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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확립

[디지몬] 무쌍 시리즈

웹소설 > 자유연재 > 팬픽·패러디, 판타지

완결

유오원후
작품등록일 :
2018.10.18 20:15
최근연재일 :
2021.01.19 23:21
연재수 :
189 회
조회수 :
12,674
추천수 :
205
글자수 :
1,247,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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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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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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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0쪽

무쌍(無雙) Phoenix Origin -18-

DUMMY

타치바나 가(家).

아스카가 구입해서 24년 동안 살았고, 행방불명된 이후에 동생인 유카토가 자신의 가족들과 살고 있었다. 그런데 타치바나 형제(진과 준)는 물론이고, 류이치와 유코, 제스몬, 시스터몬 자매, 레이븐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과 같은 사태가 벌어진 이유는 디지털 월드에서 7대 마왕과 싸우고 있을 때, 힘을 개방한 피닉스가 7대 마왕이 이끌고 온 대군을 분해시키고는 「공간전이」를 통해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와 협력자들을 현실 세계<리얼 월드>로 보냈기 때문이었다.


“여기는?”


“우리 집이야.”


“정말 오랜만에 와보는군.”


“······아버지. 어머니.”


처음 방문한지라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고 있는 유코에게 설명을 해주는 준과 아스카와 같이 지냈을 때의 기억을 추억으로 떠올리는 레이븐. 그 때, 진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부모를 입에 담았다.

그러자 다른 이들도 진의 시선이 향하는 맞은편을 바라봤다. 거기에는 40대 초반의 남성과 여성, 타치바나 형제의 아버지인 유키토와 어머니인 유이가 서 있었다. 뜻밖의 상황에 양쪽 모두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중앙에 「공간전이」의 마법진이 형성되더니 피닉스가 나타났다.


“처음 뵙겠습니다. 타치바나 씨.”


“당신은?”


“일단은 피닉스라고 합니다. 사정을 설명하고자 이곳에 왔습니다.”


“···이야기를 듣기 전에 장소부터 옮기죠.”


아스카의 방에서 대화를 나누기에는 인원의 수나 크기 때문에 비좁으므로 모두 밖으로 나왔다. 거실을 거쳐 주방으로 이동하는데, 도중에 와이즈몬과 바로몬을 크로스로더에서 꺼내 네 디지몬에게 마법을 걸었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한 것으로, 제스몬은 백발에 붉은색 코트 차림의 미남이 되었고, 시스터몬 자매는 복장이 수녀복에서 고딕 로리타 드레스로 바뀌었고, 레이븐은 아스카가 줬던 시계 형태의 장치를 팔에 착용해 작동시켜서 흑발에 보라색 평상복 차림의 소년으로 변신하였다.


“아드님과 다른 아이들은 디지털 월드를 구하는 일 때문에 선택받았습니다.”


“누가 선택한 것입니까?”


“···당신 모친.”


“어머니가?!”


피닉스가 「그녀」를 언급하자 유키토와 유이는 크게 경악했다. 레이븐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다른 이들은 「그녀」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서 의아해할 뿐이었다. 다만 타치바나 형제의 경우, 왠지 모를 위화감이 들었는지 부모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빠. 엄마. 할머니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고모에 대해서 알고 있니?”


“예. 레이븐이 알려줬습니다.”


“그렇구나. 나도 정확히는 모른다만, 누님의 말에 의하면 인간이 아니라고 하더구나.”


“인간이 아니라면 어떠한 존재라는 거지?”


“그건 아스카도 모른다고 했어. 하지만 한 가지 장담한 게 있는데, 신을 초월한 존재일 거라고 하더군.”


「그녀」에 대해 아는 대로 밝힌 유키토와 레이븐. 이를 듣고 다들 각자의 생각에 잠겨있는데, 피닉스가 헛기침을 하여 모두의 관심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더니 끊겼던 말을 계속 이었다.


“저는 「그녀」의 명령을 받아서 세 아이를 지키고, 겉으로 드러난 적인 7대 마왕을 저지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났다는 말을 배후에 누군가가 있다는 말인가요?”


“맞아. 애초에 7대 마왕이 행동을 일으켰을 때, 그 준비는 미흡했어. 그런데 그들과 맞서는 3대 천사는 밀리고 있으며, 로얄 나이츠는 입장 차이로 갈라져서 사실상 중립 상태가 됐지. 올림푸스 12신이야 웬만해서는 나서는 일이 없으니 넘어가더라도··· 누군가가 7대 마왕을 돕지 않고서야 이러한 사태는 일어날 수가 없어.”


“네가 말하는 그 누군가의 정체를 알아냈나?”


“아니. 보통 용의주도한 게 아니라서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어.”


이 말을 끝으로 피닉스가 한숨을 내쉬자 다른 이들의 얼굴이 굳어졌다. 동료로서 같이 싸운 터라 피닉스의 실력이 궁극체 수준이며 세심한 성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런 그녀가 한숨을 내쉰다면 상대가 보통이 아니라고 봐야 한다.


“어쨌거나 당신 모친이 시작한 일이니 끝을 보기 전까지는 막을 수 없습니다.”


“···그렇겠지요. 하아~ 정말이지 난감하군.”


“세세한 이야기는 알아서 하시고, 저는 할 일을 마쳤으므로 이만 가보겠습니다.”


“가시게요?”


“응. 7대 마왕이 당분간 움직이지 못하도록 손을 써야하니까. 너희들도 잠시 동안은 쉬도록 해. 때가 되면 연락을 할 테니.”


피닉스는 준, 류이치, 유코를 바라보더니 시선을 옮겨 유키토, 유이, 진, 그리고 제스몬, 시스터몬 자매, 레이븐을 보면서 말을 하고는 「공간전이」를 사용하여 이곳을 떠났다. 그 후에 유키토와 유이는 두 아들과 시선을 마주치면서 침묵을 유지하다가 입을 열었다.


“피닉스의 말대로 말리기에는 늦었으니··· 대신 몸조심해야 한단다.”


“예. 알겠어요.”


“레이븐. 우리 아들들은 물론이고, 다른 두 아이도 지켜줘.”


“그럴 생각으로 현역 복귀한 거야. 최선을 다할 생각이니 너무 염려하진 마.”


“우리도 레이븐을 도와서 아이들을 지킬 겁니다.”


“감사합니다.”


레이븐과 제스몬의 말에 유키토와 유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숙였다. 감사의 의미가 담긴 행동인지라 네 디지몬도 답하듯이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복잡해진 심정이 안정되어 가자 타치바나 부부는 두 아들(특히 준)에게 건강상태를 물었고, 처음 보는 유코에게 말을 걸었다.

질문과 대화가 끝나고 나서 시계를 확인하니 다섯 시를 훨씬 넘겨 슬슬 여섯 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집에 돌아갈 때가 되자 류이치와 유코는 작별인사를 하려고 하는데, 유이가 둘에게 저녁식사 및 하룻밤 숙박을 권유했다. 차라리 그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한 두 아이는 자신의 집에 전화하여 사정을 설명하고는 타치바나 형제, 네 디지몬과 함께 준비를 하며 기다렸다.


*


며칠 후.

준, 류이치, 유코는 학교에 다니면서 나름대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주 만나서 대화를 나눴는데, 유코는 다른 두 명과 학교가 다르기 때문에 주로 밖에서 만나게 됐다.

지금은 토요일인지라 진과 인간의 모습을 취한 제스몬, 시스터몬 자매, 레이븐이 아무도 없는 공원으로 와서 세 아이와 합류했다.


“···아, 형.”


“무엇을 보고 있기에 우리가 오는 것도 모르는 거야?”


“실은 이걸 보고 있었어.”


준은 자신이 보고 있던 은색의 크로스로더를 형과 네 디지몬에게도 보여줬다. 액정에는 디지털 월드에 처음 왔었을 때에 획득한 알(디지타마)이 있었다. 정체를 모르는데다가 아직까지 부화하지 않아서 확인을 하고 있었는데, 알에 신경을 쏟다보니 다른 사람이 오는 것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


“그나저나 여기로 모이라는 문자를 받았는데, 어쩔 생각인 거지?”


“글쎄요. 자세한 건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묘하게 느낌이 안 좋아.”


날카로워진 눈매를 하며 머리를 벅벅 긁는 진과 내심 동의를 하는 다른 이들. 어제 핸드폰으로 익명의 문자가 왔는데, 공원에서 디지털 월드로 가는 문을 열겠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피닉스가 보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평소와는 다른지라 의문과 의심을 품었다.


“어라? 여기서 뭐하세요?”


“노조무?!”


“저 아이는······.”


[파앗-!]


학교 후배가 되는 노조무의 등장에 준은 당혹해했고, 레이븐은 흠칫 놀라 질문을 하려고 했다. 그 때, 한 줄기의 빛이 하늘에서 땅에서 내리꽂더니 소용돌이치듯이 인력이 발생했다. 하도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모두들 대처를 못하고 빛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현실 세계<리얼 월드>에서 빛이 사라졌고 그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할 때, 디지털 월드에서는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제스몬, 시스터몬 자매, 레이븐을 비롯해서 얼떨결에 휘말린 노조무가 모습을 드러냈다.


“깜짝이야!”


“응? 여긴··· 디지털 월드인가?”


“그런 것 같군.”


며칠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네 디지몬이 말을 주고받고 있을 쯤에 준은 노조무에게 다가갔다. 다소 혼란스러워하는 노조무를 안정시키기 위해 껴안아주었고, 그 덕분인지 노조무는 한결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괜찮니?”


“예. 고맙습니다.”


“제법이군.”


“어렸을 때, 형이 자주 안아줬거든요.”


경험이 있어서 능숙하게 대처했다는 식으로 말한 준은 노조무를 자신의 옆으로 옮겼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을 하려고 하는데, 땅 밑에 마법진이 형성되더니 피닉스가 나타났다. 살짝이나마 다급함을 드러내며 그들에게 다가가다가 노조무를 보고는 흠칫하며 움직임을 멈췄다.


“피닉스?”


“···아아, 뜻밖의 사태가 일어난 터라 당황했을 뿐이야.”


“그렇군. 한데 우리에게 공원으로 오라는 문제를 보낸 게 너인가?”


“문자? 아니, 그런 적 없는데.”


“당신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가 보낸 거죠?”


“그 전에 어떻게 해서 이곳에 왔는지를 알아야겠어.”


피닉스의 말에 그들은 사실대로 얘기하기 시작했다. 익명의 문자를 받아서 공원으로 갔는데, 갑자기 빛이 발생하여 안으로 빨려 들어갔고, 우연히 마주쳤던 노조무는 빛에 휘말려서 같이 오게 됐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머릿속으로는 추리를 하던 피닉스는 혀를 차더니 이번 일의 장본인을 밝히고자 말을 했다.


“너희들을 여기로 불러들인 자는 바로 「그녀」야.”


“진과 준의 할머니 말이로군.”


“공원 같은 장소에서 너무나도 눈에 띄는 방식을 사용하는 건 내 타입이 아니야. 거기다가 너희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는 것도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불가능에 가깝고, 결정적으로 나라면 크로스로더를 통해 일정을 알려줬을 거야.”


“크로스로더로요? 그게 가능한가요?”


“물론이지. 크로스로더는 다크나이트몬의 형이 주축이 되어 제작했지만, 나 역시 완성에 보탬이 되었어. 그래서 만약을 대비하고자 통신 기능과 위치 추적 기능을 추가했거든.”


“그것을 통해 저희가 이곳에 있는 것을 아셨군요.”


“맞아. 어쨌거나 이야기를 되돌리자면··· 「그녀」가 주변 상황을 조작해서 아무도 못 오게, 그 누구도 빛을 보지 못하게 했을 거야. 그 다음은 너희들도 잘 알 테니 이쯤에서 마칠게.”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측, 제스몬, 시스터몬 자매, 레이븐은 손으로 머리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고, 노조무는 이해를 하지 못해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그 모습을 본 준은 피닉스에게 다가가 노조무를 현실 세계<리얼 월드>로 되돌려 보낼 것을 간청했다.

자신들이야 이미 선택을 받았으니 어쩔 수 없지만, 노조무는 이 일과는 무관하니 끔찍한 광경을 보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를 댔다. 옳은 말인지라 피닉스도 동의를 했는데, 뭔가 걸리는 점이 있는지 망설임을 보였다.


“왜 그러세요?”


“···일단 확인해보는 게 좋겠지.”


혹시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결심을 굳힌 피닉스는 노조무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공간전이」의 마법진이 떠오르는 듯하다가 갑자기 쨍그랑 소리와 함께 깨지면서 소멸됐다.

모두들 깜짝 놀라는데, 유일하게 피닉스만이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이며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녀」의 힘이 내 「공간전이」 마법을 무력화했어.”


“그러면 데리고 있어야겠네요.”


“···음!”


“어찌 불편해 보이는군.”


“그래 보여? 자세한 건 때가 되면 알게 될 거야.”


레이븐이 예리한 질문을 하자 피닉스는 의미심장한 대답을 했다. 어쨌든 간에 준, 류이치, 유코는 크로스로더에서 디지몬들을 밖으로 불러들였다. 그 후에 디지털 월드의 현황을 피닉스가 알려주는데, 우선 지난번에 싸우다가 바다로 옮겨진 데몬, 베르제브몬, 리바이어몬이 무사하다는 것이다.

운에 따라서는 바다 속에서 익사했을 수도 있겠지만, 리바이어몬의 도움으로 그것은 면하게 됐다. 본거지로 돌아온 세 마왕은 소멸한 병력을 보충하는데, 후방에서 원인 모를 반란이 일어났다. 이를 진압하기 위해 남은 병력을 반으로 나누는 등 신경이 분산됐다고 한다.


“설마 반란을 일으키게 유도한 건가?”


“글쎄.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는군.”


“그래야 할 이유가 없으니까.”


피닉스는 쿨하게 말을 하고는 손가락을 튕겼다. 동시에 하늘이 일그러지더니 제트기 하나가 나타났다. 퀸젯보다 크며 두 날개에 소형 프로펠러 네 개가 달려있었다. 제트기가 지상으로 착륙하면서 잭이 밖으로 나오려고 하는데, 노조무를 보고는 흠칫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저 아이······.”


“「그녀」에 의해 휘말렸어.”


“아, 그렇군요.”


“그런데 저것은 뭔가요?”


“제피로스-원(Zephyros-One). 퀸젯의 데이터를 토대로 해서 새로 만든 항공기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서풍의 신의 이름을 붙인 항공기에 올라타면서 설명을 하는 피닉스. 그리고 타치바나 형제, 류이치, 유코, 노조무와 너무 커서 크로스로더로 불러들인 소수를 제외한 디지몬들이 탑승했다.

잠깐 나왔다가 다시 안으로 들어간 잭이 핸들을 잡자 열려있던 문이 굳게 닫혔고, 공중으로 떠오르다가 광학위장 기능이 발동하여 은폐 상태로 현 장소를 떠났다. 제피로스-원이 사라진 뒤에 「그녀」가 홀연히 나타났는데, 사실 제피로스-원처럼 모습을 은폐한 채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녀」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했다······.


*


다음 날.

오토파일럿으로 조종 방식을 바꾸고 정면의 경치를 확인하던 피닉스는 휴식을 마친 잭과 자리를 교환했다. 아래층에 있는 객실로 가서 자고 있는 아이들을 둘러봤다. 아직 새벽인지라 깊게 잠들었고, 피닉스는 노조무에게 다가가더니 손을 뻗었다.


“······깨어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니 연기는 그만둬.”


“들켰나?”


“일단 밖으로 나가서 얘기하지.”


노조무의 뺨을 쓰다듬으려는 행동을 취소한 피닉스는 자는 척하고 있던 레이븐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문을 닫음으로서 확실하게 방음처리를 한 뒤에 둘은 대화를 나눴다.


“보아하니 노조무에게 관심이 있어 보이던데?”


“관심이라기보다 가련함을 느꼈지.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 이곳에 오게 됐으니까.”


“그래? 나는 달리 생각하는데.”


“어디 한 번 말해봐.”


“저 노조무라는 아이는··· 아스카를 빼어 닮았어.”


“세상에는 닮은 사람이 세 명 있다, 라는 말이 있지. 비록 성별이나 나이는 다르지만,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해.”


“그러면 「그녀」가 노조무를 되돌려 보내는 걸 방해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지?”


“···변덕일지도. 뭐, 속내를 알 수 없으니 추측을 할 뿐이지만.”


말을 주고받으면서도 속내를 파악하려는 레이븐과 철저히 숨기는 피닉스. 그 때, 잭이 스피커를 통해 목적지에 가까워졌다는 말을 전했다. 객실은 방음 처리가 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깨지 않았고, 대화가 끝나게 되자 피닉스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레이븐은 피닉스의 뒷모습을 보면서 의심을 거두지 못하다가 객실 안으로 들어갔다. 다만 다시 잠을 자는 대신 아이들을 지켜봤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 아침이 되자 차례대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모두들 일찍 일어났네. 나는 잠에서 깨어나는 게 힘들어.”


“그건 어쩔 수가 없잖니.”


“건강해지면 일찍 일어날 수 있어. 그러니 기죽지 마.”


준이 허약한 몸 때문에 폐를 끼치는 것 같아서 의기소침해하자 진을 비롯한 주변의 인간 및 디지몬들이 위로를 해줬다. 그 덕분인지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기분이 풀리게 된 준은 살짝 미소를 지었고, 동시에 문이 열리면서 피닉스와 잭이 안으로 들어왔다.


“좀 있다가 내릴 거야. 준비하도록 해.”


“지금 있는 곳이 어디지?”


“3대 천사의 본거지야.”


“뭐?!”


“적의 적은 나의 아군이라는 말이 있지. 물론 우리와 3대 천사는 어떠한 관계도 없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손을 잡는 데에 어려움이 없을 거야.”


입장상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지만 그래도 로얄 나이츠인 제스몬의 경우처럼 3대 천사와 손을 잡아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의 입장을 강화시킬 생각이었다. 혹시 몰라 몇 가지를 더 말하고는 피닉스가 자리를 뜨자 그들은 나갈 준비를 하였다.

시간이 흘러서 모든 준비를 끝마치자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 제스몬, 시스터몬 자매, 레이븐은 피닉스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참고로 잭은 제피로스-원에 남아서 노조무를 보살피기로 했다.

밖으로 나온 이들은 천사형 디지몬들이 좌우로 나열된 채로 맞이하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데, 유일하게 반응이 없던 피닉스가 미리 언질을 줬다고 설명했다. 본거지 안으로 들어가 삼엄한 경비를 목격하며 회의실에 도착했다.


“처음, 그리고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오랜만은 우리 둘만 해당하는군요.”


“그렇습니다.”


“자, 이렇게 만나게 됐으니 목적을 이루도록 하죠.”


피닉스가 지극히 사무적인 어조로 말을 하자 세라피몬, 오파니몬(오퍼니몬), 케루비몬(켈비몬)과 비서에 해당되는 홀리엔제몬(홀리엔젤몬)은 진지한 분위기를 내며 회담을 시작했다. 서로가 7대 마왕이라는 공통된 적을 두고 있는 터라 협력 자체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면 동맹 계약을 맺는 것에 대해 이견은 없겠죠?”


“물론이지.”


“결론이 났으니 증명서에 사인(sign)을 해야겠군.”


이 날을 위해 미리 만들어둔 증명서 위에 3대 천사와 피닉스, 준, 류이치, 유코가 펜으로 이름을 남겼다. 일이 끝나게 되자 잡담을 나누며 친분을 쌓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공간이 뒤흔들리는 듯한 진동이 느껴졌다.

그러고 나서 평범한 인간인 타치바나 형제, 류이치, 유코마저 확실하게 느낄 정도의 사악한 기운이 퍼져나갔다. 심상치 않은 상황에 모두들 주변을 경계하는데, 창문의 유리가 깨지면서 네 개의 검은색 열매 비스름한 것이 튀어나왔다.

네 개 중에 세 개는 3대 천사의 육체에 파고들었고, 마지막 하나는 홀리엔제몬을 향해 날아갔으나 피닉스가 휘두른 「도화금편」에 의해 가루조차 남지 않을 정도로 박살나버렸다.


“뭐, 뭐야?!”


“설마 7대 마왕이?”


“그건 아닐 거야. 7대 마왕이 강하더라도 여기는 3대 천사의 영역. 함부로 나서는 건 불가능해.”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나?”


“아마 7대 마왕의 배후에서 지원을 해주는 자겠지. 그들보다 강할 테니 지금과 같은 사태를 일으킬 수 있는 거겠지.”


피닉스가 네 자루의 대구경 자동 권총인 「아바」에서 두 자루인 베니와 애니프리드를 양다리의 발꿈치에 장착하고 유사시에 남은 두 자루인 아그네사와 비요른을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는 소속된 모든 디지몬에게 주의를 줬으며, 다른 네 디지몬은 각자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한편 검은색 열매 같은 것이 몸속에 들어가게 된 3대 천사는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세라피몬은 갑주의 파란색 부분이 암녹색으로 물들었고 얼굴 부분의 십자가가 X자로 변하였으며 열 장의 황금색 날개는 보라색의 박쥐 날개로 바뀌었다.

오파니몬은 사이보그가 된 것처럼 생기가 사라진 모습에다가 오른쪽 어깨에는 산양, 왼쪽 어깨에는 황소를 본뜬 장식이 달려 있고 등의 날개는 네 개로 합쳐졌으며 어두운 황금색을 띄는 박쥐의 날개로 바뀌었다.

케루비몬은 다른 두 디지몬에 비해서 변화의 횟수가 적었다. 우선 두 귀에 끼워져 있던 홀리링이 사라졌으며 눈은 사악함으로 가득 찼고 육체가 짙은 보라색으로 물들었다. 상관들이 타의로 인해 타락하게 되자 홀리엔제몬은 크게 괴로워했다.


“아아···.”


“고통스러운 건 알겠지만, 우리를 도와줘.”


“나보고 상관들을 공격하라는 건가?”


“그러면 저대로 내버려둘 생각인가요?”


“당신이 협력한다면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갈 겁니다.”


“만약 최악의 상황이 된다면 힘을 개방해서 조작할 테니 너무 염려하지는 마.”


팀 트리니티 세이비어의 아이들과 피닉스의 말에 홀리엔제몬은 오른팔의 장비에서 성검 「엑스칼리버」를 뽑았다. 이로서 싸울 수 있게 되자 그들은 3대 천사를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공격을 시작했다.


작가의말

이번 회에 등장한 홀리엔제몬은 무쌍(無雙) Ⅱ에 나왔던 그 홀리엔제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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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무쌍(無雙) Phoenix Origin -25- 19.03.17 41 1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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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무쌍(無雙) Phoenix Origin -21- 19.03.13 45 1 27쪽
145 무쌍(無雙) Phoenix Origin -20- 19.03.12 40 1 23쪽
144 무쌍(無雙) Phoenix Origin -19- 19.03.11 30 1 20쪽
» 무쌍(無雙) Phoenix Origin -18- 19.03.10 44 1 20쪽
142 무쌍(無雙) Phoenix Origin -17- 19.03.09 48 1 23쪽
141 무쌍(無雙) Phoenix Origin -16- 19.03.08 48 1 19쪽
140 무쌍(無雙) Phoenix Origin -15- 19.03.07 60 1 26쪽
139 무쌍(無雙) Phoenix Origin -14- 19.03.06 57 1 34쪽
138 무쌍(無雙) Phoenix Origin -13- 19.03.05 46 1 26쪽
137 무쌍(無雙) Phoenix Origin -12- 19.03.04 48 1 26쪽
136 무쌍(無雙) Phoenix Origin -11- 19.03.03 60 1 21쪽
135 무쌍(無雙) Phoenix Origin -10- 19.03.02 35 1 23쪽
134 무쌍(無雙) Phoenix Origin -09- 19.03.01 65 1 18쪽
133 무쌍(無雙) Phoenix Origin -08- 19.02.28 29 1 17쪽
132 무쌍(無雙) Phoenix Origin -07- 19.02.27 26 1 12쪽
131 무쌍(無雙) Phoenix Origin -06- 19.02.26 33 1 16쪽
130 무쌍(無雙) Phoenix Origin -05- 19.02.25 2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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