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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박찬호 길 가는 김동현, 김병현 닮은 정찬성

UFC는 전세계 종합격투기를 대표하는 현존 최고의 단체다. 한때 프라이드와 함께 동서양을 양분했으나 프라이드의 몰락과 함께 더더욱 승승장구하며 현재는 세계 1강의 무대가 됐다.

그런 무대에서 최근 코리안파이터들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이웃나라 일본과 비교해도 MMA 역사에서 한참 떨어지지만, 몇년 사이 엄청난 도약세를 이루며 현재는 세계무대 성적에서 외려 앞서는 모습이다. '에이스' 임현규,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 '철권' 방태현, '슈퍼보이' 최두호, '불도저' 남의철 등 UFC내 코리안 파이터들의 숫자는 계속해서 증가추세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코리안 파이터를 꼽으라면 단연 '스턴건' 김동현(웰터급)과 '코리안좀비' 정찬성(페더급)을 들 수 있다. 김동현은 동양인 파이터로는 드물게 6년째 롱런하고 있으며 정찬성은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체급 타이틀전까지 벌이며 한국 MMA의 자존심을 높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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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 - 최초 코리안 UFC파이터 김동현

얼마전 UFC 10승에 성공한 김동현은 메이저리그로 따지면 '코리안특급' 박찬호같은 존재다. 대한민국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1994년 LA다저스를 통해 데뷔하여 텍사스 레인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메츠,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양키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등을 거치며 메이저리그 동양인 최다승(124승)을 거둔 투수다.

특히 타고투저 현상이 극심하던 1997년~2001년 당시 LA 다저스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냈는데 연평균 15승, 200이닝, 200삼진, 3점대 방어율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우완 최고 투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은 것은 물론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정되었으며 사이영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최고 150Km 후반대에 육박하는 투심 패스트볼(Two-Seam fastball)과 포심 패스트볼(Four-Seam fastball)로 상대 타자들을 힘으로 윽박지르는가하면 기가막힌 타이밍에서 큰 각으로 들어가는 슬러브(slurve), 파워커브(Power curve)는 쉼없이 상대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박찬호가 그랬듯 UFC 최초 코리안파이터 김동현 역시 이후 진출하게 될 선수들의 교두보 역할을 잘 해주었다. 김동현은 압박형 그래플링을 통해 어지간한 중위권 상대들을 어렵지 않게 제압해왔다. 테크닉과 밸런스가 잘 조화된 그의 그라운드는 수준급 그래플러가 많은 웰터급에서도 상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최근에는 타격에도 자신감이 붙어 상위권을 바싹 위협할 다크호스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UFC 최다승은 '썬더' 오카미 유신(33·일본)이 가지고 있다. 많은 국내 팬들은 박찬호가 '토네이도' 노모 히데오를 제치고 최다승을 가져갔듯이 김동현이 유신의 기록을 깨기를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개성 넘치던 김병현 - 코리안 좀비 열풍의 정찬성

김동현이 박찬호라면 정찬성은 김병현같은 존재다. 꾸준히 단계를 밟아가며 랭킹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김동현과 달리 정찬성은 초반부터 인상적인 경기를 통해 굉장한 임팩트를 남겼다.

김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150㎞대의 구속을 갖춘 희소성높은 잠수함투수로 주목을 받았다. 작은 체구의 동양인 선수가 독특한 폼으로 덩치 큰 메이저리거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하는 모습은 국내 팬들은 물론 미국현지에서도 연일 화제였다.

특히 빠르게 가다 큰 각으로 휘는 공이 원반 같다고 해서 '프리즈비(frisbee)'라 불렸던 김병현표 슬라이더는 말 그대로 마구같은 위력을 떨쳤다.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아보는 등 자신만의 캐릭터와 임팩트가 확실했던 선수다.

정찬성 또한 캐릭터와 임팩트 하나는 확실했다. 그는 2010년 4월, WEC 48에서 있었던 레오나르도 가르시아전을 통해 화끈한 파이터로 전세계 격투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비록 아쉽게 패하기는 했지만 터프하고 근성 있는 파이터로 유명한 가르시아를 맞이해 당시 무명의 정찬성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세기의 난타전을 펼쳤다.

수많은 현지 팬들은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동양권 선수가 경기 내내 미친 듯이 옥타곤을 휘젓자 단숨에 매료됐다. 당시 정찬성의 경기는 UFC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포레스트 그리핀-스테판 보너전과 비교될 정도였다. UFC 다나 화이트 대표 역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호감을 표시했다. '코리안 좀비' 티셔츠까지 출시돼 불티나게 팔리는 등 정찬성 입지의 대전환 계기가 됐던 중요한 경기였다.

이후 정찬성은 가르시아와의 2차전에서 '트위스터(Twister)'라는 실전 경기에서 찾아보기 힘든 희귀한 기술로 리벤지에 성공한 것을 비롯 당시 상위권 강자로 꼽혔던 마크 호미닉에게는 경기 시작 7초 만에 KO승을 거두며 현지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김병현에게 월드시리즈는 명성과 아쉬움을 한꺼번에 던져준 무대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하기 무섭게 실력발휘를 한 김병현은 초반에는 셋업맨으로 활약하다가 매트 멘타이의 부상공백을 틈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주전 마무리로 도약한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등에서 확실한 소방수로 위력을 떨친다. 당시 비교대상이었던 시애틀 매리너스의 특급동양인 마무리 '대마신(大魔神)' 사사키 가즈히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그리고 진출한 대망의 월드시리즈무대, 적어도 김병현이 이전까지 해온 것처럼만 투구를 펼친다면 애리조나의 뒷문 걱정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김병현은 상대 뉴욕 양키즈의 분석 시스템과 심리전에 말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2경기 연속 결정적인 홈런을 얻어맞으며 좌절해야 했다.

정찬성 역시 동양인 파이터로는 파격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타이틀 매치를 가졌다. 강자들이 우글거리는 페더급이지만 정찬성의 기량-상품성 등이 모두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정찬성은 세간의 우려와 달리 극강의 챔피언 '폭행 몬스터' 조제 알도(27·브라질)와 명승부를 펼쳤지만 4라운드에서 불의의 어깨부상으로 아쉽게 패하고 만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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