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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담(松潭) 님의 서재입니다.

캡틴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송담(松潭)
작품등록일 :
2013.11.01 11:32
최근연재일 :
2013.11.20 14:22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180,259
추천수 :
5,129
글자수 :
60,500

작성
13.11.08 16:05
조회
8,435
추천
220
글자
7쪽

제 2 장 고진감래

DUMMY

윤수현은 권혜진이 고마웠다.

“권강사하고 점심이라도 같이 먹어야겠네. 많이 놀랐을 텐데.”

하린을 안고 울먹이던 그녀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국가대표를 지낸 권혜진은 부상 때문에 수영을 포기하고 교원임용고시를 준비 중이다.

그만큼 어렵게 시간을 내 준 그녀다.

윤수현은 부디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며 눈을 슬쩍 내렸다.

품에 안긴 하린이 자신의 손보다 훨씬 큰 바나나맛 우유를 정신없이 빨아대고 있다.

“그래, 많이많이 먹고 무럭무럭 자라라. 아픈데 없고 건강하다니 다행이구나, 아가야.”

쌍코피를 흘렸다는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잘 못 되는 건 아닌가 싶었다.

진찰을 받고 여러 가지 확인을 거친 뒤에 의사와 마주했었다. 담당 의사는 양방과 한방을 모두 공부한 이로 대학교 선배다.

“쌍코피를 흘렸다고? 허허, 걱정하지 않아도 돼.”

“정말이에요?”

“그래, 이 녀석 보통 건강한 게 아니야. 나중에 여러 여자 울릴 거다.”

“네?”

“의사생활만 10년을 훌쩍 넘겼는데 이런 체질은 처음이야.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대단한 정력을 타고 났어. 아무튼 크면 여자 조심해야 할 거다.”

윤수현은 병원에서의 일을 떠올리며 슬며시 웃었다.

여자와 관련한 부분에서 왠지 뿌듯했던 것이다.


다음 날

수영복을 입은 하린에게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다.

‘이것 참, 민망하게 왜들 이리 보는 거야?’

표범무늬 수영복과 예쁜 얼굴 그리고 아장아장 걷는 모습은 천상의 선동이다.

사람들은 쉽게 눈을 뗄 수 없었고 그러다보니 수영장의 모든 시선이 주시하게 되었다.

‘구경거리가 되어 버렸네.’

마음에 안 든다.

‘그렇지, 어머니 품에 안기면 되잖아.’

하린이 윤수현의 다리를 잡고 매달렸다.

“왜? 안아 달라고?”

윤수현은 단 번에 의도를 파악했다.

하린은 이제 사람들의 시선을 따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허나 결과는 전혀 달랐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도 윤수현은 여전히 그 미모를 간직하고 있다. 사람들은 늘씬한 몸매의 그녀가 하린을 품에 안은 모습을 보고 탄성을 터트렸다.

‘에혀, 동물원의 원숭이도 아니고 이렇게 불편해서야 어디 살겠냐.’

“물에 들어가 볼까?”

‘그렇지! 물속에 들어가면 되잖아!’

하린이 활짝 웃었다.

이 웃음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요 녀석, 그렇게 웃지 말라고 그랬지.”

윤수현이 하린의 볼에 연신 뽀뽀를 해대며 말했다.

‘아아, 어머니. 어서 물에 들어가요. 엥? 우와 저 여자 대단하네. 완전히 고릴라잖아? 아니야, 고릴라는 약해. 이건 오랑우탄이야.’

하린의 눈길이 닿은 곳에는 비대한 체구의 중년여성이 몸을 풀고 있었다. 몸집을 감당하지 못한 수영복이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았다.

‘워어! 원장 고릴라잖아? 화장을 지우니까 완전 딴 사람이네.’

배연희는 하린이 자신을 알아 본 줄도 모르고 열심히 몸을 풀었다.

‘우흐흐흐, 수영복 입은 고릴라의 체조다.’

하린이 능글맞게 웃었다.

그게 얼굴에 그대로 나타났다.

“우리 아들, 뭘 보고 그렇게 좋아하는 거니?”

윤수현이 하린의 시선을 좇았다.

비대한 몸집의 아줌마가 보였다. 허나 윤수현은 배연희를 알아보지 못했다.

하나 둘 셋 넷!

둘 둘 셋 넷!

배연희가 상체를 숙이는데 손끝이 허벅지에서 머문다.

그녀의 얼굴이 벌게졌다.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땀을 뻘뻘 흘린 배연희가 어느새 똑바로 선 상태에서 옆구리를 접는다. 그런데 도통 구부러지지가 않는다.

이건 완전히 통나무다.

“풋!”

윤수현이 저도 모르게 웃었다.

‘엥? 재미있으신가 보네? 좋아, 좀 더 화끈한 웃음을 선사해 드려야지.’

하린은 허리를 뒤로 젖히는 배연희에게 기운을 쏘아 보냈다.

배연희는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데도 멈추지 않았다.

그때 기운이 그녀의 가슴을 살짝 밀었다.

꽈당!

“어머!”

윤수현은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배연희는 간신히 일어났는데 다친 곳은 없다.

“무슨 놈의 바닥이 이렇게 미끄러워!”

애꿎은 바닥을 보며 배연희가 투덜거렸다.

“풉푸푸푸!”

윤선희는 웃음을 참느라 기를 썼다.

‘우흐흐흐, 혼자 보기 아깝네.’

하린은 즐거웠다.

기운으로 쿠션을 만들어뒀기에 배연희가 자빠졌어도 다치지는 않았다. 그러니 이렇게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하린은 물에서도 숨을 쉴 수 있다. 피부호흡이 가능한 때문이다. 그렇다고 고개를 들지 않으면 이상하다고 볼 게 뻔하다.

그래서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권혜진이 가슴과 배를 받쳐주는 상태에서 하린은 허우적거리듯 팔과 다리를 놀렸다.

‘에혀, 이게 무슨 짓이냐. 일부러 어설피 움직이는 게 더 어렵네.’

지금까지는 걷는 게 힘들었다. 뒤뚱뒤뚱 걷다가 적당히 넘어져야 하는데 너무 오래 걸어도 안 되고 또 그렇다고 자주 넘어지는 것도 쫌 그렇다.

말하는 거야 대충 정황보고 어눌하게 하면 크게 지장이 없었다. 물론 완전히 기초적인 단어만 사용했다.

그렇게 적당히 잘 넘겨왔는데 수영을 배우는 것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권혜진은 수영전문가다. 자칫 조금만 허점을 보여도 금방 알아볼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다.

참으로 오랜만에 초긴장 상태에 들어섰다.

‘너무 빨라도 그리고 너무 느려도 안 돼.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하린은 머리를 팽팽 굴리며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연출하느라 정신없다.

옆에는 윤수현이 긴장한 채 보고 있었다.

물은 그녀의 허리 높이다.

“잘 하는데요? 금방 배우겠어요.”

권혜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허어, 이거 너무 튀었나 보네. 쉬운 게 없어…….’

하린의 걱정과는 달리 아들이 잘 한다는 말을 들은 윤수현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그때 물을 차는 소리가 들렸다.

철퍽 처벅!

물이 튀며 세 사람을 덮쳤다.

흘깃 보니 원장 고릴라다.

장난감처럼 보이는 보드 위에서 연신 팔다리를 움직이는데 물결이 거세게 일렁이며 사방으로 튀었다.

‘다칠까봐 기운까지 썼는데 저 우라질 고릴라가 감히 물을 먹이네.’

괘씸했다.

하린은 즉각 보복에 들어갔다.

몸을 받쳐주던 보드가 옆으로 밀려났다. 배연희가 허우적거린다. 그 바람에 더욱 거세게 물결이 일고 물방울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배연희는 허리밖에 차지 않는 물속에서 버둥거렸다.

물결이 요동치자 권혜진이 하린을 안았다.

‘우워어어! 살구향이다!’

하린은 탄성을 내질렀다.

권혜진은 혹시라도 하린이 잘 못 될까 완전히 품에 안고 보호했다.

탄력있는 가슴이 하린의 얼굴을 누른다.

‘좋구나…….’

하린은 아예 눈을 감고 권혜진의 체취를 음미했다.

‘이게 바로 소소한 행복 아니겠어? 고릴라를 물 먹이고 또 이렇게 아리따운 처자의 살구향을 마음껏 들이키잖아. 우흐흐흐.’

웃음 짓는 하린의 얼굴이 어째 능글맞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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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제 4 장 보복과 복수 그리고 이별 +6 13.11.11 7,588 249 7쪽
14 제 3 장 전예린과 변태수 +5 13.11.11 7,479 222 7쪽
13 제 3 장 전예린과 변태수 +4 13.11.09 7,328 256 7쪽
12 제 3 장 전예린과 변태수 +2 13.11.09 7,521 210 7쪽
11 제 3 장 전예린과 변태수 +2 13.11.09 8,309 202 7쪽
» 제 2 장 고진감래 +5 13.11.08 8,436 220 7쪽
9 제 2 장 고진감래 +13 13.11.06 9,072 245 7쪽
8 제 2 장 고진감래 +11 13.11.05 9,998 241 7쪽
7 제 2 장 고진감래(苦盡甘來) +9 13.11.04 10,284 266 7쪽
6 제 1 장 부모 +7 13.11.03 10,689 314 8쪽
5 제 1 장 부모 +2 13.11.02 10,309 307 7쪽
4 제 1 장 부모 +2 13.11.02 10,736 270 8쪽
3 제 1 장 부모 +5 13.11.01 11,025 281 7쪽
2 제 1 장 부모 +2 13.11.01 12,113 294 7쪽
1 서장 어째 이런 일이…… +3 13.11.01 13,039 306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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