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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님의 서재입니다.

리벨리온: 광휘의 소드마스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이종길
작품등록일 :
2023.08.16 16:33
최근연재일 :
2024.04.16 20:26
연재수 :
1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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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78,034

작성
23.12.1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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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2화

DUMMY

82화









헤인젤을 바라보던 레이가 미간을 찌푸렸다.

하루에 10골드라······라.

당장은 돈이 충분하다.

그래도 가야할 행선지가 같다면, 헤인젤을 보호하는 척 하면서 부수입을 얻는 것도 나쁘진 않으리라.

또한.

기본적을 자신들만 움직이면 분명히 눈에 띌터.

차라리 헤인젤 일행에게 섞여서 움직인다면 움직임이 더 여유로울 것이다.

여러 가지 이점을 생각하면서 레이가 입을 열었다.


“목적지가 어디지?”


레이의 물음에 일행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저런 무뢰한을 보호하겠단 말인가?

용병생활을 겪었던 안톤이야 레이의 의중을 이해했지만, 윌터와 세리엘은 표정을 구겼다.

특히.


“저런 무뢰한을 돈 몇 푼에 보호하겠다는 거냐?”


윌터가 툴툴거렸고.

세리엘도 동의한다는 듯, 그를 빤히 노려보았다.

그러나 레이는 그들을 처다 보지도 않고 본론을 꺼냈다.


“어차피 목적지가 비슷하면 가는 길에 돈 버는 거 아냐. 일단 들어나 보자고.”


레이의 대답에 헤인젤이 얼른 답했다.


“세드란으로 갑니다.”

“세드란이라···우리 둘다 운이 좋군.”


헤인젤의 대답에 레이의 만면에 화색이 돌았다.

르타곤 제국의 남북부에 위치한 물류도시 세드란은 교황청을 가기 위해선 거쳐 가야할 영지중 하나였다.

어떻게든 가야할 곳이라면 부수입을 얻는게 현명한 것이다.


‘부수입이 짭짤하겠어.’


세드란까지는 사흘거리다. 하지만 그 사이에 머리를 쓴다면 제법 돈을 뜯어낼 수 있으리라.

“1인당 10골드씩. 그렇다면 할에 50골드군.”


순간 헤인젤의 눈이 커졌다.

그는 30골드는 낼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

당연히 돈보다는 목숨이 아까우니까.

그런데 레이는 뭔가 자신의 계산을 뛰어넘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었다.


“어, 어ᄄᅠᇂ게 하루에 50골드입니까?”

“저기 두 명이 더 있잖소.”


그래도 돈을 받고 호위병을 해주기로 해서인지 살짝 존칭을 쓰는 레이.

하지만 헤인젤은 여전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레이가 손으로 가리킨 유렌과 윌터는 전혀 전투력이 없어 보였다.


“호위병으로 쓸 수는 없······.”

“그럼 나도 안 할 건데?”


다시 반말을 쓰는 레이.

헤인젤은 그를 바라보다가 항복을 선언했다.


“졌습니다. 하루에 50골드 지불하죠.”

“고맙소.”


레이가 오른손을 내밀었고.

그와 악수를 나누던 헤인젤이 툴툴 거렸다.


“상인을 해보실 생각은 없습니까?”

“장사는 취미에 안 맞아서요. 후후후.”


헤인젤을 바라보는 레이의 입가에 음흉한 미소가 맺혔다.



***


12월의 막바지에 달해서일까?

밤바람이 더욱 싸늘해졌다.

주점의 3층에 잇는 여관방의 창가에 기대 선 레이는 맥주잔을 든 채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평범한 삶은 살 수 없겠지.’


여행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아선지 조금 울적해진다.

윌터를 데려다 준 후에는 아이젠과 슈인을 쓰러뜨리기 전까지 평범한 삶을 살 수 없었다.


‘카일 보고 싶네.’


저절로 카일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와 유렌과 함께 지냈던 몇 달이 자신의 인생에서 두 번째 소중한 추억이었다.

첫 번째는 아멜린과 보낸 시간들이었고.


‘복수는 꼭 해드리겠습니다.’


아멜린에게 다짐을 한 레이의 상념을 기묘한 파고성이 깨뜨렸다.


슈악-!


‘이 소린?’


창가에 맥주잔을 내려놓은 레이의 눈이 반짝였다.

희미하지만 분명 검을 휘두를 때 나는 파공성이다.

연이어.


털썩-!


누군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린 레이의 눈이 커졌다.

마차의 정류장으로 들어서는 검은 그림자 아래로 두 명의 사내가 널브러져 있었다.

헤인젤의 용병들이었다.


‘일단은 고용된 몸이니까.’


마침 심심하던 참이다.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것보다 침입자를 확인해보는 게 나으리라.

결정을 내린 레이가 풀썩 창가에서 뛰어 내렸다.



넝마처럼 헤진 로브를 입은 사내가 조심스레 마차의 정류장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조심스레 주위를 둘러보던 사내의 눈빛이 후드 속에서 붉게 빛났다.


‘여기가 아닌가?’


정류장 안에는 십 여대의 마차가 있었지만 동족의 냄새가 나는 것은 없었다.


‘어쩔 수 없군. 일단 그 빌어먹을 인간부터 잡아야 하는 건가?’


사내의 붉은 눈동자가 떨렸다.

아무리 수호자인 자신이라고 해도 동족을 잡은 그자와 정면으로 맞서는 건 위험하다.

무력은 자신이 앞서지만, 놈에게는 특별한 무기가 있고.

동족들이 위험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미행만을 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시간을 끌 순 없다.


‘여관의 3층에 그 자가 있다.’


코를 킁킁거린 사내가 마차 정류장을 나서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몇 걸음 옮기지 않아 사내가 멈춰 섰다.

흑발에 가죽갑옷을 입은 자가 앞을 막아선 것이다.


“흐음. 제법 대단해. 발놀림도 가볍고 소리도 나지 않게 상대를 깔끔하게 제압했어. 그런데 어쩌지? 난 저 얼간이들하고는 급이 다르거든. 네가 운이······.”


흑발의 사내, 레이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어느새 거리를 좁힌 로브가 그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던 것이다.


파각-!


오른팔을 들어 사내의 공격을 막아낸 레이가 인상을 찌푸렸다.

금속과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분명 맨주먹이었는데 전혀 의외의 소리가 난 것이다.

그러자.

로브의 공격이 이어졌고.


쐐애액-!


‘손톱?’


레이는 로브의 손에서 쭉 뻗어나온 손톱을 볼 수 있었다.

단검처럼 날카로운 손톱이 어둠과 공기를 가르며 자신을 노렸고.

레이는 건틀렛으로 공격을 막아냈지만.


파각-! 파가가가각-!


이번에는 로브가 또 다른 역습을 가해왔다.

팽이처럼 몸을 회전하더니 그의 복부에 발차기를 날린 것이다.

뻐억-!


“윽! 이자식이!”


발차기에 가격당한 레이의 몸이 비틀거렸다.

그러자 이내 중심을 되찾은 레이가 등에서 아랑파천을 뽑아들었다.

소드마스터 세컨드의 힘을 발휘하면 놈을 바로 제압할 수 있다.

하지만.


‘뭔가 사연이 있는 놈이야. 죽이는 것보다는 생포해야겠어.’


레이는 로브 사내의 눈빛에서 슬픔과 절박함을 읽어냈다.

그는 지금 자신의 힘으로 로브 사내를 제압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적당히 두들겨 패야겠지.’


슈아아악-!


아랑파천의 검광이 로브사내의 얼굴로 뻗어갔다.

그러나 단번에 뒤로 물러선 사내가 레이의 공격을 피했다.

허공을 가른 레이의 아랑파천이 다시 검로를 바꾸어 사내의 가슴팍으로 그어진다.

검면으로 사내의 가슴팍을 후려치려 한 것이다.


휙-!


그러나 다시 몸을 젖히며 그의 공격을 피한 사내의 주먹이 레이의 왼쪽 옆구리에 꽂혀 Tek.


파캉-!


그런데.

예상을 뛰어넘는 굉음이 들려왔고.


“으윽!”


오히려 레이의 몸통을 가격한 로브 사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몸통이 아니라 금속을 때린 것처럼 손에서 통증이 느껴진다.

레이가 몸에 마나를 갑옷처럼 둘렀기 때문이었다.


‘좀 아프지?“


이죽거리던 레이가 연이어 검의 면으로 로브 사내의 가슴을 후려쳤다.

그러자.

사내의 몸이 날아갔고.


콰직-!


마차정류소의 벽을 부수며 그대로 나가 떨어졌다.


“젠장.”


그 순간.

레이의 얼굴이 구겨졌다.

바로 일어선 사내가 순식간에 줄행랑을 쳐버린 것이다.


“하······.”


수풀 속으로 번개처럼 사라진 사내를 보던 레이가 헛웃음을 지었다.

소드마스터 세컨드의 힘을 발휘했다고 해도 따라가지 못 할 만큼의 엄청난 스피드였다.

즉.


‘인간이 아니라는 뜻인데······.’


아마도 헤인젤과 관계가 있는 모양이리라.


‘돈을 더 올려달라고 해야겠는 걸.’


어둠이 내린 거리를 두리번거리던 레이가 등의 검집에 아랑파천을 넣고는 쓴웃음을 흘렸다.

세드란까지의 짧은 여정이 생각보다 재밌을 거라는 예감이 든 것이다.




***



다음 날 아침.

낡이 밝자마자 네 대의 마차가 아스만의 성문을 빠져나갔다.

바로 레이 일행과 헤인젤 상단의 마차였다.

대열의 선두는 레이의 마차였고, 헤인젤이 탄 마차와 거대한 천을 씌어놓은 두 대의 짐마차, 그리고 말을 탄 이십 여명의 용병들이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상인이라고? 그럼 저 안에 있는 걸 파는 건가?”


마차의 창밖으로 고개를 내민 윌터가 천을 뒤집어 쓰고 있는 마차들을 보고 중얼거렸다.

저 마차는 여관의 정거장이 아니라 다른 건물의 정류장에 있던 마차들이었다.


“뭘 팔든 관심 꺼라.”


마차를 몰던 레이가 윌터에게 핀잔을 줬다.

그의 말에 삐죽 입을 내민 윌터가 다시 마차 안으로 머리를 집어넣었다.

이때 유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근데······.”


방금 전까지 윌터에게는 잔뜩 인상을 쓰던 레이가 환하게 웃는다.


“응. 왜?”

“진짜 저 마차 이상하지 않아?”


마차 밖으로 얼굴을 내민 유렌이 묻자, 레이도 천을 뒤집어쓴 마차로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천의 모양으로 보아 우리를 덮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레이는 애써 관심을 끊었다.


“애완용동물을 파는 거겠지. 너무 신경쓰지마.”

“···알았어. 오빠.”


유렌은 고개를 그덕이면서도 무언가 미심쩍은 얼굴이었다.

그래도 레이가 저렇게 말하니 조용히 수긍했고.

레이도 여전히 신경이 쓰였지만, 더 이상 엉뚱한 일에 나서고 싶지 않았기에 관심을 거뒀다.

그렇게 침묵 속에서.


덜컹-! 덜컹-!


레이 일행과 헤인젤 패거리의 여행이 이어졌다.



***


정오가 되자 용병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중년요병이 점심시간을 알려왔다.


“점심 시간입니다. 쉬었다 갑시다.”


그의 말에 냇가 앞에 마차들이 일제히 멈춰 섰다.

그러자 마차에서 풀쩍 뛰어내린 레이가 배를 두들겼다.


“으, 배고파. 빨리 먹자.”

“알았어, 오빠. 잠깐만 기다려.”


요리도구를 가지고 내린 유렌이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도마 위에 아스만 영지에서 사온 채소들과 고기를 내려놓고 먹음직스럽게 자르다 윌터를 보고 말했다.


“윌터 물 좀 떠와.”

“으응. 나???”


유렌의 지목을 받은 윌터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신보고 물을 길러 오라니, 무엄하기 그지없는 언사 아니던가.

아무리 그래도 자신은 미래의 렌시아······.


“갔다 올게.”


모욕감을 느끼던 윌터였지만.

레이의 날카로운 눈빛에 얼른 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부랴부랴 냄비를 집어든 윌터가 물가로 걸어가면서 맹세했다.


‘칫. 두고봐. 반드시 복수할 테다.’


내심 레이에게 복수할 계획을 세우면서도, 윌터의 두 손은 열심히 냄비로 물을 뜨고 있었다.



수풀 속에서 몸을 숨긴 채 마차들을 노려보던 사내의 눈빛이 살기를 머금었다.


‘즐거워 보이는군.’


후드 속, 사내의 얼굴이 굳어진다.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흑발의 남자는 더 없이 즐거운 표정으로 일행들과 같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흑발의 남자, 레이를 지켜보던 그가 이내 허리춤에 매여 있던 크로스보우를 들어올렸다.


끼이이익-!


크로스보우에 화살을 끼우던 사내의 눈빛이 살기로 번들거렸다.


‘저 녀석이 먼저다.’


그런데 사내는 레이가 아니라 헤인젤을 향해 크로스 보우를 겨눴다.

동족의 원수인 그를 먼저 제거 해야 한다.


‘잘 가라.’


피슝-!!!!!!!!!





‘살기?!’


수풀 너머에서 살기를 느낀 레이가 벌떡 일어섰고.


피슝-!


곧바로 화살 하나가 헤인젤을 향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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