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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김민구 vs. 두경민... 이상민 대 양동근의 싸움?

김민구 패스.jpg

ⓒ 전주 KCC

 

'데릭 민구' 김민구(23·191cm)와 '폭주 코뿔소' 두경민(23·183cm)은 경희대 10학번 동기다. 김종규(창원 LG)와 함께 '경희대 빅3'로 불리며 대학리그를 평정했던 이들은 지난 신인드래프트에서 각각 2, 3순위로 전주 KCC-원주 동부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성했다.

최진수-오세근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프로무대 입단 동기생들은 유독 서로 간에 라이벌 의식이 강한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한테는 질 수 없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사례인데 서로가 그런 느낌이 팽배하기도 하지만 한쪽의 투쟁심이 지나치게 강한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지난 8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있었던 KCC와 동부의 경기도 그랬다. 이날 승부는 동부가 71-65로 신승을 거뒀는데 그 중심에는 경기 내내 엄청난 투지를 불태웠던 두경민(26득점, 3점슛 5개 ,2리바운드, 3스틸)이 있었다.

한국농구의 미래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일까? 유독 김민구는 타 선수들의 거센 도전을 많이 받는 편이다. 모비스 이대성이 그렇고 이날 경기를 가진 두경민이 또 그랬다. 김민구(19득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는 자신을 향해 덤벼오는 두경민을 맞아 침착하게 맞대응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신장만 보면 두경민이 정통가드의 플레이를 펼치고 김민구가 공격수의 역할을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앞만 보고 달리는 코뿔소'라는 평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두경민은 신장은 작지만 강한 체력과 힘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자신의 공격을 펼치는 투박한 스타일이다.

반면 김민구는 뛰어난 공격수이면서도 어지간한 포인트가드 이상의 세련된 리딩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라 경희대 시절 실질적 1번(가드) 역할을 수행했다.

딱히 약점을 찾기 힘든 김민구와 달리 두경민은 장단점이 뚜렷한 유형의 가드다. 부지런하고 배짱이 두둑한지라 공격적인 부분(평균 8.94득점, 3점슛 전체 3위)에서는 나무랄 데 없지만 가드치고 시야가 좁고 패스능력도 좋지 않다.

본인의 몫은 충분히 기대 이상으로 잘하고 있으나 전체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 것. 키작은 포워드라는 혹평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비해 공격력이 보강된 이상민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는 김민구는 자신의 주포지션인 슈팅가드는 물론 포인트가드 역할까지 완벽에 가깝게 소화하며(평균 11.37득점, 4.9어시스트, 5리바운드, 2스틸) 리그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가드로 불리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많은 팬들은 두경민-김민구가 꾸준히 성장할 경우의 롤모델로 양동근-이상민을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경희대 시절부터 두경민에게 붙은 별명 중 하나는 '두동근'이다. 울산 모비스 베테랑가드 양동근과 외모(?), 플레이스타일 등이 흡사하기 때문, 실제로 프로에 입성해 펼치는 경기 색깔 역시 영락없이 신인시절 양동근을 연상시킨다.

현란한 드리블과 센스로 상대를 속이는 이전 정통파 가드들과 달리 양동근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순간적인 스피드가 좋아 동선을 간파당해도 어렵지 않게 뚫어버렸으며 한발 앞서 잽싸게 막아서는 상대는 몸싸움으로 밀어냈다.

그와 몸싸움을 벌이는 대부분의 상대 가드들은 월등한 힘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소속팀에서도 이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포스트업을 주문하기도 했다. 여기에 빼어난 슈팅력과 강한 체력까지 갖춰 돌파와 슛을 반복하며 상대를 농락하기 일쑤였다.

이러한 양동근의 힘-체력-스피드는 수비시에도 크게 빛을 발했다. 엄청난 활동량으로 빠르고 강하게 압박하다 보니 어지간한 상대는 평소의 기량을 펼치기 어려웠다. 경기 시야가 더 넓고 패싱센스가 좋은 가드라 할지라도 일단 맞상대에서 밀려버렸는지라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했다.

두경민은 호불호가 뚜렷한 가드다. 두경민 입장에서는 양동근이 그랬듯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신장이 작은 가드가 센스까지 좋지 않은 이상 어지간해서는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 장점인 정확한 외곽슛을 꾸준히 발전시킨다면 양동근과 비슷한듯하면서도 다른 형태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는 평가다.

김민구는 안정적인 드리블은 물론 코트전체를 넓게 볼 수 있는 시야가 최대 장점이다. 슛감이 좋지 않은 날에도 평균 이상의 활약이 가능한 이유인데, 전성기 시절 이상민이 그랬듯 상대의 촘촘한 그물망 수비를 단번에 뚫어버리는 킬패스만 더 갈고닦는다면 더욱 막기 힘든 선수가 될 것이 분명하다.

두경민과 김민구는 이제 막 첫 시즌을 치르고 있다. 아마시절의 명성은 김민구가 단연 앞섰지만 프로에서는 누가 더 성공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점 하나는 둘이 나란히 성장을 거듭한다면 한국농구의 미래는 그만큼 더 밝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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