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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농곰의 서재입니당

리드리스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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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야농곰
작품등록일 :
2018.01.26 10:19
최근연재일 :
2018.09.30 17:30
연재수 :
206 회
조회수 :
67,691
추천수 :
957
글자수 :
1,177,611

작성
18.05.16 07:26
조회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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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3쪽

사투는 벌어지고 8

DUMMY

이번에야말로 자신들을 번번히 방해하는 놈 하나를 죽일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타난 어린 놈이 그걸 방해했다!

현왕 레너도, 왕국의 검 모렉 공작도, 성자 에르네스 메르실도 방해하지 못했거늘, 어디서 나타난 어린 놈이 번번히 방해하고있다!


“크하, 하하하!”


정말로 맘에들지 않는다. 눈앞의 것들은 네크로맨서 자신이 보기에는 그저 벌레에 불과한 것들. 언제라도 짓밟을 수 있고, 언제라도 죽여버릴 수 있다. 당장이라도 머리를 짓밟고 무릎꿇려서 후회하게 만들어버리고 싶다!

지금 누굴 그렇게 쳐다보는것이냐! 그 자신만만한 눈알을 파버리고, 그 속에서 먹물을 빨아내고 말겠다! 감히 두 번 다시 자신을 쳐다볼 수 없도록!

그러나 지금은 숫자가 너무 많다. 이길 자신이 없는건 아니었지만 네크로맨서조차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감히···’


눈에 불을 켜고서 그들을 응시한다. 가시밭이 되어있는만큼 벽을 부쉈다고해도 섣불리 들어오지 못하고 있지만 그것도 시간문제였다. 아주 잠시간, 후퇴하는게 낫지 않나싶은 생각이 든다.


“네크로맨서. 네 죗값을 치를때야.”


갑작스레 나타나 마력을 응집시킨 구체를 차버린 어린 놈. 볼드 남작령에 이어서 또 다시 자신을 방해하려왔다! 건방지기 짝이 없다!


“네노오오오옴!”


감히 자신에게 죗값을 치르라고 말하는건가!


“네크로맨서. 남은건 너 하나뿐이야.”


어째서인지 어린 놈은 만신창이였다. 입가를 닦아내는 어린 놈이 퉤 하고 침을 뱉는다. 붉고 또 흙이 섞여 침이 뱉어졌다.


“네놈, 설마···”


혹시나 싶었지만 머리를 스쳐가는 어떤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 정말로 너 하나뿐이야. 네크로맨서.”


“······.”


잠시간 말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이 어린 놈이 이렇게 강했단말인가? 벤터스 아르쿠잔은 네크로맨서가 직접 리빙데드로 부활시켰다. 따라서 벤터스 아르쿠잔의 힘은 잘 알고 있었다.

볼드 남작령에서 보았던 어린 놈의 실력이라면 결코 벤터스 아르쿠잔을 이길 수 없을터다. 헌데 어떻게···


“놈의 머리와 심장을 직접 부수고 왔으니까 두번 다시 일어날 일은 없어.”


그 말이 정말이라는 듯이 어린 놈이 팔을 들어보였다. 검붉게 물들어있는건 분명 벤터스 아르쿠잔의 피일 터.


“크하, 하하, 하···”


어이가 없다. 어떻게 공들여 언데드로 만들었는데 어이없게도 죽어버렸단 말인가.


“네놈, 결코 편하게 죽이지 않으리라! 결코!”


“바라던 바야.”




***




놈은 발을 묶기 위해서 가시를 세웠을 셈이겠지만, 나는 오히려 이 상황이 마음에 들었다. 지금이라면 언데드들이 설치는건 신경쓰지 않을 수 있는데다가 나라면 이런 지형에서조차 마음먹은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애초에 내가 없었던 상황에 세운 것일테니. 지금은 놈의 목을 조르는 자충수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발끝으로 뼈가시를 건드려차자 뚝 하고 부러지고 말았다. 부러진 가시를 마치 칼처럼 들어보였다.


“리드, 너 왜 여기있는거냐?”


뒤늦게 얼빠진 음성으로 비루가 물어왔다.


“나중에요. 지금은··· 일단 피해요.”


도와달라. 라고 말하려다가 말았다. 지금 비루는 싸울 상태가 아니었다. 무기도 없는데다가 전신이 만신창이··· 라고 생각했는데 비루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방금 나처럼 뼈가시를 발로 찬다.

하지만 잘 부러지지 않아서 두 세번을 차고 나서야 뼈가시를 부러뜨려 들었다.


“개소리하지마.”


하여간 자존심은.


“어떻게되도 전 몰라요?”


“저들을 도와라! 사악한 네크로맨서를 타도해야한다!”


뒤에서 기사들과 마법사들이 뼈가시를 부러뜨리며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즉시 상황을 파악하고 우리쪽을 돕겠다고 나선 듯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건 일종의 진리와도 같았다.

하기사 민간인인 폴 일행을 보호하고 있는것도 우리였고, 놈의 외형은 아무리 봐도 이질감을 느끼게 마련이니까.

그 선두에서 젊은 기사··· 아니, 귀족으로 보이는 남자가 우리에게 다가섰다.


“나는 네우스 백작이라하오. 가세하겠소.”


“감사해요.”


힐긋 젊은 귀족이 비루를 바라보는게 느껴졌다. 무언가 사정이 있는 모양이긴한데, 일단은 싸움에 집중해야한다.


“핫!”


나는 양옆을 바라보다가 네크로맨서에게로 뼈가시를 집어던졌다. 애초에 나는 무기 사용을 선호하지 않는 편이었으니 처음부터 이렇게 쓸 작정이었다. 투척쪽에는 자신이 있는지라 일직선으로 똑바르게 궤적을 따라간 뼈가시가 네크로맨서의 어깨위를 지나쳤다.

분명 맞을거라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궤적이···


“오라!”


놈의 앙상한 두 손이 맞닿았다. 행동 하나하나에 마력이 담겨있다는게 새삼 놀랍기만 하다. 정말로 지금이 아니면 놈을 쓰러뜨릴 기회는 오지 않겠지.

그러나 마력이 담겨있다는건 무언가 일이 벌어질거란 소리였다. 오라, 라는 놈의 말마따나 바닥이 솟구친다.


“······!”


“젠장, 저게 뭐야!”


네크로맨서가 비루에게 말했던것처럼 이곳은 마셸과 성자 에르네스 메르실을 잡기 위해 덫을 파두었던 장소였다. 그 덫은 뼈와 살점으로 뒤덮인 몇겹이나 되는 거대한 벽 하나뿐만이 아니었다.

수많은 기사들과 마법사, 그리고 네우스 백작과 비루와 나는 동시에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것이 나타나고 말았다.

언데드가 된 미노타우루스만해도 어지간히 놀랐는데.


“언데드··· 와이번!”


드래곤은 상상의 동물이라고 알려졌지만, 와이번은 아니었다. 지상최강의 몬스터가 오우거라면 공중을 지배하는건 와이번이었다.

뼈밖에 남지 않은 그 육체가 땅속에서부터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저, 저런게 가능하다고?”


육 미터에 이르는 몸길이. 미노타우루스에 비해서 거대하다고는 하기 어려웠지만···


‘아냐. 아냐.’


생전이라면 모르되 지금은 오히려 미노타우루스보다 상대하기 쉬울거라 생각한다.


“겁먹지말아요!”


내 목소리가 그들에게 닿자 모두가 나를 쳐다보았다. 겁먹지말라고 했다. 그러면 그에 걸맞는 증거를 말해줘야겠지.


“죽은 와이번은 날지 못할거에요! 그리고 비늘도 없어요!”


와이번이 무서운 이유는 창공을 지배하기 때문이었다. 지상에 내려온다면 와이번의 전투력은 미노타우루스에게 한참 밀리는 수준이겠지. 또한, 강철에도 비견될만큼 단단한 비늘이 없는 와이번은 와이번이라 부를수도 없었다.


“과, 과연.”


날지 못하고 비늘이 없단걸 깨닫자 사람들의 얼굴에 혈색이 돌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언데드 와이번이 만만하다는 소리는 아니었지만.

모두의 가슴 속으로 희망의 불이 번져가는 순간.


“클클클. 착각하고있구나. 착각하고있어!”


네크로맨서가 찬물을 끼얹어 불씨를 꺼뜨렸다.


“누가, 이것뿐이라고 했더냐!”


쿠구구구. 쿠구구!

다시한번 지면이 들썩인다. 뼈가시의 절반 이상이 모조리 뽑혀나가며 원래 그래야한다는것처럼 이미 부숴진 벽이 땅속으로 빨려들어간다.


“도대체···”


드러낸것들은 그야말로 절망. 언데드 미노타우루스 다섯 마리가 소리도 낼 수 없을것 같은데 생전만큼이나 우렁찬 울부짖음을 토해내며 지면을 짚고 모습을 드러낸다.


“클클클!”


그 말인즉, 다섯 마리의 미노타우루스와 한 마리의 와이번을 상대하게 되었다는 소리와 같았다.


“하하, 하하···”


내 옆의 젊은 귀족이 허탈한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제기랄. 이렇게 되면 계산이 맞지 않았다. 일천의 기사, 서른의 마법사들이 합심해야 저 괴물을 쓰러뜨릴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미노타우루스와 와이번에게 발이 묶이게 생겼다.


“상대할 수 있겠어요?”


나는 지휘권을 가진듯 보이는 젊은 귀족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는 얕게 끄덕였다.


“가능은 할거요. 다만, 기사와 마법사들 대부분이 발이 묶일것 같소.”


대부분이라···


“사실 전부일지도 모르오.”


그가 쓰게 웃었지만, 나는 오히려 안도했다. 일단 막을수는 있다는 소리였으니까. 아무튼 싸우겠다는 소리인것 같은데.


“고마워요. 그러면 당신과 저, 그리고 비루 이렇게 셋이서···”


사실, 나는 둘째치고 비루는 전력외였다. 이미 지칠대로 지쳐서 오히려 방해가 되었음모르지 도움이 될 것 같진 않다.


‘나랑 이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싸울 수 있을까?’


아무리봐도 네크로맨서에게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되질 않았다. 결국 기사와 마법사들이 언데드들을 쓰러뜨릴때까지 시간을 벌어야한단 소리였다.


“제길. 아무튼 해보자구요.”


부정적인 생각을 해서 뭐가 바뀌겠는가? 남은 강체력을 모조리 전신으로 때려박았다. 전신세포의 강체술. 오직 나만이 사용할 수 있고, 모렉 공작조차 극찬했던 기술이었다. 그 깐깐한 대주교조차 인정한 기술이기도 했다.

유일한 단점은 위력과 속도에 비례해서 강체력의 소모량이 엄청나다는건데.


“핫!”


갑작스럽게 내밀어진 뼈창을 네우스 백작이 차단했다. 그야말로 정석이라고밖에 표현하지 못할 물 흐르는 듯 깔끔한 동작으로 잘라내었다. 강체력을 담은 것 같지는 않은데 어마어마한 검이라고 해야할까?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시간은 벌어주겠소.”


두구두구.

심장이 폭팔하는 듯이 거세게 울렸다.




***




“후우! 이제 좀 살것 같군요..”


후련하다는 듯이 마셸이 어깨를 비틀었다. 안젤라는 땀을 뻘뻘 흘리며 힘들어하고 있었다. 마셸은 열심히 싸운 대가로 주민들 모두의 환영을 받아 쉴 수 있었지만 말이다.


“아차, 모던 씨. 뒤늦은 질문이긴 하지만, 리드에게 줬던게 도대체 뭡니까?”


“음?”


듣지 못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던에게 마셸이 재차 질문했다.


“뭘 먹는듯하던데··· 그게 뭡니까?”


“아, 아··· 그거말이오?”


꺼림칙한걸까? 모던의 표정이 순간 찡그려지는걸 마셸은 놓치지 않았다. 그 모던이 혹시나 싶지만 마약인건 아닐까?


“그리 대단한건 아니오. 그냥 일종의 각성제요.”


“각성제라하심은?”


“잠이 오지 않게 되고, 정신이 또렷해지는 그런거 있지않소?”


마셸은 고개를 끄덕였다. 직접 먹어본 적은 없지만 그런게 있다는 소문은 들어봤다. 풍문으로 듣건데 아르미안 왕국의 귀족들이 제법 복용한다고 했던가?


“위험하진 않습니까?”


“각성제만으로 별로 위험하진 않소. 어지간한 장기복용이 아니고서야.”


단답으로 모던이 그렇게 말하자 마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어지간히 효과가 좋아보였습니다. 각성제란게 원래 그런겁니까? 리드가 마치 되살아난것처럼 싸우던걸요?”


모던은 관자놀이를 긁적거리는것이 찡그렸던 표정의 이유를 왠지 알 것만 같다. 마셸은 볼을 떨었다.


“설마···”


“그렇소. 단순한 각성제는 아니고 열 배정도 효과가 좋은놈이오.”


“여, 열배입니까? 괜찮은겁니까? 그런걸 먹어도?”


“원래는 내 몫이었소.”


모던의 몫이었다고? 마셸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눈쌀을 찌푸렸다.


“모던 씨는 강체력을 익히시지 않았던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런 각성제를 먹으면···”


“하하··· 그게 소싯적부터 워낙에 먹어왔던지라 어지간한 녀석엔 면역이 되버려서 말이오. 아무래도 그 아이는 먹어본적이 없는지 효과가 대단했던 모양이오.”


“그럼 어떻게 되는겁니까? 부작용같은게?”


모던은 곰곰히 생각하는듯 팔짱을 끼고, 풀고를 반복했다. 달이 구름에 가렸다가 다시 빛을 발하게 될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모던이 떠듬거리며 말한다.


“아마··· 한계를 모르고 날뛰다가 쓰러질거라 생각하오.”


“···그런걸 먹이면 어떻게합니까!”


마셸의 목소리가 자연히 높아졌다. 그런 말을 하는 와중에도 모던의 표정은 태연해보였다.


“어차피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소. 무엇보다 여기엔 계시지않소?”


계시지않냐니? 누가 말인가?


“아무래도 저를 말하는 것 같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어느새 성자는 창백하지만 움직일 수 있는 몸이 되어있었다. 신성의 대가가 끝났나보다. 마셸은 한숨을 내쉬며 투덜거렸다.


“모던 씨, 원래 그런 성격이었습니까? 성격이 바뀌신 것···”


그에 모던은 어깨를 으쓱거린다.


“요즘 고생을 하다보니 그런지도 모르겠소.”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하기 힘든 그의 말 이후, 잠깐의 침묵이 지나고 성자 에르네스 메르실이 말한다.


“마셸 경. 미안하지만 부축해주시겠어요? 가만있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성자 에르네스 메르실이 신성의 대가를 받고서 다시 일어났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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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모여드는 사람들 3 18.04.27 257 4 13쪽
93 모여드는 사람들 2 18.04.26 260 6 12쪽
92 모여드는 사람들 18.04.25 244 4 13쪽
91 모렉 공작과의 대련 2 18.04.24 227 5 12쪽
90 모렉 공작과의 대련 18.04.23 247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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