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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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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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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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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뉴비 헌터를 키워라(2)

DUMMY

“뭐? 지금 상황에서 던전 브레이크라고?”

“네. 이 근방에서 활동하던 길드가 있는데, 최근 헌터가 잘 구인되지 않아 방치해둔 게이트라고 합니다.”

“아씨···. 지금, 우리 서에 투입될 만한 헌터가 있나?”

“조 경위님은 휴가계 내셔서···.”

“그, 그 뭐냐. 그럼 박 순경은?”

“E급 헌터가 뭘 하겠습니까.”


같은 시각, 성북구에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던 조건웅이 있던 곳도 밖에서 일어난 사태를 파악하고 있었다.


‘헌터 협회에서 경찰로 수사를 넘긴 건 당연하지. 운명 길드만 안 끼어든다면··· 빠져나갈 수 있다.’


혼란스러운 분위기.


그 안에서 조건웅은 홀로 태연한 모습이었다.


조건웅이 만든 유령 길드. 그리고 그 길드에서 방치해둔 게이트가 때마침 던전 브레이크를 일으킨 것이었다.


‘김용택, 그 새x는 돗자리 펴는 게 더 떼돈 벌 것 같은데.’


김용택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구매하라고 했던 게이트들이었다.


‘게이트 하나가 터지면, 줄줄이 터지는 연쇄반응이 진짜였구만.’


게이트 하나에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날 경우, 비슷한 시기에 나타난 다른 게이트들도 약해진 경계를 뚫고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한다는 이론.


던전 브레이크에 가까워진 게이트들은 그 주변에 스파크가 일면서 뿜어내는 마력의 양이 높아진다.


그렇게 몬스터가 있는 이계와 인간계 사이에 경계가 약해진다는 것.


그리고 이를 미리 알아차린 김용택은 조건웅이 직접 성북구 경찰서에 방문해 곧 까발려질 범죄들을 자수하라 전했다.


물론, 유도진을 죽이라고 했던 일은 증거를 대며 발뺌하며, 핑계를 대기 위한 자수였다.


“허허, 무슨··· 곤란한 일이라도 생겼나 봐요?”

“아니 그···.”


조건웅을 조사하던 두 명의 경찰은 서로를 한참 바라보며 뜸을 들이더니, 이내 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지금···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났다고 합니다. 근데 위치가··· 성신여대 쪽이라서··· 아무래도 아직 대학생들이···.”


그가 누구인가.


S급 헌터인 조건웅이 아닌가.


그렇다면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난 지금, 사람들은 누굴 찾을 것인가.


모든 것은 조건웅이 계획한 그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제가 대신 그 몬스터들을 잡아드릴까요?”

“예? 그게··· 무슨···.”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했는데 헌터가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조건웅의 말에 두 경찰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여기 서장, 박경식이잖습니까? 내가 그 서장이랑 친해요. 제가 직접 서에 찾아오긴 했지만, 던전 브레이크가 터졌다면 그것 먼저 해결하고 왔을 겁니다. 그리고······. 승진하고 싶지 않습니까?”


조건웅의 말을 들은 경찰들은 서서히 표정이 변하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하면 넘어오겠다.’


조건웅은 입가에 미소를 지운 채, 마지막 한 마디를 더 남겼다.


“저는 헌터로서 사명감을 지키는 것이고, 여러분은 경찰로서 시민들을 지키는 겁니다.”


그러자, 두 사람 중 윗사람으로 보이는 경찰이 건웅에게 다가갔다.


“큼큼. 도망··· 안 가시죠?”

“제가 숨는다고 숨어질 사람인가요. 하하. 몬스터만 잡고 돌아올 겁니다.”

“후···.”


조건웅의 사회적 직위는 헌터임을 제외하더라도 이미 고위급으로 치부되고 있었다.


대한민국 재벌 기업의 자제였으니까.


그러니, 도망은 가지 않을 것이다. 이게 경찰들이 내린 결론이었다.


경찰은 이내, 그의 손에 채워져 있던 수갑을 풀어주었다.


“그럼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예! 헌터님. 저희 성북구를 지켜주세요!”

“어휴, 당연한 말을.”


그러더니 조건웅은 자리에서 일어나 떳떳하게 두 발로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 * *



< 저 앞에서 누군가가 미노타우로스와 싸우고 있는 것 같구나. >

“맞아. 나도 느껴졌어.”


지하철역부터 성신여대까지 가는 길거리.


그동안, 도망치는 사람들에게서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난 게이트의 위치를 물을 수 있었다.


성신여대 건물 중 하나에서 몬스터들이 갑자기 쏟아져나왔다는 것이었다.


“분명, 무슨 길드가 와서 공략한다고 했는데··· 아까 갑자기 콰직 소리가 나더니···.”


그 결과 건물이 무너지고, 그 안에서 수업을 듣고 있던 학생들이 그대로 갇혀있는 상황.


그렇게 그 건물로 이동하는 도중, 순간 익숙한 마력이 느껴졌다.


“스읍. 뭐지? 뭔가 낯익은 마력인데···.”


머릿속에 누군가가 스쳐 지나갔지만, 그 사람이 여기 있을 리는 없었다.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 여기서 한가하게 몬스터를 때려잡는다고? 말이 안 되지.’


하지만 앞으로 가면 갈수록, ‘조건웅’의 마력은 더욱 선명해졌다.


“진짜야? 진짜 조건웅이야?”


그렇게 조건웅의 마력임을 확실히 인지하던 그때, 내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장자를 부를 땐 님이라던가 아저씨라고 붙여야지.”

“아니, 왜 당신이 여기에···.”

“헌터가 헌터 일을 하는 데 무슨 문제가 있나?”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잖아요.”


조건웅의 주변에는 여러 개의 유리 조각들이 공중에 흩뿌려진 채로 떠 있었다.


‘저게 프리즘이라는 아이템인가 보네.’


나는 사전에 조사했던 정보들을 토대로 그를 관찰했다.


“어쩌겠어. 이 주변에 헌터가 없다는데. 이 몸이 활약해야지.”

“제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들어가서 조사나 마저 받으시죠.”


그때였다.


‘쿠궁’ 하는 소리와 함께, 우리 앞에 있던 큰 건물들이 무너져 내린 것은.


그리고 그 뒤로 나타난 것은 미노타우로스 5마리였다.


“뭐? 알아서 한다고? 어디, 햇병아리 새x가 가오를 잡아.”


미노타우로스를 발견하자마자, 먼저 몸을 움직인 내 뒤로, 조건웅이 소리쳤다.


그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그의 앞으로 여러 겹의 프리즘 결정이 겹치고 있었다.


“프리즘!”


하나둘씩 약간의 공간을 띄우고 겹친 프리즘 결정은 총 4개였다.


그에 조건웅은 내 쪽을 가리키며, 비키라고 손짓했고, 나는 그의 말에 따라 몸을 비킬 수밖에 없었다.


“아틸러리!”


내가 몸을 비키자마자, 그는 스킬을 사용했다.


그의 손끝에서 발사된 한 줄기의 얇은 광선은 이내 프리즘 결정을 지나치며 증폭해, 분산시켰다.


그리고 마지막 프리즘 결정을 지나자, 수백 개로 나누어진 빛의 광선이 미노타우로스 5마리에게로 날아갔다.


“가오를 잡으려면 실력은 갖추고 잡아야지. 어딜, 멋도 없이.”


그의 말과 동시에, 스킬을 맞은 미노타우로스들은 온몸 곳곳에 구멍이 뚫린 채로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이게 S급의 전투.’


뭐가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순식간에 5마리의 미노타우로스를 잡아버린 조건웅은 대학교 건물 쪽을 바라보더니 나한테 소리쳤다.


“안 갈 거여?”

“가··· 가요.”


따라간다고 해서, 내가 할 게 있을까 싶었지만, 나는 그를 따라나섰다.


따지고 보면 난 비암의 진짜 전투를 본 적도 없었다.


비암은 언제나 느긋하게 usb를 던지는 기술만 보여줄 뿐이었으니까.


물론, 그런 느긋한 공격에도 데미지는 상당했고, 몬스터들은 가볍게 목숨을 잃었지만.


< 놀랐느냐. 진정이 되질 않는 것 같구나. >

‘응. 조금.’


만약, 내가 지금 조건웅과 진심으로 부딪힌다면, 그를 이길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그 생각의 결과, 나는 방금 전에 봤던 광선들에 몸이 뚫려 죽을 거란 결론에 다다랐다.


“오해할까 봐 말하는데, 나는 여기 정리하고 곧바로 다시 조사에 들어갈 거야.”

“그래야죠.”

“근데, 과연 사람들이 지금 이렇게 사람들을 돕는 나를 그런 사람으로 알까? 내가 우도진이를 위협하는 사람이라고?”


‘유도진인데요······.’


그의 말에 나는 걸음을 멈춰 세웠다.


“이거··· 당신이 계획한 일이죠?”

“응? 에이. 아니야. 나라고 어떻게 던전 브레이크가 일어날 걸 알고 왔겠나. 심지어, 우리 길드는 여기 게이트 안 샀어.”

“타이밍이 좋았을 뿐이겠지. 아까 이야기를 들어보니, 게이트를 산 길드가 싸울 사람이 없다고 던전 공략을 미뤘다던데?”


조건웅은 점점 다가오더니, 내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리곤 나를 향해 비릿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확실한 것만 말하라고.”


그의 말에 어떤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의 말처럼 확실한 것은 없었으니까.


“어? 어디 가게?”

“혼자 하실 수 있잖아요.”

“그치. 혼자 하는 게 편하긴 하지.”

“저는 주변에 다른 피해자는 없는지 보겠습니다.”

“뭐, 알아서 빠져준다니, 다행이구먼. 하하하.”


나는 발을 돌렸다.


충분히 강해졌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앞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 자신이 환멸이 날 정도였으니까.


그의 옆에 있으면 있을수록, 내 스스로를 깎아내릴 것만 같아서··· 나는 그대로 발을 돌렸다.


“우도진이. 너도 헌터잖아. 나를 적으로 돌리는 건 곤란해. 무슨 말인지 알지? 난 다 헌터들을 위해 이러는 거니까.”


그의 마지막 말을 들으며 나는 골목으로 들어섰다.



* * *



[광진구, 친절한 이웃들 ‘창화 길드’. “자신을 위협한 것은 천하 길드의 조건웅.” 발언. 앞으로 ‘천하 길드’ 및 ‘천하 그룹’의 지원은 받지 않을 것.]

[‘미르 길드’. 자신을 공격한 ‘천하 길드’에게는 도움을 받지 않겠다 선언.]

[의료 학계가 들썩였다. “천하 그룹에는 의학 데이터를 주지 않겠다.”]

[제일 길드, “천하 길드의 방향은 잘못된 길. 우리도 헌터 대출을 선보일 것.”]


다음 날, 각종 언론사에는 우리 쪽에서 준비한 여론몰이 기사가 퍼져나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우리의 기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기사들에 묻히기 시작했다.


[성신여대 측, “조건웅 헌터님에게 감사. 천하 길드 측에서 치료비 전부 부담하기로.”]

[조사받던 도중에도 헌터 임무에 충실한 조건웅, 그의 미담은 어디까지?]

[조건웅 측, “중소 길드와의 일은 서로의 의견 차이 때문. 조만간 타협할 예정.”]

[조건웅에게 물었다. “유도진을 죽이라고 협박했다? 그건 다 과장된 소문.”]


언론사면 언론사, 너튜브까지도 온통 조건웅에 대한 이야기들로 뒤덮였다.


“공격이 안 통할 줄은 알았지만··· 이게 이렇게 안 통하네···.”

< 그래도 네게 있던 살인자 누명은 벗겨졌으니 다행 아니더냐. >

“그래도··· 이건···.”


곰의 말도 맞았다.


이제 그 누구도 나를 ‘강한주를 죽인 사람’으로 알지 않았을 테니까.


< 그자는 강하다. 사회적으로도 강하고, 능력 면에서도 강하다. 그러니, 이만큼 했으면 된 거다. 애썼다. >

“이번에 확실히 알았어. 나는··· 등급만 높아진 거지. 강한 게 아니야. 진짜 강함은··· 달랐어. 강해질 거야.”

< ······. >


내 말에 곰은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반응을 보이더니, 솔깃한 제안을 하나 하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그래... 유도진이보다 5년 먼저 전쟁에서 구른 조건웅이 더...

잘 싸우겠지... 그래도 힘내... 너도 강해질 게 분명하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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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유도진, 진짜 휴일(3) 24.05.07 27 2 13쪽
107 유도진, 진짜 휴일(2) 24.05.06 33 2 13쪽
106 유도진, 진짜 휴일(1) 24.05.05 33 2 12쪽
105 S급 헌터(4) 24.05.04 35 2 12쪽
104 S급 헌터(3) 24.05.03 35 2 13쪽
103 S급 헌터(2) 24.05.02 35 2 12쪽
102 S급 헌터(1) 24.05.01 43 2 11쪽
101 칠흑의 갑옷, 듀라한(6) 24.04.30 36 2 12쪽
100 칠흑의 갑옷, 듀라한(5) 24.04.29 40 2 13쪽
99 칠흑의 갑옷, 듀라한(4) 24.04.28 41 2 12쪽
98 칠흑의 갑옷, 듀라한(3) 24.04.27 41 2 13쪽
97 칠흑의 갑옷, 듀라한(2) 24.04.26 40 2 13쪽
96 칠흑의 갑옷, 듀라한(1) 24.04.25 47 2 13쪽
95 곰에 대한 의문(4) 24.04.24 42 2 12쪽
94 곰에 대한 의문(3) 24.04.23 40 2 13쪽
93 곰에 대한 의문(2) 24.04.22 38 2 12쪽
92 곰에 대한 의문(1) 24.04.21 44 2 13쪽
91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6) 24.04.20 43 2 14쪽
90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5) 24.04.19 39 2 13쪽
89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4) 24.04.18 44 1 12쪽
88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3) 24.04.17 42 1 14쪽
87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2) 24.04.16 48 1 12쪽
86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1) 24.04.15 48 1 12쪽
85 스킬의 조합(4) 24.04.14 50 1 12쪽
84 스킬의 조합(3) 24.04.13 53 1 13쪽
83 스킬의 조합(2) 24.04.12 54 2 12쪽
82 스킬의 조합(1) 24.04.11 57 2 12쪽
81 마력을 다루는 방법(4) 24.04.10 54 1 12쪽
80 마력을 다루는 방법(3) 24.04.09 53 1 14쪽
79 마력을 다루는 방법(2) 24.04.08 5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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