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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제국의 철인 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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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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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4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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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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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타로스 (6)

DUMMY


*


이윽고 인공지능들과 가디언엔젤들의 협력으로 인해 대량의 프로파일 지도가 제작되었다.

그 지도란 바로 오천만 명의 죄수들, 그리고 그들이 살면서 상호작용했던 여러 사람들의 인생 여정에 대한 상세한 드라마였다.

정밀하게 시간과 장소, 사건과 그 목적, 일대기, 대화 등을 낱낱이 반영한 데이터.

그야말로 상상 너머의 막대함이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데이터베이스를 미리 확보해놓지 않았더면 감당조차 불가능했을 자료들이었다.


“데이터의 규모와 질이 상식 너머의 수준이군. 기존 브리튼의 모든 역사 기록과 첩보 데이터베이스와 CCTV 기록을 총동원해도 0.001%만큼도 못 따랄 정도야.”


하늘과 지옥에서 유출된 각 인생들의 범죄 기록 명부.

그 정죄부(定罪簿)가 지상으로 옮겨져 담기게 되었다.

그야말로 말 그대로 천기누설이 공공연히 시행되는 작태.

그러나 이렇게 각 죄인들의 온갖 비밀스럽고 은밀하고 추한 죄들을 낱낱이 받아적어두는 이유는 그들을 옭아매기 위함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알리바이 프로파일을 구축한 뒤 현실과 비교 검증해보기 위함이었다.

정말로 저들이 지옥에서 떠들어대는 자신들의 죄상이 현실과 일치하는지, 그저 생각나는 대로 떠들어대는 무의미한 자료에 불과한지, 정확도를 체크해볼 필요성이 있었다.



알렉시스의 이 큰 뜻을 알아차린 몇몇 사설 탐정들이 저마다 같은 작업에 착수했다.

그 중에는 그의 아우인 제리도 포함되었다.

그는 몇몇 인생의 프로파일들을 다운로드 받은 뒤 그것이 정말로 해당 인생의 발자취와 일치하는지를 이중 검증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범죄자 자신의 인생 뿐 아니라 그가 만났던 사람들, 예컨대 그와 동조했던 자들이나 그를 대적했던 자들, 혹은 그에게 피해를 입었던 자들의 인생도 조사하였다.

제리와 친분이 있던 정보원들과 그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유인된 제보자들, 그리고 펠렌드로크를 통해서 전달 받은 국제 단위 조사 자료들이 작업에 유입되었다.


‘무서울 정도로 높은 정확도다.’


연갈색 머리 청년의 순한 얼굴이 긴장감으로 굳어갔다.

식은땀이 삐질삐질 그의 이마에서 흘러내렸다.


‘세부적으로 틀린 내용이 하나도 없어.’


브리튼의 모든 정보 전력을 동원한다고 해도 각 인생의 프로파일을 미리 이렇게 조사하기란 불가능하다.

아니, 애초에 저 죄수들은 세계 통일 이전에는 적국들에 속했던 자들이니 과거 역사는 더더욱 조사할 방도가 없었다.

설령 그런 극 고도화된 탐지 및 감시 기술이 있다고 해도 시행할 수는 없다.

그런 식의 일거수일투족 감시 및 기록은 인권의 원칙에 어긋나는 정책이다.

브리튼 황가로서는 시도하고 싶어도 시도해서는 안 되는 입장이다.


브리튼의 시스템이 시민들의 프라이버시 인생 기록을 소유했던 적 따위는 일절 없었음을 방증하는 증거는 사실 멀리 있지 않았다.

지금 시행되는 검증 작업, 즉 저 죄수들의 증언을 체크하는 일이 다소 원시적인 어림식에 의존한다는 점이 그것을 방증했다.

사람들이 그간 신경쓰지 않던, 묻힌 사료들과 기록들을 발굴하거나 목격자들의 증언과 진술을 취합한 뒤 이를 바탕으로 팩트를 체크하는, 불완전하고 단편적인 검증.

이런 것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브리튼의 프라이버시 감시 시스템이 과거 커뮤니스트 연방과는 다르게 사실상 아예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증거였다.

그러니 사람들의 일대기를 거시적인 범주부터 미시적 범주까지, 행동은 물론 생각까지도 기록해내는 일이 어찌 가능하겠는가?

그것도 무려 수천만의 사람들을.

어느 정도는 소설을 지어낼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현실 체크 결과 0.00001%의 오차도 허락지 않는 정확도는 어찌 설명한단 말인가.


“다시 말해서 저들이 진술하는 내용은 인간계의 어느 누구도 미리 알 수 없었고, 저 말들에는 단 한 치의 오류도 없습니다. 저들은 단순히 기억나는 대로 떠들어대는 게 아닙니다.”


제로스의 증언과 분석은 실시간으로 그의 구독자들과 목회자들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곁에서 멀찍이 떨어져 참관하고 있던 펠렌드로크도 미간을 찌푸렸다.


“고문당하는 자들이 내뱉는 진술은 현실과 크게 어긋나기 마련이다.

거짓말을 섞기 마련이거니와, 설령 정직하게 말한다고 해도 고통 때문에 정신이 흐려진 나머지 많은 세부 정보가 어긋날 수밖에 없지.”


펠렌드로크의 분석에 제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즉, 저들이 저 너머에서 겪는 현상, 즉 지옥에서 받는 형벌은 ‘고문(torture)’이 아니야. 그저 ‘극한의 후회로 인한 고통(tormented state)’이지. 저들은 지금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 아니야. 자신들의 죄목과 그 형벌의 정당함을 누구보다도 더 절실하게 깨닫는 중이야.”


제로스는 여기에 덧붙여 타르타로스 너머에서 벌어지는 현상이 진짜 지옥인 이유를 여러 가지 근거를 덧붙여 논증하였다.

그와 온라인으로 연결된 모든 이들은 열심히 그 말들을 머릿속에 새겼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제리는 다운로드 받은 ‘음성 자료’들을 몇 개 펼쳐 분석 시연에 들어갔다.

전산 용량 한계상 다섯 명 정도의 머리에서 나온 자료, 그것도 일부분에 불과한 파일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 안에도 수천만 명 이상의 절규와 울부짖음이 담겼기에 연구하기에는 충분했다.


“잘 들어보시면 저들은 많은 것들을 저주하고 있습니다. 자기 인생에서 자기가 벌인 실수들과 죄들, 복음을 듣고도 거절하여 거짓된 종교에 남았던 순간들, 알라를 신이라고 믿고 속았던 일들, 자신들을 속이고 이슬람으로 이끌었던 선배들과 스승들과 이맘들, 그 모두를 맹렬히 저주하며 이를 갈고 있죠.”


제리가 지어낸 표현이 아니었다.

정말로 하나하나 들어보니 그 모든 저주 운문이 아주 상세하고 길게 담겨 있었다.


“심지어는 알라와 마호메트, 그리고 코란을 향한 저주도 담겨 있습니다.”


듣는 이들에게는 그 저주가 통쾌함이 아닌 극심한 두려움과 불쾌감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단 하나, 잘 관찰해보면 그들이 ‘부르지 못하는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그들은 하나같이 어떤 한 이름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 이름을 열심히 의식하고 있었으며 떠올리고 곱씹고 있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저주하는 것보다도 그 이름을 의식하는 것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들은 분명 그 이름을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사색하고 있지 않았다.

뇌파에서 흘러나오는 극렬한 분노와 불안감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감히 그 이름을 저주하지 못했다.

찬양하려고 시도는 했으나 감히 찬양하지도 못했다.

심지어 발음하는 것조차도 해내지 못했다.

마치 무언가 금제에 걸려 제약당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극심한 경외감과 두려움, 진실 앞에서 압도되어 마비된 마음, 어쩌면 저곳에서 그들은 이제 그분의 이름을 내뱉는 것조차도 금지당하는 처지에 놓인 것인지도 모릅니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대목이었다.

만일 이 모든 ‘지옥’이 알렉시스가 고의로 만든 프로그램이었다면?

그랬더라면 저들은 자신들이 믿던 알라를 저주하되, 황태자가 믿는 신은 갈구하며 추구했어야 한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발현되었다.

그들은 알라를 향해서는 맹렬히 저주를 던지되, ‘어떤 신’을 향해서는 이름조차도 감히 부르지 못하며 그저 입만 뻥긋거리는 중이었다.


제리는 그들의 뻥긋거리는 입의 모양을 녹화한 뒤 가디언엔젤들의 도움으로 풀어내었다.


“그렇군요, 역시나 저 너머의 모든 것은 허깨비가 아닌, 부정할 수 없는 실체······.”


신을 믿던 그에게는 사실 이러한 사실이 그리 놀랍게 다가오지 않았다.

오히려 경악에 빠진 것은 이 무서운 현실을 생생히 지켜보는 불가지론자들이었다.


“YHWH, 그리고 YESHUA.”


무슬림, 아니 엑스-무슬림들이 현재 목마른 사슴처럼 갈구하고 있는 그 이름.

그러나 발음하지도, 목청껏 부르지도 못하도록 금지당한 그 거룩한 이름.


그 이름의 메아리는 두렵고도 높은 두 개의 단어로 구성되어 있었다.


“잠언 기자는 이렇게 선언하였습니다.

하늘에 올라갔다가 내려온 자가 누구인지, 바람을 그 장중에 모은 자가 누구인지, 물을 옷에 싼 자가 누구인지, 땅의 모든 끝을 정한 자가 누구인지,

‘그의 이름’이 무엇인지,

‘그의 아들의 이름’이 무엇인지, 너는 아느냐? (잠 30:4)

오늘 저 사람들은 그 답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에도 이갈이와 저주의 메아리는 광란의 소용돌이를 자아내고 있었다.


“크아아아악!”

“우리를 제발 소멸시켜 줘.”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내가 전부 다 틀렸어. 난 쓰레기였어.”

“찢어죽일 마귀들, 아아아악! 그 마귀들에게 속아서! 내 인생 영원히 버려지고 말았어!”

“죄를 해결받지 못하면 이렇게 비참해질 줄을 내 깨닫지 못하다니!”

“내가 거짓에 속았어!”

“알라는 다 거짓말이야! 다 거짓부렁이야! 그런 걸 믿으면 여기 오게 돼! 천국과 극락? 사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해! 은혜를 받아들였어야 했거늘!”

“자폭 테러하면 영생을 얻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지옥 중에서도 가장 깊은 구덩이로 떨어지는 지름길인 줄을 미리 알았어야 했는데! 난 완전히 망했어! 난 끝났어!”

“코란도, 종교도, 인간의 공로도, 다 가짜야! 쓰레기야! 다 누더기라고!”

“아아, 그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멸망을 당하는 줄 알지도 못했다니!”

“아, 이렇게 영원을 빼앗길 줄 알았으면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편이 나았을 텐데.”

“그분을 믿고 회개할 걸! 이젠 다 틀렸어! 이젠 기회가 없어!”

“마귀들아, 너희를 저주한다! 너희가 우리를 속였구나! 아아, 나 자신을 저주한다! 멸망당할 내 죄여! 내 육신과 부패한 마음이 나를 멸망시켰구나!”


이러한 혼란 가운데서도 희망이 섞인 울부짖음과 희망이 없는 울부짖음이 섞여 있었다.

희망 없는 외침은 이미 지상과의 연결이 끊어진 거주자들의 부르짖음.

반면에, 희망이 섞인 외침은 오천만 명의 죄수들의 영혼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깨닫는 중이었다.

아직 육체와 혼의 연결이 희미하게나마 유지된다는 사실을.

그들은 그 희미한 실이 끊어지는 순간, 정말로 운명이 고착화된다는 것을 알았기에 필사적이었다.


“잘못했어요! 제발 저희를 끊어내지 마세요!”

“절대로 그 기계의 작동을 중지시키면 안 돼요!”

“그게 멈추는 순간 우린 영원히 떨어지게 됩니다!”


아이러니한 노릇이었다.

만약 이 고통이 타르타로스를 통한 간접 경험에 불과했다면 그들은 그 기계를 꺼줄 것을 부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요구는 정반대였다.

더는 간접 체험이 아니라 정말로 혼이 지옥에 담궈진 것이기에 그러했다.

타르타로스는 시작 시에는 지옥으로 타나토노트들을 데려다주는 안내 장치였으나, 이제 그것의 역할은 그저 그들의 생명과 목숨을 지상에 붙들어놓는 닻으로 바뀌었다.


“라지쿠마르!”


상황의 급박함을 인지한 알렉시스가 외쳤다.


“목표는 이미 충족되었어. 당장 타르타로스 연결을 중단해야 해!”


하지만 라지쿠마르는 경악에 질린 표정으로 경직되어 있었다.


“불가능해, 알렉.”

“뭐?”

“저들의 신체 상태를 봐. 아직도 모르겠어?”


라지쿠마르의 말대로였다.

피험자들의 현 상태는 과열 그 자체였다.

신체의 모든 기능이 필요 이상으로, 아니 물리법칙 이상으로 활성화된 상태였다.

신경전달물질은 소모되는 중이었으며 뇌파의 흐름은 폭주에 가까웠다.

만약 저 상태로 강제로, 물리적으로 기계 연결을 중단한다면?

저들의 뇌는 반드시 파열된다.


지금은 그나마 타르타로스의 안정화 기능과 연명 기능, 그리고 사후세계에서 올라오는 어떠한 힘에 힘입어 생명이 유지되고 있지만, 실험 강제 종료 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저거 풀면 저 사람들 다 죽어.”

“하지만!”

“뇌파 연동 접속 프로그램 가동부터 중지시켜. 안에서부터 접근해야 해.”


라지쿠마르는 다른 길을 제안했다.

물리적을 기기를 떼어내는 게 아닌, 프로그램을 통한 귀환 프로세스를.


“기술이야 내가 정비했지만, 프로그램은 네가 설계한 것이니까 네가 더 잘 알 거 아냐?”

“······.”

“들어오는 과정에서 쓰인 프로세스, 그걸 그대로 역순으로 작동시켜 링크 해제 작업에 돌입해야 해. 너 그 정도는 준비해뒀을 거 아냐?”


그러나 알렉시스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미안, 그건 이미 내 제어밖이야.”

“뭐?”

“저 접속 프로그램, ‘마음 속에서부터 철저하게’ 이슬람이 그릇되었음을 깨닫고 뉘우칠 때만 역방향으로 풀리도록 설계되어 있어.”

“그게 무슨······.”

“철두철미하게 마지막 한 점까지 깨닫고 후회하지 않는 한 절대로 풀리지 않아. 처음부터 내가 그렇게 설정해뒀어. 이 명령어는 나도 해제하지 못해. 당연히 너도 불가능하고. 미안. 이렇게까지 흘러갈 줄 알았더라면······.”


기막힌 나머지 라지쿠마르는 더 할 말을 잃었다.

알렉시스는 바늘방석에 앉은 기분이 되었다.


“이젠 기도하며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어. 저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라지크의 말이 옳았다.’


이번 일은 신중하게 결정했어야 했다.

금기를 푸는 일은 극도로 경계했어야 했는데.

목표는 완벽히 이루었다지만, 이런 식의 결말을 바란 것은 아니었는데.

불쾌감에 마음이 심히 무거워졌다.



그리고 피험자들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이 순간, 사람들의 마음은 두려움으로 꺾였다.

교도소의 흉악범들은 소변을 지리며 다리의 힘을 잃고 털썩 무너졌다.

무신론자들과 불가지론자들의 손은 사시떨기처럼 파르르 떨렸다.

과거 무슬림이었던 자들이 얼굴을 손으로 가리며 크게 통곡하였다.

교회당 건물에 있던 사람들은 무릎을 꿇고 탄식하듯 간절히 부르짖었다.

그들은 살려달라고 외치며 구원을 갈구했다.

이단 종교 단체들은 식겁한 나머지 꽁무니를 빼고 달아났다.


그리고 이 시각, 이 모든 장면을 화면 너머로 지켜보는 한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브리튼 제국 국립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던 한 정신과 전문의였다.


“교수님?”


간호사의 부름에 그는 잠시 보류를 요청하였다.


“미안합니다. 개인적으로 잠시 급한 일이 있어서요, 혼자 있고 싶습니다.”


젊은 교수는 사람들을 물린 후 잠잠히 버츄얼 영상을 응시하며 침묵하였다.

한참의 정적 후 그의 눈가에서 소리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는 나직이 독백으로 중얼거렸다.


“고맙습니다, 라지쿠마르 선생님.”


그의 입가에서 주체할 수 없는 격한 자조의 웃음이 흘러나왔다.


“큭, 크흐, 크하하하!”


정의에 대한 갈망, 기나긴 기다림으로 인한 갈증, 그리고 마침내 임한 해소감.

그 모든 감정이 복잡다단하게 그의 얼굴 속에 섞여들었다.


지나간 나날들, 얼마나 깊이 비참함을 인내해야 했던가.

왜곡된 정의가 곧바르게 잡히지 못하는 모습에 얼마나 고통스러웠던가.


범죄를 통해 자신이라는 비천한 삶을 탄생시켰던 자들.

모든 것을 앗아갔던, 어린 시절 그 자체를 무너뜨렸던 그 비참한 저주들.

그리고 유일하게 자신의 생명을 구해주었던 그 은인을 고통 받게 했던 망령들.

그런 추한 짓들을 벌이고도 회개하기는커녕 발악하였던 존재들.

이것이 그들이 받아야 할 적법한 몫이요 삯이리라.

길게 돌아서 결국은 이 자리에까지 왔다.


“크하하, 감사합니다. 선생님.”


비통함 섞인 눈물과 환희의 웃음.

두 모순적인 감정이 한 샘물에서 샘솟았다.


“나를 그 끔찍한 구렁텅이에서 구해준 나의 사랑하는 형님을 그렇게 수치스럽고 비참하게 무너뜨렸던 존재들, 그들이 받아야 할 합법적인 몫을 갚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브리튼의 막내 황자.

리카온 벤저민 브라이틀란트.

황가의 혈통도, 인연도, 전혀 닿지 않은 유일한 입양아.

알렉시스에 의해서 건져냄을 받았고 황제에게 받아들여진 전쟁 고아.

이 세상 어떤 인간보다도 큰형 알렉시스를 사랑하는 막내동생, 리키.


마침내 과거의 그림자의 한 자락 위에 칼을 꽂는 데 성공한 그의 얼굴에 승리감과 해방감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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