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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군수

각성한 정육점 사장에게 던전은 고기 창고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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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피랑
작품등록일 :
2023.05.14 06:22
최근연재일 :
2023.06.03 07:27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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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1,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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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9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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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S급 몬스터, 청룡

DUMMY

- 속보입니다. 한국의 헌터 위성규가 국내 최초 S급 몬스터 청룡 사냥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위성규는 지난 25일 지하 던전으로 알려진 포털 섹션8 구역을 단 3일 만에 클리어했습니다. 그동안 헌터들의 무덤으로 여겨진 섹션8 보스 몬스터 청룡을 잡았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윤일보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윤기자···


“하! 하! 하! 웃기고 있네. S급은 뭔, 스톤골렘들한테 뒈질뻔한 거 내가 구해줬는데!”

“아잇 깜짝이야.”


TV를 보던 건한이 대뜸 소리치자 진열장 꼬마 고블린을 유심히 보던 고객이 화들짝 놀랐다.


“아니 사장님, 그걸 누가 믿냐고요!”

“참 미치고 팔짝 뛰겠네! 제가 스톤골렘 사체 보여줘요? 여기 내 옷! 이게 증거예요. 이게 스톤골렘들 피부에서 떨어진 거 내가 아직 빨래 돌리지 않았다고 일부러.”

“아니 글쎄 그게 스톤골렘 피부인지 놀이터 소꿉장난 모래흙인지 누가 믿겠냐고오!”

“하 저거, 저거 내가 잡을 거였는데 저놈이 저걸 잡을 체력이 안 됐을 텐데. 그리고 그렇게 짧은 시간에?”

“사장님 잔말 말고 그린 고블린 날갯살은 없죠?”


손님이 진열장에 날리는 파리를 보며 인상을 살짝 찡그린다.


“꼬마 고블린은 안 될 거 같아 우리 애가 그린만 찾아서.”

“···그게 다예요.”

“에휴 어쩔 수 없네. 그만 갈게요. 위성규가 정육점 차렸으면 오늘밤 청룡 비늘탕 먹을 수 있었을 텐데.”

“아줌마!”


손님이 도망치듯 가게에서 나갔다.


「딸랑 딸랑」


“S급이라···”


『쿠르릉 쾅』


건한이 온천탕 속, 조용히 눈을 감고 죽어있는 청룡의 모습을 떠올렸다.

어두운 동굴 속 수면 위로 지릿지릿하며 번쩍이는 잔류들은 마치 전시장의 조명효과 같아 보였다.

그만큼 S급 몬스터 청룡의 위압감은 대단했다.


“분명히 스톤골렘 하나도 버거워 보였는데··· 아무리 속성이 다르다 해도 그렇지. 스톤골렘은 잘해봐야 B급 정도밖에 안 될 텐데.”


「쿠르르르르 콰지직 쾅」


밖에서 귀청이 떨어질 정도로 커다란 폭발음이 들렸다.


“재수 없게 요 어디에 번개가 떨어졌나 보네. 저 소리 들을 때마다 끔찍하다. 위성규야.”


폭발음이 떨어지고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웅. 우웅.」


건한의 쏘드가 심장박동 뛰듯 빛을 내고 있었다.


“이거이거 뭔가 또 심상치 않다.”


건한이 창밖을 보며 말했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네 정직 축산입니다. 네? 그럴 리가요. 그래요? 알겠습니다. 지금 갈게요.”


건한이 전화를 끊고는 쏘드를 챙겨 서둘러 밖으로 뛰쳐나갔다.




* * *



건한이 자그마한 동네 산 중턱에 도착했을 때,

멀지 않은 도심 외곽에서 청룡이 승천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건 그냥 청룡이 아니라고요! 각성한 청룡이에요. 위성규가 섹션8에서 잡은 청룡이 각성을 한 겁니다. 입에 여의주 문 거 보이죠. 각성을 해서 부활했다고나 할까? 저거 존나 유의미 하다고요!”

“저기요! 비속어는 좀 빼고 말해주세요. 다시 가겠습니다. 자 하이큐!”


안경을 쓴 깡마른 헌터 한 명이 취재 나온 기자들과 인터뷰 하고 있었고 이미 도착한 몇몇 헌터들이 감탄을 내뱉으며 청룡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입에 여의주를 문 청룡이 천천히 승천하고 있는데 그 길이가 어찌나 길었던지 몇 분 동안이나 끝없이 몸통이 올라갔다.


“저거 근데 위성규가 잡았다고 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공인 도감에도 올라가 있더만!”

“위성규가 구라 친거야?”

“에이 설마, 그럴 성격이라고?”

“모르지. 그동안 구라친 걸지도. 누가 봤어?”

“봤지. 그동안 A급 이상 잡는 거.”

“A급이랑 S급이랑 같냐고. 내 말은.”

“S-급도 잡은 양반인데 이 사람아. 위성규는 의심의 대상이 아니여.”

“크흠. 근데 저거는 어디서 자꾸 저렇게 나오는 거야”

“이 사람은 그것도 몰라. YK-1. 헌터들의 무덤이지.”


건한이 헌터로 보이는 남자 셋의 대화에 껴들었다.


“정직 축산 사장 강건한입니다. 1년 전에 자이언트 오크 최초로 사냥한···”

“아! 강건한씨! 알죠. 알죠. 아 저거 때문에 동원 나오셨구나?”

“아 예. 나라에서 부르는데 당연히 나와야죠. 장사 때문에 한창 바쁜데 또 저 아니면 저 몬스터가 우리 지역사회 끼칠 피해나 또 사람들의 어떤 고통, 갈등 그런···”


「위성규다!」


“오오오!”


건한이 혼자 중얼거리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람들이 모두 둔덕 위로 몰려가고 있었다.


“위성규라고?”


건한이 둔덕 위를 바라보니 위성규가 청룡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쿠르릉 쿠르릉」


위성규 머리 위로 유난히 까만 구름이 몰리고 있었다.


“가면 안 돼··· 거기! 물러서! 물러서라고!”


건한이 둔덕 위로 몰려가는 사람들에게 소리를 쳤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콰직 쾅」


번쩍,

위성규 머리 위로 굵직한 번개 한 줄기가 내리꽂혔다.

그 충격으로 둔덕 위로 오르던 몇몇 헌터들이 쓰러졌다.

반면 위성규는 자세가 흐트러짐 없이 그대로였다.


“위··· 위 헌터가 무사, 무사합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거겠죠? 전기 속성의 마법계 헌터니까요! 오 여기 마침 우리의 잊혀진 영웅 김건한씨! 잘 지내셨습니까 봉오 신문사 윤일보 기자입니다. 헌터 생활은 어떠신가요? 정육점 알바는 아직도 하고 계신지요? 아아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구나. 위성규 헌터 대 S급 전설의 몬스터 청룡 어떻게 보시나요?”

“김이 아니고 강이구요, 저 정직 축산 사장입니다. 기자님이 대중들에게 허위 사실 유포하시면 어떡합니까? 그리고 위성규든 아래성규든 저 청룡 제가 잡습니다. 헛소리 집어치우고 잘 찍으세요.”


건한이 보랏빛으로 상기된 쏘드를 꺼내 들어 둔덕 위로 달려갔다.


“오··· 오크를 잡았던 헌터 김건한씨가 무모하게 사냥에 참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 저기 보십시오! 청룡이··· S급 몬스터 청룡이 구름을 감고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현재 국내 최초 S급 몬스터를 생중계로 보고 계십니다. 저희는 봉오···”


청룡이 둔덕 바로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이 좋은 자리에 주인공이 빠질 수 없지!”


「육절肉切」


건한이 청룡이 있는 방향으로 쏘드를 휘둘렀다.

대기가 우그러지며 충격파가 청룡에게 가 닿았다.


「쿠구구궁」


건한의 스킬이 청룡의 가슴팍에 적중했다.

두꺼워 보이는 가죽에 기다란 틈이 벌어지며 피가 튀었다.


“오오오! 성공했어! 청룡에게 타격이 들어갔어!”

“와! 저 사람 뭐야! 대박인데.”


멀찍이 숨어서 구경하던 구경꾼들이 소리쳤다.


“이게 바로 정직 축산 사장 헌터 강건한이란 말이다···.”


청룡이 낮고 어둡게 깔린 구름 그 위로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고

빠른 속도임에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그 자취를 감출 수 있었다.


“거거 너! 이런 스테이지에는 빠지는 게 좋을 걸.”


한참 말없이 청룡과 대치하던 위성규가 입을 열었다.


“오오 위성규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야 피카츄, 너는 거기 일등석에서 구경이나 하고 있어.”

“멍청한 놈···. 「무도낙뢰舞蹈落雷」”


위성규 주변에 벼락이 몇 가닥 떨어지자 구경하던 구경꾼들이 혼비백산 둔덕 아래로 도망가 버렸다.


“그래 누가 신시대의 영웅이 될지 여기서 가려 보자고.”


「우웅. 우웅.」


“내려온다! 청룡이 내려온다!”


500m 거리쯤 떨어진 아파트 단지에 청룡이 내려와 긴 몸으로 아파트 두 동을 감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파트 건물 벽이 깨지기 시작했고 이내 시멘트가 부서지고 철근이 휘어지며 아파트 두 동이 힘없이 붕괴되었다.


“세상에! 저기 사람들!”

“말도 안 돼!”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탄식했다.


“저긴 너무 멀잖아···”


건한 역시 청룡까지의 거리가 멀어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플라멩고 스텝」


모두가 발만 동동 구르던 그때, 위성규가 주문을 외쳤다.

그러자 청룡의 머리에 달려있는 두 개의 뿔 위로 날카로운 번개들이 수없이 내리쳤다.


“오오! 효과가 있어! 청룡이 다시 올라간다!”

“다음 공격은 어디냐!”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운 채 구름 속으로 사라진 청룡의 출현을 조용히 기다렸다.

습기를 가득 머금은 대기에 몸이 기우뚱할 정도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먹물같이 검은 구름이 낮게 깔렸다.

거대 녹색 행성의 존재마저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크르르릉」


“으악!”


둔덕 바로 아래 청룡의 머리가 구름을 뚫고 내려와 구경하던 사람들을 훑고 지나갔다.

그 충격으로 일대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모두 쓰러졌다.

청룡과의 근접 접촉으로 누군가는 까맣게 타고 누군가는 파랗게 얼어버렸다.


“더 이상 날뛰지 말고 거기 서란 말이야!”


건한이 청룡에게 달려갔다.

청룡의 몸이 길어서인지 머리가 사라진 지 좀 됐지만, 몸통은 계속해서 구름을 뚫고 내려와 머리가 간 곳을 따라가고 있었다.


“흐읍! 정육 기술 「발골拔骨」!!”


쏘드의 보라색 빛무리가 청룡의 비늘 위에 반짝이며 흩뿌려졌다.

그리고 이어 건한의 쏘드가 닿은 청룡의 비늘이 움푹 들어가더니 거대한 청룡이 기우뚱하며 옆으로 밀렸다.


「쿠에에엑」


청룡의 낮은 울음소리가 구름을 뚫고 내려와 사방에 울렸다.


“오오오! 데미지가 들어갔다! 저 검사가 해냈어!”

“여러분! 저희 봉오일보에서 최초 취재를 성공한 정육점 알바 김건한씨가 청룡 사냥을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국내방송 역사상 최초 S급 몬스터 사냥이 중계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청룡이 또다시 구름 속으로 몸을 숨겼다.


“이봐! 여기 사람들! 얼른 구조 요청해!”


둔덕 아래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청룡과의 근접 접촉만으로도 누군가는 불에 그을린 것처럼 까맣게 변해있었고 또 누군가는 차갑게 냉동된 것처럼 파랗게 변해있었다.


“어디냐 이쪽으로 나와라! 더 날뛰지 말란 말이야···”


청룡이 모습을 감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돌풍을 동반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도심 전체에 낮게 깔린 구름 위에서 번개가 번쩍이며 방전 현상이 일었다.


「콰쾅 쾅 빠직 콰과과광」


도심 전체에 벼락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둔덕 주변 나무들에도 번개가 사정없이 떨어지며 비가 쏟아짐에도 나무에 불이 붙었다.


“으악! 전부 둔덕 아래로 도망가! 몸을 낮추고 도망가!”

“이··· 이만 저희도 방송을 접고 이제 내려가겠습니다! 여러분 부디 조심하시고 다음 방송 때 뵙겠습니다! 으힉!”


사람들이 둔덕에서 흩어져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중 몇몇은 떨어지는 벼락에 쓰러지기도 했다.

둔덕에 남은 두 사람만이 미동도 없이 구름 위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도망 안가고 뭐하는 거야 저 새끼··· 하긴 같은 전기쟁이라 이건가··· 근데 나 벼락 맞아도 괜찮을까?”


「우웅. 우웅.」


건한이 가만히 둔덕 위 위성규를 지켜보는데,

위성규가 하늘 위로 두 손을 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두 손에는 어디서 났는지 흰색의 길고 얇은 지팡이가 들려 있다.


“저 요술 지팡이는 어디서 났어···”


위성규가 하늘을 향해 무언가 중얼거렸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위성규가 든 흰 지팡이 위로 번개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도심 끝에 내리치려던 번개조차도 굵고 긴 흰 줄기로 검은 하늘을 쩌억 가르며 위성규의 지팡이로 내리꽂혔다.

일시에 쏟아지는 번개의 양과 힘이 얼마나 컸던지 위성규가 서 있던 자리는 도심 어디에서도 눈에 띌 정도로 하얗게, 그저 하얗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건한 역시 눈이 부셔 눈을 뜨고 제대로 볼 수가 없었고 둔덕 위와 거리가 꽤 떨어져 있음에도 그 전기적 열기에 몸이 뜨거워졌다.

그렇게 얼마간 지나자 둔덕 위로 떨어지는 번개가 잦아들었다.

마지막 번개가 크게 떨어지고 나서 건한은 눈을 떠 둔덕 위를 바라보았다.

둔덕 위, 위성규가 하늘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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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초록색 호박 23.05.28 3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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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섹션2, 버려진 사원 23.05.26 35 1 12쪽
15 검은 늑대단 +2 23.05.25 41 3 13쪽
14 악당은 몬스터가 된다 23.05.24 44 2 12쪽
13 국가헌터연구원 23.05.23 43 2 12쪽
12 벽돌무늬 나방의 영역 23.05.22 48 2 12쪽
11 극복해야 할 것(2) +2 23.05.21 57 4 12쪽
10 극복해야 할 것 23.05.21 57 3 12쪽
9 S급 몬스터, 청룡(2) 23.05.20 76 2 12쪽
» S급 몬스터, 청룡 23.05.19 85 3 12쪽
7 스톤골렘의 성지 23.05.18 89 4 12쪽
6 세나 23.05.17 108 5 11쪽
5 위성규 23.05.16 130 5 12쪽
4 노란 프레리독 23.05.15 173 5 12쪽
3 신시대의 영웅 23.05.14 253 8 13쪽
2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23.05.14 296 9 14쪽
1 어느날 거대 녹색 행성이 다가왔다 23.05.14 386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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