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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미오치치 UFC 복병 급부상…짝퉁캅 이젠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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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치치는 미르코 크로캅과 같은 크로아티아계다. ⓒ UFC


‘제2의 크로캅’ 스티페 미오치치(31·미국)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16일(한국시각) 캐나다 위니펙 주 MTS 센터에서 열린 UFC 161 'Evans vs. Henderson' 주인공은 미오치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 미오치치와 맞붙은 상대는 로이 넬슨(37·미국). 육중한 몸을 바탕으로 진흙탕 승부를 즐기는 터프가이다. 국내 팬들에게 '슈퍼뚱보' '마인 부우' '날아다니는 돈까스' '밥(bob)' 등의 애칭으로 불릴 만큼 푸근한 인상에 비만형 몸매다.

하지만 이것은 겉모습일 뿐, 넬슨은 헤비급에서도 복병으로 꼽히는 강자다. 맷집은 물론 외모와 달리 날렵하고 체력도 수준급이다. 특히, 기가 막힌 타이밍에서 터지는 오른손 강펀치는 공포의 대상이다.

미오치치와의 대결 전까지 3승 모두 펀치공격으로 마무리했고, 그마저 1라운드 3분 안에 끝냈다. 주짓수계 레전드 중 하나인 헨조 그레이시에게 주짓수 블랙벨트를 받았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 그래플링 능력까지 지녔다.

때문에 경기 전까지만 해도 상당수 팬들과 관계자들은 넬슨의 우위를 예상했다. 그동안 싸웠던 상대들의 면면도 그렇고 미오치치에게 유일한 1패를 안겨준 '고층건물' 스테판 스트루브(25·네덜란드)에게 TKO승을 거둔 전적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오치치는 발전형 파이터였다. 이전까지는 "타격과 그라운드가 모두 어중간하고 연계기술도 없다"는 혹평을 받았지만 넬슨을 상대로 압승, 향후 행보에 파란불을 켰다.

최근 넬슨과 맞서는 상대들은 필살기인 라이트훅을 경계해 왼쪽으로 돌아가는 스텝을 많이 밟는다. 이에 넬슨은 앞으로 내민 왼손으로 잽을 구사하며 움직임을 묶어두고 기회다 싶을 때 오른손 펀치를 날린다.

아마복싱 경력에 'NCAA' 레슬러 경력까지 갖추고 있던 미오치치는 이러한 넬슨의 패턴을 철저하게 대비하고 나섰다. 왼쪽 동선으로 빠지면서도 철저한 커버링으로 넬슨의 펀치를 막아낸 것을 비롯해 신장과 리치의 이점을 살려 한 템포 빠르게 먼저 주먹을 냈다.

자신보다 키도 큰 데다 펀치를 내기 까다로운 방향으로 부지런히 돌며 아웃파이팅을 펼치는 미오치치의 움직임에 넬슨은 경기 내내 해법을 찾지 못했다. 이럴 경우 그라운드 싸움으로 분위기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맞지만 레슬링이 만만치 않은 미오치치는 클린치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고 페이스를 지켰다. 오히려 팔꿈치와 무릎을 적극 활용해 넬슨을 당황케했다.

미오치치는 미르코 크로캅과 같은 크로아티아계다. 본인 역시 고국의 영웅인 크로캅과 비슷한 트렁크를 즐겨 입는 데다 파이팅 스타일을 흉내 내는 등 크로캅이 롤 모델임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국내 팬들은 ‘짝퉁캅’이라는 애칭(?)을 붙여주기도. 활발한 스텝을 활용해 치고 빠지기를 반복, 잽과 스트레이트를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것을 보면 크로캅과 상당히 비슷하다.

물론 미오치치의 타격은 전성기 크로캅에 비할 바는 아니다. 아마추어 복싱을 경험한 선수답게 빠른 스텝과 깔끔한 펀치 구사 능력을 지녔지만, MMA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타격 스페셜리스트인 크로캅과 비교하기엔 파괴력이나 임팩트가 부족하다.

또 크로캅과 달리 미오치치는 킥 기술이 뛰어나지 않다. 로우킥에는 일가견이 있지만 미들킥-하이킥 등을 놓고 따졌을 때, 오히려 로사리오가 크로캅과 닮아있다. 로우킥과 펀치의 컴비네이션이라는 면에서는 크로캅보다는 안드레이 알롭스키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미오치치는 크로캅에게 없는 레슬링이라는 무기가 있다.

단순한 방어도 버거웠던 크로캅에 비해 미오치치는 공격적인 무기로 레슬링을 쓸 수 있는 기량의 소유자다. 신체조건도 크로캅보다 좋다.

지금까지 미오치치는 높은 평가는 받지 못했다. 타격-레슬링 모두에서 정상에 올라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자연스런 연계동작이 필수인데 아쉽게도 미오치치는 타격과 레슬링이 '따로 논다'는 느낌마저 줬다.

하지만 넬슨전 승리는 미오치치에게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장기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했고, 운영능력 역시 예전보다 한결 나아졌다. 이전까지는 잘해야 중상위권이라는 평가였지만 넬슨을 물리친 기세를 몰아 파이팅 스타일을 갈고 닦는다면 정상을 위협하지 말란 법도 없다.

과연 미오치치는 크로캅 못한 UFC 정복의 꿈을 대신 이룰 수 있을지, 제2의 크로캅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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