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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난쟁이 님의 서재입니다.

약골체질 역대급 검술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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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난쟁이
작품등록일 :
2021.05.12 11:51
최근연재일 :
2021.06.18 15:1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4,025
추천수 :
103
글자수 :
104,541

작성
21.05.14 15:00
조회
323
추천
6
글자
12쪽

고블린의 습격(1)

DUMMY

콰앙!

고블린들의 무기가 인간 병사들의 방패와 충돌하며 굉음이 울렸다.


“찔러, 창!”


지휘관의 목소리가 울리고, 그에 따라 방패 사이로 튀어나온 창날들은 공격해온 고블린들의 몸을 꿰뚫었다.


평지 전면전에 있어 절대적인 방어력을 자랑하는 방진. 그런 방진의 머리를 노리고 고블린들의 곡사 사격이 날아왔다. 그것을 후열의 병사들이 방패를 들어올려 막아냈다.


“궁수부대, 발사!”


그 방패 뒤에서 보호받은 궁수들이 방패와 교대하듯이 모습을 드러내 팽팽히 당긴 활시위를 놓았다. 비처럼 쏟아진 화살들이 몰려오는 고블린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런 전장을 내려다보며 2대대장 루키우스 드 카르테는 생각에 잠겨있었다.

조금 전, 회의를 마치고 지휘관 막사로 돌아왔을 때 자신의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혈서가 계속해서 머리에 맴돌았다.


[고블린 습격 조짐. 대비할 것.]


무시하기에는 너무나도 중대한 내용이었기에 대비했고, 그 덕에 만반의 준비를 갖춘 채로 적을 맞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의문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누구일까? 왜 정체를 숨긴 것일까? 어떻게 안 걸까? 무엇보다도···.


‘왜, 신대의 언어로 작성했지?’


인간과 신이 아직 연결되어있던 400년 전 신화시대.

이제는 교양으로밖에 배우지 않는 그 시대의 언어체계로 혈서는 작성되어있었다.


‘누군지 알면 감사인사라도 할 텐데···모르니 정말 답답하군.’


루키우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교전 지역을 바라보았다. 아직까지는 잘 유지되고 있지만, 조금씩 방진이 허물어져가는 것이 보였다.


그것도 당연했다. 병사들은 어디까지나 인간을 상대하기 위해 훈련된 병력이다. 키가 130cm조차 되지 않는데 근력은 엇비슷한 괴물 난쟁이를 상대하는 것은 익숙지 못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무너지지 않는다. 그렇단 건 분명히···.’


다른 노림수가 있다. 루키우스는 그걸 경계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 부대 유일한 기사 전력인 자신의 전술적 가치를, 그는 잘 이해하고 있었다.


콰앙!

그러던 중 중앙 전선에서 굉음이 울렸다.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방패를 든 병사 여럿이 날아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왔군.”


신장만 3m에 가깝고, 온몸이 강인한 근육으로 덮인, 인간으로 치면 기사에 해당하는 고블린들.


“전사(Warrior) 계급.”


고블린 워리어.

그 등장에 루키우스는 천천히 검을 뽑아들었다.


우우웅

마나가 칼날 끝에 맺히며 진동했다. 전신에 마나가 흐르며 육체를 강화시킨다. 이제 지휘관으로서 후방에 있는 것이 아닌, 기사로서 전방에서 싸울 때가 왔다. 루키우스는 옆의 부관에게 지시했다.


“전사까지 나타났으니 적은 더 여력이 없을 것이다. 7,8,9 백인대는 피난 작전을 개시하라. 나는 고블린 전사를 상대해야 하니, 총지휘는 6백부장에게 일임한다.”

“옛! 전달하겠습니다! 무운을.”


지시를 마치고 루키우스는 곧바로 도약했다. 그가 향하는 곳은, 고블린 워리어가 휘두르는 곤봉에 붕괴되어가는 아군 진영이었다.


**


피난을 개시하면서도 루카의 마음속에는 불안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명백한 오판이다. 이 부대 지휘관이 고블린이라는 종족에 대해 아예 모르고 있다.


“아들, 얼굴빛이 안 좋네.”

“아뇨, 그···.”


점점 부대 후문이 가까워져간다. 루카는 초조함에 입술을 깨물었다.

고블린이란 종족은 늑대와 같다. 언제나 가장 약한 부분을 물어뜯는다. 그런 종족이 전면전을 걸어왔다면 십중팔구 양동임을 어째서 모른단 말인가.


이 시대의 인간은 마족, 아니 아인종과의 교전 수칙을 아예 알지 못하는 것인가.


“···아들?”

“···.”


자신이 말을 하면 들어줄까.

익명의 투서 때와는 다르다. 이번엔 이 어린 몸으로, 어린 목소리로 직접 지휘관에게 건의해서 결과를 얻어내야 한다.


하지만 고민할 시간조차 이제는 없다. 계약기사도 없는 이 시대에, 숲속에서 고블린 별동대의 기습을 당하는 것은 악몽이다.


루카는 급히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부대의 맨 앞에서 피난 행렬을 지휘하는 마크 7백부장에게로 향했다. 자신의 마을에 피난 권고를 하러 온 바로 그 사람이었다.


“기사님! 기사님!”

“아니, 꼬마야! 안 돼!”


당연한 듯이 그를 수행하는 병사에게 붙잡혔다. 하지만 전해야 한다. 루카는 힘껏 발버둥치며 외쳤다.


“피난을 개시하면 안 돼요! 부대에서 농성해야 해요!”

“이 꼬마가 무슨···! 죄송합니다. 바로 뒤로 보내겠···.”

“양동입니다! 고블린이 정직하게 공격을 걸어올 리 없어요! 분명히···!”

“아니, 이 녀석이···!”

“그만.”


피난 행렬이 멈췄다. 맨 앞에서 이끌던 마크 백부장의 발걸음이 멈춘 것이다. 그는 고개를 돌려 병사들 틈바구니에서 발버둥치는 루카를 바라보았다.


그 사이에 사람들을 헤치고 급히 다가온 루카의 부모가 루카를 붙잡고 고개를 숙였다.


“아이구, 죄송합니다! 이 아이가 원래 이런 아이가 아닌데···.”

“괜찮소. 꼬마야, 무슨 이유로 그리 확신하는 거니?”


마크 백부장은 진지한 눈으로 루카를 내려다보았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기사님’이라고 불리지만 사실 그를 비롯한 백부장들은 기사가 아니다. 보통 실적을 쌓은 우수한 병사들이 승진하는 것이 백부장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평민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익숙했고, 덕분에 소년의 말을 듣는 것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었다.


루카는 침을 꿀꺽 삼켰다. 여기서 잘 말해야 여기 있는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 루카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입을 열었다.


“창칼 소리는 들렸지만, 늑대 소리는 들리지 않았어요. 고블린에게 울프라이더가 없다는 건 말이 안 돼요.”

“꼬마야, 고블린들은 얼마 전까지 노예였어. 그런 고블린들이 갑자기 늑대를 탄 부대를 만들기에는···.”

“그리고 여기 있는 군인분들, 한 300명쯤 돼보이는데···그렇다는 건 적의 전력은 이 정도의 병력을 뒤로 빼고도 이길 수 있는 정도라는 거 아닌가요? 저들은 공격자예요. 질 게 뻔한 싸움을 걸어왔을 리 없잖아요!”

“···!”


마크는 그 말에 숨을 삼켰다. 그 말대로다. 받은 보고에 따르면 몰려온 고블린 부대는 600~700명 정도 규모다. 전사 계급이 나타났다고는 하지만, 기사인 루키우스 대대장이 나선 이상 상대할 수 있다.


즉, 고블린들은 자신들이 불리한 싸움을 자진해서 걸었다는 소리가 된다.


“질 싸움을 먼저 걸 리가 없어요! 분명···분명 양동이 있을 거예요!”


루카는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루카는 전생의 경험으로 양동이 없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지식들을 배제하고 ‘생각만으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논리만으로 상대를 납득시키자니 이만큼 힘든 일이 없었다.


“7백부장. 무슨 일인가?”

“피난민들의 난동을 하나하나 들어줄 필요 없네. 우리가 받은 명령은 피난 작전을 개시하라는 것이고.”


중앙 부대를 이끌던 다른 백부장들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그들 사이에서 마크 백부장은 고민에 빠졌다.


“저희라는 짐까지 달고 숲에서 고블린과 싸울 수는 없어요! 목책을 방패 삼아서 농성해야 해요!”


숲속은 고블린의 전장이다. 계약기사가 있던 전생에서조차 숲에서 고블린을 상대하는 것은 금기였을 정도였다.


루카의 주장을 들으며 고민에 빠져있던 마크 백부장에게 루카의 어머니가 침을 꿀꺽 삼키고 말을 꺼냈다.


“우리 루카는 어릴 때부터 이상하게 조숙했던 애였습니다.”

“그렇다는 건?”

“적어도 지금 장난을 치는 것은 아닐 거예요. 제 아들이지만 장난을 치기는커녕···이렇게 고집부리는 것도 처음 보니까요.”

“어린아이의 장난이라는 가능성은 배제해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되겠소?”

“부탁드립니다.”


그것만으로도 판단은 쉬워진다. 마크 백부장은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더니 곧 다시 루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확신할 수 있니?”

“···예!”

“그럼 근거를 하나만 더 말해줄 수 있니?”


루카는 깊이 심호흡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제가 고블린이라면 그렇게 했을 거예요. ‘제일 약한 부분’을 물어뜯는거.”


루카는 그렇게 고블린의 가장 기본적인 게릴라 전법을 돌려서 말했다. 약한 것처럼, 어리석은 것처럼 전투를 하고, 뒤에서 가장 약한 부분을 물어뜯는 특유의 게릴라전.

그 말을 마지막으로 침묵이 흘렀다. 루카는 자신이 잘못 말한건가 조금 불안해졌다. 그러나 곧 마크 백부장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지시했다.


“피난 작전을 중지한다! 전원 목책에서 농성 준비!”

“이보게! 그러면 항명일세!”

“내가 책임지겠네. 지금은 명령보다···지키는 게 우선이야. 다들 움직여라!”


지금 이 피난 행렬의 지휘봉을 잡은 것은 7백부장, 마크 스웬이다. 그런 그가 책임지겠다는 선언을 들은 다른 백부장과 병사들은 더 이상의 불만을 표하지 않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서 마크 백부장은 루카에게 손짓했다.


“잠시 와보겠나?”

“예? 예···.”


말투가 다소 정중하게 바뀌었다. 정확히는 아이 취급하지 않게 되었다. 그것에 다소 고개를 갸웃하며 루카는 그에게 다가갔다.


“전술안이 훌륭하더군.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어. 혹시 군사학을 공부했었나?”

“아뇨, 저 같은 무식한 농민 놈이 무슨···.”

“그렇다면 그 부족한 정보 속에서 스스로 생각한 것이란 말이군.”


사실은 전생의 정보를 말한 거라는 말은 할 수 없다. 루카는 양심이 콕콕 마음을 찌르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것을 알 리 없는 루카 백부장은 미소를 띠며 다시 말을 걸었다.


“혹시 군인을 할 생각은 없나? 천성 같은데.”

“군인이요? 그···생각해본 적은···.”

“만약 정말로 적이 후방으로 온다면 훌륭한 공을 세운 셈이 되지. 그러면 대대장님께 정식으로 자네를 추천하겠네. 난 기사도 아닌 일개 백부장이라 출세를 보장해줄 수는 없네만.”

“마음은 감사합니다. 근데, 그···전쟁터에서 살고 싶지는 않아요.”

“그런가? 아쉽군.”


마크 백부장은 정말로 아쉽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루카는 정말로 입대할 생각이 없었다. 저주받은 운명 탓에 전생에서는 정말로 전쟁터에서 살았지만, 환생해서까지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전쟁터에서 살아가기에 지금 현재의 몸이 너무 약한 것도 이유였지만.


“자네의 그 소망을 이해하고 존중하지만···신들께서는 얄궂어서 원치 않는 선택지를 들이밀 때도 있지.”

“···.”

“내가 자네에게 더 권유하진 않겠지만···만약, 정말 만에 하나 자네에게 그런 선택지가 들이밀어진다면.”

“···.”

“그땐,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게. 비록 군에 오래 몸담은 몸은 아니네만, 그 선택을 너무 늦게 했다며 후회하는 이들을 많이 봤네.”

“명심할게요.”


마크 백부장의 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아니,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전생의 루카가 바로 그 강제된 선택지의 희생자였다. 하지만 이번 생에서는 그러고 싶지 않다. 루카는 그렇게 생각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둥둥둥-


“적습-적습-!”


그때였다. 북소리와 함께 적습을 알리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루카의 예상대로 된 것이다.


작가의말

초반부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 전체 수정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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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3,4,5화 내용 수정되었습니다. 21.05.18 100 0 -
18 고귀함을 정의하는 것 21.06.18 54 1 17쪽
17 군사학 수업 21.06.16 63 2 14쪽
16 난쟁이의 몸, 거인의 검술 21.06.03 87 2 13쪽
15 아카데미의 첫 날 21.06.01 119 2 12쪽
14 물의 기사(2) 21.05.31 106 1 14쪽
13 물의 기사(1) 21.05.28 120 3 15쪽
12 유망주들(2) +2 21.05.27 157 3 18쪽
11 유망주들(1) +4 21.05.26 186 9 13쪽
10 율리아 폰 베른(4) 21.05.25 183 8 14쪽
9 율리아 폰 베른(3) 21.05.24 183 6 13쪽
8 율리아 폰 베른(2) 21.05.21 202 9 11쪽
7 율리아 폰 베른(1) 21.05.20 227 8 14쪽
6 검성 라이즈 21.05.19 276 7 15쪽
5 고블린의 습격(2) +6 21.05.15 289 6 12쪽
» 고블린의 습격(1) 21.05.14 324 6 12쪽
3 피난 21.05.13 379 7 12쪽
2 환생 21.05.12 483 11 12쪽
1 영웅의 죽음 21.05.12 585 1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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