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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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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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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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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94,347

작성
24.03.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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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도진의 곁에 선 사람들(1)

DUMMY

“그런 건 어디다 쓰려고 모으는 거야? 그냥 처분해.”

“아니, 그냥··· 심심해서 집에서··· 인형 놀이라도 하려고···?”

“x친 놈···.”


내 대답을 들은 준혁은 이해되지 않는 듯 고개를 저었다.


- 천하 그룹에서는 초거대 몬스터 시체를 1조에 구매하겠다고 했었는데, 관심 없으신가요?

“네. 관심 없습니다.”


조금만 뜯어 먹고, 필요 없는 부분은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할 예정이었다.


예를 들면··· 이지형에게 전달해서 무기를 만든다던가, 비암에게 선물을 한다는 등으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 그렇지. 이뮨 그자도 레데르처럼 군단장의 직위에 있었으니, 뜯어먹으면 쓸 만한 자재가 될 게다. >

‘물론, 이뮨이 그럴듯한 스킬을 준다면 말이야···.’


어쨌거나, 이뮨 역시 몬스터였다.


아무 맛은 나지 않았지만, 전투 중에 이뮨을 뜯어 먹었을 때, 시스템창이 떠올랐었다.


그 말은 즉, 스킬을 얻을지도 모른다는 뜻이었다.


“그나저나, 이렇게 나란히 눕는 거 되게 오랜만이네.”

“오글거리게 갑자기 웬 추억팔이야.”

“오글은 무슨. 아까, 헌터 협회에서 울던 거 기억 안 나냐. 찌질이 새x야.”

“아니···.”


우리는 슬슬 잠자리에 들기 직전, 옛날을 떠올렸다.


이 집에서 처음 각성을 했고, 준혁이 나를 걱정해서 다퉜고, S급이 되어 다시 돌아왔다.


“옛날에 아무 생각 없이 지낼 때가 좋았는데.”

“뭐가 좋아. 만년 백수로 돌아가고 싶어?”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뭔가, 좀, 내가 견디기 벅찬 일들이 생겨서···.”


내 말에 누워있던 준혁은 돌연, 몸을 일으켜 내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내가, 헌터 일 하지 말라고 했잖아.”

“아니···. 근데, 이거 봐. 나는 헌터가 될 운명이었다니까?”

“운명은 x랄. 그리고, 견디기 벅찬 일들? 걱정 마. 나 이래 보여도 나름대로 영향력 있는···.”


준혁은 비장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다가 기가 죽었는지, 작은 목소리로 말을 덧붙였다.


“중소길드 매니저야.”

“난 또, 뭐라고. 참 잘 나셨습니다. 중소길드 매니저씨~”

“뭐? 너, 나 제법 잘나가···.”


그러니 네가 견디기 힘든 일들은 내가 없애줄 수 있어.


준혁은 작게 속삭였다.


“그래···. 알았어. 알았으니까, 자자. 자고, 내일 일어나자.”

“씨이···.”


준혁은 다시 눈가가 그렁그렁해졌는지, 침대에 냅다 눕더니 내 쪽으로 몸을 돌려 내 몸에 팔을 올렸다.


“팔 치워. 죽이기 전에.”

“어허? S급 헌터가 민간인을 위협하는 거야? 우에엥. 싱고해야지!”

“지x!”


그렇게 정말 오랜만에, 편안하게 잠을 잔 것 같았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언제나처럼 준혁은 일을 나가고 없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이부자리를 개어놓곤, 헌터 협회에서 알려준 ‘사체 처리 본부’로 향했다.


< 사체 처리 본부라면··· 다양한 몬스터들이 있지 않겠는가. >

‘그렇지?’

< 그럼 거기서 먹을 것을 살 수도 있지 않겠느냐! 네, 네가 가끔가다 말하던 호에라는 것도 말이다! >

‘호에? 아. 호에 아니고, 회. 회.’


곰의 말도 일리는 있었다.


몬스터의 사체를 한곳에 모아두고, 부패하지 않도록 마법을 걸어두는 곳이 ‘사체 처리 본부’였다.


그 말은 즉, 내가 구매자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근데··· 그건, 나중에 사자. 이번에 대충 루트만 보고.’

< 어째서냐! 짐은 호에가 먹어보고 싶다! >

‘지금 사체 처리 본부에 가는 이유가 뭔데. 몬스터 고기를 챙기러 가는 거잖아.’

< 아! 그렇구나! 먹을 것이 잔뜩이구나! 하아, 벌써 침이 고이는구나! >


나는 고개를 저으며 대화창을 껐다.


“혹시 뭐, 불편하신 점이 있으신 건가요?”

“네?”

“아니, 뒷자리에 앉아서 한참 고개를 젓길래, 불편하신 점이 있는 줄···.”

“아하하. 없습니다.”


내 모습을 이상하게 보던 택시 기사에게 변명 아닌 변명을 하고 나서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 * *



“미쳤다. 너도 느껴져?”

< 그래. 저곳에서 어마어마한 냄새가 나고 있구나. >

“이건 음식 냄새가 아니야···. 이건··· 향기라고 불러도 될 정도야.”


사체 처리 본부는 커다란 건물 두 채로 지어져 있었다.


사체를 보관하는 큰 건물. 그리고 그 옆, 소각장이 붙어있는 작은 건물에서는 식용 실험을 위해 뼈와 살을 분리하는 처리장이 있었다.


당연하게도 건물 자체는 사체 보관 장소가 더 컸지만, 맛있는 냄새는 양쪽에서 향긋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저기는 바스크 치즈케이크, 이쪽은 초코 머핀이랑 휘낭시에···. 이쪽에선 연어, 육회 냄새가 나.”

< 그··· 그것들이 무엇이냐! >


곰은 처음 들어보는 음식들의 이름에 침을 흘리고 있었다.


“일단은··· 가자. 가서 우리 음식은 어떤 맛이 나는지 확인하는 거야.”


하지만 그 수많은 음식 냄새 중에서 아쉽게도 회 냄새는 나지 않았다.


‘비릿한 바다 냄새가 안 나니까.’


그래도 프리시오나 시-드레이크라는 몬스터들도 바다에 사니까 일말의 희망은 버리지 않고 있었다.


“아, 유도진 헌터님?”

“네. 안녕하세요.”

“어제 연락드렸던 유진욱입니다.”


사체 보관동으로 가자, 그 앞에 서 있던 남자가 나를 알아보는지 내게 다가왔다.


“최근에 S급으로 승급하셨다는 이야기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아···하하. 감사합니다.”

“제가 이번에 헌터님의 안내를 맡았습니다. 원래 이런 경우는 잘 없지만, 아시다시피··· 한꺼번에 많은 몬스터가···.”


내게 명함을 건넨 그는, 머쓱하게 고개를 꾸벅이는 나를 데리고 사체 보관동 복도를 거닐었다.


복도를 지나는 순간에도 그는 내가 어색하지 않도록, 어디 유 씨인지, 본가는 어디인지, 어떻게 헌터가 되었는지 등을 물어왔다.


“일단··· 여기가 헌터님이 처리하신 와이번들이 있는 곳입니다.”


복도 중간, 거대한 문이 있는 곳에 멈춰 선 진욱은 문에 사원증을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거대한 문이 열리며, 내부 공간이 드러났다.


마치 운동장처럼 생긴 공간이었다. 그리고 천장에는 크레인까지 달려 있었다.


그 안에는 나름 가지런하게 정렬해 둔 와이번의 사체들이 놓여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코끝을 스치는······ 치킨 냄새가 났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제품 냄새가.


‘치킨 중에 단연은 프라이드에 치즈 가루를 묻히고, 요거트 크림을 푸욱 찍어 먹는 ‘스핑클’이라는 제품이지.’


혹시 몬스터도 이런 맛을 낼 수 있을까, 기대를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몬스터한테서 스핑클 맛이 난다면··· 더 이상 일반 스핑클을 맛있게 못 먹을 것만 같은 두려움도 있었다.


< 스핑클이라. 저것도 그 치킨의 종류인가? >

‘응. 내가 제일 좋아하는 브랜드 치킨이야.’

< 호오···. 얼른, 얼른 챙기거라! >


곰은 벌써 흥분했는지, 내게 재촉하고 있었다.


“기존에 연락받은 대로, 와이번 사체 10구면 되겠습니까?”


와이번 사체는 성인 남성 크기의 작은 드래곤 모습이었다.


하지만 드래곤이라기엔 어딘가 박쥐와 도마뱀을 애매하게 섞어놓은 느낌의 몬스터였다.


‘10마리로 충분할까?’

< 100%를 채우기엔··· 짐도 모르겠구나. 허나, 다다익선 아니겠느냐. >


맞는 말이었다.


남는 몬스터가 있다면 망고나 자몽에게 줄 수도 있고, 게이트 안에 있는 샐러맨더들에게 줘도 되는 일이었으니까.


“혹시··· 이 안에 있는 몬스터들 중에서 제 소유는 몇 마리인가요?”


문 앞에 서 있는 진욱에게 물으니, 그는 싱긋 웃더니 내 질문에 답변했다.


“아, 말씀 안 드렸군요. 이 건물 자체가, 이번 헌터님이 쓰러뜨린 몬스터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아. 이 정도구나.’


그 말은 즉, 이 안에 있는 40구가 넘는 시체들이 모두 내가··· 아니, 곰이 쓰러뜨린 몬스터라는 말이었다.


“그럼··· 20개만···.”

“아, 알겠습니다.”


그렇게, 기존의 계획과는 다르게, 세 종류의 몬스터 시체들을 20개씩 챙기곤··· 초거대 몬스터, 이뮨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야. 이 몬스터 사냥할 땐, 저도 생방송으로 봤는데··· 와. 오금이 저릴 정도더라고요.”

“아, 그런가요?”

“이런 거대한 몬스터를··· 아무 타격 없이··· 그대로 제압한다는 게···. 아, 물론, 그게 헌터님의 실력이 아니었다고 해도요···.”


그렇게 이뮨의 시체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려던 도중,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핸드폰이 울렸다.


- 헌터님, 윤혜성입니다. 오늘 내로 운명 길드 사무실로 방문해 주셨으면 하는데요.


증거가 될 무언가를 찾은 것일까.


윤혜성이 나를 불렀다.



* * *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유도진 씨가 강한주 씨를 죽였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네?”


윤혜성의 호출을 받고 사체 처리 본부에서 급하게 운명 길드의 사무실로 온 나는 그녀의 말에 당황할 뿐이었다.


“CCTV와 블랙박스까지 모조리 찾아봤습니다만···.”


그녀는 소파 테이블에 몸을 기댄 채 턱에 손을 괸 채로 나를 바라보았다.


“혹시, 던전 노이즈라고 아십니까?”

“던전 들어가면 카메라 먹통 되는 그거 아닌가요?”

“네. 저쪽 차원의 마력은 우리 차원의 마력과 다르기에, 카메라로 녹화되는 영상에 노이즈가 생기는 현상이죠.”


그녀는 한숨을 한 번 내뱉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강한주를 찍은 온갖 영상들에··· 던전 노이즈가 발생했더군요. 혹시, 이에 대해 아시는 게 있으십니까?”


그녀의 날카로운 눈빛에 나는 괜히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다른 차원의 존재가 내뿜는 마력이 강해질 경우에만 발생한다는 던전 노이즈.


강한주가 던전 노이즈를 일으킨다고? 그럴 만한 사람이었던가?


내가 고민에 빠져있자, 그녀는 괴고 있던 손을 풀더니, 이번엔 다리를 꼰 채로 나를 바라보았다.


“앞으로 1시간 뒤, 저희 길드의 가을 씨가 당신의 기억을 살펴볼 거예요. 그리고 이 자리는 동의서를 작성하기 위한 자리죠.”


그녀가 종이 한 장을 내밀고는 나를 향해 싱긋 웃어 보였다.


작가의말

1차 하차 지점을 본 결과,

역시 유도진이 힘을 숨기는 부분에서 하차한 분들이 많네요 ㅠ

죄송...합니다...

하지만 아직...이에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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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S급 헌터(3) 24.05.03 35 2 13쪽
103 S급 헌터(2) 24.05.02 35 2 12쪽
102 S급 헌터(1) 24.05.01 43 2 11쪽
101 칠흑의 갑옷, 듀라한(6) 24.04.30 36 2 12쪽
100 칠흑의 갑옷, 듀라한(5) 24.04.29 39 2 13쪽
99 칠흑의 갑옷, 듀라한(4) 24.04.28 41 2 12쪽
98 칠흑의 갑옷, 듀라한(3) 24.04.27 41 2 13쪽
97 칠흑의 갑옷, 듀라한(2) 24.04.26 40 2 13쪽
96 칠흑의 갑옷, 듀라한(1) 24.04.25 47 2 13쪽
95 곰에 대한 의문(4) 24.04.24 42 2 12쪽
94 곰에 대한 의문(3) 24.04.23 40 2 13쪽
93 곰에 대한 의문(2) 24.04.22 38 2 12쪽
92 곰에 대한 의문(1) 24.04.21 44 2 13쪽
91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6) 24.04.20 43 2 14쪽
90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5) 24.04.19 39 2 13쪽
89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4) 24.04.18 44 1 12쪽
88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3) 24.04.17 42 1 14쪽
87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2) 24.04.16 48 1 12쪽
86 도진의 선물을 가진 자(1) 24.04.15 48 1 12쪽
85 스킬의 조합(4) 24.04.14 50 1 12쪽
84 스킬의 조합(3) 24.04.13 53 1 13쪽
83 스킬의 조합(2) 24.04.12 54 2 12쪽
82 스킬의 조합(1) 24.04.11 57 2 12쪽
81 마력을 다루는 방법(4) 24.04.10 54 1 12쪽
80 마력을 다루는 방법(3) 24.04.09 53 1 14쪽
79 마력을 다루는 방법(2) 24.04.08 59 0 13쪽
78 마력을 다루는 방법(1) 24.04.07 5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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