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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동(季冬)

아포칼립스에 예언 문자로 살아남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계동(季冬)
작품등록일 :
2022.10.28 15:19
최근연재일 :
2022.11.22 18:0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2,376
추천수 :
172
글자수 :
89,985

작성
22.11.01 19:03
조회
321
추천
28
글자
4쪽

프롤로그

DUMMY

[이번 정류장은 홍대입구역입니다.]


지친 몸을 실은 퇴근길의 버스.


‘죽겠다, 진짜. 자살할까.’


강신혁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요즘은 하루하루 죽어가는 느낌뿐이다.


역겨운 부당함을 웃으면서 넘기고,


- 내가 말하기 전에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지. 넌 왜 그렇게 일머리가 없냐?

- 아니,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혼자 일해요? 혼자만 바빠? 내가 어려운 일 맡겼냐고. 그거 하나 더 해주는 게 어려워?

- 아, 이것 좀 옮겨줘요. 하는 김에 사무실 청소도 좀 해주고. 남자니까, 할 수 있죠?


타인을 위해 나의 감정을 소모하고,


- 왜? 술을 못 마신다고? 괜찮아. 술은 마시다 보면 늘어. 그래, 그렇지. 마셔. 마셔!

- 뭐가 그렇게 불만이에요? 웃으면서 다녀요. 회사 사람들이 불편해하잖아요. 왜? 혹시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생각해요? 부당해요?

- 사람이 센스가 없어. 센스가. 눈치 좀 기르면서 살라고. 나 때는 말이야!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이젠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이게 진짜 맞냐, 신혁아?’


버스 창가로 고개를 돌리니, 다크서클이 볼까지 내려온 아저씨가 있었다.


‘참나, 상태창도 아니고. 어떤 새낀지 훤히 보이네.’


올해 29살.


이름은 강신혁.


저는 헬조선 좆소기업 사원입니다.


부모님은 진작에 돌아가셨고, 혼자서 살고 있습니다. 여자 만나서 결혼할 능력이 없어서 독거노인으로 죽을 팔자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장점은 엿 같은 거 잘 참는 겁니다. 단점은 역으로 지랄 못 하는 거고. 근데 제가 쥐뿔도 없으면서 자존심은 쎕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꿈은 없습니다.


‘아니지! 내 주변에 있는 개새끼들. 언젠가는 꼭 대가리 부숴버릴 거야!’



퉁-.



신혁은 창문에 머리를 기댔다.


시원한 유리가 뜨거운 머릿속을 달랬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는 괜찮았다.


공부도 잘하는 편이었고, 항상 친구들이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무엇보다 성격이 아주 둥글어서 누구나 신혁을 편해했다.


이대로 무탈한 인생을 보내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사회는 호락호락하지 않더군.


- 소문 들었어? 대표님 폭행으로 체포된 거. 찍어서 뉴스에 터뜨린 게, 신혁 씨래.

- 미쳤네, 강신혁? 동기가 맞았다고, 대표를 찔러? 병신이 개념이 없네! 다른 사람들은 어쩌라고? 회사 이미지는?

- 아주 영웅 납셨다~! 보통은 사직서 내지 않나? 진짜 자존심만 겁나 세다니까.


온갖 쓰레기들이 잔뜩 모여있었으니까.


‘시발, 지구 멸망 안 하나? 종말이 온다더니 대체 언제 해? 그런 개자식들 씨를 말려야지! 차라리 내가 사직서 내면서, 콱!’


톡톡-.


무서운 망상에 빠져있는 신혁의 어깨를 누군가 두드렸다.


“젊은이, 미안한데 자리 좀 앉으면 안 될까? 내가 다리가 아파서.”


노숙자라고 해도 믿을 만큼, 누더기 같은 옷을 입은 연세가 지긋한 할아버지였다.


‘시발, 뭐야? 노약자석도 아닌데, 왜 나한테 와서 이러는 거야? 내가 만만해?!’


짜증을 삼키며 주변을 살핀 신혁.


아니나 다를까, 노약자석은 만석이었다.


술에 진탕 빠져서 잠든 아저씨.


남의 SNS를 훔쳐보느라 정신 팔린 아가씨.


문신과 피어싱으로 온몸을 도배한 남자.


욕을 섞어가며 시끄럽게 통화 중인 여자.


‘이런, 만만치 않은 새끼들이군? 어휴, 어쩔 수 없지. 이번 한 번만입니다, 할아버지.’


신혁은 거리낌 없이 자리를 양보했다.


개인의 감정과 도덕은 별개였으니까.


“고맙네, 젊은이. 자네, 복 받을 거야.”

“됐어요. 평생 앉을 것도 아닌데. 복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신혁의 말이 재밌었는지 할아버지는 입가에 미소를 그리며 입을 열었다.


“금방 오지 않겠나? 허허.”


그리고 그 순간,



삐이이이이익-!



“뭐야? 뭐야?!”


“긴급 재난 문자?! 내용이 이상한데?”


“이거 어디서 보낸 거야? 해킹당했나!?”


신혁은 긴장된 얼굴로 스마트폰을 꺼냈다.


“알려드립니다?”


[지구는 오늘부로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작가의말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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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9화, B 와 D 사이에 C가 있다. (1) +2 22.11.22 31 5 9쪽
19 18화, 프로메테우스의 미래폭격기. (5) +2 22.11.21 32 4 9쪽
18 17화, 프로메테우스의 미래폭격기. (4) +1 22.11.19 34 4 9쪽
17 16화, 프로메테우스의 미래폭격기. (3) +1 22.11.18 40 5 10쪽
16 15화, 프로메테우스의 미래폭격기. (2) +1 22.11.17 44 4 9쪽
15 14화, 프로메테우스의 미래폭격기. (1) +5 22.11.16 51 4 9쪽
14 13화, 인류 멸망을 위한 2번째 플랜. (4) +1 22.11.15 55 4 9쪽
13 12화, 인류 멸망을 위한 2번째 플랜. (3) +3 22.11.14 67 7 10쪽
12 11화, 인류 멸망을 위한 2번째 플랜. (2) +4 22.11.12 80 5 10쪽
11 10화, 인류 멸망을 위한 2번째 플랜. (1) +3 22.11.11 92 6 10쪽
10 9화, 심었으면 지킬 책임이 있다. (4) +3 22.11.10 90 5 11쪽
9 8화, 심었으면 지킬 책임이 있다. (3) +2 22.11.09 94 5 12쪽
8 7화, 심었으면 지킬 책임이 있다. (2) +1 22.11.08 99 8 10쪽
7 6화, 심었으면 지킬 책임이 있다. (1) 22.11.07 122 5 11쪽
6 5화, 미래를 예언하는 문자. (4) +1 22.11.05 146 7 11쪽
5 4화, 미래를 예언하는 문자. (3) +2 22.11.04 179 8 13쪽
4 3화, 미래를 예언하는 문자. (2) +3 22.11.03 218 16 12쪽
3 2화, 미래를 예언하는 문자. (1) +1 22.11.02 279 20 11쪽
2 1화, 종말에 사과나무를 심다. +1 22.11.01 300 22 12쪽
» 프롤로그 +3 22.11.01 322 28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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