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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 님의 서재입니다.

악역 레벨 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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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랭크
작품등록일 :
2020.07.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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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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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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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뒤풀이 4

DUMMY

가장 먼저 승전보가 울렸다.

자랑스러운 제국의 아들들이 팔칸에서 이루어낸 성과는 실로 고무적이었다.

먼저 마족을 처리했다.

시체. 마족의 시체. 똑같이 생긴 널려있는 시체들.

그것들을 룬하임의 신관들과 성전사들이 수거했다. 그다음 그 자리에서 태워버렸다.

이어서 악마를 격퇴 했다.

수많은 병사들과 기사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 악마는 팔칸의 외벽 위에서 뭐라 말로 설명하기도 힘든 기척을 내뿜으며 모든 걸 저주했다고 한다.

그 결과 디아나 성전사장이 피해를 보았으나 그 외의 피해는 전무. 그리고 룬하임의 성녀가 그 악마를 격퇴.

안타까운 점은 죽이거나 사로잡지 못했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성녀가. 아무리 성녀라도 한 명의 인간이 악마를 물리쳐 도망가게 했다는 점은 분명 괄목할만한 성과였다.

그리고 팔칸은 사라졌다.

뒤이어 진입한 병사들이 수상한 자들을 무차별 잡아들이고 그 자리에서 즉결 처형이 일어나기도 했다.

팔칸이라 불렸던 도시는 아직 그 자리에 있다. 그러나 그냥 거기 있기만 해서는 도시라 부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비극은 얼마든 덮어버릴 수 있었다.

렌부르크에서 본보기가 있었다.

신관들과 성전사들. 기사들. 병사들의 엄중한 경계 속에 단 하나.

속이 비어버린 듯한 마족의 시체가 신성력의 빛무리 속에서 재로 변해 사라져 버린다.

“이게 바로 제국을 위협하는 마족의 최후다!”

마족의 마지막을 우렁찬 목소리로 알리는 것은 군의 지휘관인 레니 하이만이었다.

이어서 마족과 내통한 자들이 끌려온다.

이미 혀가 잘리고 이빨이 뽑혔다. 입안에는 뜨거운 천이 가득 들어차 있어 단, 한마디 작은 신음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사형 집행관이 끌려온 죄수들의 몸에 짐승의 피를 뒤집어씌운다.

곧, 그들의 몸이 피로 거멓게 물들고 단두대가 아닌 무거운 쇠몽둥이가 내리쳐진다.

‘빠각!’

머리가 부서져 나가고 그대로 엎어짐과 동시에 우레와 같은 함성이 쏟아졌다.

“꼴 좋다!”

“더러운 역적 놈들!”

“마족의 개 같으니!”

그 환호와 함성. 박수 소리.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받아내며, 레니 하이만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야말로 환희. 이보다 더 좋을수는 없을 것이다.

위에서 떨어지는 꽃잎. 웅장한 나팔소리. 시민들의 환호. 찬양. 찬미.

이 모든게 자신의 것이었으니까.

렌부르크에 도착한 그때부터 모든 것이.

그러나 이 모든 것보다도 더 몸을 떨게 하는 것은 바로 그녀.

아니, 공주.

그리고 황제.

바로 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일리안의 시선이었다.

‘날 보고 계시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날!’

착각이 아닐 것이다. 분명 착각이 아니다.

정확하게 이쪽이다.

거기에 힘을 받아, 레니 하이만은 허리춤의 검을 빼 들며 소리쳤다.

“라인하텐 만세!”



***



“라인하텐 만세!”

그야 당연히 만세일 것이다. 여기서 라인하텐 망해라! 라고 할 불순분자는 없으므로.

아주 당연한 소리 들을 들으며 일리안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저 아래 시민들의 환호는 정당하다. 자신이 사는 나라가 위대하며 평화로운 것을 바라지 않는 시민은 없으니까.

설령 그것이 보기 좋게 포장된 것이라 해도 상관없다.

“마족이라.”

일리안은 작게 중얼거리며 룬하임의 성녀. 아이린이 한 말을 떠올렸다.

“마족은 죽지 않았습니다. 그건 시체가 아닙니다. 그저 버리고 간 껍데기일 뿐.”

마족은 죽지 않았다. 저기서 신나게 태우고 있지만, 멀쩡히 살아있다.

“그리고 악마는.”

아이린 성녀는 여기서 분하다는 듯 아랫입술을 깨물었다가, 긴 호흡과 함께 탄식하듯 말했다.

“그 악마는 도망친게 아닙니다. 그냥 떠난 겁니다. 이제 귀찮아져서. 저와 노는게 귀찮아져서 가버린 겁니다.”

이것은 실로 무서운 이야기였다.

당대의 성녀가 얼마나 강한지 모르는 자는 없다. 과연 저게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강한 자들.

리텐의 레볼턴 발렌할 후작.

룬하임의 아이린 성녀.

그리고 왜 용병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용병왕 레스 정도가 있다.

그리고 일리안은 이 셋중에 아이린 성녀가 제일 강할거라 판단했다.

용병왕 레스야 그래봐야 용병이다. 과장되게 말하길 좋아하는 용병들의 성질 때문에 그의 일화들은 부풀려졌을 것이다.

뭐 오우거를 한 번에 양단한다거나 하는 그런 것들.

리텐의 레볼턴 발렌할 후작은 분명 강자지만 나이가 있다. 아무리 대단한 소드 마스터라도 나이는 속일 수 없을 테니까.

그렇다면 성녀다. 성녀가 가장 강하다.

그런데 그런 성녀를 가지고 놀다가 지겨워서 가버렸다니.

이 얘기를 들었을 때 일리안은 솔직히 불안을 느꼈다.

그런 미친 괴물들이 제국 내에서 활보하고 다닌다는 게.

하지만 그 며칠 뒤. 멀쩡히 돌아온 레이튼님을 보자 불안감은 그대로 안정감이 되어 돌아왔다.

“레이튼님!”

밤중에 침실의 창문을 통해 들어온다.

문제는 혼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여자. 웬 이상한 여자와 같이 들어왔다.

“그 여자는···?”

일리안은 질문했고 그 대답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마족.”

“예?”

“노예지.”

“예?”

“믿지 못하는 모양인데 보여주지. 벗어.”

그러자 마족이 입고 있는 옷을 스스럼없이 벗는다.

“꿇어.”

꿇는다.

“기어와서 내 발을 핥아라.”

핥는다.

“정성스럽게.”

그리고 그 표정.

몸을 가늘게 떨며 굴욕적인 표정으로 발을 핥는다.

만약 그 마족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며 벗고 꿇고 기었다면, 어쩌면 조금의 의심이 싹 텄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표정. 굴욕감에 떠는 그 표정. 그 마족은 뭔가에 속박되어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마족 따위는 드래곤에게 상대조차 되지 않는다.

그 자리에서 몇 가지의 지시사항이 전달된다. 그중에는 성녀가 경고한 악마에 관한 것도 있었다.

그러니 걱정이 있을 리가 없다.

“흐흠~.”

일리안은 콧소리를 내었다. 그때의 일만 생각하면 이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생각대로였다. 예상대로다.

결국, 전부 손바닥 위였다.

이미 알고 대비 중이다. 마족은 노예로서 황실 지하에 가두어져 있고 그 악마에 대한 것 역시.

‘이제 내가 할 건, 확실히 도와드리는 것뿐이겠지.’

이제는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자극적이다.

하지만 지금은 참아야 한다.

아직은 아침이다. 밤까지 못 기다릴 정도로 절제가 부족하지는 않으니까.



***



해가 떠 있는 시간은 시민들을 위한 시간이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환호 소리로 도배된 사형이 끝나고 머리가 으깨진 시체들이 나무통에 대충 담겨 마차에 실릴 때까지도 환호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해가 지고부터는 귀족들의 시간이었다.

축하하는 자리였다. 마족을 처리하고 악마를 격퇴한 제국의 영웅들을 위한 연회가 황성에서 열렸다.

화려하고 화려하고 또 화려하다.

그 안에 있는 사람들 역시 화려하다. 이 안에 있는 모든 것에 절제 따위는 없었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하겠는가. 있는 대로 누리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그리고 이 절제되지 못한 공간 속에서, 나는 구석진 자리에 조용히 앉아 조용히 술을 홀짝였다.

“돌아버리겠네.”

화려한 조명 대신 샹들리에가 은은하게 빛난다.

비트를 쪼개고 심장 박동을 빨라지게 하는 음악 대신 클래식이 잔잔히 흐른다.

벗어 재끼고 흔드는 여자들 대신 드레스를 부풀려 차려입은 여자들이 부채로 입을 가리고 호호호 웃고 있다.

맥주와 양주 대신 나오는 것은 일단 알콜이 첨가된것은 분명한 과실주다.

짭짤하고 얼큰한 안주는 당연히 없다.

여기는 별로다.

아니, 뭐 눈치 볼게 있겠는가.

“개 같네.”

연회가 시작된 지는 시간이 꽤 흘렀다. 그리고 이런 자리에서 이렇게 조용히 앉아 있는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게다가 더 개 같은 점은 바로 시선이다.

날 쳐다보는 시선. 귀족들의 눈초리들.

내가 뭘 잘못한 건 없다. 술에 취했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옷이 지저분한 건 아니다.

그러니 저들이 저렇게 쳐다보는 것은, 그들의 기준에 내가 못 들어가기 때문이다.

원래 같았으면 지금 당장 달려들어서

“뭘 꼬라봐, 이 새끼야.”

라며 턱을 날려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참자. 순간의 감정에 치우쳐 일을 그르쳐서는 안 된다.

분명 안된다.

안되는데 저 시팔놈이 눈깔을 그냥 확···.

“살아 있었나?”

누군가 앞을 가로막아 참사를 막아준다.

얼굴을 확인하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디아나였다. 평소 입는 갑옷 대신 하얀색의 옷을 입었는데 적당히 드러내고 적당히 가렸다.

절제의 미덕이라고나 할까. 딱 그 느낌이다.

그리고 나는 따랐던 술을 한잔 마시며 말했다.

“죽는 줄 알았지.”

그때는 생각하기도 싫다는 듯, 살짝 몸을 떨며 쓴웃음을 짓는다.

디아나는 내가 죽은 줄 안 모양이다.

아마 내가 죽었다고 보고는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일리안은 그걸 무시했을 것이고 거론도 안 했을 테니, 디아나는 여기서 날 보기 전까지 날 죽은 사람취급 했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디아나는 내가 앉은 구석진 테이블에 앉더니, 내 빈 잔에 두 손으로 술을 따라주며 말했다.

“살아 있었다니 다행이야.”

“그래, 다행이지. 빌어먹을 정말 다행이라고.”

“그래.”

마신다. 그리고 나도 디아나에게 한잔 따라준다.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한 잔씩 비워낸다.

그러다가 디아나가 다시 말했다.

“미안하군.”

“미안하다?”

“아니, 제대로 말해야겠지. 나는···.”

그리고 이걸 듣는 순간 각이 나왔다.

‘야, 이거 여기서 잘만 하면 바로 대주겠는데?’

누구나 처음은 어렵다. 실수한다. 그러지 않는 사람은 없다.

특히나 무대 위라면.

카메라 앞이라면.

자신을 바라보는 수많은 눈초리가 있다면.

그 실수를 뒤풀이에서 술 한잔 먹여가며 어르고 달래면 알아서들 넘어온다.

그중에는 취한척하는 년도 있었고, 날 몰래 좋아하던 여자도 있었고, 뭐, 이런저런 여자들이 있었다.

디아나는 어떨까.

최근에는 꽤 괴롭혔다. 내가 한 죄목을 스스로 말해보자면 성추행일 것이다.

성희롱? 성폭력? 법이야 변호사가 알아서 해줬으니 모르지만 분명 성적으로 문란한 그런거다.

하지만 여기에 그딴 건 없다.

이런 지루한 뒤풀이 회식 장소에서 조용히 빠져나가는 남녀는 생각보다 흔하니까.

그리고 나는 거의 척수반사로, 머릿속으로 몇 가지 생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럴싸한 말을 내뱉었다.

“마족을 잡겠다고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건가?”

“그건···.”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지.”

“뭐?”

“못 들었나? 누구나 실수를 한다고.”

“하지만··· 너는.”

“물론 죽을 뻔 했지만, 다행히 나는 살아있군. 심지어 사지 멀쩡하게.”

“···.”

“이봐, 실수 안하고 사는 사람은 없어. 네가 날 일부로 죽이려고 그랬을 거라 생각 안 해. 룬하임의 성전사장이라는 사람이 그럴 리가 없지. 누구나 다 잘하려고 하는거야. 그러다가 종종 실수를 하고, 그런 실수는 바로잡으면 그만이지.”

한번 터지니 줄줄 흘러나온다. 심지어 전에도 써먹은 멘트다.

사회에 처음 나온, 중요한 무대에서 실수한 20대.

바스라진 멘탈 잡아주고 어깨 좀 가볍게 쳐주고 술 좀 들어가면 끝. 물론 내가 생긴 것도 있지만.

그리고 이쯤에서 선배님··· 이라고 나와주면 된다.

“너··· 생각보다 좋은 놈이었군.”

걸렸죠?

아. 하지만 아직 방심하지는 말자.

“원래는 나쁜 놈이라 생각한 건가? 하긴, 하는 일이 이래서. 너나 나나 모시는 분 지저분한 일 치워줘야 하니 그럴 수도 있지.”

“지저분하다니?”

“성녀님은 성녀님답게. 일리안 공주는 공주답게. 다른 사람들이 우러러볼수 있도록 아래에서 더러운 것들을 치워야 하지 않겠나.”

“···그렇군.”

“힘들지만 삶의 보람이지. 영혼을 빛나게 해준달까.”

“영혼을 빛나게··· 좋은 표현이야.”

“좋은 표현이지.”

그때, 디아나가 손을 뻗어 내 손을 잡았다.

갑자기 이렇게? 역시 성전사장이라 추진력도 있다.

그때 봤던 몸이 떠오른다. 너무 근육질은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 정도면 괜찮다.

게다가 몸이 좋으면 좋은 만큼의 장점도 있으니까.

어쩌면 내가 빨릴지도.

그러나 내 생각과는 달리 디아나는 맞잡은 손으로 조용히 신성력만 나한테 불어넣었다.

그게 느껴진다. 손을 타고 들어오는 따뜻한 것들이.

생각해보면 신성력도 만능키 같은 느낌이다. 지치지 않게 해주니까.

“그럼 이제···.”

술을 한잔 더. 하지만 디아나는 벌떡 일어나더니 말했다.

“한심한 모습을 보였군.”

“응?”

그리고는 갑자기 걸어가 버린다. 대체 뭔지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시발.”

침묵 후에 술을 따른다.

“이럴 줄 알았으면 네인이라도 데리고 오는 건데.”

시원하게 목을 뒤로 넘겨 마신다.

그렇기에 살짝 붉어진 얼굴로 뒤를 슬쩍 바라보는 디아나는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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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드래곤 살해자 6 +19 20.10.08 6,872 265 13쪽
81 드래곤 살해자 5 +23 20.10.07 7,039 26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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