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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松潭) 님의 서재입니다.

캡틴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송담(松潭)
작품등록일 :
2013.11.01 11:32
최근연재일 :
2013.11.20 14:22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180,258
추천수 :
5,129
글자수 :
60,500

작성
13.11.12 09:12
조회
7,413
추천
285
글자
7쪽

제 4 장 보복과 복수 그리고 이별

DUMMY

현장을 본 하린의 눈에서 핏방울이 튀었다.

“엄마!”

크게 소리치며 달려간 하린은 깍두기의 허벅지에 매달리며 힘껏 깨물었다.

“아악! 뭐야!”

하린이 깨문 힘은 절대로 어설프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앙다문 이에 기운이 몰려들었다.

그것은 마치 아귀를 잘 맞춘 쥐덫처럼 깍두기의 허벅지살을 한입 가득 물어뜯었다.

“아아악! 이 애새끼가!”

깍두기는 허벅지 살이 한 뭉텅이 뜯겨 나가자 소리를 버럭 지르며 하린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놈은 그러면서도 걸터앉은 자세를 풀지 않았다.

휘익!

하린은 교묘하게 주먹을 피하고는 놈의 등 뒤로 돌아 다시 반대쪽 허벅지에 올라섰다.

이제 일곱 살인 하린의 조그만 체구는 간신히 놈의 턱에 닿을 정도였다.

“쥐방울만한 새끼가 감히!”

성질이 제대로 난 깍두기가 소리를 지르며 양팔로 하린을 잡으려고 들었다.

만약 하린이 저 거대한 덩치에게 잡히기라도 한다면 그대로 어포가 되어버릴 것만 같았다.

“꺄악!”

주위에 둘러섰던 여자들이 비명을 질렀다.

금방이라도 하린이 잡힐 것처럼 보였기에 저도 모르게 지른 비명이다.

“어머머머!”

비명을 질렀던 여자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졌다.

펄쩍 뛰어오른 하린이 어느새 깍두기의 양쪽 귀를 잡아당긴 채 코를 물어뜯고 있었다.

“아아악!”

깍두기가 죽는다고 비명을 지르며 하린을 잡았다.

허나 놈은 힘을 쓰지 못했다.

하린이 워낙 단단하게 귀를 움켜쥐었을 뿐만 아니라 코를 물어뜯고 있었기 때문이다.

뚜두둑!

“아아아악!”

마침내 코가 반 이상 떨어졌을 때 깍두기가 엉거주춤 일어섰다.

휘리리릭!

때마침 요란한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다.

경비들이 우르르 달려오고 있었다.

그때까지도 윤수현의 위에 쓰러져있던 사내는 여전히 일어나지 않았다.

하린은 깍두기의 귀를 잡았던 손을 놓고 코에서 입도 떼었다. 그리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즉시 엄마 위에 쓰러져있는 사내를 향했다.

화들짝 놀란 사내가 황급히 일어나더니 부리나케 달아났다.

그 뒤를 코를 움켜쥔 깍두기가 쫓았다.

“잡아야 돼!”

하린이 악을 쓰며 소리쳤다.

피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하린의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으아아아아!”

하린의 입에서 괴성이 터졌다.

갑자기 바람이 불었다.

광포한 바람이다.

허나 바람은 나타날 때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

쿵!

그리고 하린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콰다당!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요란한 소리가 났다.

먼저 달아나던 사내가 미처 다섯 걸음도 옮기지 못하고 바람에 걸려 자빠졌다. 뒤를 따르던 깍두기 역시 마찬가지다.

“이 자식들이 여기가 어디라고 행패야!”

때마침 도착한 경비들이 놈들을 제압했다.

“이 이런!”

서둘러 윤수현에게 다가온 또 다른 경비가 참혹한 현장을 보고 소리쳤다.

윤수현의 몰골은 처참했다.

“이모! 엉엉!”

예린은 정신없이 소리쳤다.

찢어지듯 터져 나오는 울음이 둘러선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하린은 꿈을 꾸었다.

그런데 그 꿈은 거꾸로 흘렀다.

아름다운 계곡이 나타났다.

그곳에서 뭔가 수련하는 청년의 모습도 보았다.

어린아이들이 지나갔고 노인과 청년이 살던 때가 펼쳐졌다.

꿈은 짧았다.

하린은 뭔가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기는 했지만 그저 꿈일 뿐이라고 여겼다.

그렇게 첫 번째 징조가 지나갔다.


민문희는 우아하게 와인을 한 모금 물었다.

그녀는 키가 조금 작은 것 빼고는 어디에서도 빠지지 않을 미인이다. 물론 당연한 얘기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손을 안 댄 곳이 없다.

입에 머금었던 와인을 천천히 삼키며 민문희가 최덕수를 보았다.

“어떻게 됐어?”

“처리했습니다. 사모님.”

최덕수가 탁자에 사진을 올려놓았다.

모두 다섯 장이다.

꿀꺽!

최덕수가 저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켰다.

민문희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긴장한 것이다.

“흐음, 아주 죽여 버리지 그랬어?”

민문희가 혀로 자신의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최덕수의 허리가 조금 더 내려갔다.

지금 민문희는 대답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말없이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이렇게 허리를 조금 더 숙여주는 것으로 그녀의 기분은 최고조에 이를 터였다.

이런 작은 행동으로 최덕수가 얻는 것은 많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두둑한 보너스다.

“조금 약한 것 같지만……. 좋아, 수고했어.”

민문희가 입술 끝을 살짝 올렸다.

흡족하다는 표현이다.

그녀가 이런 표정을 보일 땐 꽤나 너그러워진다.

최덕수는 그녀를 보며 내심 기대했다.

괜히 한국대 출신이라 불리는 게 아니다. 최덕수에게는 그만한 머리와 눈치가 있었다.

“애들하고 술이라도 한잔해.”

최덕수가 기대하던 상황이다.

탁자에는 제법 두둑한 봉투가 놓여있었다.

“감사합니다.”

“가서 일 봐. 아니, 그동안 고생했으니까 오늘은 그만 들어가서 쉬도록 해.”

고개를 꾸벅 숙이는 최덕수에게 민문희가 모처럼 선심을 썼다.

최덕수를 내보낸 민문희는 사진으로 눈을 돌렸다.

거기에는 윤수현의 처참한 모습이 들어있었다.

“싸가지 없는 년, 꼬라지가 참으로 볼만 하구나. 호호호호!”

민문희의 통쾌한 웃음소리가 저택을 넘어 울렸다.


어느덧 삼 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중환자실에 있었던 윤수현이 오전에 일반병동으로 옮겨졌다.

윤수현은 참으로 오랜만에 아들 하린을 보고 있었다.

파리한 얼굴의 윤수현이 하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엄마, 이제 괜찮아?”

“으응, 많이 나아서 이제 이렇게 일어났잖아.”

“그럼 집에 가는 거야?”

“며칠만 더 있으면 집에 갈 수 있대.”

마트에서 병원으로 왔을 땐 갈비뼈가 세 대나 부러지고 얼굴은 온통 흉터로 가득했었다.

발달된 의술덕분으로 대부분의 흉터는 사라졌다. 허나 오른쪽 광대뼈 부근의 것은 상처가 제법 깊었던 까닭에 흔적이 약간 남아있었다.

허리도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다리였다.

양쪽 다리의 무릎관절과 신경이 엉망이었는데 깍두기가 밟으며 제대로 망가진 것이다.

현대 의학으로도 어떻게 손을 쓸 방법이 없었다.

그로인해 그녀는 더 이상 걷지 못하게 되었다.

“우리 아들, 조금 더 참을 수 있지?”

“응, 하린인 잘 참아.”

“그래, 우리 하린이 착하지.”

아들이 앞에 있기에 괜찮은 척했지만 윤수현은 아직도 악몽에 시달렸다.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눈만 감으면 그때의 광경이 떠올랐다.

“형님, 여깁니다요.”

“이번엔 확실하지?”

복도에서 우렁우렁한 소리들이 들렸다.

“여기 417호 맞지 않습니까!”

“이게 어디서 큰 소리야! 빨리 문이나 열어! 이번에도 아니면 넌 죽을 줄 알아!”

이번엔 조금 전보다 더욱 소리가 컸다.

병실사람들이 하나같이 궁금한 표정을 보인다.

이 병실이 바로 417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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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제 4 장 보복과 복수 그리고 이별 +15 13.11.20 7,231 301 9쪽
19 제 4 장 보복과 복수 그리고 이별 +7 13.11.19 6,368 211 7쪽
18 제 4 장 보복과 복수 그리고 이별 +10 13.11.18 6,655 205 7쪽
17 제 4 장 보복과 복수 그리고 이별 +8 13.11.14 7,804 244 7쪽
» 제 4 장 보복과 복수 그리고 이별 +9 13.11.12 7,414 285 7쪽
15 제 4 장 보복과 복수 그리고 이별 +6 13.11.11 7,588 249 7쪽
14 제 3 장 전예린과 변태수 +5 13.11.11 7,479 222 7쪽
13 제 3 장 전예린과 변태수 +4 13.11.09 7,328 256 7쪽
12 제 3 장 전예린과 변태수 +2 13.11.09 7,521 210 7쪽
11 제 3 장 전예린과 변태수 +2 13.11.09 8,309 202 7쪽
10 제 2 장 고진감래 +5 13.11.08 8,435 220 7쪽
9 제 2 장 고진감래 +13 13.11.06 9,072 245 7쪽
8 제 2 장 고진감래 +11 13.11.05 9,998 241 7쪽
7 제 2 장 고진감래(苦盡甘來) +9 13.11.04 10,284 266 7쪽
6 제 1 장 부모 +7 13.11.03 10,689 314 8쪽
5 제 1 장 부모 +2 13.11.02 10,309 307 7쪽
4 제 1 장 부모 +2 13.11.02 10,736 270 8쪽
3 제 1 장 부모 +5 13.11.01 11,025 281 7쪽
2 제 1 장 부모 +2 13.11.01 12,113 294 7쪽
1 서장 어째 이런 일이…… +3 13.11.01 13,039 30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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