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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님의 서재입니다.

리벨리온: 광휘의 소드마스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이종길
작품등록일 :
2023.08.16 16:33
최근연재일 :
2024.04.16 20:26
연재수 :
1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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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78,034

작성
23.12.1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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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4화

DUMMY

84화







“무서운 일이 생길 거 같다고?”


레이의 물음에 유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히는 모르겠어. 그런데, 그런 생각이 자꾸 들어.”

“······.”


유렌의 이야기에 레이가 미간을 좁혔다.

그녀의 직감이 때로는 들이 맞을 때가 있긴 했지만.

지금 저택을 나서는 것도 어렵다.

유렌은 쉬게 하고 자신이 신경을 조금 더 써주면 되리라.


“일단 쉬어. 오빠가 살펴볼게.”

“나도 돕겠다.”


그들의 뒤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던 안톤도 말을 보탰다.

적으로 만났던 처음과는 달리 안톤은 여행 내내 유렌을 살갑게 대했다.

그랬기에 유렌 역시 그에게 어느정도 마음을 열고 있었다.


“예. 신경쓰게 해서 죄송해요. 안톤.”


고개를 살짝 숙이며 감사함을 표하는 유렌.

안톤이 미소를 짓자 윌터가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내 신하가 그렇게 나약하면 쓰겠어? 빨리 쉬고 나서 체력을 회복하도록 해.”

“이 녀석이 누나한테 버릇없게 굴지 말랬지! 누가 네 신하라는 거야?”


유렌이 윌터의 치하에 꿀밤으로 답했다.

일행 중 유렌은 아직까지 윌터의 신분을 모르고 있었다.

그랬기에 전력을 다해 꿀밤을 때렸고.


“크으으. 나, 나는······아니다. 됐다. 그냥 빨리 나아.”


머리를 어루만지던 윌터가 쩝, 입맛을 다셨다.

묘하게도 누나로서 자신을 대해주는 유렌의 행동이 그리 기분 나쁘지만 않았던 것이다.


‘짜식, 제법인데?’


유렌을 챙겨주는 윌터의 모습에 레이가 만면 가득 미소를 지었다.

처음보다 윌터의 성장을 깨달았던 것이다.

윌터의 기특함에 뒤쪽에 서있던 세리엘도 만면 가득 웃음을 금치 못했다.

어리광만 부리고 때만 쓰던 소년이 여행 와중에 조금씩 성장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3층으로 올라가 뿔뿔이 흩어져 방으로 향했다.


.

.

.


“······.”


방 안으로 들어선 세리엘의 표정이 침울해졌다.

임무가 성공한다면 언젠가는 렌시아가 새로운 세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렌시아를 바꾸리라는 희망을 갖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손으로 그 희망을 박살내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르니까.


‘이제 곧 선택을 해야겠지.’


동생을 버리느냐.

아니면 렌시아를 구하느냐.

둘 중 하나를 말이다.


“······.”


방 한가운데 우두커니 서 있는 세리엘의 입에서 또 다시 짙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



“으으······여, 여기가 어디지?”


소년이 눈을 뜨자마자 본 것은 차가워 보이는 쇠창살과 어두컴컴한 벽들이었다.


“······으으으.”


소년은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때 애들이랑 사냥을 하고 있었는데······.’


기억을 더듬던 소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수풀 속에서 10여명의 동족 아이들과 사슴을 사냥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병장기를 든 인간병사들이 나타났다.

소년들은 대항을 했지만 결국 병사들에게 붙잡힐 수밖에 없었다.

그대로 머리에 일격을 당한 소년들은 기절을 하고 말았다.

다시 일어났을 때는 병사들이 강제로 소년들에게 물을 마시게했고.

물에 수면제라도 탔는지 잠들어버린 후.

지금 정신을 차린 것이다.


‘그렇다면 여긴······?’


묘족 소년, 알룬스는 귀를 쫑긋 세웠다.

인간의 냄새가 지독한 걸로 보아 인간이 사는 도시 같았다.

여기가 인간의 도시라면 자신이 해야 할 행동은 하나 밖에 없었다.


‘사, 살려면 도망가야 해.’


“야, 일어나. 야!”


알룬스는 쓰러져 있는 동족 아이들을 마구 흔들어 깨웠다.

그러나 아무리 흔들어도 정신을 차리는 아이들이 없었다.

아직 약에 취해 있는 모양이었다.

한동안 동족소년들을 흔들던 알룬스가 포기했다.


‘나라도, 나라도 도망가야 해.’


도망가서 어른들을 찾아가야 한다.

묘족들은 후각이 뛰어나기 때문에 자신들의 냄새를 반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동족들이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자.’


결심을 한 알룬스가 몸을 일으켰을 때, 철컹 소리가 들렸다.


‘누가 오는 건가?’


알룬스는 재빨리 받가에 엎드리고는 눈ㅇㄴ르 감았다.


철컹-!


그러자 문이 열리더니 중년 병사가 들어섰다.


“흐음. 어떤 놈부터 데리고 갈까?”


묘족 소년들을 하나씩 훑어보던 그의 손이 이내 알룬스로 향했다.


“이 놈이 제법 튼튼해 보이는데? 헤인젤 님이 오기 전에 제조실로 데리고 가자고.”

“넵.”


두 명의 병사가 알룬스의 양팔을 붙잡고 일으켜 세웠다.



***


저택 2층에 위치한 집무실 책상에 앉은 헤인젤은 통신구를 보며 연신 간사한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하하하. 수량은 문제 없습니다. 곧 보내드리지요.”


통신구 화면에 나타난 검은 곱슬머리에 잿빛 눈동자를 가진 사내가 헤인젤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믿지요. 헤인젤님. 아, 이번에는 제가 직접 찾아뵙겠습니다.

긴히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사무엘 님께서요? 후후후. 대환영입니다.”


헤인젤의 입가에 걸린 간사한 미소가 더욱 진해졌다.

항상 일정한 양 이상의 영약을 구하는 사무엘이었다.

렌시아의 황제 아이젠의 제자였지만 뭐 어떤가.


‘돈만 벌어다 주면 되지.’


그리고.

아이젠과 자신의 단체는 아군이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돈까지 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헤인젤이 환하게 웃고 있자, 사무엘이 운을 띄었다.


-앞으로 바빠지실 겁니다.

“오히려 좋지요. 흐흐흐.”


눈치 빠른 헤인젤은 사무엘의 의향을 읽을 수 있었다.

아마도 거래하는 영약의 수를 늘려달라는 뜻이리라.


‘흐흐흐. 어쩐다?’


기분이 좋긴 하면서도 살짝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나의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영약의 수는 한정되어 있다.

그랬기에 영약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중이었다.

아이젠 쪽 뿐만 아니라 르타곤 내의 기사들에게도 판다면 어마마한 이윤을 남길 수 있으리라.


똑똑-!!


“헤인젤 님. 재료가 준비되었습니다.”


병사의 노크소리에 헤인젤이 통신구 속의 사무엘에게 살짝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했다.


“후후. 일할 시간이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언제든지 들러 주십시오.”

-수고하시오.


기분 좋은 얼굴로 대답한 사무엘의 모습이 통 신구에서 사라졌다.

그러자.


“흐흐흐······애송이. 돈이나 싸들고 오라고.”


툭, 통신구를 두드린 헤인젤이 집무실을 나섰다.



***




그 시각.

어두컴컴한 골목길에 몸을 순긴 채 헤인젤의 저택을 바라보며 눈을 빛내는 이가 있었다.

낡은 로브 속에 크로스 보우를 숨긴 사내가 천천히 어둠 속에서 걸어나왔다.


저벅저벅-!!!



“으으. 추워 죽겠네.”

“흐흐. 참아. 그냥 서 있으면 돈 버는건데 이보다 쉬운 일이 어디 있다고?”


이때 저택의 정문 앞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두 명의 용병이 히죽거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냉리이 월급날이지? 이번에는 그린로즈의 제리랑 뒹굴 수 있겠는 걸?”

“야, 제리는 내거야. 어?? 어, 너 뭐야?”


바로 그때.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던 용병이 사내를 보고 재빨리 할버드를 겨눴다.

그러나 사내의 동작이 더 빨랐다.

크로스보우의 시위를 바로 당겼던 것이다.


피슝-!


크로스보우의 화살이 할버드를 치켜들었던 용병의 양미간을 꿰뚫었고.


“컥!”


외마디 비명과 함께 숨이 끊어진 용병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어이없는 얼굴로 동료의 급작스런 죽음을 지켜버던 용병이 소리를 쳤다.


“이, 이 자 식! 마버리를! 주ㅡ, 죽여주마!”


허ㅗ리춤에서 겁을 뽑아든 용병이 로브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보더 먼저 사내의 왼손이 움직였다.


푸학-!


순간.

날카로운 파육음이 울리며, 용병의 목을 꿰뚫고 네 개의 손톱이 튀어나왔다.


“끄어어······.”


신음을 흘리던 용병의 몸이 앞으로 힘없이 허물어졌고.


털썩-!


순식간에 두 명의 용병을 시체로 만들어버린 사내가 용병의 핏물이 떨어지는 왼손으로 정문을 열었다.


‘확실해. 여기서 아이들의 냄새가 난다. 이곳에 살아 있는 애들이 있어.’


잃어버린 아이들의 냄새를 맡은 묘족의 수호자, 쥬라스의 눈이 번뜩였다.




헤인젤 저택의 지하2층에는 비밀스런 공간이 있었다.

죽음과 고통의 공간인 영약 제조실이었다.


“흐음, 언제나 맡아도 좋은 냄새라니까.”


계단을 내려가던 헤인젤이 코를 씰룩거렸다.

그의 뒤를 따르는 두 병사들은 지독한 피비린내와 악취에 눈살을 찌푸렸지만.

헤인젤의 심기를 거스를까봐 차마 내색하지 못했다.

병사들의 표정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헤인젤은 향긋한 와인향기를 맡는 것처럼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열어라.”


이내 거대한 철문에 도착한 헤인젤이 명령을 내렸다.

그의 명령에 육중한 굉음과 함께 문이 열렸다.


쿠르릉-!


문이 열리자, 제조실의 내부가 보였다.

한쪽 벽에는 찬장 가득히 각양각색의 시약병이 진열되어 있었고, 가운데에는 철판으로 된 수술대가 보인다.

수술대 위에는 날카로운 작은 칼들이 놓여 있었고.

두 명의 복면인이 서 있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소년이 잠에 취한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흐음. 이제 시작해야겠군. 너희들은 나가 있어라.”


얇은 장갑을 낀 헤인젤이 자신의 뒤에 서있던 병사 두 명에게 말했다.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 눈살을 찌푸리며 제조실을 나갔다.


“닫거라.”


이어진 헤인젤의 명령에 병사들이 철문을 닫으려 할 때.

고개를 숙인 소년이 벌떡 일어섰고.


“아니?!”


고양이 얼굴을 한 소년을 본 헤인젤의 눈이 커졌다.


“깨, 깨어 있었던 거냐?”


화들짝 놀란 헤인젤을 향해 묘족 소년이 손톱을 휘둘렀다.


스각-!


“끄아악!”


순간 오른팔에 상처를 입은 헤인젤이 비틀거렸다.


“가르르.”


그런 그를 보며 낮게 으르렁거린 묘족 소년이 재차 손톱을 휘두르려 할 때.


슈각-!


“으윽!”


검이 소년의 등을 훑고 지나갔다.

문을 닫으려던 병사 하나가 소년ㅇ르 공격한 것이다.


쿵-!


왼쪽 무릎이 꺾인 묘족 소년은ㄹ 향해 이번에는 복면인의 손이 다가왔다.

하지만 묘족 소년의 눈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지금이 아니라면 도망갈 수 없다.‘

“카릉!”


거칠게 울부짖은 알룬스가 문 앞에 서 있는 병사들에게 몸을 날렸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소년을 보고 병사들이 황급히 공격을 ogTwlaks.

이번에는 알룬스의 손톱이 더욱 빨랐다.


슈악-! 츄악-!


“끄아악!”

“으어억!”


알룬스의 손톱이 얼굴을 할퀴고 지나가자, 검을 떨어뜨린 병사들이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퍼억-!


그런 병사들을 짓밟은 알룬스가 제조실의 문을 빠져 나갔다.


타다다다다다닷-!


필사적으로 달리는 알룬스.

그런 묘족 소년의 뒷모습을 노려보던 헤인젤이 목소리를 높였다.


“잡아! 지금 당장 저놈을 잡아와!!!!!!!!!”



***


야옹-!


고양이 울음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던 유렌이 번쩍 눈을 떴다.


‘고양이 소리?’


희미하지만 분명 고양이 울음소리다.

저택에 고양이라도 돌아다니는 모양이었다.


야옹-! 야옹-!


울음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유렌이 조용히 침대에서 일어섰다.


‘절대 내가 보고 싶어서가 아니야. 그러니까 시끄러우면 다른 사람이 깨니까······.’


나름대로 자기 합리화를 한 유렌이 살짝 방문을 열었다.


그 순간.


쿵-!


유렌은 고양이보다 큰 무언가와 부딪쳤고.


“아야!”


짧은 비명과 함께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런데.


“고양이? 어어. 고양이 사람?”


자신의 눈앞에 고양이 얼굴을 한 인간이 서있지 않는가.

유렌의 눈이 휘둥그레질 때.

고양이 소년, 알룬스가 양손으로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조, 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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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77화 23.12.03 99 2 12쪽
76 76화 23.11.30 97 3 12쪽
75 75화 23.11.27 10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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