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종길 님의 서재입니다.

리벨리온: 광휘의 소드마스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이종길
작품등록일 :
2023.08.16 16:33
최근연재일 :
2024.04.16 20:26
연재수 :
125 회
조회수 :
36,614
추천수 :
500
글자수 :
678,034

작성
23.11.14 15:15
조회
127
추천
4
글자
12쪽

66화

DUMMY

66화









콰지지지직-!


붉은 섬광에 관통당한 하인릭의 흑마정석이 녹아내린다.


콰드드드득-!


흑마정석이 박살나며 왼쪽 가슴이 꿰뚫렸고.


털썩-!


하인릭이 무릎을 꿇었다.


“아.아. 아아아······.”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입에선 신음이 터져 나온다.

흑마정석이 사라졌기 때문일까?

상처는 회복되지 않았고.

살점은 여전히 시커멓게 타들어갔으며.

의식이 천천히 사라진다.

하지만 하인릭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맺혔다.

다행이다.

지금이라도 끝낼 수 있어서.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않을 수 있어서 말이다.


그러나 가슴 한쪽이 저미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끝까지 지켜주지 못했던 자신의 딸, 캐서린 때문이었다.


‘미안하구나. 정말 미안해······.’


희미해지는 시야 속에서 하인릭은 자신의 목을 감싸 안는 온기를 느꼈다.

그리고.


으허어엉-!!!


연이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아, 아빠. 안 돼!”


캐서린이 그를 끌어 안았던 것이다.


‘내 딸, 많이 컸구나······.’


하인릭은 마지막으로 캐서린을 안아주기 위해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는 오른팔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그의 염원은 이뤄지지 않았따.


툭-!


하인릭의 오른팔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완전히 숨이 끊어진 것이다.


“아빠, 아빠! 으아아앙!”


고개를 떨어뜨린 채로 축 늘어진 하인릭을 끌어안은 캐서린이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그런 그녀를 참담하게 바라보던 레이의 어깨가 부르르 떨렸다.

하인릭에 대한 사연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실험체······.’


원래의 하인릭은 인격을 가진 존재였을 것이다.

아마도 악마술사의 수작이리라.


‘그놈들하고도 조만간 맞붙어야겠구나.’


카일의 원수를 갚아줄 기회가 곧 찾아오리라.

오히려 기대를 해야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체를 안고 서럽게 우는 소녀 앞에선 그 어떤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거기다.


“이제 그쪽의 진짜 목적을 알고 싶은데.”


레이의 시선이 밀레나에게 향했다.


“내 목적? 나 그런 거······하긴. 계속 둘러대도 안 믿겠지.”


하대를 하는 레이를 보던 밀레나가 어깨를 으쓱 거렸고.

어느새 바닥에 떨어진 아랑파천을 주워든 레이가 말을 이었다.


“말로 하기 싫으면 검으로 해야 하나?”

“원래 이런 오빠였어? 되게 무섭다.”

“말장난할 시간이 이제 없는데.”


레이가 한 걸음 앞으로 내딛었고.

밀레나는 그 모습을 보며 살짝 씁쓸함을 느꼈다.

관심과 정이 생긴 것도 사실이고.

임무 역시 즐거웠다.

그러나.

결국에는 자신은 레이의 적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은 싸우고 싶지 않았다.

단순한···변덕이었다.


“실패작을 회수하려고 했을 뿐이야.”

“악마술사하고 관계가 있나?”


레이의 물음에 밀레나는 검 끝을 들어올렸다.

더 이상 변죽만 울릴 순 없는 모양이었따.


“많은 걸 알고 있네?”

“너한테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야.”


레이가 거침없이 밀레나의 가슴팍을 향해 아랑파천을 뻗었다.


츄아아악-!


아랑파천의 검로가 가슴을 꿰뚫으려는 찰나.

몸을 뒤틀며 공격을 피한 밀레나의 검이 레이의 왼쪽 옆구리를 노렸다.


파캉-!


아랑파천을 역수로 잡고 그녀의 검을 막아낸 레이가 뒤로 두세 걸음 물러섰다.


타다닷-!


멈처선 레이가 아랑파천의 끝으로 밀레나를 겨눴다.


“생각보다 강하네.”

“그쪽은 생각보다 귀엽고. 그리고. 우리 결판은 조금 있다가 내야 될거 같은데.”

“뭐?”


밀레나가 대답대신 턱짓을 하자, 고개를 돌린 레이의 눈이 커졌다.

어느새 나타난 삼십여명의 산적들이 진을 치고 있었고.

그 중 하나가 캐서린을 붙잡고 있었던 것이다.


“쟤는 끝까지 고구마 노릇을 하네······.”


인질로 붙잡혀 있는 캐서린을 보며 밀레나가 혀를 찼고.

레이 역시 미간을 찌푸렸다.


그들이 난감해 하는 사이.


짝짝짝-!


박수소리와 함께.

산적들 사이에서 올리버가 박수를 치며 걸어나왔다.


“하지만 설치는 것도 거기까지다. 발디안의 악마를 우습게 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주마.”


올리버의 도발에 레이의 입매가 냉소를 그렸다.


“네놈이 두목인가? 역시 쓰레기들 두목답게 입만 나불거리는군.”


레이의 이죽거림에도 올리버의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도 일대일이라면 자신이 승산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강한 녀석이라고 해도 자신의 부하들과 철가면과의 싸움에서 지친 놈이 인질이 잡힌 상태에서 화살세례를 받고 살아남을 순 없으리라.


“입은 잘도 나불거리는군. 어디 고슴도치 꼴이 되고 나서도 그렇게 나불거릴 수 있는지 보자고. 얘들아.”


올리버가 명령을 내리자 산적들이 그들을 향해 화살을시위를 당겼다.

그 모습을 보며 힐트를 쥔 레이의 손이 떨렸다.


‘어떡하지?’



자신 혼자라면 수십 발의 화살이라고 얼마든지 쳐내고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마나를 거의 소진한 지금의 상태로는 캐서린까지 구해낼 수는 없었다.


“도와줄게. 조금만 더 한편을 같이 하자고.”


고민에 빠져 있는 레이를 향해 밀레나가 말했다.

자신의 힘이라면 얼마든지 이런 쓰레기들의 포위망 정도는 뚫고 혼자 도망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조금이라도 더 재밌는 레이와 어울리고 싶었다.


잠깐 그녀를 응시하던 레이가 입을 열었다.


“이야기는 저 녀석들을 해치운 뒤에 하도록 하지.”

“그래. 얼마든지.”


심드렁하게 대답한 밀레나가 재빨리 주문을 외웠다.


“파이어 볼!”


그녀의 주문이 끝나자마자 날아간 파이어 볼이 캐서린을 붙잡고 있던 산적의 머리에 정확히 직격했다.


화르륵-!


“꺄아악!”


산적의 머리만 정확히 타들어갔고.

레이는 미리 뛰어가 바로 왼팔만으로 캐서린을 불타는 산적의 몸에서 빼앗아 들었다.


“벽에 몸을 붙여. 거기 있으면 앞에서 날아오는 화살은 다 막아줄게.”

“네.”


레이가 품에 안은 캐서린에게 속삭인 뒤.

다시 동굴의 안쪽으로 몸을 날렸고.

레이가 내려놓자, 캐서린이 동굴의 벽을 향해 달려갔다.


레이, 그리고 밀레나의 뒤에 선 캐서린은 두 주먹을 말아쥐었다.

슬픔과 두려움이 휘몰아친다.

그러나 소녀는 두 발로 버티어섰다.

자신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들이 있다.

끝까지 서서, 저들의 싸움을 지켜보고 응원해야 한다.


‘제발······ 이겨주세요.’


캐서린의 뜨거운 시선을 느낀 걸까?

밀레나가 다시 변죽을 울렸다.


“한편으로 싸우는 건 마지막인 것 같네. 끝까지 재밌게 해보자고.”

“그래.”


레이가 대답한 순간.

올리버가 소리쳤다.


“뭘 구경하고 있는 거야? 빨리 놈들한테 화살을 쏴!!”


올리버의 고함소리와 함께 산적들이 일제히 활의 시위를 당겼다.


피슝-! 피슈웅-! 피슈슈슝-!!


화살의 소나기가 밀레나와 레이를 덮친다.

레이는 입술을 깨물었다.

철가면과의 전투에서 마나를 소진했기에 오러를 사용할 수 없다.

그래도.


카캉-! 카아앙-! 카카카캉-!


근육이 찢어질 것처럼 레이는 필사적으로 검을 그어댔다.

사선과 곡선, 직선으로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검이 화살을 쳐낸다.

밀레나도 마찬가지였다.


“실드! 파이어 볼!”


그녀는 적당히 마법을 섞어가며 화살을 방어했고.

조금씩, 앞으로 한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는 레이였다.


피슛-!


결국 화살 하나가 레이의 왼쪽 허벅지를 스치고 지나갔다.


“크윽!”


작게 신음을 흘리며 레이가 비틀거렸다.

그러자 올리버가 소리쳤다.

밀레나의 마법 공격에 의해 수하의 숫자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레이를 먼저 처리하면 그나마 승산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뒈져라. 빌어먹을 용병새끼야!”


이번에는 올리버가 등에 메고 있던 활을 꺼냈다.

신기하게도 그의 활이 없었다.

악마술사에게 구한 마법 아티팩트였던 것이다.


‘10회밖에 못 쓰지만······.’


카오스 보우라는 화려한 이름의 아티팩트였지만.

사용횟수는 10회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올리버는 레이를 죽일 절대절명의 기회를 노렸고.

드디어 아티팩트를 꺼낸 것이다.


화르르륵-!

파지지지지직-!

쩌저저저적-!!


올리버가 재빨리 활시위를 세 번 연속 당겼고.

불과 번개, 얼음의 화살이 레이를 향해 뻗어왔다.

마무리를 지으려는 필살의 일격이었지만.


히죽-!!!


레이의 입매가 치켜져 올라갔다.

자신에게 마법을 쓰다니.

정말 고마운 개자식이 아닌가.


레이는 왼손으로 들어올렸고.


콰드드득-!!


굉음과 함께 마법화살들이 건틀렛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연이어.


“뒈지세요들.”


짧게 욕설을 내뱉은 레이가 산적들을 향해 다시 왼쪽 손바닥을 뻗히자-!


화르륵-!

파지지지직-!

쩌저저적-!


화염, 번개, 얼음의 기운을 머금은 섬광이 동시에 뿜어지더니 산적들을 직격했다.


“으아아악!”

“아아악!”


남은 산적들이 비명을 지렀고.

그 와중에.

또 다른 남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남은 놈들만 처리하면 되는 건가?”

“우리가 안 와도 됐겠는데요?”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생존해 있던 산적들이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들이 본 것은 목소리의 주인 대신 번뜩이는 검광이었다.


서겅-! 서거거거겅-!


“끄아악!”

“으악!”


새하얀 검광이 그려질 때마다 핏물이 터지며 산적들이 목이 날아올랐다.

산적들 중에는 허겁지겁 들고 있던 활을 내던지며 허리춤에서 검을 뽑으려 했지만 힐트를 잡기도 전에 목과 가슴이 베인 채 쓰러졌다.


쿵-!


“끄으으!”


마지막으로 서있던 산적이 피가 쿨럭쿨럭 쏟아지는 목을 부여잡은 채로 무릎을 꿇었다.

그렇게 올리버를 제외하고 모든 산적을 처리한 세리엘과 안톤이었다.

특히.


스르륵-!


검에 묻은 피를 바닥에 털어낸 세리엘이 레이에게 핀잔을 줬다.


“갖은 폼은 다 잡더니 개고생을 하신거 같네요.”


그녀의 말을 들은 레이가 코웃음을 쳤다.


“허, 생색은? 저런 녀석들은 나 혼자 처리할 수 있었어.”


레이가 응수했지만.

세리엘은 그저 못 믿겠다는 얼굴로 입술을 삐죽거릴 뿐이었다.

그런 두 사람의 한가로운 대화를 듣고 있던 올리버가 허리춤에서 카오스 보우를 집어들었따.


‘아직 끝나지 않았어.’


자신을 제외한 산적들은 이제 모두 전멸했다.

발디안의 악마는 끝난 것이다.

하지만 자신만 살아 있다면 언제든지 재기할 수 있다.


‘저 계집을 인질로 잡자.’


레이와 대화를 하고 있는 세리엘은 훤히 빈틈을 드러난 상태다.

저 계집을 인질로 잡는다면 충분히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그러나.

올리버는 활 시위를 당기지 못했다.

검 끝이 그의 목덜미를 지그시 누르던 것이다.


“난 안중에도 없었나봐. 이거 섭섭한 걸?”


올리버를 제압한 안톤이 살기와 함께 으르렁거렸고.


결국.

항복을 한 올리버가 카오스 보우를 바닥에 던졌다.

그 모습에 안톤이 이마에 주름을 잡았다.


“항복인가? 하··· 피맛 좀 보나 했더니 너무 시시하게 나오는데?”“나는 발디안의 악마의 두목이다. 나를 죽이는 것보다 드미트리 남작에게 데리고 가서 현상금을 ㅂ다는 것이 너희들에게 더 이득이지 않나?”


올리버가 차분하게 대답했다.

굴욕적이라고 해도 지금은 어떻게든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먼저다.

그의 이야기에 밀레나, 세리엘, 안톤은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간신히 참았고.


짝짝짝-!


레이가 박수와 함께 올리버를 칭찬했다.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살고 싶은가보군. 좋아. 훌륭한 생각이야.”


박수를 치던 레이가 안톤을 쳐다봤다.


“안톤, 죽이지 마요.”

“진짜 놔둘거라고?”


황당해하는 안톤의 물음에 레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쓰레기 덕분에 군자금이 생기면 좋죠.”


발디안의 악마를 정벌한 건 호의로 시작한 이리다.

그러나 긴 여행을 해야하는 자신들에게 부수입이 필요했다.

거기다 악마술사와 관계도 있는 것 같으니 대화, 아니 심문도 해봐야 한다.


“운이 좋은 녀석이군.”


레이의 대답을 납득했는지 안톤도 살기를 거뒀다.


“고마워요. 안톤.”


자신의 뜻을 따라준 안톤에게 가볍게 인사를 한 레이의 시선이 밀레나에게 향했다.


“우리, 할 이야기가 있었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리벨리온: 광휘의 소드마스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5 95화 24.01.01 74 2 11쪽
94 94화 23.12.31 79 2 13쪽
93 93화 23.12.29 71 2 11쪽
92 92화 23.12.29 69 2 14쪽
91 91화 23.12.27 80 2 12쪽
90 90화 23.12.26 77 2 11쪽
89 89화 23.12.23 76 2 12쪽
88 88화 23.12.21 82 2 12쪽
87 87화 23.12.20 80 2 11쪽
86 86화 23.12.18 80 2 11쪽
85 85화 23.12.17 81 2 12쪽
84 84화 23.12.14 91 2 12쪽
83 83화 23.12.13 85 2 12쪽
82 82화 23.12.12 93 2 11쪽
81 81화 23.12.11 97 2 13쪽
80 80화 23.12.08 99 2 12쪽
79 79화 23.12.06 101 2 11쪽
78 78화 23.12.04 97 2 12쪽
77 77화 23.12.03 99 2 12쪽
76 76화 23.11.30 97 3 12쪽
75 75화 23.11.27 101 3 12쪽
74 74화 23.11.26 106 3 12쪽
73 73 23.11.23 108 3 12쪽
72 72화 23.11.22 113 3 12쪽
71 71화 23.11.21 138 3 12쪽
70 70화 23.11.20 119 3 12쪽
69 69화 23.11.18 120 3 12쪽
68 68화 23.11.16 128 3 12쪽
67 67화 23.11.15 125 4 12쪽
» 66화 23.11.14 128 4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