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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난쟁이 님의 서재입니다.

약골체질 역대급 검술천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황금난쟁이
작품등록일 :
2021.05.12 11:51
최근연재일 :
2021.06.18 15:10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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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4
추천수 :
103
글자수 :
104,541

작성
21.05.1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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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고블린의 습격(2)

DUMMY

목책을 방패로 방어선을 구축하던 병사들은 눈앞에서 몰려오는 고블린 부대를 보고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숫자는 얼추 200~300 정도. 규모로는 이쪽과 비슷하다. 다만 본대와 교전중인 고블린 부대와는 달랐다.


커르릉! 컹컹!

사나운 울음소리를 내며 늑대의 상위종, 다이어울프들이 등에 고블린들을 태우고 몰려오고 있었다.


“울프라이더라니···.”


마크 백부장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얼마 전까지 노예였던 고블린들이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일 내에 늑대들을 길들이고 낭기병 훈련을 했단 말인가.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몰려오는 울프라이더 뒤에 거대한 덩치가 보였다.


“전사 계급까지···!”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에 마크 백부장은 이를 깨물었다. 그리고 옆에 있던 병사에게 급히 지시했다.


“본대에 지원을 요청해라! 이곳에 전사 계급 고블린이 나타났다고!”

“하지만 그쪽에도 워리어가 나타났다는 보고가···.”

“알아! 그래도 빨리 가서 지원 요청해!”

“예···옙!”


다급한 호통을 들은 병사가 급히 달려갔다. 마크 백부장은 목책 쪽으로 걸어가며 큰 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2인 1조! 한 명은 창을 들어 목책을 넘어오는 늑대를 찌르고, 남은 한 명은 늑대에서 떨어진 고블린들을 마무리해라! 목책을 방패로 방진을 짠다!”


본디 방진은 방패가 중심이다. 하지만 이번엔 목책이 있다. 굳이 방패로 시야를 가릴 필요가 없다.


“궁병은 뒤로 빠져서 사격 준비! 각 부대! 정해진 위치로! 고블린 전사에게 공격받은 위치는 곧바로 북을 울려라! 백부장들이 그곳으로 가 저지하겠다!”


당황해도 잘 훈련된 병사들이다. 병사들은 지시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응해 움직였다.


워우우우-

이윽고 고블린 울프라이더들이 목책에 도착했다. 다이어울프들은 그 특유의 점프력으로 목책을 뛰어넘고,


“찔러, 창!”


목책 뒤에서 기다리던 병사들의 창을 맞아 땅으로 떨어졌다. 물론 창 한 번 맞고 죽을 다이어울프들이 아니었으나, 뒤에서 추가로 날아오는 창날들이 다이어울프의 숨통을 끊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 두 번이다. 물밀듯이 넘어오는 고블린들의 늑대는 그 방어를 뚫고 하나둘 목책 너머에서 병사들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서 백부장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며 구멍을 메웠다. 마나를 이용해 검과 육신을 강화하지는 못하더라도, 단련한 신체와 검술로 울프라이더들을 베어가고 있었다.


**


전황을 보며 루카는 이를 꽉 깨물었다.

분명 자신의 몸은 약하다. 저기서 싸우는 병사들 중, 자신보다 약한 병사는 없다.


하지만 검을 쥔다면 적어도 백부장들보다는 잘 싸울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피난민으로서 후방에서 보호받는 것이 맞는 것인가. 그러한 갈등이 루카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루카의 표정을 오해한 것인지 옆에서 어머니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독려했다. 그 마음씀씀이에 쓴웃음을 지으며 루카는 다시 전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린 소년, 피난민, 평민, 민간인.

이 전투에 나서지 않아도 될 이유는 차고 넘친다. 하지만 자신이 꼭 나서야 할 이유는 그렇게 많지 않다. 루카는 그렇게 스스로를 억눌렀다.


전장은 진창과 같고, 전사의 길은 일방통행 길과 같다. 전장에 발을 들이면 빠져나올 수 없고, 전사의 길에 들어서면 돌아갈 수 없다.


그걸 잘 아는 루카이기에 튀어나가려는 몸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아직은 괜찮다. 아직은 양쪽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대로 본대에서 지원이 온다면 무난하게 이길 수 있다.


하지만 기대는 언제나 배신하는 법이다.


쿵쿵쿵쿵!

가까워져가는 굉음이 들린다. 거대한 짐승이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것 같은 소리다. 루카는 이 발소리를 알고 있다.


쾅!

이 균형을 깨버릴 존재가 도약하여 이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


쾅!

거대한 덩치의 인영이 단번에 목책을 뛰어넘어 진영 한가운데로 난입했다.

신장이 3m에 달하고, 그 몸을 야만적인 가죽 갑옷으로 감쌌다. 그러나 가죽 갑옷으로도 가리지 못할 정도로 두터운 근육이 그 속에서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전사···!”


마크 백부장이 이를 으득 갈았다.

아까부터 후방에 있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심 나서지 않기를 바랐다. 그럴 리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블린 전사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곧 피난민들을 보호하는 방어선을 향해 달려나갔다. 그제서야 마크는 상대의 노림수를 알아차렸다.


‘제가 고블린이라면 그렇게 했을 거예요. ‘제일 약한 부분을’ 물어뜯는거.’


그 소년의 말이 떠오른다. 그의 말이 맞았다. 고블린은 적의 가장 약한 부분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가장 약하면서도 가장 감추고 싶은 부분은 바로 저기 있는 피난민들이다.


전략적으로 전혀 가치가 없는, 하지만 후방을 교란하고 적을 동요시키기에 그 무엇보다도 가치 있는 부위.

그걸 뒤늦게 알아챈 마크가 급히 외쳤다.


“백부장 집결! 고블린 전사를 막아낸다!”


마크를 필두로 각지에서 싸우던 백부장들이 급히 후방으로 달려나갔다. 그들이 향하는 곳에는 고블린 전사에게 맥없이 쓸려나가는 병사들이 있었다.


“놈!”


가장 먼저 도착한 마크 백부장이 온 힘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 칼날이 고블린 전사의 가죽 갑옷은 뚫었으나 그 안에 있는 단단한 근육은 가르지 못했다.


“이런···!”

“네놈이 대장인가?”


후웅-!

고블린 전사의 배틀액스가 바람을 갈랐다. 마크 백부장은 고개를 숙여 그 공격을 피하고, 급히 뒤로 물러났다. 단지 그 풍압만을 느꼈을 뿐임에도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엄청난 파워다···!’


한 합은 받아낼 수 있을까. 마크 백부장은 침을 꿀꺽 삼켰다.

확실한 것은 두 합째는 없다. 마나를 다루는 법을 모르는 자신으로서는 전사 계급 고블린을 이길 수 없다.


“괜찮은가?!”

“무시무시하군···.”


그 사이에 다른 백부장들이 도착했다. 수적으로 우위지만 마크 백부장은 이미 승산이 없음을 깨닫고 있었다.


고블린 전사가 나타났음은 교전 초기에 이미 본대에 알렸다. 그렇다면 이 부대 유일한 기사인 루키우스 대대장이 오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마크 백부장은 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시간을 끄세나. 곧 대대장님께서 오실 걸세.”

“동의하네. 지금은 지키는 것이 우선이야.”


고블린 전사는 자신을 둘러싼 세 명의 백부장을 둘러보았다. 마나도 다루지 못하는 인간은, 그의 눈에는 연약한 양들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고블린 전사는 코웃음을 쳤다.


“너희가 시간을 끌겠다고?”


후아앙-!

전사의 도끼가 그들을 향해 휘둘러졌다. 그 위력에 경악하면서도, 그들은 물러서지 않고 강적에 맞섰다.

쾅! 콰앙!


“커헉!”


도끼를 받아낸 8백부장이 부러진 검과 함께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 빈틈 사이를 파고들어 마크 백부장이 휘두른 검이 고블린 전사의 허벅다리를 베었다.


“쳇···!”


하지만 생채기 뿐이다. 저 두꺼운 근육을 도저히 벨 수가 없다. 날아오는 도끼를 간신히 피하며 땅을 굴러 물러난 마크 백부장의 자리에 9백부장이 달려들어 허벅다리에 검을 찔렀다.

푸욱!


“이건 좀 아프겠지, 이 빌어먹을 자식.”

“따끔하군.”


쾅!

고블린 전사의 주먹이 휘둘러져 9백부장의 머리를 강타했다. 비록 투구가 보호하고 있었으나, 고블린 전사의 주먹은 투구를 우그러뜨리며 그 안의 머리통까지 완전히 깨부숴버렸다.

부러진 검을 짚고 일어나던 8백부장의 목소리가 울렸다.


“9백부장!”

“뭘 걱정해. 네놈도 같은 꼴이 될 텐데.”


다리를 후들거리는 8백부장을 잡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고블린 전사의 두툼한 손이 8백부장의 머리를 붙잡고, 그대로 악력으로 으직, 으깨버렸다.


“아···!”


사방으로 비산하는 피를 보며 마크 백부장이 신음했다.

예상보다도 훨씬 압도적이다. 마크 백부장의 마음속에 스멀스멀 공포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쯧, 이쑤시개라도 박히니 아프군.”


고블린 전사는 허벅다리에 박힌 검을 털었다. 카앙! 단번에 칼날이 부러지며 땅에 떨어졌다. 그로 인해 허벅다리에는 부러진 칼날이 남았지만 고블린 전사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자, 그럼 너만 남았는데. 어쩔 거냐?”

“막을 것이다.”


두렵다. 하지만 마크 백부장은 검을 들었다. 단 1초라도 더 시간을 끌어야 1명이라도 더 살 수 있다.


“목숨을 걸어서라도.”

“그거 멋지군. 그래서 역겨워.”


고블린 전사가 돌진해서 배틀액스를 내려찍었다. 마크 백부장은 전신에 느껴지는 충격을 무시하며 그 공격을 간신히 흘렸다.


하지만 공격은 거기서 끊어지지 않았다. 도끼를 휘두르고 남은 왼손으로 마크 백부장의 몸통에 강렬한 펀치를 날린 것이다.

콰앙!


“커헉!”


마크 백부장의 몸이 위로 떴다. 단 한 번의 펀치에 흉갑이 우그러지고 갈비뼈가 모조리 으스러졌다.


고블린 전사는 그에 연계하여 그대로 도끼를 내리쳤다.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에도 마크 백부장은 검으로 그 일격을 막고, 그 충격에 땅에 내리꽂혔다.


“그게 막히다니···잘 만들어진 검인가? 아니···아니군.”


마크 백부장은 천천히 지면에서 일어섰다.

그를 통해 고블린 전사는 보았다. 위기의 순간에, 마나 운용법을 각성한 전사를.


“너희 인간은 역겹지만, 네가 훌륭하다는 건 인정해야겠군.”


그러한 말들은 마크 백부장에게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펀치 한 방으로 갈비뼈가 모조리 으스러졌고, 이어진 공격에 두 팔이 부러졌으며 등뼈도 박살났다.


살아있는 게 기적이다. 그럼에도 마크 백부장은 몸을 일으켰다. 자신이 마나를 운용하고 있다는 것도 자각하지 못했다. 그저···.


“막···는다···.”


오직 그 의지만이 그를 지탱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 그에게 고블린 전사가 걸어왔다. 그리고 도끼를 높이 들어올렸다.


“훌륭했다. 전사여.”


마치 단두대처럼, 고블린 전사의 도끼날이 떨어졌다. 투구와 함께 마크 백부장의 머리가 세로로 쪼개지고, 그대로 피를 흩뿌리며 바닥으로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고블린 전사는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덜덜 떨고 있는 피난민들과, 이미 전의를 잃어버린 병사들이 있었다.


학살의 시간이다. 고블린 전사는 그들을 향해 저벅저벅 걸어갔다. 그때였다.


“추천해준다더니···왜 죽어있는 건데, 아저씨.”


아직 변성기가 오지 않은 소년의 목소리.

고블린 전사는 등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피난민으로 보이는 소년이 마크가 마지막까지 쥐고 있던 검을 집어들고 있었다.


“당신 말대로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고 싶었는데···그러지 못했네.”


소년은 마크의 검을 살피며 중얼거렸다. 검에는 자잘한 흠집 외의 손상은 보이지 않았고, 마크가 마지막에 발현해낸 마나가 은은히 흘렀다.


“너무 늦게 선택해버렸어. 전생에서도 그랬는데, 현생에서도 이러다니···나란 놈은 배우는 게 참 없어. 결국 이렇게 될 것을···.”


검은 쥔 소년, 루카는 자세를 잡았다. 자세를 약간 낮추며 검을 양손으로 쥔 채 전면 아래로 늘어뜨린 자세.


자세를 취하고, 자신의 내면을 관조하며 루카는 시선을 올려 고블린 전사에게로 향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옳은 선택을 하려고."


작가의말

백부장은 기사가 아닙니다

추가)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수정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 작성자
    Lv.99 땅콩서리꾼
    작성일
    21.05.15 19:43
    No. 1

    백부장은 기사가 아닌 그냥 부장 인가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황금난쟁이
    작성일
    21.05.15 19:46
    No. 2

    현대 군인의 편제로 따지면 중대장 정도의 위치입니다. 100인대를 이끄는 대장이에요. 100인대 10개가 모인 대대(1000명)를 이끄는 대대장부터 보통 기사급이 임명된다...라고 설정했어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22 공달
    작성일
    21.05.17 18:33
    No. 3

    잘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황금난쟁이
    작성일
    21.05.17 21:13
    No. 4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0 Ryrkq
    작성일
    21.05.27 15:32
    No. 5

    고블린 전사 키가3미터면 오크나 오우거는대략 5미터어서 9미터사인가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황금난쟁이
    작성일
    21.05.27 15:39
    No. 6

    고블린들 사이에서 태어나는 변종이 전사 계급이라 비정상적으로 크고 강합니다. 오크는 이후에 등장시킬 예정이지만 병사들의 평균 신장 2m 정도 생각하고 있어요. 걔들도 상위계급이 있고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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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군사학 수업 21.06.16 64 2 14쪽
16 난쟁이의 몸, 거인의 검술 21.06.03 87 2 13쪽
15 아카데미의 첫 날 21.06.01 119 2 12쪽
14 물의 기사(2) 21.05.31 106 1 14쪽
13 물의 기사(1) 21.05.28 121 3 15쪽
12 유망주들(2) +2 21.05.27 157 3 18쪽
11 유망주들(1) +4 21.05.26 187 9 13쪽
10 율리아 폰 베른(4) 21.05.25 183 8 14쪽
9 율리아 폰 베른(3) 21.05.24 183 6 13쪽
8 율리아 폰 베른(2) 21.05.21 202 9 11쪽
7 율리아 폰 베른(1) 21.05.20 227 8 14쪽
6 검성 라이즈 21.05.19 276 7 15쪽
» 고블린의 습격(2) +6 21.05.15 290 6 12쪽
4 고블린의 습격(1) 21.05.14 324 6 12쪽
3 피난 21.05.13 380 7 12쪽
2 환생 21.05.12 483 11 12쪽
1 영웅의 죽음 21.05.12 588 1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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