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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님의 서재입니다.

리벨리온: 광휘의 소드마스터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완결

이종길
작품등록일 :
2023.08.16 16:33
최근연재일 :
2024.04.16 20:26
연재수 :
1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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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500
글자수 :
678,034

작성
23.12.2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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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1화

DUMMY

91화




슈인이 경계를 하는 사이.


저벅저벅-!!!


종업원 복장을 한 서늘한 눈빛의 사내가 그의 앞으로 다가왔다.


“안내하겠습니다.”

“허튼 짓은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겠지?”


슈인의 물음에 블러드 문의 조직원인 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저희들은 슈인님을 노리지 않았습니다. 표적은 아이젠 하나였어요.”

“나한테도 공격을 했잖아?”

“슈인님만 무사하면 저희들의 계획이 다 들통났을 테니까요. 긴 이야기는 마스터하고 하시죠.”

“······그러지.”

슈인이 무언가를 더 물어보려고 하자, 사내가 입을 다물었다.


“따라 오시죠.”


사내는 걸음을 옮겼고.

더 이상 사내와 나눌 대화가 없어진 슈인이 조용히 그의 뒤를 따랐다.


사내가 슈인을 데리고 간 곳은 지하 3층에 있는 볼품없는 작은 방 앞이었다.



“너희 마스터가 있는 곳이 여기야?”


먼지가 안고 거미줄까지 쳐진 오래된 창고의 문 같은 출입문을 보며 슈인이 물었고.


“예. 이곳에 계십니다.”

“···들어가지.”


잠깐 멈춰서 심호흡을 한 슈인이 방문을 열었다.


끼이익-!


그가 들어서자, 다시 천천히 문이 닫혔다.



***


방 안으로 들어선 슈인의 눈동자가 떨렸다.

어떤 상황이라도 침착한 그였지만, 빛 한 점없는 어두컴컴한 밀실로 들어서자 조금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인기척은 느껴진다.

어둠 속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모양이리라.


“장난은 그만쳐. 난 그렇게 참을성이 있는 사람이 아니야.”


허리춤의 검집에 꽂힌 레이이퍼의 힐트를 잡으며 슈인이 경고를 했고.


저벅저벅-!!


대답대신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때나 지금이나 말버릇이 고약하군.”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발끈한 슈인이 대꾸했다.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슈아아악-!


슈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파공성이 울려퍼졌고.


‘얼굴?!“


긴장한 슈인이 허리춤의 검집에서 레이피어를 빼들며 방어했다.


파캉-! 파카앙-!


첫 일격을 막아냈지만 상대의 공격은 계속됐다.

하지만 슈인은 여유롭게 그의 모든 공격을 막아냈다.

어두워서 시야가 보이지 않는다 해도 발소리, 홓브, 살기, 파공성 등으로 충분히 상대의 공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참을성을 시험하는 건가?’


몇 번의 공방 속에서 슈인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마나를 끌어올리면 상대를 단번에 제압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를 죽이는 것보다 대화가 먼저였기에 슈인은 전력을 다하진 않았다.

하지만.

참을성은 곧 바닥이 났고.


‘원하는 대로 해주지.’


마나홀에서 마나를 끌어모은 슈인의 움직임이 갑자기 빨라졌다.


츄캉-!


왼쪽 옆구리를 베어 들어오는 검을 쳐낸 슈인의 신형이 상대방과 거리를 좁혔다.

그가 쇄도하는 것을 느낀 상대가 검을 들어 올렸지만.


척-!


슈인의 레이피어가 이미 그의 목젖에 닿아 있었다.


“시시하군. 이정도의 실력으로 나와 놀려고 했던 건가?”

“오랜만에 재미있었어.”

“······?”


딱-!


손가락을 맞부딪치는 소리가 들리자 갑자기 밀실이 밝아졌다.

천장에 박혀 있는 마법수정구에서 빛이 뿜어진 것이다.

그리고.

갈색 눈동자에 선이 굵은 이목구비를 가진 사내가 장검을 들고 있었다.


“오랜만이다. 내가 블러드 문의 마스터야.”

“······!!”


사내를 바라본 슈인의 눈을 부릅떴다.

낯이 익었던 것이다.

그는 바로-.


“너,너 미하일?”


탈출을 하던 중, 다른 아이들을 위해 시간을 끌려고 라이온스 게이트 요원들과 싸우다 붙잡혀 간 대장, 미하일.

다른 소년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컸던 든든한 형.

죽은 줄 알았던 그가 지금 자신의 눈앞에 서 있었다.

슈인이 어안을 벙벙해 하는 와중에, 미하일의 농담이 들려왔다.


“아직도 형이라고 하진 않는군. 반갑다.”


허리춤의 검집에 겁을 집어넣은 미하일이 슈인을 향해 오른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슈인도 레이피어를 검집에 집어놓고는 그와 악수를 나눴다.


“살아 있었던 건가?”

“죽이기에는 너무 아까운 인재였나보지. 너희들이 갇힌 독방에 나도 한 나흘 정도 있었어. 그 후에는 놈들의 노예생활을 계속했지.”


슈인의 손을 놓은 미하일이 짧게나마 과거를 회고했다.

그는 반 년후.

라이온스 게이트를 탈출했고.

미하일은 렌시아로 돌아온 이후에는 조용히 살아가려 했었다.

그런데.

라이온스 게이트에서 탈출한 월영이 주점의 점원으로 살아가던 그를 찾아온 것이다.

예언능력을 가진 동방의 주술사였던 월영은 라이온스 게이트에 납치되어 그들의 ‘무기’가 되었고.

헛된 죽음을 막기 위해 미하일을 찾아온 것이다.

미하일의 자신을 도와서 블러드 문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월영.

미래뿐만 아니라 과거까지 읽는 그녀를 돕기 위해 미하일은 블러드 문의 조직원이 되었고.


단 1년 만에 블러드 문의 간부가 되었다.

그후.

월영을 위해 전대 마스터를 죽이고 마스터 자리에 오른 것이다.


“······많은 일이 있었군.”


월영에 대한 설명을 제외하곤 모든 이야기를 설명한 미하일.

슈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친우를 바라봤다.

애틋하고 안도감이 서린 눈빛이었지만.

완전히 경계심이 사라지진 않았다.


“단순히 친구로서 날 찾은 건 아니겠지?”


슈인이 정곡을 찔렀다.

블러드 문의 마스터가 미하일이라는 것이 당황스럽긴 하지만,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

아무 이유 없이 그런 쇼들까지 연달아 하며 자신을 찾았을리는 없을 터.

그의 의문에 박수를 친 미하일이 대답했다.


“역시 예리해. 맞아. 라이온스 게이트의 슈인이 아리 렌시아의 황태자 슈인 롤렌드를 블러드 문의 마스터인 미하일 로비엘이 찾은 거야.”

“이유는?”

“한 가지 제안을 하기 위해서.”

“제안이라······들어나보지.”


이야기를 하라는 듯, 슈인이 턱짓을 하자 미하일이 본론을 꺼냈다.


“황제가 되고 싶지 않나?”

“뭐?”

“너도 아이젠을 두려워하잖아. 그렇지?”

“······.”

“아이젠이 마기를 사용한 건 너도 봤을 거고. 그 자는···인간이 아니야.”


월영에 의해 아이젠의 정체를 알게 된 미하일은 거대한 판을 그렸다.

슈인은 아군으로 삼아 아이젠을 친 후.

렌시아의 황제로 만든다.

그래야 아이젠 때문에 일어난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을 테니까.

미하일이 물었지만, 슈인은 섣불리 대답하지 않았다.


“······나도 그가 두려워.”


마기를 사용하는 소드마스터가 어찌 두렵지 않을 수 있겠는가.

슈인은 종종 아이젠에게서 인간이 아니라는 위화감은 느꼈다.

언젠가는 그와 검을 나눠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장은 아니었다.


“아직은 때가 아니야. 내 양부가 젊거든.”

“기다릴 건가?”

“기다리지 않으면 어쩌자는 거지?”


슈인의 댇바을 들은 미하일의 입가에 언뜻 미소가 스치고 지나갔다.

그의 눈동자가 작게 떨리고 있었던 것이다.

동요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 점을 놓치지 않은 마히일이 진중한 어조로 말했다.


“블러드 문의 모든 힘을 빌려주겠다. 내가 널 렌시아의 황제로 만들어주겠어.‘

그의 말에 슈인의 얼굴이 굳어졌다.


“나를 황제로 만들어주시겠다?”


스릉-!


어느새 허리춤에서 다시 빼든 레이피어를 미하일의 목에 겨눈 슈인이 짓씹듯 말했다.


“모반을 일으키자는 건가? 미쳤군.”

“승산이 있으니까.”

“널 죽이고 그 목을 아이젠에게 바치는 게 더 승산이 있을 것 같은데?”

“큭큭큭. 너는 그런 멍청한 짓을 할 놈이 아니야.”


자신의 목에 레이피어가 닿아 있어도, 전혀 게의치 않은 듯 탁하게 웃은 미하일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슈인은 그가 움직였지만, 레이피어를 겨누고만 있을 뿐 별다른 움직임을 취하진 않았다.

미하일은 친우가 자신의 이어질 대답을 기다린다는 걸 알았고.


“확실한 카드가 있어. 렌시아의 모든 귀족들을 아군으로 만들 수 있는 카드가 말이야. 아무리 소드마스터라고 해도 렌시아 전체를 상대로 이길 순 없을 거야.”

“헛소리는 그만 지껄여.”


화르륽-!


그를 보고 소리치는 슈인의 레이피어에서 새하얀 오러 블레이드가 솟아 올랐다.

하지만 미하일의 표정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자신의 카드는 아무리 슈인이라고 해도 넘어 올 수밖에 없는 비장의 패였으니 말이다.


“나오시겠습니까?”


미하일의 한 마디에-.

마법수정구의 빛이 닿지는 않던 어두운 그늘 속에 묘한 균열이 생겨났다.


빠드드득-!


굉음과 함께.

아공간의 균열 속에서-.


저벅저벅-


한 여인이 걸어 나왔다.

여인을 본 미하일과 슈인의 표정이 극명히 대조되었다.

미하일은 예를 다해 허리를 숙였고.

슈인은 경악한 얼굴로 입을 벌렸다.

자신도 익히 아는 여인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마, 말도 안 돼······살아 있었던 건가?’


조금 야위긴 했지만 그녀가 분명했다.

프레드릭 렌시아 황제의 딸.


“오랜만이에요. 슈인.”



아멜린 시아가 자신의 눈앞에 서있었던 것이다.


***



르타곤의 수도.

에슬란의 북문에 위치한 바루스 사신관의 3층.

밤이 늦었지만 바루스의 사신인 발드넥은 잔뜩 상기된 얼굴로 집무실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원군을 청한지 일주일이 흘렀어. 그런데 왜, 왜 아무런 연락이 없는 거지? 어찌 르타곤이 우리 바루스에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비록 르타곤도 내전이 종식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적어도 1만이 넘는 병사들을 지원군으로 보내줄 여력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1만의 군사라도 바랄만큼 바루스는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베르칸······.’


베르칸 발데스는 황제 리안의 검술 스승이자, 충성스런 장군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성군에서 폭군이 되어버린 리안이 폭정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눈에 차지 않는 신하와 백성들은 죽이고.

마음에 드는 여인은 강간 한 후···죽였다.

황제 리안은 자신의 검술 스승의 딸 역시 강간 한후, 살해했고.

황제는 베르칸의 복수를 두려워한 나머지 그의 모든 직위와 재산을 몰수하고 평민으로 강등시킨 후.

감옥에 집어넣었다.

그런데 베르칸 발데스는 자신을 옹호하는 자들의 도움으로 탈옥을 했고.

1년 만에 반란군의 수장이 되어 바루스에게 복수를 시작했다.


‘어찌한다······만일 이대로 황제가 바뀐다면 모두 죽는다.’


바루스의 모든 백성과 군사들이 베르칸 발데스의 편이 된 지금.

그가 황제가 된다면 선황뿐만 아니라 간신들의 목도 온전하지 못하리라.


‘목숨을 부지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결국 발드넥은 다시 르타곤 황궁으로 가보기로 했다.

밤이 새도록 기다리는 정성을 보여준다면 르타곤 측도 자신과 바루스를 외면하진 못하리라.


‘벤트너, 니콜라스, 마차를 준비하거라.“


발드넥이 문 밖에 서 있는 호위병들을 향해 소리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답이 들리지 않는다.


“왜 대답이 없는 게냐? 뭘 하는 게야?”


발드넥이 소리를 치자, 끼익 집무실의 문이 열렸다.

집무실의 입구에는 갑옷을 입은 갈색 머리의 청년, 벤트너가 서 있었다.


“뭘 멍청하게 서 있는 거냐? 마차를······?”

“바, 발드넥님, 끄으으으으······!”

“너, 너 목이······!”


화들짝 놀라는 발드넥.

동시에.


츄아아악-!


신음을 흘리던 벤트너의 목에서 시뻘건 선혈이 뿜어졌다.


“왜 계속 길을 막아······그냥 물러섰으면 편하게 죽었을 거 아냐.”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 순간, 벤트너가 앞으로 고꾸라졌다.

시뻘건 선혈 속에서 꿈틀거리던 그의 몸 위로 모습을 드러낸 여인이 혀를 찼다.


“너무 아쉬워하지마. 너도 곧 따라갈 테니까 말이지.”


여인이 발드넥을 보고 선혈이 뚝뚝 떨어지는 검을 들어 올렸고.

경악한 발드넥이 소리쳤다.


“너, 넌 누구냐?”

“나, 밀레나.”


천연덕스럽게 자신의 이름을 말한 밀레나의 신형이 발드넥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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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76화 23.11.30 97 3 12쪽
75 75화 23.11.27 10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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