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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난쟁이 님의 서재입니다.

약골체질 역대급 검술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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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난쟁이
작품등록일 :
2021.05.12 11:51
최근연재일 :
2021.06.18 15:10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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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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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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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유망주들(1)

DUMMY

덜컹-

회관의 문이 열리고 루카와 율리아가 나란히 밖으로 나왔다. 그들의 가슴팍에는 질서의 용, 오르도를 형상화한 배지가 햇살을 반사하여 반짝이고 있었다.

오르도 기사단의 소속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증표였다.


“하아- ‘페이지’라니, 솔직히 정식 기사까지는 아니어도 ‘스콰이어’까지는 달아줄 줄 알았는데. 안 그래? 우리 실력,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리고 옆에서 재잘대는 목소리에 루카는 곤혹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뭐야? 약해 빠졌잖아?’


그 강렬한 첫마디를 날린 지 며칠 되지도 않았다. 검을 섞기 전까지 철저하게 루카를 무시했던 사람이 바로 옆의 소녀였는데 말이다.


그런데 검을 섞고 나서부터 갑자기 돌변하여 십년지기 친구마냥 달라붙어 재잘대니 루카는 이게 동일 인물이 맞기는 한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이래 봬도 나 말이야, 우리 영지에서 어지간한 기사들이랑 대련해도 지지 않는단 말이야. 그런 나를 이긴 너도 어지간한 기사들보단 강할 거고. 근데 페이지라니, 너도 실망스럽지? 그렇지?”

“저기···.”

“그래도 정식 기사 절차는 못 밟았으니까 바로 나이트 칭호를 다는 건 바라지 않았는데, 스콰이어도 달아주지 못할 건 또 뭐람.”

“저기, 너 말이야···.”

“치기 어린 발언은 삼가도록, 페이지 율리아.”


듣다 못한 안나가 둘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감정의 동요 따위는 보이지 않는 철혈의 여인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기사란, 기사로서의 몸가짐과 명예를 갖추고, 기사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을 교양을 쌓아야 하며, 전장에서는 군을 이끄는 역량을 갖춘 이를 말한다. 전투력만이 기준인 것은 용병이나 전사지, 기사가 아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실력이잖아요? 아무리 그런 것들을 갖췄다 한들, 실력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기사라고 할 수 있나요?”


이제는 오르도 기사단 소속이어서일까, 율리아의 말투는 예전과는 달리, 안나에게 존대는 해주고 있었다.


“앞서 말한 것들 또한 기사가 갖춰야 할 ‘실력’이다. 그것을 배우기 위해 페이지(시동)부터 시작하는 것이고, 그것들을 갖췄다고 판단될 때 스콰이어(견습기사)로 승급될 것이다. 귀관이 기사가 되고 싶다면 불만을 입 밖에 내는 대신 자신을 갈고닦는 데에 힘쓰도록.”


안나의 말에는 조금의 틈조차 찾아볼 수 없어 율리아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기사는 지휘관이잖아···뭣도 모르는 내가 검 좀 다룬다고 군대 지휘는 못 한다고···.”

“윽···.”


루카도 안나에게 거들었다. 그의 말은 진심이었다. 현시대의 마법 체계도, 군의 편제도, 무기에 관련된 기술도 무엇도 알지 못하는데 지휘관인 기사가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그런데, 하나만 묻자.”

“응? 뭔데? 뭐든 물어봐!”

“너 나 싫어하지 않았었냐?”


루카는 아까부터 묻고 싶었던 말을 입에 담았다. 그리고 그 물음에 율리아라는 소녀는,


“응. 그랬는데? 왜?”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되물었다.

순간 루카의 머리가 새하얘졌다. 분명 서로 왕국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왜 말이 이해가 되지 않지?


“아니, 네 태도가 갑자기···.”

“그야 싫어할 이유가 사라졌으니까. 내가 널 꺼렸던 이유는 네가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 자격을 스스로 입증한 너를 존경할지언정 싫어할 이유는 없어.”


갑자기 14살답지 않은 말들이 튀어나왔다.

루카는 벙쪄버렸다. 저게 논리적으로 옳은 말은 아니지만, 저 말 속에 귀족으로서의 오만과 자존심이 편린이나마 드러난 것 같았다.

그런 귀족의 얼굴을 드러냈던 소녀는,


“왜? 계속 신경 쓰였어? 의외로 소심하다, 너?”


다시 원래의 철없는 소녀로 돌아와 버렸다.


“너 진짜 이중인격이라도 되는 거냐···.”

“기왕이면 팔방미인이라고 말해줄래? 그게 더 듣기 좋잖아.”

“팔방미인은 그런 뜻이 아니야···그리고 너도 미인은···아, 그건 맞긴 한가···?”

“너 지금 나 예쁘다고 한 거지! 그치?”


이게 정말로 동일 인물이 맞는가.

율리아의 재잘거림에 시달리며 루카는 그런 쓸데없는 사항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율리아가 이제야 생각났다는 듯이 눈을 반짝였다.


“아! 그러고 보니, 너 그때 그거 어떻게 한 거야?”

“그거라니?”

“내 검을 모조리 받아낸 거! 마지막엔 내 전력을 다한 공격도 쪼개버리고! 너 마나도 없잖아. 뭐 특별한 기술 같은 거야? 초능력?”


정확히는 마나가 없는 게 아니라, 사용할 수 없을 만큼 적은 거지만.

루카는 뒷말은 삼켰다. 어차피 결과적으로는 틀린 말도 아니었으니.


“그냥 검술이야. 힘을 한데 모은 것뿐이고.”

“그렇다면 배울 수 있는 거라는 거지? 나도 그거 가르쳐줘.”

“안 돼.”

“아, 치사하다! 자기 밑천이라고 안 가르쳐준다 이거지? 앞으로 나도 너한테 필요한 거 안 알려준다?”

“그런 이유가 아니야.”


루카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애초에 루카는 자신의 기술을 공유하는 것에 인색하지 않다. 전생의 연인이었던 엘라는 그의 제자였고, 전우인 샤를 드 아르덴에게도 검술을 가르쳐보려고 했었다. 그 외에 여럿에게 검술을 가르쳐보려고 시도도 했다.


하지만 결국 실패했다. 전생의 그가 전수하고자 했던 것은 프라나의 운용과 검술, 그리고 초대 검성이 정의한 검의 경지다. 이 중 검술이라도 흡수할 수 있었던 사람은 엘라, 단 한 명뿐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넌 재능이 없어.”

“그건 모르는 일이잖아! 재능이란 건 뭔가를 배워야···.”

“이건 ‘그런’ 종류의 재능이니까. 아직까지 깨닫지 못했다는 건 그냥 재능이 없는 거다.”

“그걸 어떻게 알아! 해보지 않으면···!”


율리아의 목소리가 확 높아졌다. 재능 이야기는 아무래도 소녀에게 역린이었던 모양이다. 하기야, 그녀의 재능이라면 태어나면서부터 천재 소리는 지겹도록 들으며 자랐을 테니.


하지만 어쩌겠는가. 정말로 ‘그쪽’ 방면으로는 재능이 없건만.


하지만 설득은 해야 했다. 루카는 잠시 곰곰이 생각하다가 안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안나 교관님. 연무장을 사용해도 됩니까?”

“귀관들은 오르도 기사단 소속 페이지다. 오늘 정해진 일과가 없으니 연무장과 같은 시설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

“알겠습니다. 그럼 연무장에 가보자. 원하는 대로 테스트나 해보게.”

“···뭔가 되게 건방져, 너.”

“그걸 이제야 알았냐. 무려 변경백 영애이신 너한테 이렇게 반말하는데.”


아마 율리아가 귀족의 권위에 민감한 귀족 영애였다면 이미 골백번은 결투가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연무장에 도착한 루카는 연무장 가장자리에 걸려있는 연습용 검 한 자루를 집어들었다. 날이 세워져있지 않은 가검(假劍)이지만 그 외의 요소들은 훌륭했다. 루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검을 율리아에게 던져주었다.


“너는? 검 안 들어?”

“대련하자는 게 아니니까. 자세 잡아봐.”


율리아는 고개를 갸웃하며 검을 쥐고 자세를 취했다. 기본기가 탄탄한, 흠잡을 데 없는 자세였다.


“이제 검을 한, 두 번만 휘둘러봐. 네가 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하게.”

“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쉭-

율리아의 가검이 허공을 갈랐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검술. 가장 기본이 되고 가장 많이 연습하게 되는 평범한 종베기였다.


그렇게 두어 번을 휘두른 이후 율리아가 루카를 쳐다보았다.


“어때?”

“내가 알아보는 게 아니라 네가 느끼는 거야. 넌 어때? 너의 검격에 뭔가 이상함을 느꼈어?”

“이상함이라니···그런 건 전혀···.”

“그게 재능이 없다는 거야. ‘영역’에 닿으려면 자신의 검에 계속해서 이상함을 느껴야 하거든.”


루카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도 가검을 집어들었다.

키잉-!

루카의 검이 바람을 갈랐다. 루카는 그대로 연거푸 허공을 베었다. 그럴 때마다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다.


“검이 나아가는 방향과 날의 방향이 얼마나 어긋나는지, 검을 휘두를 때 힘이 과한지, 부족한지···하나하나에 모두 위화감을 느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영역에 닿을 수 없어.”

“···.”


율리아는 입을 다물었다. 그의 말대로 그녀 자신은 그러한 위화감을 손톱만큼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에게 그러한 조언을 해주는 사람 역시 없었다.


“그럼 난···너처럼 못하는 거네.”

“실망할 필요 없어. 너한테는 그다지 필요한 게 아니니까.”

“···어? 뭐?”


율리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루카를 바라보았다. 루카의 얼굴은 태연했다.


“나같이 힘도, 마나도 없는 놈한테는 절실하지만 너는 둘 다 차고 넘치잖냐. 굳이 이런 거에 집착할 필요 없어. 넌 네 강점을 살리면 되는 거지.”


전생의 연인이던 엘라조차 1단계, ‘일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그에게서 배운 검술을 베이스로 그녀만의 강함을 쌓았다.


그렇게 성장한 결과, 그녀는 검과 검의 대결에서조차 전생의 루카와 호각까지 이룰 수 있었다. 그리고 ‘용의 계약기사’로서의 힘까지 사용하는 그녀는 인류 역사상 최강이었다.


“못하는 것에 집착하지 마. 네 강점에 집중해. 네 강점을 살리면서 검술을 쌓아올리면 나 따위보다도 훨씬 강해질 수 있어.”

“···그렇지? 그렇겠지? 응, 좋아.”


율리아의 얼굴에 자신감이 돌아왔다. 그걸 보고 루카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재능은 분명히 빛난다. 루카는 그녀가 여기서 쓸데없는 것에 집착해서 재능이 썩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렇게 일단락되었을 때였다. 연무장을 뒤흔들 정도로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울렸다.


“신입들이 왔군! 곧바로 연무장이라니, 마음가짐이 훌륭하다!”


마치 영혼을 토해내는 듯한 거대하고 웅장한 목소리였다.


“···윽.”


귀가 지잉 울렸다. 루카는 아파오는 귀를 붙잡고 목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거한이 서있었다. 그는 웃통을 벗고 거대한 근육을 드러내고 있었다.


“···페이지 레오 뮬러. 공공장소에서는 목소리를 낮추라고 충고하지 않았나?”

“안나 교관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본관은 분명 목소리를 낮추라고 했다. 페이지 레오. 그리고 복장 예절도 지키도록.”


지끈거리는 머리를 손가락으로 지그시 누르며 안나가 재차 경고했다. 하지만 그런 경고를 커다란 웃음으로 무마하며 레오는 곧바로 율리아와 루카를 향해 도약했다.


콰앙!

단순히 착지하는 것만으로도 굉음과 함께 흙먼지가 일었다. 루카는 거대한 바윗덩이같은 그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더 컸다. 키는 머리 두 개보다 더 컸고, 근육을 포함한 덩치는 루카의 두 배는 넘는 것 같았다.


“네 대련은 잘 봤다! 아주 훌륭했다, 신입! 하하하하하!”

“···그러냐. 그거 참 고맙네. 그러니까 목소리 볼륨 좀 줄여주면 안 될까.”

“하하하하하! 미안하다! 나는 목소리를 낮추는 법을 모른다!”

“···그래, 알겠다.”


적어도 이놈을 데리고는 매복이나 기습 작전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레오는 빤히 루카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는 곧 두 팔을 뻗어 루카의 두 팔을 주물럭거렸다.


“음!”

“어이, 뭐하는···.”

“음음.”

“이봐, 너···.”


레오의 손은 두 팔에서 점점 내려가 가슴과 배, 허벅지까지 주물럭거렸다.


잠시 후 손을 뗀 레오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화통을 삶아먹은 듯한 그 목소리로 외쳤다.


“빈약해! 근육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니, 난 근육을 키워도···.”

“너에게는 근육 트레이닝이 필요하군!”


분명 같은 왕국어로 대화를 하는데 대화가 전혀 통하지 않는다. 도대체 이 근육덩어리는 무엇인가.

루카는 그렇게 진지한 고찰에 들어갔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 근육덩어리는 율리아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루카에게 했던 것처럼 그 몸을 스캔했다.

물론 율리아는 루카처럼 착하지 않았다.


“숙녀의 몸을 그렇게 훑어보다니, 무례도 정도가···.”

“음.”


레오는 그대로 손을 내밀어 루카에게 했던 것처럼 율리아의 두 팔을 주물럭거렸다.


“···!”


율리아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레오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복부와 골반을 주물럭거리고, 허벅지까지 거침없이 내려갔다.


율리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그런 반응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 레오는 기어코 허벅지까지 주물럭거린 뒤 일어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음! 너도 근육이···.”

“무슨 짓이야 미친 새끼야!”


꽈앙!

마나가 가득 실린 율리아의 펀치가 레오의 면상에 꽂혔다.


그걸 보고 루카는 자신의 고찰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냥 미친놈이었다.


작가의말

근육밖에 모르는 바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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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골체질 역대급 검술천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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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제목과 소개글을 변경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21.05.18 50 0 -
공지 3,4,5화 내용 수정되었습니다. 21.05.18 100 0 -
18 고귀함을 정의하는 것 21.06.18 55 1 17쪽
17 군사학 수업 21.06.16 63 2 14쪽
16 난쟁이의 몸, 거인의 검술 21.06.03 87 2 13쪽
15 아카데미의 첫 날 21.06.01 119 2 12쪽
14 물의 기사(2) 21.05.31 106 1 14쪽
13 물의 기사(1) 21.05.28 120 3 15쪽
12 유망주들(2) +2 21.05.27 157 3 18쪽
» 유망주들(1) +4 21.05.26 187 9 13쪽
10 율리아 폰 베른(4) 21.05.25 183 8 14쪽
9 율리아 폰 베른(3) 21.05.24 183 6 13쪽
8 율리아 폰 베른(2) 21.05.21 202 9 11쪽
7 율리아 폰 베른(1) 21.05.20 227 8 14쪽
6 검성 라이즈 21.05.19 276 7 15쪽
5 고블린의 습격(2) +6 21.05.15 289 6 12쪽
4 고블린의 습격(1) 21.05.14 324 6 12쪽
3 피난 21.05.13 380 7 12쪽
2 환생 21.05.12 483 11 12쪽
1 영웅의 죽음 21.05.12 587 1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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