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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농곰의 서재입니당

리드리스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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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야농곰
작품등록일 :
2018.01.26 10:19
최근연재일 :
2018.09.30 17:30
연재수 :
206 회
조회수 :
67,728
추천수 :
957
글자수 :
1,177,611

작성
18.05.10 05:25
조회
224
추천
4
글자
13쪽

사투는 벌어지고 4

DUMMY

“···이건?”


새들이 놀라 하늘로 날아가고 있었다. 동시에 나무 하나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하지만 안젤라 씨. 이제 뛸 수 있겠죠?”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 나는 안젤라를 바닥에 내려놓고 그녀의 대답을 듣지도 않은채 다시 달려가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단말인가!


“제기랄···”


나무 사이사이를 박차며 나는 더 속도를 높였다. 땀이 날 정도로 달리고 또 달린 끝에서야 나는 침을 삼킬만한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건 거대한 미노타우루스였다. 그러나 그것에서 생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즉, 언데드라는 소리였다.


“언데드 미노타우루스?!”


그리고 주변을 살피자 언데드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엎치락뒷치락하며 서로를 막고 있었다. 또···


‘마셸 형!’


언데드 미노타우루스를 마셸 형이 틀어막고 있었다. 나는 단숨에 나무에서 뛰어내렸다. 마셸 형의 실력은 뛰어나지만 그 언데드 미노타우루스를 혼자 감당할 수 있을거라곤 생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런 내 의도는 무산되고 말았다. 나무에서 뛰어내린 순간 누군가가 기다렸다는 내 앞을 가로막았기에.

그 얼굴, 본 기억이 있다.


“···벤터스 아르쿠잔!”


볼드 남작령에서 나와 싸웠던 벤터스 아르쿠잔이었다. 하지만 분명 죽였을텐데? 설마 죽지 않았단말인가?


‘그럴리가!’


머리통이 부숴졌는데 살아있을 수 있을리가 없다. 이 세상에 부활이란 없었다. 죽음에서 되돌아왔다는 것은 즉···


“언데드가 되었구나!”


“정답이다. 내가 원한 결과는 아니었지만 그렇게되고 말았지.”


약간 한탄하는 듯한 말투였다. 어쩌면 후회하고있는지도. 그러나 그건 놈의 사정일 뿐이다. 그게 누구더라도 언데드에게 줄 자비는 없다. 하물며 그 참사를 일으킨 벤터스 아르쿠잔이라면 더더욱!


“리빙데드가 되었다고 날 이길 수 있을것 같아?!”


자만같은게 아니라 사실이었다.

일전에 나는 놈과 싸워본 경험이 있었다. 놈의 실력은 뻔히 알고있다. 하물며 가시나무 요정의 갑옷도 없는 그가 지금의 나와 싸워 이길 수 있을리가 없었다.

그러나 내 계산이 오산이라는걸 알려주듯이 놈은 믿기 힘들만큼 빠르게 내게 달려와 주먹을 뻗었다.

일전의 모렉 공작의 속도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다.


‘······?!’


가까스로 주먹을 포착해 막아냈지만 몸 전체가 밀려나고 말았다. 무슨 힘이란말인가! 리빙데드가 되었다고 이 정도로 힘이 강해진다고?!


“착각하고 있구나. 소년.”


“···무슨소리지?”


“당시의 내 몸상태는 최악이었다. 강체력의 대부분을 그 산송장같은 몸뚱아리를 움직이는데 사용할 수 밖에 없을만큼 말이지. 허나 리빙데드가 되어 그 제약은 사라졌다. 반대로 묻지. 지금의 네가 날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하나?”


으드득.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하냐고?


“한번 더 죽여주지! 반푼이 언데드!”


“건방지다!”




***




“황량하군.”


코펜하임 농업지에 도착한 레너 왕이 처음으로 뱉은 말이었다. 삼만의 군세가 코펜하임 농업지를 둘러쌌지만, 보이는건 언데드 몇마리 뿐. 훈련된 병사들은 너무도 쉽게 언데드를 저지했다.


“전하. 역병이 퍼진 곳입니다. 옥체가 상할까 염려되오니 물러나심이···”


샨드레 자작이 네우스 백작도 했던 말을 그대로 반복했다. 레너 왕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네. 진군시키게. 아직 살아있는 백성들을 구해야하니.”


왕이 가장 앞에 서자 병사들의 불만은 없다시피했다. 가장 앞선곳에서 기사들의 호위를 받는다고는 했지만 역병 속으로 스스로 몸을 던진것이다.


“진군하라! 진군!”


레너 왕의 명령에 따라 병사들이 코펜하임 농업지 곳곳을 기사들의 지휘에 따라 일사분란히 수색하기 시작했다. 왕이 지켜보고 있다는 프레셔가 있는만큼 적당히 수색하고 마는 병사들은 없었다.


“전하. 아무래도 농업지는 텅 빈것 같습니다.”


약 한시간이 지나자, 농업지의 수색을 마쳤다. 삼만이나 되는 병력이 모두 수색하지 않더라도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그 와중에 농업지 곳곳에 있던 언데드들을 처리했는데 그 숫자가 수백에 이르렀다.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한것 같군. 네우스 백작!”


레너 왕이 네우스 백작의 이름을 부르자 그가 레너 왕의 앞에 부복했다. 레너 왕은 머릿속으로 한번 상황을 정리하고는 네우스 백작에게 명령했다.


“일부 병사들은 막사를 치게끔 만들고 남은 병사들로 하여금 산맥을 수색시키게. 마법사들과 기사들을 언제든지 출발할 수 있도록 대기시켜놓게. 또한···”


“···알겠습니다. 그들이 오는 즉시 말해두겠습니다. 또 다른 지시사항은 있으십니까?”


“데이젠 후작은 병력을 보내고 오지 않았던가?”


“그렇습니다.”


레너 왕은 턱을 쓰다듬었다. 두 발로 서서 대지를 밟으니 알겠지만, 역병의 효과는 발휘되지 못하고 있었지만 전혀 영향이 없는건 아니었다.


‘왕가의 목걸이라면 괜찮을거라 생각했는데··· 과신했군.’


기껏해야 감기정도의 느낌뿐이다. 레너 왕은 신경쓰지 않기로 하고 맹렬하게 머리를 굴렸다.


‘자, 너희가 원하는대로 내가 왔다. 더럽고 추접스럽고 비열한 것들아.’


유유히 왕은 다리를 꼬았다.




***




“괜찮소? 당신 그러고보니 안색이 장난아니오만.”


폴은 비루의 얼굴을 보고 걱정스레 물었지만 비루는 코웃음쳤다.


“헹. 이 정도로 뭘.”


오히려 지금의 안색은 나아진거라 할 수 있었다. 처음 리치에게 당했을적의 비루는 정말로 죽을것같이 창백한 얼굴이었다. 지금에 이르러 회복하고 있었다.


“여기요. 저기 가방···?”


폴은 가방이 있던 장소까지 도착했고, 그게 실수였다. 리빙데드 네크로맨서는 바보가 아니었고, 마셸과 성자 에르네스 메르실이 첫 싸움에서 굳이 자신에게 달려왔던 이유를 궁금해하고있었다.

분명 그 자리에 있어선 안될 이유가 있음이라고.

따라서 리빙데드 네크로맨서는 지금 몇번의 결전을 지나 그 자리에 대기하고 있었다. 거대한 가방 옆에서 짙은 남색 로브를 입은채로 리빙데드 네크로맨서가 서 있었던 것이다.


“···도망쳐.”


비루는 꿀꺽 침을 삼켰다.

눈앞에 보이는 짙은 남색 로브. 분명 악마신봉자겠지만, 지금까지 봐왔던것들과는 문자 그대로 격이 달랐다.

용병으로 지냈을 시절에 비루는 감이 좋다는 소리를 자주 듣곤했다. 그러나 감이 좋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전신이 경고하고 있었다. 저건 ‘괴물’이라고 말이다.


“뭐, 뭐라고 했소?”


“씨발! 도망치라고! 병신새끼들아!”


창을 뽑아듬과 동시에 리빙데드 네크로맨서는 몸을 돌렸다. 등지고 있던 몸이 비루와 일행을 향하자 일행은 얼어붙은것처럼 그 자리에 멈춰버렸다.


“제기랄. 늦었나.”


네크로맨서는 바보가 아니다. 몇번이나 성자 에르네스 메르실과 마셸이 도망친 전력前歷이 있는데도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있을 멍청이가 아니었다.

그들이 도망치지 못하게끔 펼쳐놓은 덫.

쿠구, 쿠구구, 쿠구구궁!

몇겹이나 되는 벽이 치솟아올라 그들을 감쌌다. 거대한 벽은 층층이 쌓여 마치 콜로세움같은 형태를 만들어냈다. 비루는 질끈 눈을 감았다.


‘제기랄. 여기서 죽겠군.’


레너 왕이나 기다렸음될걸 왜 멍청한짓을 했단말인가. 어울리지 않는 일을 한 대가였다. 네크로맨서는 킬킬거렸다.


“클클클, 예상치 못했던 먹이가 걸려들었구나. 네놈에겐 아쉬울만큼 화려한 죽음이겠지만, 번번이 우리 일을 방해했으니 크게 장례를 치뤄주마!”


“하, 개같은 새끼. 어지간하면 이 사람들은 풀어주는게 어떠냐?”


네크로맨서는 삐걱거리며 머리를 흔들었다.


“으흐흐! 곧 내 병사가 될 것들을 풀어줄 이유가 없다. 없어!”


그가 손을 흔듬과 동시에 비루는 창을 휘둘렀다. 다만, 뒤로 말이다. 창대를 휘둘러 후려친것은 폴 일행이었다.


“커, 헉?!”


영문을 몰라하던 그들이 비루의 창 한번에 일곱명 모두가 데구르르 구르고 말았다.


“···제기랄. 답잖은 짓을 계속 하는구만.”


누구에게 영향이라도 받은걸까. 아니 그거야 뻔하지. 어느 성기사의 영향을 진하게 받아버린 모양이었다.


“클클! 정이 많구나. 정이 많아!”


방금까지 폴 일행이 있던 자리로부터 무수한 뼈창이 솟아올라있었다. 만약 비루가 조금이라도 늦었더라면 폴 일행은 꼬지신세가 되는것을 면하지 못했을 터.


“기왕 만난거 어쩔 수 없지.”


비루는 손을 땅에 대었다. 정말로 짐승같은 자세였다. 날렵한 표범처럼 당장에라도 도약할것만 같은 자세. 이번엔 네크로맨서가 코웃음쳤다.


“하지만 그걸로 지켰다고 생각하느냐? 생각해?!”


“······.”


네크로맨서의 말이 맞았다. 저렇게 그들을 구해냈다고해도 네크로맨서는 언제든 그들을 죽일 기회를 노릴 수 있었다. 결국 비루가 한 행동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소리다. 답하지 않는 비루를 보며 네크로맨서는 재미없다는 듯이 손을 휘둘렀다.

그런데.


“···무엇을 했느냐! 무엇을 했어!”


네크로맨서의 마법은 발동하지 않았다. 뼈로 이루어진 무수한 무기가 폴 일행을 꿰뚫고 그 목숨을 가져갔어야 정상인데!


“모르겠냐? 한번 더 해보지 그러냐? 등신같은 해골바가지가.”


“오냐, 원하는대로 해 주마!”


네크로맨서가 양팔을 휘둘렀다. 그러나 이번에도 마법은 발동하지 않는다. 비루는 허공에 창을 휘둘렀을 뿐인데.


“······설마.”


허공에 창을 휘둘렀을 뿐. 그러나 ‘마법이 발동하지 않았다.’라는 결과가 있다면 비루가 ‘허공에 창을 휘둘렀다.’라는건 과정일 터.

무슨 방법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허공에 창을 휘두름으로써 네크로맨서의 마법을 발동하지 않게 만든것이다.


“무슨짓을 했느냐!”


분노에 찬 네크로맨서가 마구 팔을 휘둘렀다. 곳곳에서 언데드가 일어나고, 뼈가 솟아올랐다. 그러나 여전히 폴 일행과 비루를 향하는 마법은 발동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때마다 비루는 허공에 창을 휘두르고 있었다.


“설마 마력을 잘라내고 있는것이냐!”


“뭐, 뻔했지?”


네크로맨서의 숨이 일순 멈췄다. 예상은 했지만 대답을 듣자 당황하고 말았던것이다. 마력이란 형체 없는 이능의 힘. 같은 마법사라면 물론 마법을 무효화하는 방법도 있고 마력을 잘라낼수도 있을것이다.

그러나 강체력을 사용하는··· 강체술사가 그런일을 했단말인가? 마력의 흐름을 느끼지도 못할 벌레주제에?!


“네놈, 마력을 느낄 수 있는거냐?”


물론, 마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능을 가졌다면 다른 종류의 이능을 느낄 수 있게된다. 그러나 네크로맨서가 묻는건 그런게 아니었다. 마력이 흘러가는 흐름. 그것을 느낄 수 있냐는 물음이었다.

그 물음에 비루는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저었다.


“미쳤냐? 내가 마법사도 아니고.”


“그러면 네놈이 한 짓은 무엇이냐!”


비루는 입꼬리를 비틀어올렸다. 병신도 아니고 그런걸 말해주는 새끼가 어디있겠는가?


“직접 알아보던가. 병신아.”


후우우우.

네크로맨서가 길게 숨을 쉬었다. 오랜 세월을 살아왔지만 이렇게까지 성질을 긁는 인간이 또 있었던가? 아니, 없었다.


“네놈··· 결코 편하게 죽이진 않으리라!”




***




‘젠장··· 괜히 불질렀나?’


병신아니 뭐니 말은 그렇게 했지만 비루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었다. 마력의 흐름같은건 말했다시피 느끼지못한다. 비루가 한건 네크로맨서의 손의 방향을 따라서 적당한 타이밍에 무기를 휘둘렀을 뿐이다.

감이 워낙 좋다보니 적절한 타이밍에 휘둘러 마력을 잘라냈을뿐이다. 보이지 않는다고 영향을 끼칠 수 없다는건 아니니까.

그러나 그렇다고 비루가 유리해진건 아니었다.


‘마력을 자를 수 있으면 뭐하냐고.’


결정적으로 언제까지 창을 휘두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언데드들이 깨어나 다가오고 있었다. 비루가 자를 수 있는건 당연히 자신에게 향하는 방향의 마력뿐이다. 다른 방향으로 뻥뻥 마력을 남발한다면 비루가 뭘 할수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진짜 뒤질자리가 여긴가본데. 젠장.’


최대한 저항을 해볼 생각이지만 오래 가지는 않을것이다. 한번이라도 실수하면 폴 일행은 몰살당할테고 언데드가 되어 비루를 죽이려들겠지.

도망칠 수도 없고 물러날수도 없다. 또한 실수해서도 안 된다.


“와 봐. 병신새끼야!”


그 와중에도 여전히 주둥아리는 나불거렸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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