓰레기가 이 능력을 얻어 버렸으니 어쩌면 좋나 이걸.”

“에이 뭘 또 그렇게까지 말해요. 앞으로 건전하게 잘 활용하면 되죠.”

“그래 나같은 변태 쓰레기도 구제될 수 있겠지?”

“그럼요. 당연하죠. 어떻게, 오늘부터라도 저랑 같이 레이드 가실까요?”

“정말 다행이다. 구제될 수 있다니. 근데 넌 아니야. 아까도 말했지? 난 혼자 사냥할 수 있어. 포털 이동도 반드시 혼자 깨우친다. 너 같은 애랑 수익을 왜 정산하냐? 세상 물정 모르네. 정말. 나 간다. 더 귀찮게 하지 마.”


건한이 고소하다는 듯 히죽이며 뒤돌아 걸어갔다.


“후회 안하죠?”


거리가 어느정도 멀어졌을 때 세나가 의미심장하게 외쳤다.

건한은 그 말을 무시한 채 길을 걸어갔다.



* * *



「어서 오세요. 근데 거기 문이 없을 텐데 어떻게··· 들어오셨나요?」


“아, 예. 실례했습니다.”


‘이번에도 실패···’


벌써 27번째 실패였다.

건한이 섹션8, 지하던전 16층 보스몹의 방에 가고자 포털의 틈을 계속해서 벌려봤지만, 어린 시절 다니던 학교 앞 구멍가게, pc방, 고등학교 후문 등 엄한 장소로의 연결만 계속되었다.


“될 때까지 한다.”


「찌이이익」


건한이 냉장창고 벽면에 쏘드를 찔러 넣었다.

틈이 벌어지고,

과감하게 어두운 공간의 통로로 뛰어들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밤, 어느 빌라촌 동네.

건한은 왠지 익숙한 광경이라고 생각했다.


「끼이이익」


지근 거리에서 들린 타이어와 지면의 뜨거운 마찰 소리에 건한은 뒤를 돌아봤지만 무성한 풀숲엔 건한 자신만 있을 뿐 다른 이는 보이지 않았다.


- 꺄아아악! 강도야!


빌라에서 내려온 남성 하나가 손에 쥐고 있던 칼을 냅다 던지고 도망간다.

칼에 묻은 빨간 피가 빗물에 씻겨 내려간다.


공간이 일그러지며 장면이 전환되고,


어느 병실의 모습.

병상 보조석에 앉은 한 중년의 남성이 병상에 누워 있는 중년 여성의 팔에 얼굴을 묻고 있다.


“일어나란 말이야. 제발.”


남성이 흐느끼며 공기호흡기를 쓰고 있는 여성에게 애원하지만, 여성은 아무 대답이 없다.


“미안해. 당신도 이걸 원할 거라 생각해. 건한이도 크면 나를 이해해 줄 거야.”


남성이 조용히 일어나 산소마스크를 떼어내고 여자에게 입맞춤 한 뒤 두 손으로 여성의 입과 코를 막는다.


“씨발 안 돼!”


건한이 소리쳤지만 남성은 반응이 없다.

건한이 뛰어 들어가 남성을 밀치려 하지만 물 위에 비친 형상처럼 얼마간 잔상이 흩어져 일렁이다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여성의 몸에서 미세한 경련이 일어나고 심박수가 멈췄다는 기계의 신호가 울린다.

남성이 여성의 얼굴에 다시 한 번 입을 맞추고 역시나 건한의 곁을 스치듯 지나쳐 병실에서 빠져나간다.

병실에 남겨진 건한이 심박수가 멈춘 여성을 내려다보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 둘이 뛰어 들어온다.


“긴급입니다. 이진혜 환자 정신 차리세요. 박간 얼른 선생님 불러. 이진혜 환자 정신 차리세요! 정신 차리세요! 정신 차려···”


「우웅. 우웅.」


건한의 기력이 쏘드로 쏟아져 들어가자 쏘드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다 허상일 뿐이야. 이 까짓거 다 베어내면 그만.”


「육절肉切」


건한이 눈앞에 공간에 쏘드를 크게 휘두르자 눈앞에 있던 사람들이 반으로 갈라지며 다시 틈이 생겨났다.

건한이 틈 사이로 안을 들여다보니 허름한 단칸방이 나왔다.

더럽고 좁은 방 안은 소주와 막걸리 등 다 먹은 술들이 뒹구르고 있고 그 비좁은 사이에 60대의 한 남성이 코를 골며 자고 있었다.

그리고 벽면에 붙어져 있는 오래된 신문 기사들···

12년 전, 건한의 가족을 무너뜨린 한 괴한에 관한 기사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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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섹션2, 버려진 사원은 클로징 된다 23.05.29 26 1 12쪽
18 초록색 호박 23.05.28 31 1 11쪽
17 다크우드 23.05.27 29 1 12쪽
16 섹션2, 버려진 사원 23.05.26 34 1 12쪽
15 검은 늑대단 +2 23.05.25 40 3 13쪽
14 악당은 몬스터가 된다 23.05.24 41 2 12쪽
13 국가헌터연구원 23.05.23 39 2 12쪽
12 벽돌무늬 나방의 영역 23.05.22 47 2 12쪽
11 극복해야 할 것(2) +2 23.05.21 56 4 12쪽
» 극복해야 할 것 23.05.21 56 3 12쪽
9 S급 몬스터, 청룡(2) 23.05.20 75 2 12쪽
8 S급 몬스터, 청룡 23.05.19 84 3 12쪽
7 스톤골렘의 성지 23.05.18 89 4 12쪽
6 세나 23.05.17 106 5 11쪽
5 위성규 23.05.16 128 5 12쪽
4 노란 프레리독 23.05.15 171 5 12쪽
3 신시대의 영웅 23.05.14 252 8 13쪽
2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23.05.14 294 9 14쪽
1 어느날 거대 녹색 행성이 다가왔다 23.05.14 380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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