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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 님의 서재입니다.

악역 레벨 9999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크랭크
작품등록일 :
2020.07.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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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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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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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더 나쁜 새끼 7

DUMMY

바몬은 아비규환이었다.

도시를 지키는 경비대는 저항하다 죽거나 도망쳤다. 시민들은 아비규환의 상황 속에서 어떻게든 살길을 찾아 도망쳤다.

그 과정에는 제 살길만 찾는 자도 있었고 영웅적으로 시민들을 구해낸 자도 있었다.

사람들은 도망쳤다. 옆 도시로 가도 좋았고 근처 마을도 나쁘지 않다. 어디든 갈 곳은 있었다.

밤을 평야에서 보내게 되더라도 거긴 내 나라. 인간의 땅이니까.

그러나 엘프들은 아니다.

도시를 태우던 엘프들은 숲에서 도망쳐 나온 엘프들과 합류했고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알아차렸다.

자신들의 땅이 언데드에게 점령당했다는 것을.

갈 곳이 없다. 숲으로 갈 수 없다. 숲에 도사린 언데드들. 마족. 악마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평야에 나갈 수도 없다.

이곳 바몬이라는 이름의 도시는 나쁜 의미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익숙한 곳이다.

하지만 더 바깥은 아니다. 그곳은 미지의 영역이다.

도망친 인간들이 자신들의 군대를 끌고 올 것이다.

숲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평야로 나갈 수도 없다. 결국, 길든 짧든 일단은 여기 있어야 한다. 인간들의 도시에서 언데드와 대치하는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시간을 벌고 대책을 강구해야 하니까.



***



그리고 나는 저 도시의 엘프들을 바라보았다.

활을 겨누고 긴장한 얼굴들을 하고 있는 엘프들.

이렇게 대치하고 있으니 악명이 오른다. 아주 큰 폭으로 오른 건 아니지만 오르고 있다.

대치 상태다. 그렇게 계속해서 대치한다.

수 시간 뒤, 새벽이 되자 저쪽 구릉 지대에서 기사들과 병사들이 나타났다.

라체아 왕국의 기를 내건 군대다. 숫자는 적었으나 분명 인간의 군대다.

저들이 이렇게 일찍 왔다는 건 던컨이 일을 잘해주고 있다는 뜻이다.

라체아 왕국의 기사들은 함락당한 도시와 그 앞에 주둔 중인 언데드를 확인했다.

그리고 돌아가는 게 아니라 진을 치기 시작한다. 그들의 눈에 보인 것은 불타는 도시와 그 앞에 주둔한 수천의 언데드니까.

아직 숲에 남은 수만의 언데드는 볼 수 없었으니까.

‘이 정도면 거의 쥐어짜 낸 수준이지.’

언데드를 모았고 악명도 올렸다. 그리고 저기 엘프들이 날 바라보고 있다.

이제 끝났다.

“언제 칠 거지.”

베린이 무심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리고 나는 슬쩍 베린을 바라본 뒤, 그대로 베린의 목을 쥐어 위로 뜯어내 버렸다.

‘투둑.’

너무나 쉽게 머리가 떨어져 나간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그냥 뜯어내 버린다. 서로 대치해 대단한 말을 하거나 피 튀기는 혈전도 없었다.

마지막 보스와 대치해 멋진 대사를 서로 나누고, 서로 포즈를 잡고, 이제 싸우자! 같은 건 없다.

구구절절한 사연을 말할 필요도 없다.

믿음직한 동료들과 힘을 합쳐 함께 달려나가는 연출 따위는 당연히 없다.

이걸로 끝이다.

그냥 베린이 옆에 있고, 이제 일이 끝났으므로 목을 잡아 뜯어냈다.

그러나 베린은 죽지 않았다.

이미 죽은 몸이 또 죽을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베린은 입을 조금 벌리고, 눈동자만 뒤룩, 굴려 날 바라본다.

“···무슨 짓이야.”

베린의 입이 씰룩이며 움직인다.

이 상황에서도 감정 없는 표정.

그다음, 혈마수라결로 뻣뻣하게 굳은 베린의 몸을 그대로 흡수해버렸다.

붉은 선이 이어지고, 얼마 못 가 재로 변해 우수수 쏟아지는 베린의 몸.

그리고 나는 머리만 남은 베린을 바라보며 말했다.

“스스로를 언데드로 만든 마족이라. 소설에서는 도무지 죽질 않아서 고생하던데. 생각해보니 라티스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마족이란 것들은 죽여도 안 죽는게 기본인 것 같아.”

그리고 나는 베린의 머리를 땅에 툭 떨어뜨리고, 그녀가 정성스레 모아 둔 언데드 군단을 바라보며 손을 뻗었다.

“모으느라 고생 많았어.”

혈마수라결. 죽은 시체에서 힘을 빨아내는 사이한 무공.

엄청난 수의 언데드. 저 언데드 전부가 베린의 마기를 품고 있다.

그중에는 고위 언데드도 있고 특수하게 강화한 것들도 있다.

하지만 언데드는 언데드다. 저렇게 움직여도 결국은 시체. 살아있는 게 아니다.

“어차피 이런 언데드 모아봐야 바일은 못 이겨. 그러니 너는 바일의 아래에 들어가 그따위 짓을 했겠지. 뭐, 그것도 정상적으로 진행했을 때의 얘기지만.”

“···네놈.”

“이것들은 내가 잘 써주지.”

이제 고개를 돌려 언데드들을 흡수하는 데 집중한다.

그리고 평원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음···.”

몸이 점점 더 뜨거워진다. 언데드들이 시커먼 가루가 되어 흩날릴수록 더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전에도 느낀거지만 뜨거운 물에 몸 푹 담그고 불맛 짬뽕을 먹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이거 외에는 뭐라 더 표현할게 없다.

“후우.”

저 멀리 엘프들의 동요와 라체아 왕국군의 소요사태를 바라보며 더운 숨을 뱉어낸다.

그리고 이제, 모든 언데드가 재가 되어 날린다.

넓은 평원에 검은 재가 안개처럼 퍼져 흩날린다.

그 중앙에 내가 서 있다.

한편의 영화같은 연출. 아래에 자막을 붙이자면 그리고 그 악마는 재와 함께 사라졌다, 정도로 쓸 수 있다.

이 모든걸 엘프들이 보고 있었다. 저기 라체아 왕국의 병사들 역시 보고 있다.

저 엘프들은 인간들의 땅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소문을 퍼트릴 것이다.

라체아 왕국의 병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자기들이 본 것. 겪은 일들. 그걸 말하고 퍼트리면 전부 내 악명으로 되돌아온다.

주어진 상황을 알뜰하게 써먹었다. 문자 그대로 쥐어짜 낸 것이다.

바닥에 떨어진 베린의 머리를 주워든다. 그리고 미련없이 몸을 돌렸다.

저 숲에 아직 언데드가 남았다. 그걸 죄다 집어삼킬 때까지 베린은 살려둬야 한다.

그리고 평원의 악마는 흩날리는 재와 함께 사라졌다.



***



엘프들의 도시에 남은 언데드의 수는 수만이다.

베린의 머리는 바닥에 대충 던져두고 곧바로 혈마수라결로 흡수하기 시작했다.

나무 사이로 붉은 강이 흐른다. 그렇게 한참을 흘러 다시 한 번 검은 재가 흩날린다.

몸에 느껴지는 힘은 상상 이상이었다. 마족이 공들여 만든 언데드를 만 단위로 먹었으니 혹시 몸이 터져버리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뭔가 느껴졌다.

이제는 평범했던 과거를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그때, 저기서 라티스가 걸어오는 게 보였다.

“뭐야. 벌써 끝이야?”

골반을 좌우로 움직이며 늘씬한 다리를 뻗어 요염하게 걸어온다. 그러더니 바닥에 떨어진 베린의 머리를 보고는 그대로 집어 들었다.

베린은 눈을 부릅뜨고 라티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을 열어 뭐라 말했다.

“너도 한패구나.”

그리고 라티스는 베린의 머리를 자기 머리 앞까지 들어 올리며 말했다.

“이런 모습도 나쁘지 않은걸? 그 표정도 좋아.”

미소. 그리고 라티스는, 그대로 베린에게 입을 맞췄다.

떨어져 나간 머리를 들고 그 머리의 입술을 탐하는 것이다.

심지어 격정적이다.

“저런 미친년.”

그걸 바라보다가 어처구니가 없어 한마디 했다.

급기야 라티스는 베린의 혀를 이로 물어 조금 빼내기까지 했다.

거기까지 보고 고개를 슬쩍 돌렸다.

아니··· 못 봐줄 광경은 아니다. 처음 보는 광경도 아니다. 정상적으로 생각하면 사실 볼만한 광경이다.

다만, 한쪽은 목 아래가 허전하다는 게 아주 큰 문제다.

“아, 하···.”

뒤에서 뭔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지만 애써 무시한다.

뭔가 살끼리 스치는 소리가 들리지만 무시한다. 호기심이 동해 고개가 조금 돌아간 건 인정하지만 보지는 않았다.

“흐아. 아.”

원래 저런년인줄 알고 데리고 다니는 거긴한데, 들려오는 신음이 너무 적나라하다.

저런 목소리도 낼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그리고 나는 라티스가 들고 빨고 있는 베린의 머리를 바라본다.

이 경우 선택지는 두개다. 죽인다, 혹은 살린다.

죽이는 게 당연하다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살리는 걸 한번 고려해보는 이유는 공장처럼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놔두면 자기가 언데드 만들고, 만들어 주면 내가 써먹으면 되니까.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것도 아니다.

‘그냥 죽일까.’

아니, 시도 정도는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라티스 때처럼 쉬울 리는 없다.

엘프들의 도시에 들어서고 나서 직업이 하나 열렸다. 그걸 지금 선택한다.


[조폭 두목]

[부패 형사 반장]

[대물 불륜남]

[강남 성형외과의]

[지능형 연쇄 살인마]

[정부에 고용된 사설 킬러]

[재난 상황의 이기적인 생존자]

[사기 도박꾼]

[부패 언론사 사장]

[사이비 교주]


“···.”

일단 필요한건 베린을 내 아래로 오게 해서 말 잘 듣게 하는 거다.

조폭 두목. 대물 불륜남. 사이비 교주.

아니 대물 불륜남은 일단 빼두고··· 그럼 조폭 두목에 사이비 교주다.

둘 다 아래에 부하가 있다. 다만 그 성질은 전혀 다르다.

게다가 선택해도 별거 아닌 게 나올 가능성이 있으니 이걸 왜 고민해야 하는지.

베린을 굳이 내 아래로 오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감도 생겼다.

하지만 남은 것들 수준 보면 거기서 거기니 그냥 사이비 교주를 선택해버렸다.


-사이비 교주로 전직하셨습니다.

-스토리를 진행하면 추가 전직이 가능합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상태창을 확인하세요.


[사이비 교주]

-포교 : 대상을 지정하고 포교하십시오. 설득에 성공하면 대상을 광신도로 만듭니다.

-광신도 : 맹목적으로 따르는 광신도입니다. 광신도 역시 포교 활동에 동참합니다.

-거짓 믿음 : 어리석은 자일수록 포교에 더 쉽게 걸립니다.


“···.”

뭐, 이번 직업도 앞서 얻은 폭군과 마찬가지로 영, 상태가 안 좋다.

‘그러니까 지금 이게, 내가 날 믿으라고 설득하고 거기에 넘어오면 광신도가 된다? 광신도는 맹목적으로 내 말을 듣고? 어리석은 자일수록 포교에 더 쉽게 걸린다는 건 실패도 한다는 건가?’

이마를 탁, 짚으며 허! 하고 그냥 헛웃음만 뱉었다.

도를 아십니까.

바로 그거다. 도를 아십니까.

그래. 일단은 써 보자.

뭐 같지만 일단 한번은 시도해보자.

그리고 베린과 그 머리를 들고 있는 라티스에게 다가가 말했다.

“실례.”

“응?”

라티스가 고개를 내밀어 날 바라본다.

그리고 나는 포교 스킬을 베린에게 지정하고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어, 음··· 날 믿어라.”

“개자식. 씹어 죽여주마.”

틀렸다.

아니, 그래도 라티스도 남아 있으니까.

“왜.”

쳐다보니 나오는 대답이 왜.

포기하자.

실패했다. 욕먹고 실패한 것이다. 하기사 라티스나 베린이 아무리 그래도 명색이 마족인데 도를 아십니까에 걸릴 리는 없으니까.

이제는 어이가 없는 수준이 아니라 해탈할 지경이다.

그냥 조폭 두목 해볼걸. 그러면 두들겨 패서 말 듣게 한다는 선택지가 있었을지도 모르니까.

“뭐, 기대도 안 했어.”

어차피 내가 직접 마왕 잡을 생각도 아니니까. 물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내 힘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리고 저기 아직 남은 언데드들. 워낙 수가 많아 혈마수라결의 범위 밖에 있던 언데드들에게 간다.

잔반 처리도 확실하게.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남길 필요가 없다.

그리고 해골 앞에 서서, 혈마수라결을 쓰려다가 잠깐 멈칫했다.

“···.”

해골의 공허한 눈구멍을 바라본다. 그리고 거기에 대고 나 스스로도 순간 이해 못 할 행동을 했다.

“날 믿어라.”

어쩌면 미련이 남아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몇 초 만에 내 생각을 정정해야만 했다.

가만히 서 있던 해골이 날 바라본다. 그러더니 삐그덕 거리며 양 무릎을 꿇더니 두 손 모아 기도를 시작했다.

심지어 턱뼈를 움직여가며.

“···허.”

그 경건한 모습에 절로 헛웃음이 튀어나온다.

그러자 해골이 고개를 든다. 그리고 일어나더니 옆의 좀비에게 다가가 턱뼈를 움직인다.

이제 좀비가 다가와 무릎 꿇고 기도한다.

그 사이 해골이 하나 더 포교했다. 이번에는 듀라한이다. 옆구리에 자기 머리를 끼고 내 앞에 무릎 꿇더니 머리를 옆에 두고 두손을 모은다.

그리고 또 해골이 다가온다.

꿇는다.

또 해골이 다가온다.

꿇는다.

죽음의 기사가 다가온다.

그리고 또 해골들이 다가온다.

그 해골들에 대고 말했다.

“강제 징집.”



***



어느 정도 시간을 들인 실험을 거쳐 사이비 교주의 능력에 대한 것을 알아냈다.

일단 결함이 있다.

확실히 포교 스킬이 인간이 아닌 다른거. 언데드와 몬스터에도 그 능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분명 대단하다.

지성이라고는 없거나 낮으니 포교에도 더 쉽게 걸리는 듯하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포교에 걸려 광신도화 된 몬스터는 포교만 하려고 한다.

즉, 다른 몬스터에게 포교하러 가다가 맞아 뒤진다는 것이다.

몬스터가 몬스터에게 포교를 시도한다. 간혹 성공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실패하면 머리가 깨진다.

심지어 포교 시도를 하기도 전에 먼저 공격을 받으면 반항을 하는게 아니라 쳐 맞으면서도 포교를 하려고 한다.

끔찍할 정도로 비효율적이다.

광신도화 된 트롤.

이 트롤 하나를 얻기 위해 해골 몇 마리가 희생됐는지 모른다. 해골들은 포교하러 그냥 다가가고 트롤은 다가오면 개박살을 내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성공했다.

그리고 이 트롤은 엄연히 내 아래다.

트롤에 강제 징집. 아래 군사들을 즉각 무장시키는 폭군의 스킬을 사용한다.

그러자 트롤의 거대한 몸에, 그 크기에 딱 맞는 갑옷과 칼. 창. 활이 무장된다.

“이야, 으흐흐흐흐흐.”

웃음이 절로 터져 나온다.

비실거리는 해골보다 훨씬 보기 좋다.

이거다. 이거 때문에 지금까지 시간을 들여 스킬 실험을 했다.

“그러면 어디 보자. 역적모의는 어떻게 되는 거지?”

일단 트롤을 나가 싸우게 한다. 군사 독재 스킬로 강제로, 죽을 때까지.

그리고 그 무장한 트롤은 나가서 역시 피 냄새를 맡고 온 다른 트롤을 장비빨로 쳐 죽인 뒤, 역적모의 스킬이 발동되며 나에게 달려든다.

저 트롤은 광신도화가 되어 있다. 그러니 내 말은 맹목적으로 따른다.

하지만 역적모의는 막지 못했다.

“날 맹목적으로 따르는 게 우선이고, 역적모의는 그 뒤에 배신하게 되는 거로군. 하긴, 배신도 처음에는 믿고 따라야 배신할 수 있는 거니까. 그러니 갑질도 소용없는건가.”

이제 완벽하게 이해했다. 결국 역적모의는 막을수가 없다. 충성심이 낮으면 배신한다는데 저런 몬스터에게 충성심을 바랄수는 없다. 애초에 충성심이라는 단어 자체도 이해 못 할 테니까.

‘그러면 사이비 교주로 먼저 세력을 늘리고, 그 뒤에 폭군으로 명령해서 한번 쓰고 버릴 몬스터 군단을 만드는 것도 가능한가? 하지만 광신도들이 포교는 해도 반항은 안 해. 병신처럼 포교만 반복하니까. 여기 남겨두고 나중에 찾으러 오는 것도 잘 안될 거 같은데.’

이 숲에 광신도가 된 몬스터들과 언데드를 놔두고 포교 활동을 시켜두면, 나중에 돌아오면 다 죽어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포교 대상이 공격하면 도망이라도 치던가 해야 하는데 그것조차 안 한다. 오직 포교. 그것만 시도하니까.

턱을 잡고 머리를 굴린다.

뭔가 될 거 같은데 모자르다. 퍼즐 다 맞춰놓고 피스 몇 개를 못 맞추는 것처럼 답답하다.

“대체 이게 다 뭐야?”

아직도 베린의 머리를 들고 있는 라티스가 묻는다. 동시에 베린 역시 뭔가 놀랐다는 눈으로 뭔가 조용히 중얼거리고 있다.

베린.

그녀가 만든 언데드도 광신도로 포교는 가능하다. 아주 쉬울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작업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고 감시할 수도 없다.

베린에게 협박은 안 통했다. 죽인다고 해도. 영원한 고통을 준다고 협박해도 어디 해보라는 식의 욕만 들었다.

‘애초에 언데드는 약해. 죽음의 기사니 리치니 하지만 아무리 만들어도 바일의 군대에게는 상대가 안 되지. 게다가 제국이나 엘프와 상성도 안좋고.’

언데드는 못 쓸 물건이다. 언데드를 상대하는 인간이나 엘프는 미칠 지경이겠지만.

그러면 뭐가 있을까.

멍청해서 포교에 그냥 걸려야 한다.

가급적이면 충성심이 높아야 한다.

쓰고 버려도 되지만 성과를 내야 하니 강해야 한다.

숫자보다는 질이 좋으면 더욱 좋다.

얼추 4가지 조건.

그 순간, 떠올랐다.

‘드래곤.’

그리고 드래곤과 관련된 스토리.

순간 퍼즐이 맞춰진다.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머리가 돌아갔다.

소설로 볼 때는 참으로 병신같다 생각했는데 설마 그런 방법이.

손을 마주치자 짝! 하고 기분 좋은 소리가 들린다.

“왜 저래.”

라티스의 목소리가 들리지만 무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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