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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람 님의 서재입니다.

파피루스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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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람
작품등록일 :
2016.07.28 14:51
최근연재일 :
2016.08.26 23:30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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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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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9
글자수 :
158,842

작성
16.08.03 12:07
조회
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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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첫 번째 악마의 표식-제11화

DUMMY

다음날 우리는 돌무쉬(터키 합승버스)를 타고 베드로의 동굴 교회로 갔다.

도로변의 빈민가를 지나 올리브 나무가 열매를 매단 채 무성한 오르막 길을 오르니 석회암 절벽을 깎아 만든 교회가 있었다. 그곳이 바로 성서에서 말한 수리아 안디옥 교회였다. 교회 동굴로 들어가는 정문 앞엔 몇몇 관광객들 만이 사진을 찍고 있었고, 우리는 입장료를 지불하고 교회 안으로 들어섰다.


실내는 그 흔해빠진 성화 한점 없이 썰렁했고 마주 보이는 강대상 뒤로, 사도 베드로의 조각상이 서있다. 강대상 오른쪽으로는 작은 통로가 위로 향하며 다른 동굴들과 연결되어 있었고, 아일린과 나는 석회석을 깎아 만든 교회의 벽면과 천정을 꼼꼼히 살피며 사진을 찍었다. 같이 들어왔던 관광객들이 세 번씩 바뀔 때까지 우리는 그곳에 머물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제레미아가 죽으며 말했던 그 표식, 악마의 표식을......


한참 후, 나보다 큰 눈을 가진 아일린이 먼저 외쳤다.

“저기예요!”

그녀의 가늘고 긴 손가락이 강대상 오른쪽 천정을 가리켰다.

“맞아. 앙크야! 역시 있었군!”

그랬다. 그때까지만 해도 반신반의하고 있었는데, 이제, 실체를 내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이었다. 아일린은 순식간에 얼어버린 내 몸을 안으며,

“당신 말이 맞았어요. 이제야 비밀의 끝을 보는군요. “

“이제부터 시작이지. 666개 중 하나를 찾아낸 거야.”

하나씩, 나의 상상은 이렇게 모습으로 보이며, 현실이 되어,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다.


동굴 교회로 향했던 오르막 길을 내려오며 아일린이 말했다.

“우리가 두 번째 제레미아 교회를 방문했을 때가 생각나요. 당신은 거기서 제일 먼저 앙크를 발견했지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이집트 문양 하나에서 당신은 감춰진 비밀을 직감했어요. 그리고 행동으로 저를 이해시켰지요. 그리고 저는 이곳 안타키야까지 당신을 따라왔고 이제 그 비밀을 눈으로 확인한 거예요.”

“우리가 처음 제레미아 교회를 방문했을 때부터 이 일은 예정되어 있었어.”


우리는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서점에 들러 세계지도 한 장을 샀다. 그리고 그위에, 터키 안타키야를 찾아 빨간색 동그라미를 그리고 번호를 매겼다.

“앙크-1, 터키 안타키야, 안디옥 교회, 베드로의 강대상 오른쪽 천정”


그날 밤 침대에서 아일린이 말했다.

“당신은 신뢰감을 느끼게 만드는 남자예요."

난 대답했다.

“넌, 내가 본의 아니게 시작한 이 일의 시작과 끝에 나와 함께 있을 거야.”

“당신도 나를 당신의 내면세계에 초대해 주세요.”

그녀는 천천히 그녀의 입술을 내 입술 위에 포갰다.

향긋한 샤프론 냄새가 그녀의 타액과 함께 내 입술을 적셨다.


그 시간 람세스 교수는 손전등을 비추며 제레미아 교회의 지하실을 살피고 있었다.

마르하르의 묘비를 읽어낸 그는, 묘비의 내용이 파피루스의 존재를 암시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고, 파피루스가 있을 만한 장소를 찾는 중이었다. 그는 두 시간이나 넘게 찾고 있었지만 여전히 감이 오지 않았다.

“녀석이 속인 건 아닐 텐데”


그것은 그의 두 번째 방문이었고, 그는 집요했다. 새벽 네시가 되어서야 석관 위에 새겨진 앙크에 눈길을 멈출 수 있었다. 화살표를 따라 계단을 올랐고, 화살표의 방향에서 제레미아의 무덤을 찾아냈다.

“휴우...... 드디어 찾았군.”

그는 망설임 없이 덮여있던 흙을 거둬내고 석관의 뚜껑을 열었다. 거기엔 종이쪽지 한 장이 있었다. 종이 위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Thank you!”

“개새끼! 나와 장난을 치고 있었군!”

그는 종이를 박박 찢어 관속에 던졌다.

“찾고야 만다.”

그의 오기가 발동하고 있었다.


동이 트고 있었다. 더 이상 작업을 계속할 수 없었고, 그는 끌어 오르는 분노와 치욕을 참으며 석관의 뚜껑을 덮어야했다. 그가 주변을 정리하고 교회를 빠져나와, 오르막길을 내려올 때 오토바이를 타고 올라오는 관리인과 마주쳤다. 람세스는 움찔했으나 모른 척 지나쳤다.


그는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와 호텔로 돌아왔다. 시간은 여덟시를 지나고 있었다. 시장끼를 느낀 그는 아래층 식당으로 가 아침식사를 했다. 그때까지도 분노가 가라안지 않고 있었다.

“자식이 나와 보물 찾기를 하자는 거군. 그래, 조금만 기다려라. 꼭 찾아내고야 말 테니까.”

그는 힘주어 양고기를 씹었다.


안탈리아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아일린이 물었다.

“이제 다음은요?”

“이스탄불로 갈 거야. 네 삼촌을 처음 만난 곳이지. 그곳에 두 번째 동그라미를 치겠어.”

아일린은 내손을 꼭 쥐었다. 격려의 의미였다.


안탈리야 공항을 빠져나오며 꺼놓았던 핸드폰을 켰다. 문자가 와 있었다.

‘나를 잘도 골탕 먹였군. 그러나 친구, 조금만 기다려. 곧, ’Thank you’ 메시지를 자네에게 보내게 될 거야. “

메시지를 같이 읽은 우리는 배꼽을 잡으며 한참 웃었다.


그날 저녁, 난 아일린과 함께 그녀의 어머니 니다와 케시미르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것은 처음으로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하는 자리였다.

“그래, 이번에 안타키야에서는 무슨 비밀을 찾았나요? 비밀은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사람들이 그것을 알아보지 못할 뿐이지요.”

“예, 우리는 이곳에서 찾은 비밀을 안타키야에서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니다와의 대화는 계속되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일을 한다는 건 외롭고 고달픈 일이지요. 하지만 늘 외롭고 고달팠던 사람만이 새로운 세상을 보는 거예요.”

“전 내일 이스탄불로 떠날 겁니다. 그곳에서 제게 이일의 동기를 제공하셨던 아일린 삼촌을 만나 감사의 말씀도 드려야 하고요.”

그날 니다는 나의 가족관계와 지나온 삶에 대해서도 물었고 그녀의 외로웠던 삶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의 딸, 아일린이 자기처럼 외로운 삶을 살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다음날, 난 이스탄불행 비행기를 타고 있었다. 그리고 아일린이 공항까지 바래다주며 내 손에 쥐어주었던 편지를 꺼내 읽었다.

“존경하는 사람에게,

한 달 전 한 남자가 저의 내면세계로 주저 없이 성큼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집을 짓기 시작했지요.

그는 건축가였으니까요.

그리고 이제 집이 완성되자 그가 떠났습니다.

지난 시간 동안 저는 당신의 내면세계를 탐험했지요.

그 안에서 저는 저의 비밀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떠난 지금,

전 당신이 지어놓은 집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신의 가호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아일린-“

난 그녀의 편지를 접으며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난 구름 위를 날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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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29 ulk
    작성일
    17.04.14 11:00
    No. 1

    아니.. 그걸 또 메일로 보내면 어떡하니 ㅋㅋㅋ 농락당한 걸 알게 되잖아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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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악마의 최후 - 제 34화 16.08.25 272 12 13쪽
33 작전 실행(2)- 제 33화 +1 16.08.24 269 7 15쪽
32 작전 실행(1) - 제32화 +1 16.08.23 353 7 13쪽
31 장기적출 - 제31화 +9 16.08.22 521 8 12쪽
30 장기밀매의 현장 (2) -제 30화 +8 16.08.21 310 9 12쪽
29 장기밀매의 현장 (1) -제 29화 +9 16.08.20 586 6 12쪽
28 피오나의 복수 -제 28화 +2 16.08.19 411 9 12쪽
27 복수의 시작(2) 제 27화 +4 16.08.18 438 8 13쪽
26 복수의 시작(1) -제 26화 +6 16.08.17 560 9 12쪽
25 파라오 -제 25화 +5 16.08.16 500 10 11쪽
24 차도살인(借刀殺人)―제 24화 16.08.14 452 10 9쪽
23 악마의 수괴 -제 23화 +2 16.08.14 353 10 9쪽
22 쿠르드족의 여전사 -제22화 +3 16.08.13 467 11 11쪽
21 이제, 다시 이스탄불로-제21화 +4 16.08.12 546 13 10쪽
20 호랑이 굴로 들어가다-제20화 +9 16.08.11 523 13 9쪽
19 드러나는 속살-제19화 +8 16.08.11 758 16 7쪽
18 성화궁-제18화 +12 16.08.10 600 19 8쪽
17 다섯번째 동그라미-제17화 +4 16.08.09 651 15 10쪽
16 장기밀매-제16화 +4 16.08.08 667 17 11쪽
15 바울의 사자들(2) -제15화 +6 16.08.07 665 14 9쪽
14 바울의 사자들-제14화 +2 16.08.05 683 19 12쪽
13 여섯명의 사탄들-제 13화 +4 16.08.04 666 21 8쪽
12 세 번째 동그라미를 찾아서-제12화 +4 16.08.04 721 19 9쪽
» 첫 번째 악마의 표식-제11화 +1 16.08.03 595 24 7쪽
10 안타키야 – 제10화 16.08.01 670 27 6쪽
9 끝나지 않은 비밀-제9화 16.07.31 686 2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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